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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3.03.19 22:23

20년전 천왕봉 등정기

조회 수 164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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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어느 늦은봄 동양화 (지금은)한국화 중견작가 이신 옥정 선생 내외와 우리 내외가 지리산 계곡에서 몣일 쉬어 올 생각으로 버스를타고 아침 일찍 부산에서 3~4박5일 정도의 짐을 꾸려서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하였다
중산리 지금은 매표소 앞 주차장 이지만 그땐 자동차가 귀할때라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쉬고 있는데 부산의 모대학 교수 세분이 여기 까지오셔서 천왕봉에 못가보셔서야 되겠습니까? 하고 절경에 대해 장광설을 펼치시는데 우리는 장비도 변변하지 못했지만 따라 나섰다  중산리 에서 -칼바위 -로타리산장 -1박-법계사 -개선문 -천왕샘 -천왕봉 처음 오르는 길이라 힘은 들었지만 교수님 들의 상세한 설명과 가이드도 좋았지만 지리산에 푸-욱 도취되어버린 우리는  피로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밤새 텐트에서 다람쥐 소리에 괜스레 무서워 한숨도 자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피곤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길이  계단식 으로 잘 정비되어 있지만 그땐 등산로가  지금보다 정비 되어 있지않아 정말 힘들었지만 지리산의 웅장하고 겸허함에 나자신이 머리숙여졌다  온몸에 땀을 뒤집어 쓰고 천왕봉에 오르니 대학생들의 운동가가 들려오니 교수들은 쉬~쉬~하며 멀리피하는 눈치다 아마 지금 생각컨대 부산시내에서 그런 노래를 불렀다면 당장 붙들려 갔을 시절 이였다 그산꼭 대기 에서도 학생 멫명은 망 을 보고 있는 눈치였으니까 말이다 참 아득한 세월이다

그리고 천왕봉에서 소주를 쥐~약! 쥐~약!하며 소주잔 한잔에 반병값도 더되게 파는 모습도 물론 쥐포 한조각도 안주로 주지만 진귀한 푸경 이였다 경치가 너무 좋아 정상에서 그땐 취사를 할수 있어서 천천히 밥을 지어먹고나니 그화창했던 날씨가 저아래에서 뭉게구름이 순식간에 피어올라 산허리를 저멀리 노고단 과 반야봉 촛대봉 제석봉등의 정상만 남겨두고 허리를 휘감는데 구름위에 뛰어 내려도 내몸이 둥~둥 떠있을겄같은 운해의 비경은 지금 생각하여도 마음이 저려온다 ,
바위의 침묵과 벼랑위의 소나무의 자태 가녀린 풀잎의 미소가 담긴 이름모를 꽃 고사목 처음 대하는 지리산이 주는 무언의 대화와 계시는 나의 사부님 이기에 너무 과분하여 머리를 조아렸고 나 자신의 오만함과 도도함의 베일을 벗기기에 충분했다 ,

그후로 나는 지리산을 수없이 오르고 또 올랐다
다섰보다는
셋이 좋았고
셌보다는 둘
둘보다는 혼자가 좋아
혼자서 바위의 침묵을 들으며
나무들의 솎삭임을 배우고
흐르는 물의 유연함과 돌아갈줄 알고 쉬어갈줄 알며 역류할줄 모르는
인생의 겸허함을 배웠건만
그땐 그래도 순리를 따라 살려고 애 썻건만
지금은  바쁘다는 핑게로 지리산을 찾은지 오래다,

그래서 일까?
하잘것없는 이몸이 괜히 대우 받고 싶어하고  잘난체 하고 싶어진다
하루속히 사부님 에게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 ?
    오 해 봉 2003.03.20 13:24
    천왕봉 꼭대기에서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하던 독립군처럼 민주화를 열망하며 목터져라 운동가를 불렀던 이들도 이제는 젊은 중년에 접어 들었겠습니다. 인생의 겸허함을 배우신다는 가슴찡한 등정기 잘읽었습니다.
  • ?
    아영호 2003.03.23 14:45
    참 그렇군요!? 그때 운동가를 부르던 학생도 이젠 40대 중반이 되어 있겠습니다 혹시 그때 계신분 >>>?
  • ?
    오 해 봉 2003.03.24 22:50
    하 하 아닙니다.저는47년생입니다.기억을 더듬어서 좋은글 자주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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