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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3.03.13 23:38

샹그릴라의 김희선[?]

조회 수 124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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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로 높이 솟은 사찰의 중앙 건물입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찡하던 푸른
하늘이 너무나 인상적입니다.제가 찍은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듭니다.
내가 찾던 마음의 샹그릴라는 저 하늘빛에 담겨 있는 걸까요????



*福이 떨어지나요?*

텔레비젼을 틀때마다 "福"자가 거꾸로 보여진 한참 다음에야
방송이 나온다.
대부분  유선 방송이고보니 몇년전 드라마를 볼 수 있고,운남
지역의 여러 풍속들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몇편되고, 제일
많은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는 프로그램은 우리 60년대 쇼프로
그램 같은 코미디가 주종을 이룬다.
춘절을 겨냥한 편성이겠지만 어쩌면 문화의 유입과 운용이
저렇게나 닮았을까????
서영춘씨나 배삼룡, 구봉서 식의 만담이 여기서 재현되고 있었다.

"福"자의 거꾸로의 이유----중국인들은 하늘에서 복이 떨어진다고
믿고 춘절을 중심으로 그 복을 마음껏 받는 것을 기원하고 있다.

"디칭[덕친]호텔"의 아침 식사는 약소 하지만 부페식이다.
중디엔도 역시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는 정해져 있어서 호텔에서
배낭 여행자의 차림을 보기는 어려웠다.
8시에 아침을 먹는데도 나와 일행 그리고 딱 한 사람이 더 식사를
해서 오히려 미안하기 까지 했다. 셋이 먹기에는 그 차림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웃음]

아침을 먹고 나선 중디엔의 시가는 일률적 시차 적용때문인 탓도
있지만 활동인구가 거의 없다.
너무나 춥다. 견디기 힘든 경험해보지 않은 냉하고 건조한 공기탓에
걷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
티벳에서 가을을 만난 어느 여행자가"죽을 듯한 추위라"라고 표현한
느낌을어느 정도 알겠다.
낡은 시내 버스1번을 타고 송찬림사를 가는 동안에 더불어 탄 승객
의 대부분이 여름옷에 얇은 웃도리를 걸친 정도의 차림으로 인것이
눈에 먼저 들어 온다.
차안에 히팅 시스템은 없는 것이 당연하고, 사람들은 덜덜덜 떨면서
손을 입에 갖다대고는 그 추위를 견디어 내고 있었다.
추위로 다리까지 떨면서 운전하는 운전기사나, 돈을 받는 안내양[?]
이나 승객이나 한 식구 같다.
너무나 협소한 장소에서 같이 살다보면 친한 이웃 아닌 사람이 몇
이나 되랴????
춘절을 앞둔 기간이라  시가지 전체가 장터가 되버린 중디엔은 그래
보았자 한바퀴를 도는데 5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에 모든 것이 집중
되어 있고 그 시가지 도로 끝을 벗어나면 바로 꿈같이 고산지대의
평원으로 둘러쳐져 있다.
초록의 평원이 그려진 광고판속의 샹그릴라가 상상이 되어 진다.
도시라기 보다 작은 시골 동네라고 할 수 있겟는데 비행장이 있다고
하니. . . .다행스럽다. 아직은 깨끗한 이곳을 지금 보게 되서. .
그러나 또한,
은근히 아쉽다.겨울 나그네 인것이. . .

중디엔의 시가지 --길거리에 펼쳐놓기만 하면 그곳이 장사터가 됩니다.

터미널 부근의 거대 백화점엔 사람이 하나도 드나들지 않는다.
김희선이라는 한국 여자 배우의 사진이 벽면하나를 장식하고서 휴대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ㅎㅎㅎㅎㅎ어찌 저리도 어울리지 않는지. . .
이 공간에 존재하는 세상과 말이다. .
중국의 개혁 정치는 여전히 이곳 장족들에게선 실패하고 있는 것은 아
닐까?????
대부분의 거대 건물이 정부 통치하에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었으나 이
신앙심 깊은 사람들에게 정치라는 괴물이 파고드는 힘이라는 것이 미약
한 듯 여겨진다.
통쾌한 전율이 인다. ㅎㅎㅎㅎㅎㅎ


*신앙의 본체 티벳 사찰에서*


쏭쨘린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의 전경. . [B]


