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산 이야기
2003.05.13 23:46

달밤에--바래봉에 눕다.

조회 수 2164 댓글 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初 戀

나는 그대를 본다.
투명한 날 하늘을 오르다가.
나는 그대를 느낀다.
해 질 녘 우수의 뜨락을
서성이면서.
나는 그대를 갈망한다.
홀로 별 헤며
들꽃 香氣에 취하는
밤하늘에.


*바래봉에서 달밤에
당신은 무얼 하겠습니까???*

개활지의 너른 시야를 좋아한다 .
하물며 달밤인데야. . .

바래봉 정상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지점에 침낭을 펴고 누웠다.
꽃이 피어 있는지를 가늠 할 수가 없는 것은 달이 구름 사이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던 탓이었다.
그러나 나올때의 그 밝음으로도 꽃의 개화 유무를 파악 할수가 없다.

사위는 무엇인가로 그득했지만.  
춥고,무섭고,
단지,
그 막막한 어둠과 섞인 고요함과 드러나지 않은 사물의 실체는 나와 나즉한
능선과의 조촐한 밀착 만을 고립시켜 놓았다.
잠들수가 없다.
침낭을 몸에 두르고 어슬렁 어슬렁 다시 어슬렁. .
달빛을 따라 밤새 그렇게 서성이다 . . . .
깊은 새벽에야 잠이 들었다. . .

이미 태양의 기운을 담은 공기에 매콤한 음식 냄새. . .
일어나 앉은 내 낮은 시야에 들어 오는 것은 저멀리 능선에서 제외된 어느
지점의 붉게 타는 거대한 물방울 같은 철쭉 꾸러미다.
초록의 대지 위에 표면장력에 의해 흡수되지 못한 물방울 같은 모습으로
바래봉 철쭉은 통통 한 방울씩 튀어 나왔다.

"내 발길을 간간이 덮치던 이것들이 모두 꽃이었어?"
일찍 잠들어 밤의 흐름을 잊어 버린 일행에게 쏟아지듯 내뱉는 것이 무의미
하다.
이미 시야에 드는 풍성함으로 식욕은 그 갈증을 잃었다.
"이것들이 다 꽃이었어?"

으와~~~~~. . .

나의 처음 바래봉 철쭉을 제대로 보던 때의 모습이다.
내내 사람 하나 없는 능선을 걷던 그해 오월. .

Answer:저는 달빛따라 한없이 걸었습니다.

저 능선. .
나는 꽃보다 그 꽃이 솟는 저 대지가 더 좋다. . . .


그림: 사진방의 오브--하해 님 그림인데. .
       하해님은 잘 계실까????

Tip
골짝나라 여행을 추천합니다.

구례구에서 곡성까지 그래서 남원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나란히
기차와 함께 강을 벗하고 달리는 길로서 새벽 물안개를 동반
하는 기차여행이 매우 특별한 장소이다.
섬진강은 그렇게 우회하여 하동으로 이어진다.

강이 구례구를 지나서 압록 사거리에 도착하면 보성강으로 나뉘
어 지고 '태안사"표지판을 쫒는 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
다운 국도의 하나인 18번 국도가 된다. 석곡과 광주로 그리고
순천으로 나뉘는 지점까지의 보성강 따라 펼쳐지는 풍광이 참으
로 아기자기하면서도 고풍스럽다. 순천쪽으로 길을 틀면 목사동
이라는 마을에 이르고 페교가된 분교자리앞에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나 나올법한 시골 정류소가 하나 있다.



*江의 저편은 늘 그리움이니*
그길에서 마음을 지우고,
압록 사거리로 다시 나오자.
거대한 다리가 강의 아스라한 반대편으로 가는 그리움을 여는 통로
다.
길은 거의 평행인듯이 구례구에서 이어져 있었으니 이 다리를 건너
다시 구례방향으로 간다면 길은 구레구의 다리를 건넨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이 길이 어느새 '자전거 도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은 곡성의 "논곡"이라는 마을로 오른쪽은 구례로
향하는 길이다.
2차선 차도임에는 분명한데 차가 다니질 않는다.
간혹 들어서는 자동차들도 겸허히 자전거들의 행렬을 도와 주어야
한다.
"논곡"즈음에 자전거 대여점이 약식으로 만들어져 있고 오래된 옛다리
이후의 유원지 즈음에서는 지금도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골짝나라"--谷城이 심청이의 고향이라는 것을 이제 안것은 뭐 부끄러
울일은 아니다. 도로 벽에 그려진 그림이 앙징스럽게 그댈 맞는다.

도중에,
"황기모아"라는 황토염색가의 집이 "계산분교"자리를 빌어 들어서있다.
도시락을 가졋다면 마을 앞 누각에서 강을 배경으로 멋진 점심을 들수
있고 "황기모아 "의 운동장에 들어가면 더욱 운치 있는 점심자리가 된다.

운좋아 황토빛 천들이 말려 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으아~~~좋겠다.
봄햇살아래 빛나는 환영 같을 것이니. .
언젠가 한번 황기모아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이야기 36번 --섬진나루 짧은 수다.


*머리카락은 이럴때 그 가치가 높은 것인디*

공연히 토막낸 머리칼이 그리워지는 바람이다.
1년이 넘었는데. . . 아직도 자랄려면 흐유~~~~~
하여간,
2인용 자전거에 아이를 실은 발갛게 상기된 아빠의 얼굴.
깔깔대는 웃음 속으로 땀에 젖은 이마를 닦는 젊은 이들. .
바람이 그들의 마음을 길건너 빠앙대는 기차에 실어 어디론가 보내 줄 것
같이 귀밑에서, 볼아래로 살랑 거린다.

江은 반대편에서 더욱 그립다.

