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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3.03.07 02:37

1월 27일

조회 수 122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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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벙 덤벙*
아침에 서둘러 우리가 리지앙으로 왔을 때의 버스 터미널로
갔다.

원래 가려고 햇던 곳은 "일처 다부제"의 풍습이 남아 있는
여인 왕국"루구후" 였다.
리지앙에서 국도를 이용해서 7--8시간이 걸리는 거리의 첩첩 산중
마을이라는 정보를 들었는데 그 거리를 택시로 이동했다고 하는
샌디 일행의 경험은 아직도 받아 들여 지지 않는다.
만일 시야가 막히는 택시로 그 거리를 이동했다면 평생을 후회
했을 것이다.
길의 형태로 보아 고속도로가 중간 기착지인 "링랑"까지 있을 법도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고속도로로 여행을 했다는 사람들을 만나
본적이 없다.

하여간,
터미널로 간 우리는 아연실색을 했다.
버스는 없단다.
더군다나 터미널 창구는 텅텅 비어서 도무지 사람의 흔적이
없고, 매표를 하는 것 같은 기척도 없다.
묻긴 하지만. . .말이 안통한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버스 여객 사무실 인듯 한 곳에 무조건 쳐들어 갔다.
한참을 우리를 세워 놓고는 지네들끼리 잡담이다.
물고 늘어지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흥미가 없나 보다.
무조건 곁에가서 일을 방해 했다.[웃음]
속으론 "어이구 느려터진 것들. . . . " 하면서. . .
손짓 발짓 그리고 한자 쓰기. . 그러기를 한참만에. .
겨우 영어가 통한 듯 한 젊은 청년이 다가와서 그제서야 터미널이
다른 곳에 또 있다는 말을 해준다.
이런 !!!진작 말을 해 주어야지. . . .
도무지 무슨 속셈이었던 거야?
그래도 늦게 나마 가르켜 주어서 고맙고. .
"책 한권 분량의 여행기 들을 토대로 한 자료에는 왜 이런 말이
없는 거야? "
우리의 가이드 북에는 도무지 리지앙이라는 곳에 대한
자료 자체가 없었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정보*
어찌 된 것인고 하니. . .
운남성은 모든 차량의 도착과 출발 터미널이 구분되어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쿤밍에서 리지앙으로 들어온 곳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그것은 우리식의 생각 이었던 것이다.
혹여 작은 도시에서는 그럻지 않을 지 모르나 아마 그런 곳들도
반드시 서너 건물 차이로 라도 도착과 발차 터미널이 반드시 구분되
어 있다고 보면 된다.

맙소사 !!
공연히 엉터리 자료들에 화가 난 나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 자체를 버리고 무작정 걸었다.


*거리풍경은*
시원한 도로, 그다지 많지 않은 차량들. . .
살을 에이는 듯한 햇살과 파란 하늘빛.
햇살을 받아 냉한 기운을 잃어 가는 듯한 그러나 투명한  공기.
길거리에 앉아서 뜨개질 하는 나시족 여인들. .
길거리가 바로 출근지 인듯 보이는 노동자들. . .
그들은 따로이 갈곳도 없고, 따로이 할일이 없다.
소수 민족 자치구라는 명맥으로 깊은 심연의 숲에서 걸어 나오긴
했지만 아직도 그들의 삶은 중세에 머물러 있다.
동네가 사회의 무대이고, 이웃이 하나의 세계인듯. .

리지앙 시내에서도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 .

*언듯 언듯*
새 건물들이 즐비한 도심이긴 하지만 먼 거리로 눈만 돌리면 독특한
시골 풍경이 바로 나타나는 도시의 매력이 일순 다시 내 시야로 들어
왔다.
위안이 된다.


중심시가지에서 시야를 잠간만 돌려 벗어나면 이런 모습들이 자연스레 펼쳐 집니다.


아무 대책없이 리지앙에 하루만 있다간 나시족 처럼 까만 피부가 된
다고 경고 햇던 여행기 따위에는 이제 관심이 없었다.
오랫만에 한가하게 배낭을 매고 거리를 걸어 걸어 길을 돌아 고성에서
택시로라면 기본 요금도 안나오는 거리를 돌고 돌아 찾아 갔다.
마치 형벌 받는 기분으로. . .

*터미널*
루구후행 버스는 하루에 두번 있었고 시간은 지났다.
선택이 필요하다.
"반나절을 살리게 중디엔으로 가지요."
12시 10분경에 차가 있었으니 퍽이나 다행한 일이었다.
누군가가 대리에서도 루구후를 갈 수 있다는 정보를 올려 놓은 자료
를 믿고 중디엔에서 대리로 가서 대리에서 루구후를 돌아 보자고 제의
했다. [이것도 나중에 실수가 된다.--차를 대절한 사람의 여행기였던
        것을 나중에 알았다. 참고로 대리에서는 루구후행 버스가 없다.]

몇시간 걸리냐고 물었더니 한참을 있다가 9시간-10시간 정도 걸린단다.
"휴!!!!!하루를 건질 수는 있겠군요."
11시다.
이른 점심을 챙겨 먹었다.
문이 없는 간이 식당밖에 없는 운남의 풍속을 이해하기 전이어서 나는
그래도 탁자에 점잖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길거리의 먼지와[바람이 많음]
소음, 매연을 막아줄 "문"이 있는 식당을 찾았지만 그것은 헛된 바램으로
끝났다.
뭐라구요?도무지 지저분한 환경에서의 음식 먹기에 익숙해지지 않는 배낭
여행자는 여행을 할 자격이 없다구요?!!!
차라리 우리것보다 4배는 큰 군 고구마가 더 청결해 보인다.
그것을 사서 들고 우리는 중디엔 행 버스를 찾아 갔다.
"돈도 비싼것을 보니 車는 좋은 것이겠죠?"
"9시간을 가는 장거리 버스인데 당연히 좋아야지.. "
" 혹시 중간에 식사가 제공 될까요? 화장실도 있을까요?"
"가만 오늘이 벌써 27일 이군요."
처음으로 날짜를 세어 본다.
머릿속에서 어느사이 9시간이라는 숫자는 그다지 많아 여겨지지 않는다.
서서히 중국의 거리상의 개념에 익숙해 지나 보다.


아!!!샹그릴라.

*샹그릴라행 버스*
샹그릴라라고 쓰여진 버스가 한대 도착해 있었다.
으아!!!!!!!!!
어떡하면 좋아요??????
아이고 내 팔자여!!!!!


  • ?
    오 해 봉 2003.03.08 12:48
    샹그릴라란곳을 가기가 퍽 힘드셨군요. 리지앙의 거리는 자연석을 다듬어
    깔아놓은걸보면 대단한 역사와기품 이군요.시내외곽 풍경은 우리나라
    소도시의 풍경과 무척비슷해 친근 감이 듭니다.
  • ?
    moveon 2003.03.08 22:57
    힘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여행중에 기억에 오래 남았답니다.그래서 가는 여정을 묘사하는 글이 많아 진답니다.[웃음]
  • ?
    parkjs38 2003.10.19 18:40
    실감나고 의미있는 정보인데요.. 음!음! 그리구 에 또~ 쩔쩔매시는 모습이 통쾌(?) 합니다. 엥? 36계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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