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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삶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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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넷 사랑방의 [아름다운 동화] 2004.8.13

[제목]   밤소풍....
  
[준비물] 손전등, 돗자리 1장, 풋사과 2알, 미숫가루 1병, 인피레스, 물린디(모기약).

보통 9시에 잠드는 딸내미를 아빠가 멋있는 것 보여준다며 밤 11시쯤에
위에 열거한 준비물을 챙겨서 아파트를 빠져 나왔습니다.
주변에 목장이 많은 동네라 草地가 여러군데 있습니다.
엊그제 아파트 뒤쪽 멀지 않는 곳에 트랙터가 옥수수를 거둬 들이고
로타리 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후라시를 켜들고 그 초지를 찾아갔습니다.
부드러운 흙위에 돗자리를 펴고 그 위에 누워서 하늘을 봅니다.

'페르세우스 流星雨'

"현지야 아빠가 별똥별을 보여줄께!"
"그래."

모기 때문에 인피레스를 핑겨가며 멀거니 누워 있습니다.
어두운 곳으로 찾아들었지만 '광공해' 때문에 뿌연 하늘입니다.
가끔 멀리서 지나가는 자동차의 라이트도 방해가 됩니다.
한 십분쯤 흘렀습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데~ 현지도 꼭 소원 빌어봐."
"아빠 이리 가까이 귀 대봐, '부자 되라고 빌거다!' "
"워따 워따 그러소~ ^^*'

그때 북쪽하늘 동쪽에서 서쪽으로 꼬리를 길게 긋는 별똥하나 떨어집니다.

"우와~ 현지야 봤어??"
"...."
"아빠는 금방 별똥별 떨어지는 것 봤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보고 오랜만에
보는 것같다"
"그럼 아빠는 어렸을 때 소원 빌었어? 지금 이루어졌어?"

느닷없는 질문에 당황했으나 어둠이 표정을 숨겨 주었습니다.
어렸을 때 소원을 빌기나 하였나?
그땐 나의 꿈이 뭐였지?

"아빠 어렸을 때는 소원 비는 걸 몰라서 소원을 빌지 못했어"
"아빠! 근데 우리 사과 먹자"
" ^^*"

둘이 사이좋게 사과를 하나씩 나눠 먹습니다.
모기가 극성입니다.
그사이에 저는 짧게 그어지는 유성을 하나 더 보았습니다.
현지는 봤는지 어쨌는지 별 감흥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벌써 삼십분 이상이 흘렀습니다.
뿌연하늘에 구름까지 엷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아빠, 우리 또 묵을 것 있지?"
" ^^*"

미숫가루 마져 나눠 마시고 별바라기를 합니다.
별이라도 뚜렸이 보이는 날씨면 여기저기 별자리도 가르쳐 주련만....
오직 백조자리의 알파별 데네브, 독수리자리의 알파별 알타이르(견우성)와
거문고자리의 직녀별만이 뚜렷한 빛을 낼 뿐입니다.

참고로 이 세별(모두 1등성)을 이어보면 거의 직각삼각형의 도형이 만들어
지는데, '대삼각형'이라고 부르며 여름철의 밤하늘에서 다른 별자리를 찾기
위한 기준이 됩니다.
....고개를 뒤로 젖혀 보았을 때
천구중앙에서 가장 밝은 별 세개가 눈에 띱니다. 그거^^....

"아빠, 인자 잠이 쏟아질라고 그래, 집에가자"
"별똥별 봤어?"
"응, 아까침에 한나 떨어진 것 봤어"
"정말? 그래 그럼 가자."

주섬주섬 준비물들 챙기고 돗자리 털어서 일어섭니다.
후라시로 어둠을 밀어내며 집에 들어갑니다.
'좋은 것' 보여준다 큰소리 쳤는데
40분 동안 누워서 뭘 보기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도옹-(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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