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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마천면 토종꿀 수확기 맞아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붉은색 플라스틱 그릇을 뒤집어 쓴 어른 키 만한 사각형 기둥들이 농가마다 몇개씩 세워져 있다. 벌통들이다. 마을 뒤 야산에도 벌통들이 열병 중인 군인처럼 나란히 서있다.

요즘 마천면 일대 농가들은 토종꿀 채취작업으로 분주하다.철따라 꿀을 따는 양봉과 달리 토종꿀은 1년 중 이달 초부터 다음달 초까지 한달 가량이 채취시기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기둥의 맨 아래쪽에 나있는 구멍으로 드나들던 벌들이 접근하면 집안에 기르는 가축을 다루듯 “이녀석,저리 가라니까”라며 손을 내젖곤 한다.

양봉꿀보다 효소가 풍부하고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독특한 토종꿀 가운데서도 특히 마천면 것은 약효가 탁월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해발 3백m에서 1천5백m까지 지리산 자락의 풍부한 야생화 ·산야초 등 밀원식물 덕이다.

벌들은 봄에는 자운영 ·매화 ·갯버들 ·산수유 ·유채 ·찔레에서 화분을 물어오고 여름에는 담쟁이 ·익모초 ·과꽃,가을에는 목화 ·해바라기 ·메밀 ·들국화 등 1백여 종의 산야초에서 부지런히 꿀을 빨아온다.

함양군은 이같은 밀원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1993년 마천면 전체를 토봉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토봉보호구역에서는 서양벌을 기르지 못하며 해마다 밀원식물을 심어야 한다.

마천면은 또 공장 등 오염원이 없어 공해에 약한 토종벌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없는 여건을 갖췄다.

70년대 이전에는 집마다 한두통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5백여 통을 기르는 대규모 농가까지 생겨났다.마천면내 전체 1천44가구 가운데 3백여가구가 토봉농가로 서너집마다 벌통을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양봉이 시작된 것은 고구려 초기.조선시대까지는 토종벌만 있었으나 개화기 때 서양종 벌이 도입되면서 덩치가 큰 서양벌에 토종벌은 산간벽지로 밀려났다.

마천면 일대 농가들이 토종벌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4대째 토종벌을 기르는 곽도근(郭道根 ·37 ·함양군 마천면 덕전리 내마마을)씨의 토종꿀 애착은 남다르다.

“토종벌들이 좋아하는 풀 한 포기라도 더 아끼는 자연사랑이 없으면 토봉업은 못해요.자식 돌보듯 보살펴야 꿀을 많이 갖다 줍니다.”

88년 육군중사로 제대한 뒤 고향에 내려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10여통으로 시작해 이젠 벌통을 1백80통까지 늘렸다.서울·부산·대구 등의 단골 고객 1백여명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3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사각형 벌통의 윗부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봄 ·여름 ·가을 순으로 채밀되기 때문에 토종꿀 맛을 아는 소비자들은 특정계절의 꿀을 지정해 구입한다.

郭씨처럼 토봉농가들은 대부분 도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하고,남는 것은 마천농협에 납품한다.

마천농협은 95년 토종꿀 가공공장을 세워 본격 판매에 나섰다. 과거에는 가짜 지리산 토종꿀이 시중에 많이 나돌았으나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쳐 병 ·도자기에 넣어 판매하는 등 규격화하고나서부터 거의 사라졌다.마천농협은 연간 30여억원 어치를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마천농협 김병진(金丙眞 ·42)토종꿀 공장장은 “가짜나 함량미달 꿀을 납품한 농가는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고 벌금을 부과하며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우리마을 꿀은 마음놓고 드셔도 된다”고 자랑했다.

함양=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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