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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114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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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수 민족들중 티벳 족인 장족이 가장 독립의지가 강하고
그 다음이 회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샹그릴라를 들어서기도 전에 중디엔에 속해있는 작은 시골 마을의
시작에서 부터는 가옥의 구조가 현저히 달라졌다.

더군다나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아슬아슬 협곡을 내려다 보는 나의
시야로 들어오는 벼랑 끝에 선 장족들의 특이한 집들은 경이감 마저
자아낸다.
"왜 저런곳에 집을 짓고 살 생각을 한 것일까? 중국은 땅도 넓은데. ."

그들은 땅이 아닌 "공간"이라고 불리울 만한 곳에 집을 짓고 산다.

한족과의 어울림 자체를 거절하는 것일까????
이러한 일련의 표현들이 그들 독립에 대한 강한 희망을 일깨워 주는
것은 아닐까????
티벳의 독립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하게 했다.


[샹그릴라 가는 길의 협곡입니다.--저는 버스에서도 아찔해서 사진
남기질 못했습니다. 혹시 체중이 반대편에 실려 버스가 굴러 떨어
질까봐. . [웃음][B]

*샹그릴라 협곡*
고도 3000여 미터. .
깍아지른 절벽 사이로 보이는 한집 두집. . .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 한 것 같은 장소에서도
그들은 "이웃"을 형성해 가면서 살아 가고 있었다.
"예전엔 이런 길들도 그저 가축들의 등에 짐을 싣고 걸어서 다녔을
테지. . 그렇게 해서 문화라는 것이 이동을 하고 또한 섞이고 했을
테지. . . "
아직도 오랜 시간 전 옛길인듯 가느다란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흐르는 물줄기는 너무 멀어 가느다란 실타래 처럼 보인고. . . .

마치 사바와 이속의 세계를 구분 짓는 험난한 고행을 요구 하는 듯
이어지는 길은 일순 반대로 사람의 생각을 단절 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중디엔은 그래서 샹그릴라로의 조건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옛날엔 운남성에서 티벳으로의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서 난 잠시 위가 울렁거림을 느꼈고,
버스안 이편에서 저편으로 옮기는 것이 혹시 추락의 원인이 될까를
걱정 할 정도로 길은 아슬, 높았다.
게다가 가는 도중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어제
폭설이 내렸다는 정보가 틀린 것만은 아니었던 것이 실감난다.
그래서 중디엔 행 버스가 있을지 없을 지 모른다고 중국인들이 허풍을
떨었던 것 같다.

운전기사는 그런 길을 흥얼거리면서 잘 도 간다.
아예 뒤를 돌아다 보면서 우릴 보고 싱글거리기 까지 하는 것은 예사
이고, 옆에 사람에게 담배를 권하면서 잡담 하기 일수다.
사고라든가 안전이라든가 하는 단어에 대한 관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일까?
불가사의다.

*아찔한 밤길*
어둑어둑해지는 길에 어찌 저리도 많은 차들이 보이는지. .
이 밤에 출발한 저 차들은 얼마나 걸려서 어디로 가는 걸까?????
내 생각에 아랑곳 없디. .
멀리서 다가오는 차들은 자신들의 어둑한 불빛에 의지하여 잘도 달린다.
"중국인들의 저력"이라면서 이런 곳 까지 길을 닦아 놓은 중국인들에
대한 수다로 여념이 없다가 우리가 타고 가는 차에 전조등이 없는 것
을 그때서야 알아 챘다.
자꾸만 실내 등을 켯다 껏다 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에 주목하다가
나중에서야 아예 전조등이며 후미등이며 없이 실내등으로 길을 한번
확인하고, 건너편에서 오는 차들에게서 나오는 불빛에 다시 한번
길을 찾고. . 실내등 다시 끄고 다시 켜고 반대편 차에 의지하고. . .

