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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133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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曲:小城故事--등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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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중디엔은 너/무/도/작/은 생활 공간을 지닌 도시다.
오후3시경이 되자 햇님이 그 실질 적 힘을 잃어 가고 사람들도 붐비던
시가지에 형성한 장터를 허물어 버린다.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것이다.
흐느적 거리듯 사라지는 사람들. .
거리는 서서히 적막해져 가고. . . . 남겨진 시간을 우리는 시장에서
보내기로 하곤 터미널 중심으로 마련된 상설시장으로 향했다.
춘절을 맞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분주했고, 밤에 빛을
발하는 다른 관광지의 야시장의 모습을 여기서는 볼 수가 없다.
시장에 터를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의 길거리 장사의 내용은 어쩌면
저리도 부실한지. .
집에서 먹을 간식 거리 정도 밖에 안되는 빵을 튀기거나, 네모난 떡을
다시 숯불에 구워서 파는 것들이 전부인데도 그들의 장사에 임하는 태도
는 너무나 진지하다. 그러나 또한 집착이 없다.
나중에 드는 생각으로  아마 아직도 사회주의 국가의 형태로 남아 있는
국민 생활 방식으로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목적이 중요한게 아니라
하루의 노동시간을 채워서 국가로 부터 인민에 대한 배려를 받아내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을 들게하는 그들의 상행위는 그래서
마치 유희를 하는 듯 보인다.
더럽고 지저분한 옷차림에도 얼굴에 웃음이 만연하고, 장사를 굳이 하려
는 집착이 없으며, 집에서 간단히 만든 사탕이나, 과자, 혹은 오래 써서
지저분하고 떨어진 장신구, 등등 결코 돈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상품들을 들고 길거리에 나와서 자신들은 겨울에 입을 조끼를 뜨개질 하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이다.
붉은색으로 거꾸로 그려진 "福"자 장식물이 길거리 펼쳐져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저걸 사다 집집에 붙여놓아야 복을 인식할 수 있나 보다.
길거리를 지나다 너무나 어여쁜 빛깔의 과자를 들고 우릴 쳐다보는 여인
에게 다가 가서 하나 사줄까 생각했다.
일행은 하나 맛보자고 하면서 집어 먹고는 살 생각이 없다.
미안해서 돈을 주려 하자 그냥 씨익 웃으면서 살 생각이 없는 것을 미리
안 것처럼 지나가 버린다.
상설시장은,
주로 농산물과 육고기 종류를 파는 장소였다.
여러가지 고랭지 채소들의 모양새가 먹거리라기 보다는 장식 품 처럼
신기해 보인다.
춘절이 2월1일 우리의 구정과 같은 날이니[원래 음력을 중국과 우리가
같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 ] 그들의 춘절 준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향수를 달래는 하나의 방법으로도 너무나 적절했다.
줄줄이 가지고 나온 자기들만의 팔거리는 그래서 너무나 나그네에겐
소중한 볼거리였다.


운남의 대표적 음식 "미시엔" --떡국같은 말랑한 쌀국수가 재료 이고, 그곳에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 그리고 향료가 들어 갑니다. 기본적으로 4위엔 정도.[B]


*춘절 음식*
미시엔[쌀국수]는 우리 들의 떡국처럼 그들 서민들의 주 먹거리인것 같다.
떡국을 어느정도 말려서 포장해 파는 우리와 같이 그들은 말랑말랑 건조된
넙적한 쌀국수를 한다발씩 집어내어 근으로 달아 판다.
먼지가 수북히 묻어 나는 것 같은 비위생적인 모습이지만 정겹다.
그런데 집에서 만들어 먹을 법한 그것을 모두 시장에서 사는 것을 보면
아마 우리처럼 산업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식생활 변화의 한 부분
이라고 여겨진다.
예전에는 모두 집에서 만들어 먹었을 법한 풍속일 텐데. .
중국이 사회주의를 표명하면서 여성들을 모두 일터로 끌어내면서 중국여성
들은 가정에서 아름답게 안주인의 모습으로 머무를 권리를 차압당했을 것
이고 그래서 특히나 전 중국의 인민은 먹거리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평화
로운 유희를 잃어 버렸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물질적 풍요를 위해서 거리로 뛰쳐 나온 것
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그들의 삶을 보게 된다. 틀릴지는 모르지만. ..

