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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3.04.12 14:57

Top secret[?]

조회 수 1299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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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축제--풍정도의 하룻 밤 *


풍정도 들어가는 도선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선착장에서 보는 백족 마을. .

"남조 풍정도"는 따리의 얼하이 호수에 있는 작은 섬이다.
얼하이호 유람선을 타면 그 여정 속에 들어 있어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승선하는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문씨 아저씨가 주선하는 프로그램에는 다른 형태로 풍정도에서
하룻밤을 꿈 같이 지낼 수 있다.
"이원"이라는 따리의 시골 마을에서 도선하는 방식을 이용해서 그곳 게스
트 하우스인 민박에서 하루를 보내는 프로그램인데. .
이 프로그램은 반드시 문씨 아저씨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되어 있다.
20명에서 30명의 인원이 채워지면 단체로 행해지는 이 여행은 다른 곳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국 사람들
뿐이다.
숯불에 구워먹는 돼지 갈비 파티와 술, 그리고 동굴이나 나무 위에서 잠을
잘 수 있게 설계된 민박집에서의 하룻밤은 서양인 들의 구미하고는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더군다나 중국 당국은 그곳 정상에 관광을 겨냥한 "이해 여인"을 상징하는
보살 상등 대규모 시설을 멋지게 장식해 놓고 있는데다가 4성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형물의 모습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일단,
그렇게 해서 인원이 모아져서 가는 날은 남조풍정도의 민박 집은 한국인
차지가 된다. 구경을 온 중국인 이하 다른 사람들은 감히 모든 방을 점유한
"문씨 일파"에게 도전장을 제시 할 수 없다.ㅎㅎㅎㅎㅎㅎㅎ
그곳에 마련된 차마시는 공간을 잠시 배회하다가 슬슬 다른곳으로 도망 나가
는 것이 예사로서 그렇게 되면 그곳에는 문씨파 조폭[?]들만 남게 되어
황홀한 밤의 역사를 만들 분위기가 된다. ㅎㅎㅎㅎㅎ


호수를 정원 삼아 마련된 민박집--집 뒤로 돌아가면 바다 같은 얼하이의
백사장이 나오고 섬은 둘러 볼 수 있는 일주 산책로가 나옵니다.
일주 하면서 보는 얼하이는 정녕 바다 같아 보입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흰 건물이 "궁전"으로 불리우는 4성급 호텔 입니다.


사람들이 가정 선호하는 문이 없는 방---호수와 숙소 뒤쪽의 아름다운 정경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문이 없이도 밤을 지내는데 별 탈이 없었다고 해요. 정원의
대나무와 열대 나무의 조화가 이채 롭습니다.


*오후 2시에 출발하여 섬에 도착 화려한 저녁 식사를 끝내고 자기 취향에
*따라 동굴방, 나무위의 방, 절벽위의 방등에 투숙하는데 나는 동굴방을
*선택하고 너무나 안온하고 편안한 느낌을 가졌다.
*캠프 파이어를 하고, 나서 소양강 처녀등 한국 전형적인 노래판이 벌어지고
*나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별을 감상하면서 잠을 청한다.[대부분 술과
*분위기로 잠을 자지 못하고 새벽에야 겨우 눈을 조금 붙이게 된다.]
*아침은 순전한 한국식으로 정원에서 산뜻한 바람을 맞으면서 먹는데 모든
*것을 문씨가 혼자서 다 해낸다. 그곳의 관리인과 두 딸이 돕고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정원 구석구석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차를 마신다.
*11시경에 섬을 떠나서 문씨네로 돌아온다.

120위엔--글쎄 조금 비싼가????

백로가 4마리 집에서 같이 산다.
칠면조는 살이 쪄서 더 이상 걷지 못하고 뒤뚱거리면 논다.
곁에 이해 사람들의 오래된 木船이 아늑한 옛 이야기도 전하고. . .
화장실이 독특한데
넓은 화장실을 들어 갈때에는 물을 한바가지 퍼서 들고 들어가서 마무리를
잘 하고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붉은 색으로 칠한 나무 바닥은 어찌나 넓고 아름다운지 화장실에서의 노고가
화가 안난다. 주인의 예술가 다움이 함박 묻어나오는 부분이다.
여류화가였던 얼하이[이해]여인이 주인인데 지금은 북경에 있고, 관리인에게
관리를 맡기고 있다.
세숫간도 열린 공간에 있고 물이 자연스레 만들어진 연못에는 고기들이 노닌다.

