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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산 이야기
2002.12.20 00:09

Attachment in Piagol--Winter

조회 수 121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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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선 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
신기루처럼 나타난 사람하나 앞서 가고 있습니다.

겨울 피아골. .
쓸쓸함 조차 잠들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정말 좋겠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날씨가 여엉 겨울 답지가 않습니다.
햇살이 이른 봄 같이 펴져서 세상은 온통 노오란 개나리
빛깔이 되어 있지 뭡니까????
산책 같은 산행입니다.
오랜만에 **겨울 숲속 작은 오두막에서 커피한잔 하는**
여유있는 걸음을 시도하는 . .
그런데. .
마음속에는 돌아갈까 하는 후회가 생깁니다.
마을길을 지나면서는 다리에 힘도 빠지고. .
두껍게 입은 옷탓과 컨디션 탓 이지만 무엇보다도 "겨울
답지 않음"이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래도. .  
하는 마음으로  첫다리를 지나 숲으로 들어선 그녀의 코
끝에 전혀 다른 냄새가 스칩니다.
정신이 번쩍 들게. . . .

눈 내음. . .
아!!!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단 한걸음 차이에서 현저한 대비를 이루는 모습에 그녀가
혼동에 빠집니다.
겨울이 연출하는 산아래와 산위의 차이를 그녀가 모르는바
아니나, 숨한번 다르게 쉴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이 일에선
그녀의 산에대한 익숙한 지식 같은 것은 별로 적용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이미 사라진 길 끝에 아까 그남자가 멍청히 저만치 앞에 서
있군요.
응? 이상하네. . .왜 안가고 ?
ㅎㅎㅎㅎㅎㅎ
"저 . . . 실례지만. .  이길 잘 아나요?"
"잘 안다기 보다 . . . 그런데 왜 그러시죠?"
"눈이 와서 어디가 어딘지 길이 안보여요.  이곳이 처음 이라
나무위의 시그널  가지고는 저는 길을 못찾겠습니다."
말하는 동안에도 길은 점점 더 깊은 침묵속으로. . .
느낌, 그리고 감각이 필요한 순간이어서 여자는 그 익숙한 길을
그냥 진행하고자 했지만 자신있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산행에서는 그런 책임을 장담 할 수는 없는거 잘 아시죠?

"그러시면 이 길이 처음이시라는 말씀이군요. 지금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시지요?"
"중간에 대피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 . "
우선 앞장서서 그녀는 걷습니다.
자신 없으면 돌아가겠지 하는 기대와 함께. . .

사람들은. .
가끔 눈오는 날은 낭만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지금 이 상황은 얼마나 낭만적이겠는지 상상할 수 있겠지요?
아름다운 숲길에 男女가 말없이 함박눈을 맞으면서 걷습니다.
숲이 바람을 막아 줘서 그다지 춥지도 않구요.
산길이라고는 하지만 피아골 산장까지의 길은 그다지 험하지 않아서
숨을 몰아쉬는 [웃음] 그런 상황도 없구요.
제대로 따라 오는지 확인차 돌아본 여자의 눈에 들어오는 남자의 긴장한
표정이 우스워도 여자는 내색할 수 없겠지요?
남자. . .
돌아서기 뭐해서 그녀를 따라 가긴 합니다만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역력합니다.
멋진 등산장비를 등에 맨 여전사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가냘퍼 보이는
보통의 차림인 것도 몹시 불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날. . . 다른 산꾼,그리고 마을 사람마저 보이질 않는. . . .
둘만의 숲은 눈덮인 깨끗함으로  점점 더 조용하게 깊어만가구요.. . .


음~~~ 드디어. .
조촐한 피아골 산장이 그림보다 더 멋지게 그들을 맞아 줍니다.
안도의 웃음이 피어나면서 그남자가 오랜 침묵 끝에 입을 떼었습니다.
"어찌 그리 길을 잘 아세요?"
"엉뚱한 데로 모시고 갈까봐 걱정 했나요?"
둘 다 차림으로 보면 빵점 짜리 산행입니다.
산장안이 오히려 춥습니다.
마주 걸터 앉아 기다리는 커피. . . 생각만해도 음~~~향기롭군요.
그 때에 ,
여자의 시선 속으로 열린 산장 문을 통해 들어온 가느다란 빛에 반사되는
남자의 옷이 들어 왔습니다.
눈을 털면서 벗어든 겉옷속에서 드러난 빨간 직조 무늬의 스웨터가. . .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깨와 가슴까지 빨강과 검정 색깔의 무늬가 전반적인 베이지색 모습을
돋보이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까지 나이 연만한 아저씨 같아 보이던 남자의 모습을 그 옷이 순식간에
다르게 보이게 했습니다.
처음 부터 잘 못 본 탓이겠지만. . . .

스웨터. .
겨울의 눈내리는 낭만과 함께 꼭 함께하는 모습입니다.[웃음]

To be continued. . .
曲: illumination
  • profile
    김수훈 2002.12.20 13:00
    설마 긴머리 늘어뜨리고 흰 옷 입었던 건 아니겠지요?(구미호로 생각헸을까봐)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산행- 그게 시도는 하는데 잘 안 되더라구요.
  • ?
    금 정 2002.12.20 15:00
    마음에 산이 자리잡고 있으면 늘 즐겁고 산에 가지 않고도 산에 있는 것처럼 상쾌하다.
  • ?
    프리맨 2002.12.20 18:22
    "인연이야기" 후에 두번째의 씨리즈물(?) 이군요. 그와 그녀의 설정이 어떤식으로 맺음될지 두근두근 합니다^^
  • ?
    moveon 2002.12.21 01:30
    김수훈님 구미호였으면 잡으러 가실래요?ㅎㅎㅎㅎ 금정님은 산을 이미 마음에 품으신 분입니다. 프리맨님 너무두근 거리시지 마세요. 실제 이야기라는 것이 별로 로맨틱하지 않다는 것은 더 잘 아실테지요?[웃음]
  • ?
    길없는여행 2003.10.10 20:21
    별로 로맨틱하지 않았을진 몰라도
    그래도 눈이 내리는데...함박눈이...
    부러운걸요. ㅎㅎㅎ
    전 재미있게도 "겨울에 내리는 함박눈"의 영상만 생각하면
    가슴이 쓸려내립니다요.
  • ?
    parkjs38 2003.10.19 14:27
    인연 만들기 大家, 우리 성주님.. ㅋㅋ 꼼꼼히 다 실피곤 애써 마음 주지 않았다는 듯 왕 새침.. 오! 저 도도한 자존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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