*김치*
어???저기 저것은?
비닐 푸대에 담겨서 사람들의 손을 기다리는 저것[?]에 눈이 가면서
놀라서 어쩔줄 을 모르고 환성을 질러대는 나를 보고는 사람들이 놀랜다.
무우청만을 잘라서 담근 것 같은 "특별한 김치"를 발견 한 것이다.
양념을 진하게 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김치다.
시금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약간 익힌 김치. . . .
일전에 보았던 김치는 무우만을 담근 김치였는데 여기서는 또 무우청만을
담근 김치라니. . .
운남 사람들은 무우청과 무우를 같이 담그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동치미를 담궈서 유리병에 장식처럼 두고
자기들만 먹는다. 식당에서도 김치는 내어 놓지를 않고 자기들만 먹는 것
으로 나같은 경우는 그것을 따로이 돈 내고 얻어 먹었다.
그들에게 김치는 특별한 음식이고 자기들만의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한
보조 식품처럼 취급 받는 것 같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것도 문화의 이방지역일 듯 싶은 오지에서 김치를 만나는 것
기쁨중의 기쁨이었다.

갑자기 시장이 끝나가나 싶은 곳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난다.
정육점[?]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즉석에서 잡아온 가축을 난도질하는 모습이나 소리, 그리고 불에 태우는
냄새까지 . .
나는 성급히 그곳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러나 이미 보아버린 고기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던 그 적나라함은 그예
밤에 악몽으로 이어졌다.일행은 꿈에 가위 눌려서 자기를 깨운 비명에 대해
내내 나를 어린아이 같다고 놀려 댔다.[웃음]
시장의 한켠에는 또 현대식 잡화점이 작게 자리하고 있었다.
거대한 백화점에는 가전 제품을 비롯해서 공산품을 위주로 중국 당국의
경제 지배체제로서 군림하고 있지만 이 잡화점은 그곳과는 격을 달리해서
작은 슈퍼 마켓 같은 형식으로 그나마 신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을
위한 것인 것 같다.
특이하게 계단 양옆으로 유리통에 사탕을 그득 담아 팔고 있었는데 외국
인 임을 핑계삼아 하나씩 계속 집어 먹는 일행에게 별로 제지 하는 기색
이 없다.
별의별 과자를 다 진열해 놓았는데 그 모습이 우리의 60년대-70년대의 모습
같다.

*한국돈 좋아요.*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도무지 식당을 볼 수가 없다.
그냥 개방되어 있는 아무러나한 모습의 공간에 탁자가 놓여 있는 곳이 바로
식당이니 차라리 백화점에 음식점이나 제대로 한곳 채려 놓을 것이지. . .
웅얼거리면서 한곳에 들어 갔다.
저녁이 되면 바로 추워지는 기온 탓에 숯불을 피워놓고 잡담을 하는 여인
에게 "미판'[밥]과 반찬을 주문하려는데 그곳에서 진열해 놓은 동치미를
발견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나는
"저것으로 밥을 먹어야 겠어요."
하고는 그것을 달라고 했다.
너무나 의아해 하면서 덜어주는데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인지 천연의 맛을
지닌 동치미는 천상의 맛 같이 혀에 달라 붙는다.
밥 한공기를 그것으로 해결했더니 지켜 보면서 여자들이 한없이 웃는다.
서너가지 야채와 통채로 부엌에 걸어 놓은 고기를 가리키면서 요리를 주문
하라고 한다.그 수준도 다른 대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초라했지만. . .
대체적으로 이곳에서는 정해진 음식이 없이 자기가 선택해서 볶든지 삶든지
의 요리 방법까지 선택 할 수가 있다.
손짓 발짓으로 일행이 무슨 요리를 시켜 먹었는지 기억이 없다.
나는 그저 동치미하고 밥 한공기로도 충분했으니. .
갑자기 주인이 살며시 와서
"한꿔?"라고 묻는다.
그러더니 음식 값을 한국돈으로 주어도 좋다고 한다.
오히려 중국돈을 주면서 미안할 정도로 그들은 한국돈에 집착을 했는데
한국돈이 없다고 하자 실망하던 그 여인의 눈빛이 지금도 선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티벳 승려들이 한국 불교계의 지원을 받아서 많은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들과 특별한 관련은 없을 것 같은데. .
지금도 그 이유에 대해선 궁금한 것이 많다.