송찬림사는 티벳 사원으로 1679년에 건립되었고, 원래 이름은 깐딴쏭쨘린쓰
(甘丹松贊林寺)로서 티벳 3대 사찰의 부속절이다. 달라이라마 5세가 집정할
당시 이 지방에 재해가 심하였는데, 이 곳에 절을 지으면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하여 지은 절로써 작은 포탈라궁 이라고도 부른다.
계단을 세면서 오르다 인기척 때문에 잊어 먹는다.
초라한 복장의 아저씨 한분이 계단을오르면서 부터 두손모으고 절을 하는
바람에 나도 같이 합장 해본다. 싱긋 웃으며 자기를 따라 오라는 시늉을
해서 같이 사찰 중앙 건물로 들어갔다.
중앙에 커다란 불상을 두고서 수십개의 불상이 한걸음 한걸음 거리마다
세워져 있다. 밀납의 퀘퀘한 냄새가 진동하는 사찰은  소름끼치도록 정갈한
우리의 그것과 너무 다르다.
조명 자체가 없고 촛불에 의지한 법당 안은 그러나 신기하게 눅눅하게 배어
나올 법한 그런 역겨움이 없다.
건조한 기후 탓이다.
아저씨는 스님께 가서 뭔가 종이에 적어 와서는 그것을 촛불에 사르고,
돌아 가면서 모든 불상에 절을 했다. 역시 나도 따라했지만 그들의 경건한
표정만큼은 모방 할 수 없으리라.

잠시후 아저씨는 스님을 다시 뵈러 나가고 다시 한 무리의 여자들이 들어
온다.
여자 둘과 아이 셋.
더러운 물을 입에 한번 머금고, 머리에 한번 뿌리고 우릴 보고 다시 그렇게
해보라고 권한다. 경계심 자체가 없이 너무나 순박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의
표정들을 지녔다.그러나, 더러운 물을 그녀들 처럼 입에 머금을 수는 없다.
시늉을 하면서 그냥 머리에 쏟았다. 덕분에 머리가 시리다.[웃음]

그녀의 아름다움.
장족 여인은 키가 무척 크고 마른 체형에 전형적인 장족 전통 복장을 하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너무 수줍음을 탄다.
사진 찍기를 포기 했다가 모르는 사이에 잠깐 찍은 듯 싶은데 너무 어둡게
나와서 분간이 안된다. 심히 유감. . .


1.사찰 공양간[부엌]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준비한 음식만 들여 보내는 장족
여인. . . 저는 들어가려다 스님에게서 제지를 당했지만 들어 가보았습니다.
뚫린 환기창으로 새어드는 햇빛에 의지한 부엌은 너무나 컴컴했는데 그들은
그 안에서도 뭐든지 잘 봅니다.
2. 마을길에서의 할머니--추위때문에 혀를 내민 겁니다. 몹시 추워서. . .

외국인이 왔다는 사실은 승려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나보다.
잘 생긴 젊은 스님이 다가와서 "재팬?"하고 묻는다.
"부야, 한꿔"
"오?"
지붕위로 올라는 길을 알려 주면서 올라가 보라고 한다.
때 마침 아까 입구에서 보이던 파란눈의 아름다운 서양여자가 다가와서
"Are you korean?
"Yes What's your nationality?"
"I'm Bulgarian"
불가리아 여자다. 처음으로 한국인인 줄을 알아 보는 사람을 만나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
혼자 지붕위를 오르는 것이 미안해서 그녀도 불렀다.
같이 가보자고. . . 수순히 따라 오던 그녀하고는 우연히 늘 피사체가
같다. 아까도 사찰 장식물에 역광을 불구하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을때
그녀는 멋진 전문가용 카메라로 같은 것을 겨냥하고 있더니 지금도 구멍
을 통해서 저쪽 마을 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물론 성능에 있어서 내 수동 미놀타는 가히 잽도 안되겠지만. . . [웃음]
지붕위에 올라와 있는 기분이 이상하다.  
감히 우리나라 라면 상당도못할 일이다.
이곳 저곳에"수행중이니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팻말로 머리 어지럽지
않은가???
생활과 종교의 깊숙한 연계가 부러운 부분이다.


지붕이 너무 초라하지요? 드높은 위상을 지닌 앞모습에 비해서 말입니다.
저멀리 티벳 글자와 한자로 사찰의 이름이 보입니다. 화려한 앞부분에
비해서 진흙과 나무로 지어진 사찰은 오랜 시간때문에 군데 군데 허물어져
있습니다. 그런 토방에서 또한 승려들이 살고 있구요.

마니차는 티벳 종교인들에게는 중요한 성구[聖具]이다.
사찰에 들어서서 이 마니차를 돌리면서 "옴마니 반메홈"을 중얼거리면서
돌리는 티벳인들을 방송을 통해서 많이 보아온 터라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일일이 손으로 돌리면서 사찰 내부로 들어 간다.

나의 업은 무엇이며 있다면 소멸하기를 바라고, 또한 내세가 있다면 그곳
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면 절대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빈다.
그러나,
스스로는 알고 있다.
윤회를 거듭하지 않으리라는 자신 내부의 간절한 소망을. . .


