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 이원규
-곡 안치환
-노래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 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2005.09.21 14:20
[시 노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던: 안치환노래
조회 수 2481 댓글 3
-
지리산 夜話
-
(1) 泉隱寺 범종소리
-
새해에는
-
'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 /이성부
-
'제석봉'에 올립니다(추모시)
-
(annapurna님)영상에서
-
5월의 노래
-
7월의 연꽃이여
-
7월의 지리 새벽달
-
[re] 답시/능선샘님 시..
-
[re] 그리운 지리산(주옥같은 답글님들도 따라~)
-
[re] 조각달
-
[고국소식]겨울아리랑
-
[김현거사 한시축제]1
-
[시 노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던: 안치환노래
-
[시조] 화개동천 달빛 아래
-
[지리연가 ]만남 2 /담연님 작품
-
墨香悅讀(묵향열독)
-
故 하성목님 새해에도~지리와 함께( 원추리)
-
故 하성목님 새해에도~지리와 함께(섬진강)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첫 마음은 언제나 "正道" 같을진데
지키긴 늘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