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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질문과답변>지리산 소식

2001.11.10 00:17

지리산이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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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렸다. 민족의 영산이자 어머니의 산인 지리산에도 첫눈이 내렸다.

그러나 반가움이나 경외감도 잠깐, 노고단·반야봉·천왕봉 등 해발 1,400m 이상의 연봉들이 마치 흰 두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언가, 누군가 죽거나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단풍을 보러 온 관광객들마저 상가에 온 문상객으로 보였다면 과언일까.

단언하건대 이는 과장이 아니다.

국립공원1호인 지리산이 개발 광풍에 휩싸여 파괴되고, 큰 산의 품에 깃 들어 있는 유정 무정의 뭇 생명들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남·전북·전남 3개 도와 지리산 권 5개 시·군이 경쟁적으로 난개발을 자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청정국토 1번지'로 보전돼야 할 지리산이 몸통이 없는 '거대한 공중의 섬'이 될 것이다.

남원시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수정봉자락에 30여만평 규모의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고 구례군은 산동면 온천단지에서 노고단까지 케이블카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하동군은 지리산을 두 동강낸 성삼재의 '861번 지방도'와 함께 지리산의 남부능선을 또다시 자르는 악양∼묵계간 확포장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다행히 지리산 식수댐 계획은 백지화되었지만 함양군의 안의댐 건설계획은 철회되지 않고 있다.

이미 대규모로 건설된 지리산 양수발전댐 등의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각 자치단체의 관광개발사업이 하나같이 지리산을 죽이고 있다.

이는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경남도와 산청·하동·함양군이 베트남 전적지 관광화를 모델로 야심차게(?) 기획한 '공비토벌루트' 개설과 산청군 중산리의 '지리산 빨치산토벌 전시관' 건설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상처를 관광 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

발상도 문제지만 지리산을 상생과 평화의 상징으로 부각시키기는 커녕 대립과 죽임의 산으로 격하하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더욱이 하동군이 산청군에 뒤질세라 화개면에 계획중인 '지리산 빨치산토벌 전적기념관' 역시 마찬가지다.

5월 26일, 7대 종교계가 모여 '상생평화 민족화해 지리산 위령제'를 올린 마당에 명칭부터 '지리산 평화의 집'이나 '지리산 통일의 집'등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오늘도 지리산은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녕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산보다 우리 자신이 먼저 병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애도하며 지리산의 연봉들이 흰 두건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글 : 이원규   시인·지리산살리기 국민행동 사무처장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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