아!!!!!
정말 이런 차를 타게 될 줄을 누가 알았다는 말인가????
아릿한 공포감을 모른채 하늘의 별은 너무나 찬란하게 빛났다.
맑고 투명하고 강렬하게 빛나던 별들은 수정 같은 밤하늘 이끝에서
저끝까지 촘촘히도 박혀서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었다.. . .
아!위험 부담만 없다면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행복하랴????

그럼에도 기사는 여전히 뒤를 보았다가 ,우릴 보고 웃었다가, 옆사람
에게 잡담을 했다가. . .
우리나라에서라면 베스트 드라이버 상을 주어야 할 판이다.
그래도 그렇지 세상에 "라이트" 없는 버스라니!!!!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는 버스 때문에 두번이나 놀라고 가슴이 도닥 거리는 바람에 돌아
올때에는 비행기로 와야 하겠다는 결심을 그 자리서 해버린다.
뜻대로 될까?????


중디엔 평원 의 봄--아쉽게도 겨울에는 황량함만 있습니다. [B]

*드디어 중디엔*
중간에 밝은 불빛이 가득한 "샤오 중디엔[소중디엔]"을 가로질러 한참
후에야 차는 중디엔으로 들어섰다.
캄캄한 밤
낯선 곳에 내린 나의 첫눈에 들어 오는 것은 예의  시가지 건물들의 색다른
모습과 늦은 밤에 거리를 다니고 있던 붉은 가사[실제로는 담요]를 어깨에
두른 티벳 승려의 모습이었다.


한 겨울에도 반팔로 시내를 다니기도 하고, 그러다 추우면 겉에 담요를 걸치
면 됩니다. 사원 내에서는 불기 없는 실내에서 민팔로 지내더군요. 나이든 승려
한분에게 춥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터진 살갗에도 불구하고 "춥지 않다."고
하더군요.[B]

"아!!여기가 샹그릴라 로구나."
어둠과 혹한에 가까운 중디엔의 공기 속에서도 나는 속절없이 시가지의
특별한 모습에 그 오랜 공포의 여정이 한순간에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단지 확연히 다른 느낌...티벳의 향기 때문에. . .
그러나 우선 숙소를 찾아 정해야 한다.
그리곤 나는 45000원이나 주고 사서 몇년을 함께 한 "코오롱" 겨울 등산
모자를 차에 두고 내린다.
이미 물건 잊어 먹기 버릇이 나오는 것이다.[웃음]

어두운데서는 시가지가 꽤 커보이는 탓에 내리자 마자 택시를 잡았다.
방향 감각이 없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전혀 알 수 없어 그 방법이
제일 좋은 듯보였으므로. . .

"디칭 호텔"
"?"
"디칭호텔"
가장 좋은 호텔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전혀 알아 듣지를 못한다.
또한 정보가 잘못되어 있나 싶어서 메모지에 적혀진 전화번호를 보여
주었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본 운전기사가 우릴 데려다 준 곳은 터미널에서
1분도 안걸리는 거리였다.
너무나 한적한 호텔로비는 을씨년 스럽기 까지 하다.
겨울에 여행오는 사람이 이상한거지. . . .호텔이 한적한 것이 무슨
흠이겠나?

너무 비싼 방에서는 잘 수가 없다는 일행의 조건을 받아 들여서 배낭
여행자이니 좀 더 싼방을 달라고 했다.
데리고 간곳이 별관이었는데 우리나라의 고급 모텔 정도의 수준이었
지만 불행히 난방은 안되는 그런 곳이었다.
"디예탄"[전기담요]이 있었지만 어림없던 실내공기의 냉랭함을 극복하고
그 방에 묵기로 했다. 너무나 늦은 밤이어서 어떤 선택을 할 처지가 못
되었으므로. . .

아침이 포함된 조건에 비하면 숙박비는 저렴한 편이었다.
그래도 중디엔 최고의 호텔이었으니 뭐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때 까지도 오늘  하루내내 달려온 그 길에
대한 깊은 상념이 떨쳐지지가 않는다.
멋진 길이었다.아름다운 여정이었으며, 아찔하고 위험하여. .
더욱. . . .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이다.


