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단풍 들다 / 강희창
그대 가을산 단풍을 바라볼 때
그 눈빛은 하례인가, 조문인가
늦은 몸짓이 잔치인 듯 사름인 듯
내게는 무슨 의미로 오는 것인가
까실하니 탕 난 마음 비집고 오는
햇살 쏘임이 이리도 달더란 말이지
산허리 둔부를 슬쩍 쓰다듬는 구름아
까닥이는 단풍손에 미혹되던 반달아
그래 나보고 어쩌란 거냐
겨드랑이 사이 저 간지럼은 또 어쩌구
햇살의 농간이든 바람의 장난이든
모두가 지나가는 것이란다
속히 지나가는 걸 낸들 어쩔 거며
나라고 속이 타들지 않겠냔 말이다
색깔 바꾼다고 속마음이 감춰지더냐
어차피 알 걸, 다 알아챈 걸 어쩌라고
영산홍 피 토하던 날에 안그런 척
서로 눈이 딱 맞았다는거 아니냐
그래 서리꽃 앉는 벼랑 끝이라 해도
이 참에 뜨거운 사랑 한번 해야 쓰겄다
늦으막에 탄성 한껏 질러 보는 거다
불타는 가을 단풍을 남기고
찬 겨울 바람 속으로 방랑의 길 떠나는
마음들...그 대로 입니다
좋은시 감동으로 잘 읽게된 행복을
시인님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