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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22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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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랄레 팔랄레..1일차

일단..떠나는 우리 세사람은 지리산 종주가 휴가나 MT처럼 즐거운 여행으로만 여겼었나 보다...

김수훈님과 영등포역에서 접선을 하고 기다리는 중..혼자 가시는 소청님을 만나뵙고..셋이서 수군덕 거리는 소리~ "오호~멋있다!!!!"

기차에서 조용히 자라는 김수훈님의 말을 뒤로한채..

주무시는 틈을 타 살금살금. 친구와 엄마곁에 가서.맥주를 들이켰고..꺼억~~

뒤척뒤척...잠이 안오누나...

구례구에 내리자 마자 김수훈님과 소청님의 발걸음이 빨라지신다.

헉...이게 무슨 변고인고...

역앞에서 내가 여기에 왔다라는 기념촬영도 하고...모 이래야 되는거 아닌가!..

일단 놓칠세라 따라간다..또 버스를 갈아탄다..정신없다..

다시 내리란다..다른 차를 탄다...가방놓고 아침식사를 하자신다.

재첩국을 시켰는데 넘어가지도 않는다..두근두근..

소청님은 다른길을 가신다한다..잘 가셨는지...

엄마는 싸놓은 마늘짱아지가 흘러나와 버스안을 젹셨고, 그 냄새 맡으며 올라가는 버스에서 차멀미 한번도 안해본 속이 울렁거린다.

성삼재에 내려섰는데..비가 온다..깜깜하다.

아..이때부터..정신이 아찔해진다...긴장하기 시작한다...

헤드렌턴과 우비 착용하고 집합하라시는데..맘따로 몸따로..우왕좌왕 겨우 집합하고 깜깜한 길을 불을 밝힌채 걸어가기 시작

셋이서 수군덕 거리는 소리~ "엉? 이게 모냐? "

몇걸음 걷지도 안했는데 배낭의 무게때문인지 숨을 헐떡거린다..헥헥헥...

노고단 대피소 도착...셋은 눈이 떵그래진다...

맹이와 친구는 입고있던 군복바지를 등산바지로..엄마는 마늘짱아지 수습에 나섰다...

여기서 잠깐...잠깐 나왔던 배낭의 무게를 점검해보자..

마냥 신나는 여행으로 여겼던 셋의 배낭은...

1. 맹이:

황도(어느 산행기에 나왔있던 황도의 맛때문에..)

매취순(엄마집에서 훔쳐왔다..)

알루니늄 물통(이런걸 갖고 가야 뽀대가 난다는 지인의 말)

쌀 두 봉다리 (한봉다리 갖고 저녁과 아침을 먹을수 있는 분량)

2. 친구:

사과4개, 복숭아4개 (실로 엄청난 무게다!)

쌀 한 봉다리 (4명의 점심, 6명의아침. 또 4명식사 분량)

김치(3포기를 준비함)

3. 엄마:

쌀(맹이 쌀분량을 보고 누구코에 붙이냐고!)

오이6개, 고추대략40개 (산에서 이런걸 먹어줘야 한다고)

마늘짱아지(유리병에 수북히 가득히)

황도(맹이가 하나 챙겨줬다)

김치(여기도 3포기 이상)

쌈장과 젓갈(듬뿍과 가득)

떡과 찐밤(배불리 먹을수 있는 양)

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ㅡ,.ㅡ;;;

움하하...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셋은 더 못챙겨와서 안타까워 했다는 전설이 아직도 전해지는 바..

김수훈님은 이걸 나중에 아시고..정말 황당해 하심..



일단...출발...

오솔길 같은 길을 걸어간다...비속인지..안개속인지...모르는 길을 가슴 두근거리며..걷다보니...임걸령에서 식수를 채우라 한다..

이제부터 힘들어질꺼라는...켁~~지금도 숨넘어가게 생겼는데..

도대체 어떤길이 기다리고 있길래...

역시...죽을고비를 넘기는 듯한 기분이다...이게 무슨 등산로란 말인가...순전 바위뿐이더만 이걸 길이라뉘....으흑...노루목에서 셋은 퍼졌다..

평지만 나오면 쉬어가야한다고 세사람은 떼를 쓴다..

그리고 ..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위해.. 서로의 배낭속에서 먹을걸 황급히 내 던지면서...황도와 사과와 복숭아를 없앤다...

체력과 날씨로...반야봉은 생략하자신다..오호 쾌재라...

삼도봉...경남,전남,전북의 갈림길...귀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앞을 보니..550계단이...계단 이까지껏...했다가...기절상태 돌입.

한30개까지는 그럭저럭...내려가도 내려가도 계단이요..계단이라.

미칠지경이다..다리가 후들후들 떨고있길래..떨지말라고 혼내도 봤지만 소용없다...

화개재에서 셋은 화를낸다.."여기 도대체 누가 오자구 그런겨?"

비가 또 쏟아진다..조금만 가면 점심을 먹을수 있단다...

아싸...뱀사골대피소...또 계단이다...으엉~~~그래도 먹어야겠기에 내려간다....

라면..욕심을 내본다...라면1개 추가요...헉..욕심은 금물..