아침에 문씨를 도와 무쇠솥에 매운탕을 끓이고 있는데 저 위의 "궁전"에서 자고
나타난 관광객[홍콩인]이 다가와서 맛보기를 청한다.
코리언 음식이라면서 생색을 내고 연인들에게 국자에 퍼서 맛보기를 권했다.
맛을 아는지 모르는지 "good" 하면서 웃는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들은 흘깃흘깃 우리를 보면서 부러움 반 호기심 반으로 곁을 맴돈다.



생활 터전으로서의 얼하이 호수--멀리서 보이는 파아란 꿈 같은 모습으로서가
아닌 현실로서의 호수 모습입니다. 어부들이 고기를 잡는 그런 곳이죠.

*바다냐? 호수냐?*
물론 이해[얼하이]는 호수다.
그러나,
그곳에서 보는 얼하이의 풍경은 바다냐? 호수냐?는 여행자들의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요소가 있다.
풍정도 섬의 선전용 문구에는 그곳 모래 밭에서 선탠을 하는 외국인 사진
을 실어 놓음으로써 얼하이호의 바다 같은 이미지를 부각 시키고 있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다른 곳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었다.
차알싹 거리는 파도가 제법 바다 같다니까. . .

포항 구룡포의 "상생의 손" 같은 거대 조각상입니다.
강인한 얼하이 여인들을 기리는 동상인데요. . . 멀리 보이는 곳이 창산.

이 사진 때문에 저는 얼하이가 바다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 일까요???


*문씨 아저씨의 특급 비밀*
문씨는 자그마한 키에 턱수염이 부옇다.
풍정도에서 보니 지저분한 정도가 지나쳐서 거의 바보 수준의 차림이었다.
미안한 표현이지만 옷은 거의 닳았고 옷매무새도 거의 신경을 안써서 보기
민망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자유스러움에 흠뻑 취해서 수치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른 아침에 문씨 곁에 앉을 기회가 있었다.
"동굴 방 참 좋죠?"
"네 덕분에 잘 잤어요."
"고향에 부인이랑 아드님에게는 소식을 자주 전하나요?"
"아니요. 나는 고향에서 쫒겨 났어요.우리 마누라는 내가 가면 내 좆아요.
IMF때에 직장을 잃고 보니 사람 대접을 안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죽으려고
이곳에 왔다가 눌러 살게 되었는데 여기서는 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필요
없고 비교 당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살 수
있어서 좋아요. 먹고 살 만큼 벌리니까요. 풍정도에 들어오는 이 프로그램
때문에 숙박비를 비싸게 받을 필요가 없어요.나는 돈 벌려고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려고 여기에 있어요. 사실은 북경에서 포장마차를 해서 대학
교 앞에서 떡볶이 장사를 했으면 합니다. 따리에서는 또 따리만의 고충이
있어요."

"비교 당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가장 가슴이 찌~~~잉 했다.
자유라. . . . 비교당하지 않을 자유. . .

조직사회의 구조 자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늘 가족에게서 조차 비교 당해야
했던 가장의 비애를 그가 벗어 버리고자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비로서
자아 구제의 길을 찾은 것이었다.

"무슨 고충요?"
"제가 이 턱수염을 깍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뭔데요?"
"여기서 살아갈려면 한국에서 도태되어서 이곳으로 쫒겨온 느낌을 주어서는
텃세에 눌려서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한국에서 유명한 예술가
였다고 이곳 사람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너무나 똑 같아서
제가 예술가라고 했더니 이렇게 허름한 나의 복장이나 생활 방식을 그래도
인정해주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미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특별함을
보여 줄것이 아니고 해서 턱수염을 길러서 이제는 자르고 싶어도 이거 자를
수 없어서 고민이랍니다. ㅎㅎㅎㅎ]

나는 순간 그 텃세의 중간에 고려정과의 반목도 관련이 있지 않나 싶었다.
잘난체 하면서 중국말을 잘하는 고려정 여자가 아마 이 게스트 하우스의
인기에 눌려서 장사가 잘 안된다는 걱정이 생긴다면 아마 같은 한국인이면
서도 문씨 아저씨를 왕따 시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의 기우이길 바라면서도 웬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럴 만큼 그녀는 마당발 이었고 돈많은 한국인 이라는 냄새를 풍기면서
사람들을 압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서 시저우의 마을에서 숙박하는 남자가 오늘 그 집에 애가
태어났는데 이름지어 주기로 했다면서 흥분한다.
그는 벌써 주민들과 친해져서 거의 숙식을 그곳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부럽어라~~~ㅎㅎㅎㅎㅎ]

설악산에서 산사나이로 있다가 이곳에 온지 1년 되었다는 에델바이스 등산복
의 사나이, 출장중에 따리를 보러 온 포항공대에 근무하는 미남자, 여러 대학생
유학생들. . . . .
사연도 다양한 따리의 아름 다웠던 사람들과 풍경들 사건들. . . .

