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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에서 고기리 매표소까지)

ㅇ산행일자:2003년 05월 01일
ㅇ산있는곳:전북 운봉,주천
ㅇ산행코스:바래봉 주차장(운봉목장)-바래봉(1,165m)-팔랑치-1,122,8봉- 부운치-세동치-세걸산(1,220m)-큰 고리봉(1,304,5m)-정령치-큰 고리봉-고기리 매표소
ㅇ산행시간:Am07:30시 ~ Pm15:00시

철쭉제가 열리고 있는 바래봉 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다.차량도 많고 주차장 위에는 이런저런 간이식당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손님 맞을 채비에 여념이 없다.잔치에 먹거리가 빠진다면 그 또한 진정한 잔치는 아닐 터이다.

국립축산기술연구소의 푸른 초원을 왼편에다 두고 길은 시멘트 포장으로 완만하게 오르막으로 시작되는데 철조망을 따라 심어져 있는 빛깔 진한 철쭉이 화려하게 만개하여 산행객을 맞는다.
오른편 소나무 숲 아래 계곡에는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맑게 해준다.운지사 갈림길에서 왼편의 넓은 임도가 바래봉으로 오르는 길이나이를 버리고 직진하여 산 사면을 헤집고 길을 잇는다.만개한 철쭉이 눈을 부시게 만들고 짙은 향기는 머리가 어지로울 정도로 강하다.
큰 키의 철쭉은 몸을 삼켜 버리고 꽃속의 터널길은 오름의 재미를 몇배로 높여주니 오랜만의 이곳 산행은 초반부터 즐거움이 넘친다.

철쭉 터널을 지나면 길은 제법 경사가 가팔라지고 소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오르막 길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지며 땀도 흐르게 한다. 길지 않은 길이나 만발한 철쭉의 아름다움에 게으름을 피운 탓에 임도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르니 1시간이 지난 08시 30분이다.
시원스레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좌측의 능선으로 올라서니 바래봉 0,8Km 지점이다. 철쭉은 간혹 어쩌다 한송이 씩 피고 있을 뿐이니 꽃구경을 위한 거라면 이 달 중순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임도를 따르다 오른쪽 산길로 들어 사면을 지나 바래봉 정상을 오르는 능선으로 잇는다.
높게 솟아 오른 능선이라 시원함이 대단하고 좌측으로 이어내리는 사면의 초원은 비단처럼 펼쳐져 아름다운 광경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마치 스님들의 바리때(밥그릇)를 엎어놓은 듯 하다 해서 붙여진 바래봉의 정상에 서니 09시 10분이다.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쾌청하고 계곡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은 너무나 시원하며 부드럽게 펼쳐지는 초원은 꿈결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정상에서 좌측으로 잇는 능선을 따라 내려서니 바래봉샘터다.바래봉 감시사 건물옆의 샘에서는 철파이프를 타고 시원한 물이 콸콜 쏟아지며 오가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샘터 아래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동의나물이 노랑색 꽃을 피워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푸른 초원의 노란빛깔 꽃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정말 환상적이다.

사면을 따라 발길을 옮기니 표지판이 있는 삼거리의 갈림길인데 여기서 정령치는 9,4Km의 거리다. 널찍한 임도를 따라 내림길을 잠깐 지나면서 길가의 전망대에 올라 천왕봉에서 영신봉을 거쳐 반야봉,노고단 그리고 만복대 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지리의 주능선을 조망한다.

10시.
걸음을 계속하여 바래봉의 철쭉군락지인 팔랑치에 도착하나 철쭉은 꽃을 피울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이곳 역시 중순은 되어야 그화려한 꽃송이들을 볼 수있을 것 같다.철쭉숲 사이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지나 차라리 산책로라 불러 마땅할 편안한 길을 계속한다.

하늘거리며 춤추듯 이어지는 초원의 능선을 따라 걸음을 이어 "산불방지통제등산로" 안내판 앞에 서니 정령치는 7,9Km의 거리이고 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올라서는 곳이 바로 1,122,8봉이다.
철쭉이 만개하는 때이면 바래봉 아래에서 부터 이 봉우리까지 약3Km 남짓한 푸른 초원위에 군락을 이루며 철쭉은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이곳에서도 지리산의 주봉을 비롯한 주능선의 여러 봉우리들이 온통 눈에 들어오니 발걸음을 멈추고 조망의 참맛에 흠뻑 취해 볼일이다.

급하게 내려서는 길은 헬기장을 지나고 정령치 6,4Km. 바래봉 3,2Km의 표지판이 서 있는 해발 1,115m 부운치를 지난다.앞을 막고 서 있는 봉우리를 오르니 숨은 거칠어 지고 다시 내려서며 길을 잇는다.
벌써 11시다.
한동안 숲에 가려 있던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면서 지리의 옹골찬 능선이 계속 눈에 들고 오른쪽 아래 운봉평야는 물에 젖어 반짝거린다.
벌써 모내기가 한창인 운봉평야도 이제 몇 달만 지나면 또다시 황금물결이 넘실거리면서 또 다른 계절로 바뀌어 갈 것이다.다시 한번 천왕봉을 올려다 보니 수십가닥으로 뻗어내리는 지능선은 짙푸른 빛깔로 변하여 녹음에 들어있다.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서니 표지판은 정령치가 5,3Km의 거리임을 알린다.

