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물은 나무와 풀이 아닐까요. 나무에는 우주가 담겨져 있습니다. 해와 달,비와 눈,새와 바람을 불러들이니까요. 어린이들에게 나무가 가장 위대하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섬진강 연작시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은 자연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토의 65%가 산지인 우리나라 전체 숲의 면적은 지난해 기준으로 643만㏊. 이 가치를 돈으로 치면 얼마나 될까. 50조원이다. 95년 34조원이었으나 5년새 16조원이 불었다. 이는 지난해 국민총생산(GDP) 517조원의 9.7%다. 국민 1인당 106만원의 혜택을 입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과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친다. 산림면적이 우리의 4배인 일본은 약 75조엔(826조원)으로 우리의 16배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산에서 자란 나무의 시장가치는 9천287억9천400만원이다. 이를 포함할 경우 지난해 임산물 생산액은 2조336억원에서 2조9천624억원으로 무려 45.7%나 증가했다. 수치로 보면 임산업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오늘 진주에서 산림박물관이 공개됐다. 지리산의 관문인 이곳에 산림박물관이 들어섰다니 뒤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이다.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 경남도 수목원 안에 있는 이 박물관은 연면적 5천500㎡에 5천800점이 전시된 국내 최대규모.
산림의 기원과 분포 생태 보존 등을 주제로 한 전시실이 있다. 생태 체험실에는 초저녁과 심야 새벽에 산짐승들의 활동상황을 보여주고 피톤치드와 산 안개를 접촉할 수도 있단다. 생각만해도 코가 벌름거린다. 함양과 거창에서 가져온 800년 된 소나무 고사목,500년생 팽나무도 위용을 자랑한다. 고사까지 지내고 모셔온 노거수(老巨樹)들이다.
피자집,PC방,영화관으로만 몰려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 만하다. 미래 세대들에게 산림의 가치를 깨우쳐 주는 것이 그들을 환경과 생명의 파수꾼으로 키우는 일이다.
부산일보/박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