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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7.07.14 22:03

진동이 입양보내기

조회 수 98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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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사정으로 시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하니 제일 먼저 진동이가 걱정이었습니다.
저랑 산책하는 일과를 빼면 늘 집안에서 빈둥빈둥 저하고 눈맞추고 사람들 오고감에
친절한 꼬리 흔들기가 일쑤며 도무지 짖는법이 없이 얌전해서 사랑받는일이 전부인
진동이 한테 낯설은 시내 환경의 좁은 공간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것 말입니다.
ㅎㅎㅎㅎ
멀미를 엄청 해서 기사님께 20000원 택시비에다 5000원을 서비스 비용으로 더주고
택시태워 시내로 이사 시켰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우스운 일입니다.
하여튼
벌써 한달이 되어 가는 상황에서 도저히 감당안되는 일이 벌어 졌답니다.
처음엔 다소곳하던 녀석이 친구들 사귀고  여자 개도 만나고. . 어쩌고 하는 도중에
시도때도 없이 거칠어 졌습니다. 자랐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제가 조금 생각이 늦었
던 게지요. .
밤이건 낮이건 여자친구하고 놀던 자리를 탐색하는 일에서 이곳저곳 킁킁대는 일이
일과가 되어 버린듯 집에 들어 오라는 제 조언에도 꿈쩍을 안합니다.
원래 매어 두고 키우지 않던 버릇때문에 이제서는  매어져 있지도 않으려 하고. . .
동네에서는 자기를 보면 사랑해주던 교복입은 시골 집 언니를 기억하느라고 교복입은
학생들 특히 여학생을 보면 졸졸거리면서 따라다니는 통에 무서워 우는 학생도 생기고. . .
생활이 말이 아닌게 되어 버렸습니다.
너무 쉽게 새 생활에 적응을 잘 하는 바람에. . ㅎㅎㅎㅎ
개를 워낙 싫어하시는 어머님때문에 새로운 일 하나 하나가 발생하는 자체가 스트레스
가 되다 보니. . . . 참 난감합니다..
그래도그래도 . . 그 녀석을 다른집에 보내는 일은 정말 안하려 했는데. . .  
결국은 다른 강아지도 한마리 더 있고,정말 개를 사랑하는 어르신 집에 입양을 보냈습
니다. . . 개란 모름지기 왕왕 짖는 개라야 한다고 해서 안성맞춤이더군요.
조용하게 주인이나 따르던 개를 원하는 저와는 다른 성향이긴 했지만 이상하게 변해 버린
진동이에게는 맞는 주인 같습니다.
2일이 지나고 나면서 매우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
새 주인에게 적응해서 날 잊어 버려야 할 상황이겠기에 그 집앞을 지날때 나를 보고
어리광하던 끙끙대는 소리로 나의 냄새를 알아차린 그녀석을 뒤로하고 휭하니 달렸습
니다. . "다시는 아무개도 안기를거야.. . ."
정말 오래오래 같이 살려고 했는데.. 복잡한 인간사에 희생당하는 것 같은 진동이의 삶
이 다 내탓인듯 여겨져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동물을 기르는 일은 애초에 스스로 피하는게 옳았었는데. . .
사람의 매정하고 잔인한 근성에다 그래도 그녀석 이미 다른 사람의 사랑때문에 날 어서
어서 잊어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역시나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자신
을 비웃기까지 합니다.
보고싶습니다. 진동이가. .
영리하고, 대소변 잘가리고. .. 사랑많고. . .
                                    
                                            




  • ?
    오 해 봉 2007.07.15 22:44
    애써서 가꾸던 하늘채를 접으셨나요?,
    새끼때부터 그동안 정들었던 진동이를 다른곳으로 보냈군요,
    " 그 집앞을 지날때 나를 보고 어리광하던 끙끙대는 소리로
    나의 냄새를 알아차린 그녀석을 뒤로하고 휭하니 달렸습
    니다. . "다시는 아무개도 안기를거야.. . ."
    글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상황이 보이는듯 합니다,
    보고싶을땐 한번식 가보세요,
    더위에 건강 하세요,
    모두들 기다리는 사랑방에도 자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
    야생마 2007.07.16 00:16
    진돗개는 주인 바뀌어도 원래 주인을 잊지 않는다던데...
    새주인한텐 마음을 다 안준다고 하더라구요.
    어제는 댓글쓰기가 안되던데...
    어쨌거나 모처럼 소식 들으니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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