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2004.12.04 10:21

추억의 오버랩...(4)

조회 수 2772 댓글 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저도 아주 단편적인 조각들만 기억납니다.
1979년 4월? 아마...
화개에서부터 걸어걸어
화창한 햇살에 취해 중간중간 양지 바른 곳에 앉아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마시고또마시고 하다 보니
에고고 하루가 꼴까닥
술에 절어 어쩔 수 없이 어느 민가에서 신세지고
(지금 신흥삼거리? 모르겠음 - 새암산방 주변이 그리운 이유)
그 다음날 집주인께서 일러 주신 대로
오르고 올라 넓은 세석(명칭은 나중에 안 것임)에서
텐트 치고 또 술에 담배에 빠져
그렇게 별 보고(그 별빛 잊을 수 없음) 하룻밤 자고 일어 났더니
아이고 차갑디 차거운 얼음 같은 봄비...
짙은 가스...
다 젖은 털실 조끼...
너무 추워...
서둘러 내려선 길고 긴 하산길...
(아마 거림일 것 같음. 어떤 수염 텁수룩한 아저씨가 일러 준 곳)  
축축해진 천근만근인 청바지...
흙과 나무잎에 만신창이가 된 프로스펙스 운동화...
새파랗게 변해 버린 친구의 입술...
밀려오는 두려움...
나타난 암자(?)에 무조건 밀고 들어가
그러고 이틀...
(창호지 문 열고 바라본 운무 자욱한 비 내리는 산골풍경... 아!)
비 그친 새벽 부엌엔 타 들어가는 장작...
불어오는 봄바람...
털거덕거리는 경운기 뒷수레에서 바라본 파릇파릇 봄들녘...
그리그리 만났던 첩첩산중 지리...
에구구... 사진이라도 남겨 놓을 걸...
히! 도체 기억이 가물가물...  
  • ?
    진로 2004.12.04 10:41
    ㅎㅎㅎ
    얼마전 정말 오랜만에 구들장 따스함을 느껴 보았습니다.
    타는 장작도 보았습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오늘 왠지 김치전에 막걸리 한잔 생각나는군요.
    저는 아직까지 암자에서 자 본 경험이 없습니다.
    꼬~옥 한번 자보고 싶은데....^^
  • ?
    하회별신 2004.12.04 10:42
    어느 세대는 산아래 민가의 집주인이나 길가는 수염 덥수룩한 아저씨의 말만 믿고 처음 지리산을 올랐었는데...^^
    이제, 어느 세대는 그분들에게 물어 보고 답(질문과 답변)을 얻어 지리산을 오르는 세상이 되었네요 ㅎㅎㅎㅎㅎㅎ
    자, 이제 60년대 첫 지리산의 오버랩이 오를 순서입니다요.^^
  • ?
    허허바다 2004.12.04 11:42
    진로님~~ 그러지요 그 암자에 가
    맞은편 지리를 보며 하룻밤 지새어 봅시다 ^^*
    근데 장작 때는 암자가 아닐 것 같은데...
  • ?
    초록.... 2004.12.04 17:10
    그 수염 덥수룩한 아저씨는 아마 지리산 '신선'이
    되셨다죠!! ^^*
    몇장의 스냅사진이 남아있어서 저의 지리산 첫 산행은
    그나마 기억이 더 또렷하답니다.
  • ?
    허허바다 2004.12.04 19:37
    초록....님 신선이 되셨다는 그분이 아니고
    산 아랫 동네 사신다는 분이었습니다. ㅎㅎㅎ
  • ?
    섬호정 2004.12.04 22:21
    지리산 백무동 건너다 뵈는 암자에 진로님 고정 산객으로 등록해 놓으시고도 못가시는 군요...지금은 장작은 아니지만 뜨끈한 토굴, 툭 트인 창이 있어 차를 즐기고 대숲소리에 잠을 설치는 곳이면 더 좋으시죠...
    허허바다님은 유경험자이시라니...지리산 속 암자들 섭렵도 좋은 수행산행이 되실터...
  • ?
    아낙네s 2004.12.07 16:23
    가슴과 머리가 일치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을 사는 저에게
    추억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저 또한 지리산에서 찍은 사진 간직하지못하고 (분실했습니다 ㅜㅜ)
    이렇게 그때를 가물 가물 기억해내고 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가슴과 머리가 하나가 되지요 ^^*
  • ?
    sliper 2004.12.08 11:08
    왜들 이러시나요.....헉, 혹시 이것도 바이러스...
    "네팔, 티벳 트래킹"이 휩쓸고 지나더니,,
    "내려오지 말걸..."
    이젠.."추억의.." 인가...
    휴 다행이다..
    전 이미 백신을 맞은것 같습니다...이미 이게시판에 글을 올렸으니,,^^
  • ?
    신후 2004.12.08 15:28
    오브의 로맨티스트 허허바다님!
    한 편의 시로 지리의 옛기억을 풀어 놓으셨네요.
    지난일들 가운데엔 힘들어서 잊고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런 산행은 힘듦 여하를 떠나 지나고
    나면 아스라한 추억속에 아름답게 자리하는것
    같은데...
  • ?
    오 해 봉 2004.12.09 23:15
    추억속의 지리산 이군요,
    그때 우의라도 있었드라면 그렇게 떨지는 않했을걸 그랬네요.
  • ?
    해성 2004.12.10 00:56
    79.4월 산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거의 겨울의수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규제가 들되어지던 시절이라 느끼시는 추억도 더욱 아련하실것 같은데.. 아~ 저도 자꾸 기억 저편속에 들어있는 지리산 첫 추억이..
    으윽~~ㅎㅎ