지리산이 있는 구례에서는 구례구역 앞의 다리를 건너면 계산리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구례로 가려면 그곳의 소슬대문을 지나야 하므로 혼동
하지 않는다.
자전거로 "그리운 강의 저편"을 경험하고 산에 오르면 참 좋겠다.. ..





음악:James Last and His Orch-Only Our Rivers Run Free





  • ?
    오 해 봉 2003.05.14 08:06
    初 戀 이란 이름이 붙여진 사진
    참 기막힌 작품이군요.
    달밤 바래봉이 그리 좋다니
    철쭉이 지기전 가볼수 있을까 싶네요.
  • ?
    부도옹 2003.05.14 10:29
    물안개 피어오르는 섬진강 가에서 '루어'를 하는 멋도
    선명한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
  • ?
    솔메 2003.05.14 11:46
    달밤의 바래봉과 지형을 뛰어넘어 골짝나라 심청이골 - 곡성, 아니 보성강과 섬진강의 합류곡-압록. 그리고...
    모두 기막힌 묘사입니다.. 묻어둔 아련한 추억들을 뭉텅이(^^)로 끄집어내주는....
  • ?
    이은호 2003.05.23 10:50
    나가 거기는 잘안디
    경치가 죽여주죠
    지리산도 좋고, 섬진강~ 끝내줌니다.
  • ?
    김현거사 2003.05.26 14:57
    달빛 아래 바래봉을 거닐던 멋있는 숙녀가 있었군요.
    훗날 바래봉에 가면 그 젊고 아름다운 女仙女 생각 나겠네.
  • ?
    영호 2003.05.27 00:13
    생각 할수록 잡힐듯 잡히지 않는 영상이 더 더욱
    나의 체영을 휘감아 떠나네요...?
    맘이 아리도록 그 정체된 흐름이 그리웁네요...!
    오~ ! 행복한 당신모습 ?
    삶 과 영혼을 ...
    초월하네요?

    당신=you
  • ?
    hanuri 2003.05.31 16:09
    진원님이 아직도 바래봉에서 누워계신가 보네요.
    내려와서 다음 얘기는 언제 해주실런지.....
  • ?
    일출읓지리산에서 2003.06.04 20:44
    나도 꼭 한번 그길을 걷고 싶네요
    정말 멋진 산행 부러워요
  • ?
    들꽃 2003.06.05 18:46
    진원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저는 반야봉 위에서 추위에 달달 떨며 지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납니다.
    언젠가 진원님과 지리의 뜬 달과 별을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 해 봅니다.
  • ?
    moveon 2003.06.08 18:46
    그래요. 들꽃님하고는 꼭 한번 그러고 싶네요. 그리움이 담긴 시선으로 사진기에 지리를 담는 모습도 보고 싶고. . . .
  • ?
    뫼의 노래 2003.08.29 15:34
    저기요...음악 설명에서 음악가 이름 앞글자 J가 빠졌어요. 곡이 좋아서 찾아보려구 하다 헤맸어요...^^;; 죄송합니다. 존글 보구선...그냥 저같은 사람 또 있을까봐...그럼 수고하세요.
  • ?
    moveon 2003.08.30 13:54
    아!!!그렇군요. 지금까지 몰랐다니. . .ㅎㅎㅎ감사합니다. 제임스가 에임스가 되었으니 음악 찾을때 얼마나 고생했을지 알겠습니다.
  • ?
    parkjs38 2003.10.20 23:33
    김현거사님... 이 순간 숙녀, 산선녀라는 단어를 적용하시는 그 깊은 표현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그래요 우리 성주님은 숙녀이시구 산선녀이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 이야기 喜州鎭--대리국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 . 5 moveon 2003.04.07 1342
141 이야기 No 3 만나기. . .아담과 이브의 정원 7 moveon 2003.04.09 1345
140 이야기 따리 여행의 절정--창산 트레킹 3 moveon 2003.04.11 1439
139 이야기 Top secret[?] 6 moveon 2003.04.12 1299
138 이야기 메콩강이 흐르는 시상반나--징홍[景洪] 3 moveon 2003.04.16 1380
137 이야기 엉뚱한 곳으로 간 진원이????--전화위복 5 moveon 2003.04.19 1237
136 이야기 시상반나에선 5일 동안 뭐했나???? 4 moveon 2003.04.22 1463
135 이야기 망신살 뻗친 이야기--국제법 준수하기 6 moveon 2003.04.23 1293
134 이야기 쿤밍의 세계적인 관광 명소 3 moveon 2003.04.30 1205
133 이야기 여행의 마지막은 도시의 아름다운 밤에 두고. . . 4 moveon 2003.04.30 1372
132 이야기 운남여행기를 마치면서 7 moveon 2003.04.30 1506
» 산 이야기 달밤에--바래봉에 눕다. 13 moveon 2003.05.13 2164
130 이야기 장터목이야기--세석평전에 꽃 피일 즈음. . . 17 moveon 2003.06.02 2142
129 산 이야기 바래 철쭉& 세석 철쭉 6 moveon 2003.06.05 1648
128 이야기 여름 10 moveon 2003.06.10 1675
127 산 이야기 지리산의 폭포 속으로--칠선계곡 칠선 폭포와 대륙폭포 1 moveon 2003.06.14 2128
126 산 이야기 지리산의 폭포속으로--한신계곡 가내소 폭포 2 moveon 2003.06.14 1915
125 산 이야기 지리산 칠선谷 백미--마폭포 5 moveon 2003.06.14 2038
124 이야기 지리 폭포 구경하세요. 6 moveon 2003.06.14 2561
123 이야기 백번째 프로포즈--지리산 산목련 7 moveon 2003.06.30 26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