*한국식 라면*
특이하게 사발면은 공산품과 같이 큰 백화점에서만 취급을 한다.
그곳에선 "한국식 조리"라는 표식을 달고 좋은 값으로 사발면이 진열되
어있었다.
여전히 광고판의 김희선은 낯설다.
첫날 아침에는 호텔 아침 식사 때문에 끼니를 때울 수 있었지만 내일
아침은 이른아침에 식당이 열릴지 의문이 들어서 라면으로 한끼를 때울
생각으로 라면을 준비 했다.
그리고 너무 추운 호텔 룸이 싫어서 숙소를 바꾸는 문제도 남아 있었서
늦은 오후에 마음이 매우 바빴다.

매연을 뿜으면서 바람부는 황량한 오후 거리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공공지처"[공용버스]의 초라한 행색[미니버스]은 중국의 "샹그릴라"
특수를 위한 준비의 허와 실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양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켜 놓긴 했는데 오히려 이곳 사람들의
중세에서의 달콤함을 깨게 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낡은 옷차림 만큼 낡은 시내버스의 모습이 내내 가슴에 남았다.

죄송한 말씀: 실제로이야기 보다 사진이 무척 적습니다.
                 제 성격이 워낙 바라다 보거나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서 순발력
                 이 부족합니다.
                 사진기를 들이대기 보다는 가만히 가슴에 담는 습관이 많은 탓
                 이라고 스스로 위로 합니다만. . . 순간 포착을 놓치기도 하고
                 이것 저것 사물에 대한 자질구레한 그림이 없습니다.
                 다음에는 여행하면 사진을 많이 남겨야 하겠다는 후회를 합니다.

*Info*
중국의 버스는 "몇번'이 아니라 몇로"로 구분된다.
3번버스는 "산루[3路]"로 발음한다.
보통 1위엔 정도의 요금으로 운행 되고 있으나 춘절때의 운남은 자체
적으로 춘절10여일 전과  10여일 후 20여일 동안에는 전반적인 버스 요금
이 50프로 인상된다.
아마 그렇게 해서 소수민족의 살림 살이가 유지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시내버스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택시는 미터기로 가는 택시를 만나기만 하면 춘절 기간에는 이용
하기 편하다.
반드시 미터기를 지적해서 미터를 적용하도록 지시하는게 필수다.








  • ?
    부도옹 2003.03.16 20:54
    사진이 없어도 진원님의 글이 쉬워서 꼭 사진을 보는 듯합니다. ^^*
  • ?
    오 해 봉 2003.03.17 13:45
    중디엔이 샹그릴라 내에 있는 곳인가요, 아니면 샹그릴라 밖의 작은 도시인가요.
    그곳 사람들의 문화, 생활정도, 음식, 위생관념.
    시장은 우리나라 시골 5일장 같은 느낌에 친감이 듭니다.
    후렴을 한다면 튀긴 빵, 숯불에 군 네모난 떡을 파는 사람들이 돈버는데 태만한 것은 공산주의의 타성에 젖은 대표적인 병폐이고 배급제에 따른 의타심으로 사료됩니다.
    동치미를 만나 밥한공기를 잘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중국에 갈려면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싸니 1000원짜리 지폐를 몇만원 정도 갖고 가면 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
    moveon 2003.03.17 15:56
    중디엔과 더친 등 말하자면 운남성 디칭주 일대의 모든 도시를 샹그릴라라고 합니다. 중디엔 그 샹그릴라를 여행하는데 기점이 되는 곳이지요. 이곳에서 모든 동부 티벳으로의 연결이 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는 더친[덕음]시가지만 허가 없이 통행이 가능합니다. 그외의 작은 티벳 마을들은 스촨성 성도에서 가기가 더 쉽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야기끝에 제가 가보지 못햇지만 정보 상으로 나와 있는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 해드릴께요.
  • ?
    끼득이 2003.03.20 10:19
    여행중에 마음의 카메라로 담는다니 참 좋은 방법입니다.
    셔터를 누르다 보면 바깥의 사물을 보기 급급해서 여행의 의미가 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
    parkjs38 2003.10.19 11:13
    "제 성격이 워낙 바라다 보거나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서 순발력이 부족합니다" 에구~ 저하구 반씩만 섞죠.. 전 그 순간이 사라질까 두려워 일단 찍구 보는데.. 그런 감성과 여유를 제 성격에 조금만 뿌려도 좋을려만... 가위에 눌려... ㅎㅎ 그래요 거기 갈 땐 우리나라 돈 좀 가져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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