다시 길을 계속 한다.몇개의 봉우리를 넘으며 능선을 이어 세동치를 지난다.삼거리로 진행방향인 정령치(4,3Km)는 직진해야 하고 지나온 바래봉은5,3Km 뒤로 멀어진 곳이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청소년수련원(2,1Km)으로 향한다.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는 헬기장에서 경사길을 500m올라서면 세걸산이다.

바위가 널려있는 세걸산 정상에서는 꼭 정상 끄트머리의 바위에 앉아 볼일이다.이 바위위에 앉아 올려다 보는 천왕봉과 반야봉 등 이어지는 봉우리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며 눈길을 아래로 내려 펼쳐져 내리는 지능선을 바라 보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것 같다는 생각에 빠진다.
지능선의 줄기를 살짝 돌아 이어지는 횡단도로는 흰빛으로 확연하고 남쪽으로는 억새밭 만복대도 뿌연 억새밭을 눈에 던져준다.

다시 세걸산을 내려서며 큰고리봉을 향하여 이어지는 능선을 따른다.
사실 바래봉에서 큰고리봉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은 주 능선은 아니다.흔히 일컫는 지리의 주능선인 백두대간(白頭大幹)은 큰고리봉 정상에서 왼쪽의 운봉들판으로 급격히 고도를 낮추며 이어진다. 이어 남원 주천면의 고촌마을과 가재마을을 지나 여원치 고개를 넘어 덕유산을 지난다. 그러므로 이 능선은 지리산의 한 줄기에 불과한 것이다.그럼에도 해발 1,000m이상을 유지하며 이어지는 까닭에 고산의 장쾌한 산맛에 흠뻑 취할 수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걸산에서 큰고리봉까지는 약 3km에 이르는 거리로 지리산의 서북능선으로 불리는 이 코스 중에서는 비교적 벅찬 구간이다.잡목도 많이 우거져 조망도 명쾌하지 않을 뿐더러 오르내리는 능선도 많고 그 경사도 심하여 힘도 들고 거리에 비하여 시간도 많이 걸리는 구간이다.
길을 계속하니 119구조 "지북 19-08"지점을 지나고조릿대 숲을 지나기도 하면서 정령치 2,8Km(바래봉 6,8Km)의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을 지난다.

소나무 숲을 지나고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을 이어 오르니 큰고리봉이다.
시간은 13시 40분, 산행 시작한지 여섯시간이 걸려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정령치는 지척(0,8Km)이고지나온 바래봉은 아득하다.정상 표지판이 서 있고 삼각점도 확인한다.곁에서 내려다 보이는 반야봉은 우람하다.정령치도눈에 들고 드넓게 펼쳐진 운봉뜰도 시원하다.

정령치를 향해 큰고리봉에서 길을 내린다.여기저기 펼쳐진 바위에 올라서며 정령치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기도 하고 호기도 부려본다.
이곳에도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이 철쭉들이 만개 할 때 쯤이면 바래봉의 철쭉도 화사할 것이니 이곳의 꽃핌으로 바래봉을 짐작하는 것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행글라이더 이륙장을 지나고 수많은 인파에 휩싸인 정령치에 내려선다.
벤취에 앉아 잠시 다리쉼을 하고 다시 큰고리봉을 향해 내려왔던 길을 올라선다.큰고리봉에서 고기리매표소로 내려설 속셈이다.내려왔던 길을 다시 오르니 허벅지가 뻣뻣하다.
큰고리봉에 다시 서서 왼쪽의 급경사 내리막으로 들어 발길에 채찍을 가해 고기리매표소에 내려서니 15시다.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오르는 복사열이 후끈거린다.다시 운봉을 향해 아스팔트 깔린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걸었을까.경찰차량이 세우며 타라 한다. 그저 고마울 수밖에...
이 차는 내차가 서 있는 바래봉주차장이 목적지라며 그곳까지 태워다 주니 이건 순전히 행운이다.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몰려 있고 유행가가 귀를 후벼대는 주차장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포만감에 젖어 차를 몰아 바래봉주차장을 내려서므로 바래봉에서 큰고리봉을 잇는, 춤추며 이어지는 능선위에 나의 발자국을 남겨둔 산행은 그 끝을 다했다. (끝)
  • ?
    조약돌 2003.05.02 17:05
    멋진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글쓴 분이 어떤 분이신지 매우 궁금해지네요.
  • ?
    운영자 2003.05.03 22:03
    샘터아랫 사면으로 이어지는 동의나물 군락이 아직 건재하군요. 초록배경의 노오란 별빛같던 꽃망울의 초롱초롱함을 잊지 못하겠더니만. . 대리만족으로라도 느낄수 있어 다행입니다.
  • ?
    수류화개 2003.05.06 23:02
    5/17 바래봉에 갈 예정인데 산행길잡이가 되어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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