7月 더위를 피해 한 사흘낮 밤 세상 시름 잊으며 살려고 지리산 숲그늘에 피신한 내게 지리산이 한 입에 삼켜버린 고정희 시인의 음성 이 시간 계곡물 소리로 환생하여 내게 아우성인다 지리산 품에 안기운 이상 넌 내 혼을 받으라고 넌 내 시혼(詩魂)을 받으라고 난 쿵쾅거리며 방망이질치는 대장장이 가슴으로 잠 못이루고 지리산과 동침한 첫날밤을 하얗게 날밤으로 지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