Info
풍정도에서의 돼지 갈비는 저도 손을 댈 만큼 풍성하고, 맛이 있습니다.
술도 많구요. 너무나 푸짐해서 남기고 남길 정도 입니다.
문씨가 인심 하나는 후하더군요.ㅎㅎㅎㅎㅎㅎㅎ

아래 사진은 따리에서 조금 들어가서 만날 수 있는 샤핑 이라는 마을의
시장 입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까지만 열리구요.
서양인들의 단골 여행지 입니다.
조용한 마을입니다.









옷을 머리 위로 치켜든 아가씨와 그 뒤의 아가씨는 저와 문씨 게스트
하우스 동기 입니다. 살갗이 탈까봐 저러고 갑니다. 그럴 만한 나이이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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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3.04.12 16:33
    얼하이호수는 꼭바다같아 보이네요.
    중국땅이넓기는 무척넓은것같고.
    그곳의 강인한여인 동상은 이만기선수와
    사촌아니가싶고(^_^)
    풍정도의 동굴방에서 잘자고 켐프파이어.소양강처녀.
    돼지갈비.매운탕.참좋으셔서 잘했읍니다.
    (입이짧은것 같은데 돼지갈비를 잘드셨다니 흐뭇합니다).
    문씨아저씨의 그런아품과사연.
    그러나정직하고 근면하게 살아가는 한국인상 높이평가하고 고려정 아주머니가 꼭배워야할 점인데.
    샤핑마을 시장좌판과 농악대같은모습은 무척정감이 가네요.
    성주님노고에 거듭감사 드립니다.
  • ?
    부도옹 2003.04.12 18:48
    고려정 주인아줌마가 이글에 씌여진 [문씨아저씨의 비밀]을 읽어블믄 어~찌냐?? ^^;
  • ?
    하누리 2003.04.12 21:29
    따리를 좋아하시면 "천룡팔부"라는 김용의 무협소설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그 사람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십습니다. 여기 찾으면 있을 텐데요. 저는 천리안 무림동호회 장경각, 기존무협자료실에서 다운받아 읽었습니다. 모두 8권인데 대리국의 역사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설 자체로도 재미있구요. 시간이 나신다면.
  • ?
    moveon 2003.04.13 01:45
    이해 여인 동상을 자세히 보면 썰물과 밀물이 있음을 느낍니다.
    위의 사짖은 제가 찍은 것으로 겨울이구요. 아래는 광고용 사진인데 여름에 찍은 듯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해가 바다인것으로 착각을 해도 무방한 듯 합니다. ㅎㅎㅎ부도옹님 다행히 고려정 아주머니는요 컴퓨터를 하나도 몰라요.~~~~~~걱정 마시어요.~~~
    하누리님 그곳에 천룡팔부 영화를 찍은 세트장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에는 그 말이 무슨말인지 몰랐더랍니다.
  • ?
    오 해 봉 2003.04.14 10:43
    부도옹님말씀도 일리가있는데(농담삼아 한말인줄 알지만) 성주로써 백성들을위한 공익.안위차원에서 교육한 것이니까 죄도않되고 또 누구흉도아니고(문씨아저씨도 이젠그곳에 뿌리가내렸고) 개념치마세요.
    고려정아주머니가 컴과거리가 멀다고해도 여행객누군가가 술먹으며 술안주삼을소지는 있지만 그게무슨대수요.이런말나오도록 부추긴제가 책임질테니 그아시고 계속 가십시다.(^_^)
  • ?
    parkjs38 2003.10.19 16:42
    역시 신선다운 동굴방 선택.. 국물 대가의 매운탕! 아! 그 홍콩인 복 받으셨네.. 쩝! "비교당할 필요가 없다" 그 절절한 심정 어이 알리요... Top Secret = 턱수염 후훗... 그렇죠.. 이세상 다 사람이 사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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