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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08.09 12:57

티벳--테마

조회 수 200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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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여행의 테마는 늘 사람들이었지요.
때로,
아름다운 경치란 말로 설명하기 힘들고 아마추어의 사진구도로는 그 영상미
또한 완전하지 못하며, 아름다운 지구의곳곳을 다 보았다 해도,결국 전달에
있어서는 매우 협소함만을 보일 줄 수밖에 없는 탓에 현실속에선 가끔 자연스레
경치에서 사진기를 떼어 버리는 결과를 가지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치를 어떻게 사진기에 담아요? 직접 볼 수 밖에 없어요." 하면서도
연신 셔터를 순간순간 조리있게 잘 눌러 대던 에베레스트 여행 동기 남자 대학
생의 말이 몇번 옳다고 생각하면서 손목 인대가 늘어나서 셔터를 누를 힘도 없어
순간포착이 어려운 상황을 위로하고 그래도 보여지는 것들이 너무 적으면 나중에
추억하는데 그 아쉬움이 있을 텐데. . 하는 우려도 가져 봅니다.  
사실은 여행전부터 조금 부실하긴 했지만 그런대로쓸만 하였는데, 라사 공항에서
짐을 찾으면서 급하게 다시 다친듯하고, 내내 짐을 들어야 하는 부담때문에
급기야는 펜을 집는 일 조차 힘들어 졌습니다.
다음날 부터는 화장실 가는 것,씻는것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한달 정도의 여행 기간을
잡았다가 서둘러 마무리 한데에도 그이유가 컸던 것은 부인하지 못하겠습니다.
힘을 가하면서 더 심해지는 통증을 감당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티벳에서 침을 맞고자 여기 저기 수소문 했지만 결국 약국에서 임시로
붙인 파스 덕분에 손목에 더욱 흉칙한 색소 침착이 오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여행과정에  빨간 불이 켜지는 것은 아닌지. .

파스를 붙인 뒤 이상해진 손목
                                       

Anyway,
풍경사진에서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다고  생각한 저는 "남기는 일" 특히 제 자신을
위해서라기 보다 순전히 오브넷 식구들을 위한 "남기는 일"이 소홀할 것이라는
걱정때문에 천천히 누르고 시간을 많이 가져도 될 듯한 인물사진에 포커스를 맞출가
하는 결정을 내렸답니다. 마음에 두는 나만의 여행 테마는 물론 늘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모습이었지만 "보여주어야 하는" 약간의 의무감을 지닌 나의 "남김의 작업"엔
약간의 변동을 주어야 했지요.
그런데 그게 또 쉽지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의미더라도 그들앞에 사진기 들이대면서 "사진 한장만" 하는 제 모습으로
그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자신은 없더라는 겁니다.
결국 인물로 엮어가는 사진 남기기도 용이하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사실 많습니다.
정말 담아 보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은 순발력을 요하는 포착의 찰나감이 더욱 필요 했
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이런 우려도 시기 상조인 때 입니다.
우선 저의 이야기가 라사 시내로 들어서는 순간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아시다 시피.. ㅎㅎㅎㅎㅎ




              
                                                 주름진 얼굴속의 충만함. . -포탈라 앞에서--



바코르 광장에서 만나는 조캉 사원

*비행장에서 라사시내로*
비행장에서 벌어질 티벳 특유의 풍경[?]에 대한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 졌습
니다.
특별하게 호텔에서 파견되어 나온 잘 짜여진 환영단은 단체 관광객 서양인
손님을 위해서만 하얀 목도리를 선물하고 있었어요.
너무나 작고 허름한 공항인데도 하루에 여러편의 비행기를 맞이하는 티벳은
이제 더 이상  외지인에 대한 수줍은 표정은 없었습니다.
돈이 되는 단체 관광객들에 대한 배려가 깊은 만큼 여기저기 무엇인지 모를
상흔으로 껍데기가 단단해진 티벳의 첫 인상에서는 그래서 너무나 아픈 진액이
묻어 나옵니다.
배낭을 찾으면서도 여전히 머리 통증에 시달리는 저는 가만히 서있어도 울렁
거리는 그 모호한 고통에 신음할 힘이 없군요.
그 깊은 속내에는 빈번한 비행기 이 착륙의 모습이 그러하고,너무나 냉랭한
공기가 그러하고 억지 웃음에 친절을 파는 듯한 패키지 상품속의 환영단의 태도가
상채기를 낸 탓 때문이것 같습니다.
Are you ok?
You should drink lots of water.
누가 모르냐? 지금 어디에서 물을 찾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리무진 버스는 리무진 버스지. . *
시내까지는 공항 리무진 버스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 입니다.
햇살은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사람들의 머리위로 콧등으로 심지어 다리 사이사이까지
파고 듭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습기가 전혀 없는 공기아래 서 있는 사람들의 옷차림
이 거의가 겨울 옷 차림입니다.햇살이 조성해주는 분위기와 달리 공기가 차고 맑습니다.
저 버스에 얼른 올라타야지 이 햇살을 잠시라도 피할 수 있겠는데. .       맙소사!!!
론리 플라넷에서는 20위엔이었던 버스비가 25위엔이라고 적혀 있다면서
버스 타기를 거부하고 있는 정숙씨의 태도로 갑자기 캐시와 저의 행동이 주춤거립니다.
"뭐가 어떻다는 거야?, 이거 리무진 맞아! 그냥 대강 대강 타자. 요금이 올랐나 보다"
늘 안내인이 따라 다니는 패키지에 익숙했던 정숙씨는 첫 배낭 여행에서 절대로 실수나
속임수를 당하지 않으려고 결심을 했는지 처음 부터 매우 단단합니다.
그러다 캐시까지 혼돈되어 어리버리 해 졌는데 결국 라사라고 적힌 한문을 가리키며 이게
중국캐릭터로 "라사"가 맞다고 설명하자 캐시는
"  You can read chinese?" 하면서 감탄이 대단합니다.
"아이고 그래 우리는 한문을  학교때 배운다  어쩔래????"