마니차는 모두 황금색이랍니다.. 그 재료의 다름에 상관 없이. . . [B]

사찰에는 구분하는 담이 별도로 없이 마을과 자연스레 뒷 부분이 연결
된다.
마을을 돌아 보기 위해 그곳으로 향하는 나에게 작별을 고하려는 서양
아가씨는 자기는 먼저 간다면서 저 바위곁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 보고
나오라고 권한다. 아까 지붕에 초대 해준 나의 마음에 대한 배려 같다.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방향을  틀다가 경을 들고 나와서 웅얼거리며
암송하는 어린 승려를 만나 한참을 곁에서 지켜 보았다.
사찰안은 차라리 햇살 그득한 바깥보다 추워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강렬한 햇살을 무서워할 겨를이 없이 한낯의 태양
에 모든 삶을 의지한다.
사찰도 예외일 수 없어서 승려들은 공부를 그렇게 하고 있었다.
행운에 가깝게 사진 한장 찰칵. . . .


사찰 마당에서 공부하는 승려. .


그녀와 내가 동시에 찍으려고 했던 사찰 지붕의 장식들. . . 銅으로 만들
어진 모습에서 기이한 신령스러움이 느껴 졌습니다.
태양을 가로 막고 위치한 탓에 매우 어둡게 표현 되었습니다. 그녀의 카메
라엔 멋지게 담겼을 테지요?[웃음]


돌아나올때까지 그곳에 참배를 하던 아저씨와 여인들은 나오지 않는다.
다시 한번 보고 싶었는데. . . .
하룻밤 묵어 가면서 스님들과 이야기도 하고 싶고. . .
일행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럴때 나는 혼자 여행 할 것을 하는 후회를 한다.[웃음]
느끼고자 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동행으로 여행의 가치를 반감해 버리고
마는 서글픔으로. . .

*Info*
중디엔에서의 대표적 명소인 송찬림사로의 버스는 수시로 있다.
관광지라기 보다는 그냥 아직도 중세의 꿈에서 벗어나지 않는 듯한 마을이
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앙과 삶의 구분이 모호하고, 승과 속의 구분 또한 철저하지 않아 보인다.
僧이 俗이고, 俗이 僧이며, 현실과 이상향의 구분이 또한 얇다.
내가 찾고 있는 그 무엇 이었을까?????.
아직은 가슴이 답답하다.











  • ?
    yalu 2003.03.14 09:57
    안녕하세요,진원님.맨 처음 사진 보자마자,왕만두가 많이 먹고 싶었답니다.글을 읽으면서,눈이 찡해지더군요.지금은 왕만두 생각없어요.건강하세요.
    다시 한번 되새겨지는 글:
    나의 업은 무엇이며 있다면 소멸하기를 바라고, 또한 내세가 있다면 그곳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면 절대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빈다.
    그러나,
    스스로는 알고 있다.
    윤회를 거듭하지 않으리라는 자신 내부의 간절한 소망을...


  • ?
    오 해 봉 2003.03.14 11:14
    중리엔 사람들은 그렇게 추운데도 왜 여름옷을 입고 덜덜 떨며 살까요? 종교적인 어떤 신앙의 예절인가요? 더러운 물을 머금고 머리에 뿌리는 이유는? 윤회. 그원리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성주님의 간절한 소망. 하늘에서 福이 떨어져 꼭 그러시길 축원합니다. (어제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 ?
    moveon 2003.03.14 18:20
    운남은 위치상으로 거의 열대에 가까운 곳에 있구요. 또한 실제로도 7개의 기후대가 공존하는 곳이랍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의 기온차가 엄청 크긴 하지만 낮에는 강렬한 햇살로 늦은 봄 같은 기후를 나타 냅니다.
    그래서 난방 자체를 그동안에는 모르고 살았다고 합니다. 현재에 와서 외국인 때문에 호텔에 난방이 간간이 설치되긴 하지만 그들 실생활에서는 추우면 그냥 숯불을 실내에 피우고 그것으로 보온을 하면서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yalu님 그렇다고 맛있는 왕만두를 안먹으면 되나요? ㅎㅎㅎㅎ열심히 노력해서 건강해 질께요.
  • ?
    끼득이 2003.03.20 10:08
    진원님 건강하세요^^
  • ?
    parkjs38 2003.10.19 10:30
    무슨 소리십니까? 성주님은 다음에 아픔이 없는 생을 다시 한번 누릴 덕을 쌓으셨으니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 반드시! "다른 사람과의 동행으로 여행의 가치를 반감해 버리고마는 서글픔..." 혼자 여행.. '서글픔'이란 단어.. 그래요 정말 딱인 표현이십니다.. 역시! 천재... 그래요 무엇을 찾고 계신가요.. 바로 자신안에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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