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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06.08 16:35

권태기

조회 수 209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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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몰랐지요.
그럭저럭 어울려 살면그럭저럭 살만한 곳들이 되지 않겠는가?
날아온 돌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수다쟁이가 되고,
누구보다 일찍일어나는 새가 되고,
누구보다 인사성 밝은 아낙이 되고,
누구보다 부지런한 일원이 되어 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
이제 권태롭습니다.
순박함을 가장한 무지와, 지나치게 남성들만 말하고 결정하는 풍토
에 여성들 자신도 여성에게 대우가 엉망인 경험과, 특히나 말도 안
되는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 여지 없이 상처를 입고 마는 저의 무능함
까지 환경과 분위기에 대한 권태기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우아함과 상냥함과 조용함으로 단단히 잘 지내어 온 자신의 분위기도
망쳐져 버렸고 자유분망하고 그러나 아름답게 구속할 줄 알았던 풍요
가 일순간에 다 허물어 버려진 느낌이 들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져
보입니다.
전전긍긍 싸우다 그냥 망가지는 허술한 전략[?]등. . .
강한 모습은 하나도 보이질 않고 오고가는 농담섞인 친근감의 표시
조차 거부감이 듭니다.

주차장에 줄을 치고,
입구에"아무도 들어오지 말것"등 팻말을 내다 걸었습니다.
자신에게 하는 함구령이며 자신에게 하는 출입통제의 동작입니다.
어느때인가 했던 묵언 수행의 기치를 높이 들고 몇달이고 몇년이고
이제 이들과의 대화를 끊어 버리고 싶습니다.
다시 시내에 나갈까 그런 고민은 안합니다.
저는 시골의 자유로운 공기와 늘 휴전의 기미가 엿보이는 듯한 살벌한
전쟁터의 쉼표 같은 전원의 불안함과 지루함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
입니다.
다만 어디서나 인간들과 문제가 생기면 상처를 입고 마는 제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스스로 목이 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
    김현거사 2006.06.08 19:39
    오해봉 부도옹 김수훈님을 위시한 팬들 불러서,일도 좀 시키고,소주파티도 함 하고, 선녀님 기분도 좀 돌리고 그럼 좋겠네.
  • ?
    오 해 봉 2006.06.09 00:06
    珍元님이 왜 화났을까 싶네요,
    누가 또 구절초와 차나무를 자동차 바퀴로 갈고 갔을까?,
    아스팔트위를 걸어다니며 수돗물 먹는 도시 사람들 보다는
    땅밟고 다니며 샘물먹는 시골 사람들이 아직은 말도 잘듣고
    순박할 것인데 솔차니 솔찬한 거시기가 있었던가 보군요,
    내땅 이지만 그곳 사람들이 전부터 농기계를 주차하고 사용
    하였 드라면 올 농사철에는 사용내지는 이용 하도록하고
    겨울철쯤에 부도옹님네 애들과 김수훈님네 독수리들한테
    견고하게 울타리를 만들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알아서 잘 하겠지만 떼까오랑 오골계 염생이 토끼 닭들 그리고
    주기적으로 물주고 보살펴야할 하늘채 새끼들또한 솔차니 걸립니다,
    자세한 거시기가 궁금하니 메일한번 보내 주십시요,
    그래야 처방이 따를것 같습니다.
  • ?
    김나리 2006.06.09 10:27
    뭔 일이 언니를 그리 심란케 했는지 모르겠지만, 적응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시간이 약이잖아요... 좀 지나면 다시 맘 정리가 되서 "그래도 여기가 젤로 좋다" 며 자랑하실 거잖아요.
    한번 시간내서 훌쩍 찾아가 밤새 수다나 떨면 좋겠구만.....
  • ?
    행인1 2006.06.09 11:09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너무나 잘 알것같습니다. 너무 잘하려고 온갖 정성을 들여 시작한 인간관계는 늘상 그런식으로 상처를 받는것으로 길을 멈추게 되지요. 자신의 선택이겠지요. 잠시 쉬었다가 다시 힘을 내어 계속 그 길을 갈건지 아니면, 그만 둘건지는. 실은 애초부터 아무도 자신에게 강요하거나 기대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모든게 내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이란걸 깨닫습니다. 몸이 아플때 단식으로 쉬어 기운을 차리듯, 잠시동안의 침묵이 어떨지요. 있는 그대로의 바라볼수 있을때까지 말이지요. 끊임 없이 문제를 만들고 그 속에서 또 배우고, 그렇게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 않나요? 그렇게 지내다가 가는 거겠지요. " Let it be ! "
  • ?
    김용규 2006.06.09 22:16
    시골 태생인 저도 도시 생활에서 시골 생활로 한 5년 해 보았는데 진원님의 글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시골 분들의 공통점은 작은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더군요. 그 틀 속에서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 틀속에서만 살 사람들이니까 그 속에서의 질서가 있더이다. 도회지 분들의 관점으로는 가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듯한 일도 참 많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순박함을 가장한 무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군요. 특히 지리산을 끼고 있는 산마을의 공통점인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나름대로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참 좋을듯 하네요. 자기 방식대로의 사는 법 말입니다.
    가끔은 분위기를 바꿔 보는 좋을 듯 합니다. 전원 생활의 장점들을 더 창조해 나가면서 더 멋지게 적응을 해 나가시길 기원 해 봅니다.
  • ?
    야생마 2006.06.11 01:30
    하늘채가 멋지게 완성되어 가는듯 했는데...권태기라는 것이 생기기도 하는군요. 하긴 여행중에도 생기던데요. 영월에도 다녀오시고 지리산에도 가시고 시간나는대로 다 다녀오세요. 오해봉선생님 말씀도 참고하시구요.
  • ?
    길없는여행 2006.06.11 20:50
    응원해야겠네요. 힘내세요 이곳엔 진원님 둘레둘레 팔방이 모두 진원님 팬들입니다. 저두 그렇구요. 힘을 느끼시죠? 이젠 시골사람의 순박함과 무지는 동전의 양면이라 생각하시고 이쁘게 봐주셔요. 미운 눈으로 볼땐 무지가 커보이고 이쁜눈으로 볼땐 순박함이 커보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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