  1. 지리산의 추억

    Date2001.09.15 By운영자 Reply4 Views9607 file
    read more
  2. 회남재 옛길

    Date2004.11.25 By쉴만한 물가 Reply5 Views2302 file
    Read More
  3. 향적봉 허의준 할아버지.

    Date2001.09.26 By김명희 Reply0 Views2924
    Read More
  4. 해야할 숙제같은.......

    Date2003.09.20 By운해 Reply2 Views1957
    Read More
  5. 한수내야~한수내야~(진로님 글에서)

    Date2004.06.26 By섬호정 Reply4 Views1823
    Read More
  6. 피아골 산장 할아버지 그때 초코파이 정말 감사했었습니다.

    Date2001.10.02 By이수진 Reply1 Views3321
    Read More
  7. 치밭목 산장에서 만났던 대구 영남대출신의 젊은 사나이.

    Date2001.09.15 By최규식 Reply0 Views3294
    Read More
  8. 추억의 오버랩...(5)

    Date2004.12.04 By不倒翁 Reply10 Views2780
    Read More
  9. 추억의 오버랩...(4)

    Date2004.12.04 By허허바다 Reply11 Views2772
    Read More
  10. 추억의 오버랩...(2)

    Date2004.12.03 By아낙네 Reply10 Views2879
    Read More
  11. 추억의 오버랩...

    Date2004.12.01 By편한세상 Reply14 Views2828
    Read More
  12. 추억의 오버랩(6)..

    Date2004.12.10 By해성 Reply10 Views3911
    Read More
  13. 추억의 오버랩 (진민)

    Date2004.06.09 By진민 Reply15 Views2224
    Read More
  14. 촉촉한 죽음의 공포

    Date2002.10.23 By이무형 Reply0 Views2764
    Read More
  15. 지리의 추억

    Date2011.08.01 By청솔지기 Reply0 Views2924
    Read More
  16. 지리연가(가을편지)

    Date2004.09.10 By♡.♧ Reply9 Views2560 file
    Read More
  17. 지리산을 사랑하시는님들 이런것도 올려도 되나요?

    Date2004.09.19 By하이디 Reply15 Views2654
    Read More
  18. 지리산엘 다시 가려 합니다^^

    Date2003.09.06 By김희득 Reply5 Views1848
    Read More
  19. 지리산에서 만난 인연.........2

    Date2003.09.26 By해연 Reply7 Views2482
    Read More
  20. 지리산에서 만난 인연......

    Date2003.09.22 By이정 Reply5 Views217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