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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4.05.07 23:34

몸파리와 짜이 한잔

조회 수 176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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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라 포트 역에서 다음 여행지인 자이푸르까지는 다시 밤 기차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여지껏 운좋게 시간 맞춰 만나던 기차를 무려 6시간동안이나
기다려서 만나야 할때에는 나는이미 지쳐서 바닥에 주저 앉아 신음
하고 있었다.
일행들은 "드디어 인도인이 되어간다'며 농담반 진담반이었지만. .
탈진할 것 같은 몸상태로 서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태의 기다림이란 편안한 휴게실하나 없이 서서, 혹은
간이 의자에 앉아야 하는 그 고통은 마치 히말라야에서의 고산증세
에 버금가는 고통이었다.
그때 나를 살려준 것이 "짜이" 였다.
일행중 한사람이 어디선가 인도여행기를 읽었는데 그곳에서 지친
새벽열차에 내려 플랫포옴에 앉아 맛보는 한잔의 짜이가 멋지게
표현되어 있더라고 했었다.
여행자의 지친마음을 다독여 주는 "짜이"
그 짜이를 먹고 잠시 기운을 찾았다.



지친 나의 모습



플랫 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



시가지에서 코끼리를 타고 가는 사람. . 그늘이라 선명치 못합니다.

음주 문화가 없는 인도인들에게는 독특한 "짜이"문화가 있다.
어디서든 "짜이" 한잔이 사람과 사람사이를 친숙하게 해준다.
홍차에 밀크를 섞은 맛인 짜이는 대중적인 인도인의 음료 이다.
우리나라의 맥주 한잔 정도 사이라고나 할까?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 짜이!짜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기차속에서도 짜이는 언제나 눈에 뜨인다.
인간의 삶이 시작되면서부터 생겨난 음주 문화가 인도에는 없다니......
인도의 매력은 다시 한번 그렇게 나타났다.
몸파리와 함께. .
{몸파리는 아주 작은 땅콩이다. 모래를 뜨겁게 달구어 볶아낸 단단한
  땅콩인데 정말 맛있다.
  기차가 멈추는 곳에서는 역시 여지없이 "몸파리""몸파리"를 외쳐댄다.}


여전히 기차를 기다리던 한국여자아이와 서양인 세명은 지칠줄 모르고
조잘대느라 시간이 부족할 지경인데 그녀의 무용담 같은 릭샤꾼과의
경비문제로 싸운 이야기는 어디서나 화제가 되서 서양인 조차 그 이야기
속에 푸욱빠져 들었다.
수다를 떨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춘 그녀는 릭샤꾼을 상대로 엄청난 싸움
을 감당해낸 여 전사 같다.
그런데 타지마할을 밖에서만 보고 안보았단다. . .
여행자들의 서로 보고자 하는 것이 다름을 느낀다.

여전히 먼지낀 침대칸 기차는 덜컹거리면서 새벽녘에 우리를 핑크시티
"자이푸르"에 내려 놓았다.
첫 숙소는 많은여행자들에게 알려진 '에버그린"이라는 숙소였는데 찾아
들자 마자 방이 full되어 있어 아침 10시 정도까지 기다려야 방의 유무를
알수 있다고 한다.
딱히 갈만한 곳이 없고, 쉴곳도 마땅치 않은 그 새벽시간에 다시 지치려고
한다.
어디로 가지?
할수없이 거리를 방향때문에 몇번 헤매다 릭샤꾼의 도움으로 정부 기관
에서 옛날 성을 개조하여 운영하는 곳을 찾아 갔다.
거대하고 큰 건물이라 방역시 썰렁한 정도로 크다.
공무원들을 위해서 특별히 마련된 숙소인듯 보였던 것은 마치 관리들인
것 같은 몇몇 여행자들을 빼고는 여행자가 투숙한 것을 보지 못했기때문에
드는 생각이었다.
너무나 썰렁해서 버려진 성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 같은 기분으로  묵었다.


★로맨틱한 핑크빛 도시"자이푸르"에서

자이푸르는 델리,아그라와 함께 "황금 트라이 앵글"로 불리우는 인도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올드시티의 핑크빛 건물들은 "핑크시티"로 불리우는 자이푸르의 아름다운
상징물들이다.
현재, 박물관과 실제로 군주라 칭하는 계급의 지방을 다스렸던 왕에 해당하는
일가족이 살고 있는 건물 "시티팔라스"에는 그들의 역대 조상들이 사용했던
여러가지 물건들, 마차, 병장기, 왕비가 입었던 의상들이 진시되어 있는데 그
화려함과 다양함등에 입이 안다물어 질 지경이다.
특히 아이러니 하게도 살인 무기인 병장기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갖고 싶을
지경이었다. 사진촬영이 불가능해서 담아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왕비가 입었던 사리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특히나 1킬로미터나 되는 금실로
짜여진 의상은 압권이었다.


