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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2004.11.12 01:52

또 가고 싶다

조회 수 205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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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다녀온 지 한달 정도 지났네요.
그때 홀로 떠나는 게 여러가지로 두려워 떠나기 전날 오후까지 망설이다가
저녁 8시쯤 되어서야 마음의 결정을 했었습니다.

무엇때문에 그렇게 가봐야하겠다고, 그때 아니면 안되겠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산 정상에서 느꼈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었나봅니다.
지금이야 산행이 끝나고 좀 지난뒤라 또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지친 몸에 험하고 지리한 길을 가면서 들었던 생각은
왜 사서 고생이냐,,정말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이었답니다.
출발하기 전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온데 간데 없었답니다.

그런데 지나서 보니 또 모습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고,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혼자서 걸으면서 살짜기 두려움으로 떨렸던 가슴,
그러다가 어슴프레 밝아지는 새벽에 다시 발걸음이 든든해지고,
채 밝아지지 않은 지리산의 모습을 능선위에서 바라보며 땀을 식히던 기억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겨울산은 힘들거라는 생각에 한달전에 간 것인데,
지리산의 겨울모습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이러다가 또 어느때 짐싸서 바로 출발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암흑같은 산속의 새벽을 찬공기를 마시며 작은 후레시불빛 하나에 의지해 홀로 걸었던 것이 몹시 그립습니다.
  • ?
    슬기난 2004.11.12 06:48
    조금 지나서 다시 그립다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
    점점 짧아져 정상에서 하산시작 할쯤으로 되면
    "내려오지 말걸" 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증거라는데,,,
    오브넷에 그리되신 님들 많으니 조심하시기를,,,ㅎㅎㅎ
  • ?
    하회별신 2004.11.16 19:58
    글을 참 잘 쓰십니다. 매끄럽게요.^^
    겨울 지리산에 드실 수 있는 기회도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해질녁부터 깊은 밤까지 산길을 혼자 걸었을 때가 몹시도 그립습니다.
  • ?
    타타타 2004.11.18 17:26
    여름에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남부능선 13시간 30분....
    다시는...다시는 오지 않겠다고..이번으로 끝내야 한다고 다짐 다짐하며 세석으로 갔지요.
    그 고생을 하고도 지리산 갈때마다 남부능선쪽 힐끗힐끗 쳐다 봅니다.
    내가 미쳤지....쩝!~ 내년 봄에 또 갈 생각입니다.
  • ?
    고독한 산꾼 2004.11.24 17:11
    지리산 혼자 가지 마세요
    겨울산은 인내와 고통을 요구합니다.
    옆구리가 따뜻하게 둘이 가십시요
    좋은 감각 좋은 경치는 배가되고 인내와 고통은 반감될 것입니다.
    그래도 전는 혼자 갑니다. ㅋㅋㅋㅋ
    왜냐고요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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