버릴수 없단다...음식물 찌꺼기는 용납이 안된단다. 등산바지가 스판 재질이라 천만 다행...

어디 누울자리라도 있음 좋을련만...없다...

비가 그치는 것 같다...다시 산행시작...

엄마뒤에서 걷고있으면...흘러내린 마늘짱아찌 냄새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안그래도 정신없는데..

거기다 배속을 꽉채운 라면으로 인해 트름까지 하면..아..싱그러운 자연의 냄새는 어디 간데 없다..

이 지리산은 오르막밖에 없는것인가?...내림길도 있었지만 기억에는 없다...온통 오르막뿐이고...바위뿐이다...

연하천대피소...예전에는 맥주를 팔았단다...지금도 팔면 좋았을것을...션한 맥주를 들이키고 가면 얼마나 좋을꼬...

엄마가 주섬주섬 간직해온 오이를 꺼낸다..크다..맛있다..

나머지 오이와 고추들을 김수훈님 배낭으로 이사 시키고..엄마는 미소를 머금고, 그리고 잽싸게 도망간다.

김수훈님 " 끙~~ " 하는 힘겨운 소리가 들리지만 애써 외면..

형제봉을 지날때쯤 안개가 자욱하다...형제봉 바위밑에 걸터앉자

친구의 강제배급이 시작된다..사과..복숭아...옆에 쉬고계신분들께도 과일은 강제지급이 되고..조금 무게를 줄인 친구는 좋아라 한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꺼 같은 길 어디선가..벽소령 대피소에서 흘러나온 스피커 소리가 들린다..눈물이 핑돈다...

그러나 그건 성능좋은 스피커였나보다...힘차게 내 딛어보지만..보이질 않고..이제 다리는 제 맘대로 아무곳이나 툭툭 떨어진다..

엄마는 속이 울렁거리고..친구는 머리가 아프고..맹이는 에라..모르겠다..

휙~~대피소가 보인다...드뎌..온거구나..

비로 인해..사람들이 북적거리고..취사장 귀퉁이 한곳에 자리를 잡는동안 숙소자리배정을 받았고..김수훈님은 대기하시다 그냥 비박을 선택하시고...식사준비를 시작..

셋을 위해 김수훈님은 귀한 삼겹살을 내 놓으신다..소주와 매취순이 함께 있었건만..

아줌마 셋은...눈앞에.고소한향을 풍기며 지글거리는 삼겹살이 유혹을 하고있는데도 불구하고 몇번 젓가락질로 삼겹살을 외면해버린다.

김수훈님의 말씀..이제껏 초보들 중에 이런 초보는 처음이요, 설마했는데 정말 이럴지는 몰랐소...오호..나의 실수요..

그 말씀에 애써 부인을 해보았지만..소용이 없다..뻔히 보이는 체력과 싸오지 말라는 품목까지 챙겨온 아줌마 셋은..내려가는 길이 어디냐고 여쭌다..되뇌인다..음정.음정.

숙소에 들어와 맨소래담을 꺼내들고..땡땡해진 다리와 피멍든 어깨에 바르면서..

셋이서 수군덕 거리는 소리~ " 내일 날이 밝는데로 선생님 모르게도망가자 "
  • ?
    아낙네 2005.10.05 12:57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던 어머니의 마늘짱아찌 ..
    화개재계단에서 한마음이 되어 나온 볼멘소리 ..
    마지막에 ...도망가자~ 너무 웃었나 봅니다.
    네~ 지나고 나면 가슴 저리게 만드는 그 시간 속으로
    계속 따라 가보겠습니다~~ ^^*
  • ?
    진로 2005.10.05 14:16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ㅎㅎㅎ
    날씨라도 좋아 조망이라도 할수 있었으면 어지러운 냄새도
    향수처럼 느껴졌을텐데 말입니다...^^
    김수훈님 포터로 가시냐고 여쭈어 봤더니 절대 아니라고 그러셨는데
    결국엔 ....ㅋㅋㅋ
    저 같으면 음정으로 탈출합니다....^^
  • ?
    2005.10.05 15:22
    난 탈출 안합니다.
    죽어도 가다가 죽을랍니다.
    다음편 기대기대........
  • ?
    오 해 봉 2005.10.05 15:43
    모처럼 재미있는 산행기를 읽고 있습니다,
    맹여사님팀이 짊어지고가는 그정도의 쌀 반찬 과일이면
    3박4일 태극종주 어천에서 인월까지도 가겠네요,
    양념없이 솔직하고 재미있게쓰는글 작가 수준이오니
    절대로 음정으로 내려가지말고 천왕봉까지 가봅시다,
    씨리즈는 즉시 연결되어야 대우를 받는답니다.
  • ?
    부도옹 2005.10.05 18:34
    어? 김수훈님이 화엄사 계곡으로 안오르셨나봐요??
    그러니 더 힘이 들었죠. ^^*
    근데 '칠랄레 팔랄레'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나요?
  • ?
    타타타 2005.10.05 20:19
    김치 6포기 다 어찌하고... 마지막날 제 김치까지..
    재미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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