왕궁의 전시실에는 영국지배하에 있던 인도의 군주시절에 한 군주가 영국
황태자의 대관식에 참여하기 위해 영국으로 갈때 갠지즈 강의 물을 담아 갔던
은제 항아리가 있는데 사람키의 두배나 되고 둘레가 세사람 이상이 둘러야
될만한 크기인데 그 은제 항아리를 두개나 배에 실어 가지고 갔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갠지즈 강의 신성한 물이 자신의 계급을 지켜준다고 생각해서
라고 하니 대영제국시대의 식민시대에도 자기의 자리에 급급했던 인도 관리
의 의식이 가늠되는 유물이다.
또한 인도인이 갠지즈 강을 얼마나 신성하게 생각했는지도 다시 느끼게하는
일화이기도 한 것.


제 뒤에 항아리 보이시죠? 반짝이는 것이 그 은제 항아리 입니다. 사람과
비교해도 크기를 알수 있겠죠?



마하라자로 불리우는 군주가 현재 살고 있는 건물--정말 모든 건물이 핑크빛
이랍니다.



마하라자 성의 원경




하와마할--엣날 왕궁의 여인들이 밖을 내다 보며 즐기던 창문들이 즐비합니다.




코브라를 부리는 악사들. . .




城안의 전통 악기 상점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천문대



해 시계


관람을 마치고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서양인 노신사 한분이 "한국사람
안녕하세요?"한다.
서울에서 회사를 차리고 있다는 그 노 신사는 한국말을 잘했다.
그리고 자신은 "사장"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신분에 대한 집착 마저
보여주고 있었다.
몇마디를 주고 받는 가운데에 "저는 사장입니다."라는 말을 자주 반복했는데
사장님이 아니고 평 직원이라면 무시당한다는 그런 강박에 묶인 듯도 여겨져서
반가움보다 씁쓸함이 앞선다.
인도에서 한국에 사는 서양인을 만나다.
재미있는 인연이다. . .



자이푸르의 영화관 내부 휴게실. . .


저녁즈음엔 인도 영화를 보러갔다.
다이아먼드 석
일반석에선 인도남자들이 집적댄다는 정보때문에 조심스럽다 보니 최고급 좌석이다.
초라해 보이는 입구와 달리 마치 오페레타 하우스 정도를 연상케 하는 극장안
은 식민시대의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구조로 되어 있다.
화장실하며 이중 구조로 되어 있는 것들까지 영화로 접하는 영국인들의 풍속과
닮아 있다.
회교도와 흰두인간의 갈등이 섞인 그러면서 음모와 인간미가 엇갈리는 폭력영화다.
내용과 관계없이 영화 중간에 인도 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가 삽입되어 있어 인도인
들을 흥분시키고 영화보는 즐거움까지를 더해 주는것 같다.
과연 영화에 대한 인도인들의 애정은 대단했다.
내용에 따라 웃고 우는 인도인의 순진한 정서가 마음에 든다.
옆의k양이 통역을 해준다는  핑계로 이야기 스토리를 지어내서 한바탕 웃었다.
휴게실에서 조차 촬영이 금지 되었다.
이미 헐리우드식 전개 방식이 침범한 인도 영화. . . .
철저한 인도적인 영화가 아닌것에 조금 실망 했다.

내일은 델리로 간다.
여행의 마지막 여정으로의 델리. . .
인도의 수도라는 것 외에 다양한 정보속엔 여지없이 "지저분함"이 대명사인 곳. .
그러나 그 지저분함이라는 것이 다양한 것의 뒤섞임이라는 것을 이제는 이해
하겠다.




info
자이푸르는 현재에도 올드 시티에서는 핑크빛이 아닌 건물은 신축할 수가
없다고 한다.
올드시티의 핑크빛 성들과 암베르성[우리는 못갔음],그리고 오래된 시장들을
둘러보는 것이 여행의 포인트다.
암베르 성은 코끼리를 타고 성으로 오르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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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4.05.08 00:13
    축 처진 핑크 빛이군요... 흐릿한 사진에서 나른함이 느껴집니다... 창백한 얼굴에 비친 완연한 피곤... 그래서 입원까지 하셨었군요... 쯔~~ 아무리 머나 먼 길도 결국 종착점이 있는 것...
  • ?
    길없는여행 2004.05.08 10:55
    이상도 하죠? 되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상황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 큰 추억으로 되새김질되니 말입니다. 진원님한테는 잊혀지지않을 6시간이겠습니다. 캘커타에서... 델리에서 영화도 볼겸 더위도 피할겸 극장을 찾았는데... ... 헐리우드의 분위기가 나더라구요. 그래도 인도인의 영화사랑과 자부심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우와~~이름만 들어보던 다이아몬드석!! 들어갈때 나올때 신체접촉이 심하고 노골적으로 추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성분들은 그곳에서 보는게 나을 듯합니다. 아주 잘 선택하셨어요
  • ?
    happ 2004.05.10 15:32
    저와 짧은 인연의 조선생님은 인도에서 공부가 힘들었다며 엄살을 부리다가도 짜이 얘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그 맛을 전하려고 애쓰던 모습이.... 진원님 같습니다. 눈이 쾡하니 얼굴이 반쪽이네요.
  • ?
    길동무 2004.05.17 00:32
    그때 넘 좋았는데...벌써, 진원님 ! 영화관 내부가 그림인지 사진 인지요?
    아님 사진이 많이 흔드려서 그런까요? 나름 대로 한폭의 수채화 그림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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