지금 이 살인적인 햇살아래 그게 문제냐구요?
정숙씨야 얼른 타자. . .저기 있는 좋은 버스는 단체 관광객을 위한 투어 버스인것
같다. 캐시도 그렇다고 하잖니????? 아이고 머리야~~~
머릿 속에서 휘돌아 치는 상황때문에  점점 한 치 두치 나의 정신이 혼미해 집니다.
버스에 탔는지?????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겨우 뒷자리를 얻을 수 있었으니. .
남보다 먼저 탈 수 있는 혜택을 스스로 버린 격입니다.
그랬거나 저랬거나. .
버스 창 사이로 저기 풀한포기 없는 티벳의 낮은 구릉아래 알룽창포 강이 보입니다.
하늘은 티없이 맑고, 공기는 날카로우며, 바람에 날리는 창가 자리의 낡은 커텐 사이
에서 나는 내음에 저는 잠이 들었습니다.
Are you ok?
어디선가 다시 캐시의 음성이 들립니다.
캐나다에서 온 일단의 남자 배낭객과의 잡담이 어눌해진 틈을 타서 다시 제가
아직은 괜찮은지 묻는 소리 입니다.


라사에서는 모든 길은 바코르로 향한다. . 라사에서 바코르 광장

*숙소 야크 호텔*


가격에 비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 티벳 풍의 나의 숙소

                      
티벳 풍의 가구와 거울, 그리고 보온병--보온병은 중국지배하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차를 마실때 사용합니다. 중국의 기차에서도 아침이면
각 자리마다 보온병의 물을 교체 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도미토리로 가느냐?
적당한 가격의 더블룸을 얻느냐?
돈 아껴야 하는데. .
그래? 그럼 그 돈에다 내가 보탤테니 더블룸을 쓰자.
방을 보고 올게요.
냄새가 심해요.
그럼 香을 달래서 냄새를 없애고 우선 그 방을 하루즈음 묵자.
나는 도저히 다른 방을 구하려고 돌아다닐 힘이 없다.

Second floor no3
이 방이 내내 나의 티벳 여행에서 좋은 동반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하여튼 그렇게 첫날의 라사 입경은 성공을 했습니다.
머리가 본격적으로 아프고, 속도 울렁거립니다.
이제 부터는 물도 많이 마시고 녹차도 많이 마시고 음식도 많이 먹어서 이
고산증을 극복해야할 숙제가 생겼습니다.
깨끗한 샤워시설과 화장실에서 저는 그냥 만족입니다.
캐시가 캐나다인 남자애들과 도미토리 1001호에 묵는다고 알려 왔습니다.
Are you ok???
캐시의 마지막 물음이길 바랍니다.
ㅎㅎㅎㅎㅎ



조캉 사원의 커다란 문 장식--손목에 감은 압박 붕대 보이시죠?


정숙씨


조캉 사원 지붕에서 본 포탈라 원경


조캉 사원의 지붕 장식--언젠가의 운남 샹그릴라 여행에서 본 조각상때문에 매우
친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매우 진지합니다. 우리나라 할머니들과의 다른 점이라 여겼습니다.
무엇인가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열심히 토론하는 듯한 모습, 손에서 염주를 돌리
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포탈라 코라 中--


  • ?
    부도옹 2006.08.09 18:24
    정말 괜찮은겁니까?
    誤字가 몇게 보여서....^^*
    라사입성이 참 힘들었네요.
  • ?
    오 해 봉 2006.08.10 00:12
    라사 바코르 광장에 털석 주저앉은 모습은 엄마에게 과자
    사달라고 뗑강부리는 유치원생 같습니다,
    철봉메달리기 팔굽혀펴기 아령 물구나무서기 요가 등등
    박근혜의원 처럼 해보세요,
    보약보다 운동이 건강에 좋은것 아시지요.
  • ?
    길없는여행 2006.08.10 00:47
    조캉사원 문장식 사진 제가 빌려가도 되죠? 멋지네요
  • ?
    야생마 2006.08.11 00:55
    바코르,죠캉,야삥관...모두 잘 있군요. 길게 땋은 할머니의 머리와 moveon님의 머리가 같네요. 그래선지 죠캉사원 문장식에서의 모습이 잘 어울리는듯 멋집니다. 근데, 아래 정숙씨란 분 사진은 진원님이 찍어주셨나요? 진원님 사진은 정숙씨란 분께서? 음...ㅎㅎ 차이가 보이네요.^^ 길없는여행님은 옛기억 향수 짙어지겠습니다. 잘 지내시죠?
  • profile
    김수훈 2006.08.11 15:06
    오타는 부도옹도 피할 수 없는 크레바스. "몇게?"
    술도 안 마셨는데 위장 저 깊은 속에서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울렁거림- 그것이 바로 고산증의 시초인 것을.
    집에 다이아목스 남은 것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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