중디엔의 마을. . .

*Info*
중디엔은 운남성에 속하지만 북쪽에 치우쳐 있어서 매우 한랭한 기후대에
속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활동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일찍 거리는 어둠에 잠긴다.
아침 출근길의 사람들은 너무나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으며 거의 껴입는
두툼한 옷이 없다.
아둘러 겨울옷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곳에서 겨울옷을 구할 방법이 없
다는 말도 된다.
햇살이 매우 강하고 강한 햇살로인해 사람들은 흙빛 피부를 지니게 된다.
시가지는 매우 작아서 시내 버스[미니버스]로 시내를 돌아보는데 5분이면
족하다.1,2,3번 버스가 있다.
걸어서 보기에도 충분하며, 추운 날씨로 인해 생산활동 시간이 짧다.
티벳과 유사한 날씨와 풍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춘절이 가까워서 인지 사람들이 매우 북적대었으나 마치 겨울에는 사회
활동 자체가 마비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여행시기는 봄과 가을이 최적기라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로 남았다.






  • ?
    오 해 봉 2003.03.12 23:07
    우리moveon 성주님께서 승차하고 계신것을 모르고 뻐스운전사가 버릇없는 짓을했군요.담배피우고 곡예운전
    하고.밤에라이트도없이 그험한길
    3000m가 넘는높은 산비탈을 올라가드란 말이지요. 버르장머리 없는 고얀놈. 다음에 혼내주도록 하고요. 얼마나 무서웠으면 사진도 못 찍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나라 대관령이나 미시령은 유치원생 정도나 되던가요?
    샹그릴라란 곳에 강택민 주석의 여름 별장도 있는 좋은곳이라고 들었는데 우리 주인님은 무지무지한 고생을 했군요.
  • ?
    moveon 2003.03.13 09:18
    흑흑~~~~이제서야 화가 풀립니다. ````[웃음] 나중에라도 혼내 주려고 했더니 워낙 웃음이 얼굴에 가득한 사람이라서 운전기사를 보고 있으면 그냥 화가 풀려 버리드라구요. 가난은 그렇게 불행은 아닌가 싶더군요.그 사람들의 미소를 보면 말입니다.
  • ?
    길없는여행 2003.10.14 00:22
    여행 중 가끔 가고 싶어도 안가는 곳이 있어요. 운남성에선 그곳이 중띠엔과 더친 루구후... 등인데요.
    그래야 다음에 또 오게 되걸라요. *^^**
    담에 꼭 천천히 음미할 기연이 있으리라 믿구요.
    이렇게 진원님 글로 대신 만족합니다요. ㅎㅎㅎ *^^*
  • ?
    parkjs38 2003.10.19 10:08
    그러게 말입니다. 오 해 봉님.. 큰 일 날 뻔했네요.. 다음엔 우리가 전용 Car와 기사 붙여서 보내야겠네요.. 어떤 분이신데 쩝~ ㅋㅋ 인간의 미소는 그 어떤 그림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모습이죠 ^^* 물건 잃어버리는 습관.. ㅋㅋ 그래서 전 한 주머니에 물건의 갯수를 적어 넣고 점검하고 총 주머니 수를 또 확인하고.. 누가 그러던데.. 완전히 8비트 메모리의 소유자라고... 무슨 소리냐구요? 아메바와 같은 램만 있고 저장장치 없는 동물.. 더 헷갈린다구요? 그럼 쉽게 이야기하죠.. 이건 안되는데.. 성주님두 같은 꼴이 되시는데.. 에잇 음! "머리 나쁜 인간..." ㅎㅎㅎ 중국에 근무했던 선배를 통해 들었던 그 길이군요... 역시 글 쓰시는데 천재적인 능력이 여기서.. 마치 모짜르트 같으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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