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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2004.05.31 01:53

예전에는...

조회 수 215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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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전일입니다.

대학시절이니 20년도 훨씬넘은 이야기랍니다.
그당시에는 노고단에 미국선교사가 지어놓은 산장을 보수해서 함태식선생님이 관리를하고있었는데 자연과 어울린 그대로 였답니다.

당시에 겨울철 산행은 대학산악부외에는 한겨울 종주한다는것은 매우 힘들었던것으로 기억이됩니다.따라서 일반인들은 노고단까지 와서 자고 내려가는것이 한겨울 정취였으며 그래도 우린 지리산을 참 아끼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을려고 노력했답니다.그냥 자연을 닮아가고싶다는표현이 맞을겁니다.

79년도 이던가?
그날다따라 눈이 펑펑쏱아지는 지리산의 모습은 참으로 정겨워보였으며 대학초년생인 필자는 산악부 새내기라 선배님들 눈치보기 참 힘들때였죠.

당시는 노고단외에는 세석까지가야 산장이있어서 노고단에서 일박한 후 무조건 세석까지 산행을 했답니다.
그런데 연하천을 지날무렵 나와 새내기들은 지쳐가고있었으며,30키로가 넘는 키슬링배낭으로 선배님들께 5분만 쉬어가자는 눈빛을 애절하게 보낼때였습니다.

웬 스님은 아니고 나이 지긋하신 분이 고무신을 신고 우리쪽으로 넘어오는것이 보였습니다.등에는 마대자루 같은 것에 끈을매서 어깨에 매고말입니다.무게도 상당할정도로 큰 그런 마대였습니다.
우린 눈이 둥그래저서 다들 처다보고 있었답니다.다들 말문이 막히고 귀신을 본듯하여 누가 정지하라고말하지도 않았는데 다들 멈춰서 그분을 바라보았습니다.

능선에서는 허벅지까지 눈이 빠지고 눈이 쌓인 계곡은 깊이을 알수가 없는데...

이윽고 그분이 우리옆에 도착하여 바라보니 고무신을 사내끼로 동여매고 몸매바지같은옷을 입었는데 도인인지 귀신인지 구분이 안가드라구요.

눈발은 날리는 상황에서 다들 말을못하고있으니 그분이 그러드라구요.바람이 차니 옷단속잘하고 먹을것 든든히하고 가라구요. 그러면서 매대자루에서 일행이 5명인우리에게 주먹밥 한개씩을 주시는대 무엇에 홀린듯 그냥 받아먹었답니다.

전문등산화에 아이젠,스패취, 최고급 트라우져및 파카로 무장한 우리는 그분이 말씀하신대로 다시한번 끈도 조절하고 그분을 바라보니 이미 그분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더군요.우린 세석에 그날 밤12시 다되어 겨우 죽을둥 살둥하며 도착했답니다.

노고단에서 아침9시에 출발했으니 15시간 걸린셈이었죠.
다음날 일어나 당시 세석산장 산장지기인 박봉갑씨(이름이 맞나???)에게 물었답니다.
어제일을말입니다.
그랬더니 그분 왈" 가끔 한번씩 지나가는데 아직 자신도 말을나누어본적이 없다고말입니다.

분명 사람이 맞았어요.한겨울에 고무신신고 지리산을 날으는 그 분 아직도 살아있는지 그립습니다.

20년이 넘은 이시점에 다시한번 여름휴가에 지리산을 가보려합니다.
사는데 바뻐 산을잊고 살았는데....

그런데 걱정이 앞서군요.

너무 개발이 되어버린 지리산이 아무래도 충격을 많이 줄듯합니다.

대피소 예약이라는것도 그렇구 적응이 될려는지....
산행이란 가고 싶은곳까지 가다가 힘들면 그곳에서 야영을 하면서 피로를푸는것이 좋은데...그리고 자연을 닮아가려고 산행을하는데...

아무데서나 멈추는곳에서 야영하고 자도 걸리면 50만원벌금이라니...

아마도 유원지가 되어 버린 지리산에 가는것이 아닌지...

개발 안하고 자연그대로 나두는것이 가장 자연스러운것인데...

아무든 이번에 실망안할려고 마음단단히 먹고 갑니다.




  • ?
    疊疊山中 2004.05.31 06:36
    분명 마음 단단히 먹고 가심이 좋을 듯 합니다. 지금과 20년 전을 비교한다면, 그때는 원시림 때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자동차와 사람 등살에
    최대한의 인내를 요구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산이 거기 있는 한 다녀 오심이 좋을 듯 합니다. 옛날을 그리워만 해 봅니다.
  • ?
    허허바다 2004.05.31 09:41
    그 당시 노고단에서 바로 세석까지! 그것도 겨울에! 우와! 대단하셨습니다! 선명하게 나 있는 길, 파헤쳐진 길, 험한 곳엔 나무 계단 철 계단, 위험한 곳엔 경고 표지기, 현대식 산장, 규칙적이고 깔끔한 표지대... 지금은 뭐 이런 것들로 그렇다고 해도 이어지는 능선과 그 위엄스런 자태, 그 찬란한 빛과 산내음은 변함없지요...
  • ?
    오 해 봉 2004.05.31 23:55
    그때 눈길에 고무신을 새끼줄로 동여메고 주능선을 걷던분은
    누구였을까요.
  • ?
    rla qhd 2007.03.23 10:36
    고무신 신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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