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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시문학방

2004.12.24 13:19

그리운 지리산(옮김)

조회 수 142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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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지리산

                               김 연 주

이른 아침 창문을 열면
천왕봉 언저리에 하얗게 내려앉은 상고대가
아스라니 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다

짙은 어둠을 뚫고
달려온 계곡
흐르는 물소리
뽀얗게 내뿜는 입김사이로
어둠이 걷히면
골골이 이어지는 깊은 골짜기의 아침은
삼위일체가 된다.

운무와 능선과 한기(寒氣)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길들을 지나
너덜 길 끝에서 만나는 대피소는
어느 고관대작의 별장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이른 저녁 뒤뜰 굴뚝에선 하얀 연기가
가느다랗게 피어오르는 그런 집에서
장작 타는 부뚜막에 퍼질러 앉아
매운 연기 마시며
시뻘건 눈물을 쏟아내고 싶다.
질퍽거리며 살아 온
시간의 통한(痛恨)들을 위해서...

내려서면 더 그리운 지리산
돌아서면 더 그리운 지리산
골짜기마다 엄마 품 같은
짝째기 엄마 젖무덤 같은  
지리산, 저 언저리에 살고 싶다.




  



  • ?
    부용 2004.12.24 13:29
    동짓날 찬바람에 2004년 창문을 닫고자 합니다.
    ofof.net 그 많은 촛불에 비친 한분, 한분의... 님.^^
    만면에 불그스레하게 머금은 미소를
    마음에 그리며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성탄과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 ?
    섬호정 2004.12.24 13:32
    양해바랍니다~
    지리시문학방으로 부용님의 글을 옮겼숩니다 합장

  • ?
    부용 2004.12.24 20:17
    28일엔 사랑방에서 삭제할 요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 ?
    선경 2004.12.31 11:51
    돌아서면 더 그리운 지리산...부용님
    멀리있으면 더욱더 그리운 지리산...포근한 지리산품속에서
    올한해 참 행복해 했습니다
    아름다운 시속에 부용님 그려보며...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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