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쉬엄쉬엄 종주하겠다는 제 계획은 어디가고..
널널하고도 힘든 산행이었답니다..
14일 밤 영등포역 출발..
15일 아침 노고단에 도착했더니..
비는 주룩주룩 오구 입산통제더군요.. 흑~~
거기까지 갔는데 쉽게 발길돌리기 어렵잖아요...
노고단대피소에서 하루내내 딩굴거리다 1박 했답니다..
(아침운해 보겠다는 계획은 달성^^)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8.15특집프로 촬영하는거 구경도 하고..
진짜 노고단 정상도 다녀오고..(야생화가 아주 이뻤습니다.)
대피소서 책보면서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다음날 아침 다행히 통제가 풀려서..
태극종주 하신다는 분을 따라 나섰답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동부능선 타겠나 싶어서 욕심이 났죠..
아침 6시에 출발..
장터목까지 꼬박 12시간을 산행했답니다..
오후부터는 계속 비를 맞고 걸었구요..
막바지 촛대봉 오를때는 어찌나 힘이 들던지..
가도가도 촛대봉은 안나오고..
촛대봉이 어디로 이사간줄 알았다니까요..^^

혹시나 하고 새벽에 천왕봉에 올랐는데..
우와~~
전날 힘든거 다 보상받았답니다..
여름엔 보기 힘들다는 정말 멋진 일출이었죠..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해가 어찌나 장엄하고 아름답던지..
눈물이 다 날정도였답니다..
(지리산 일출은 초겨울이 제일 좋다네요..)

신발도 젖었고.. 다리도 많이 아프고..
아쉽지만 동부능선은 포기했답니다..
장터목서 거~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오랫만에 나는 햇볕에 매트리스 깔고 낮잠도 자다가
백무동으로 하산했습니다..

이번에 태극종주 하시는분을 여러분 만났는데..
저도 꼭 해보고 싶더군요..
그럴려면 체력도 좀 길러야 될거 같구요..
그리고..
하루에 장터목까지 가는건 제겐 약간 무리였던거 같아요..
별 탈없이 도착하긴 했지만..
정말 힘들었거든요..
체력에 자신이 없다거나..
자신이 있다하더라도 처음 산행하시는 분들은
절.대. 산에서는 너무 욕심내지 마세요..

비가와서 조망도 안좋았고.. 힘은 들었지만..
덕분에(?) 산행길도 한산했고..
대피소도 한산해서 편히잤고..
멋진 일출도 봤고..
이만하면 휴가 잘 보낸거네요...
아직까지 종아리는 아프지만요..^^

언제나 안.전.산.행.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