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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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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개월만에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지난겨울 백무동에서 쌍계사까지 1박2일 코스로 종주 후 부족한 시간과 산행을
계획했던 주말마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이번에 겨우 지리산산행을 다시 했습니다
원래 지난 8일 그러니까 일주일 전에도 계획을 짜놓고 차표 예매까지 해놨었는데
비가 왔지요...덕분에 건조기간으로 인한 입산금지가 하루 늦추어지긴 했지만....
산행시간이 평균치보다 짧은 것은 제가 평소에도 운동을 하는 등 많이 움직이고
제 몸에 맞게 산에서 걷는 속력 조절을 하며 단독산행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배낭무게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몇가지(방한복과 판쵸, 여분의 옷과 양말, 쌀과
즉석찌개 등 주식, 버너와 들고다니는 맥라이트 랜턴 2개, MP3겸용 라디오,
스틱 등)만 챙겼습니다 간식거리는 영양갱 5개로 최소화했습니다
도착,출발시간은 정확하게 체크한 게 아니기때문에 약 5분정도 차이가 있기도합니다

사진은 중산리에서 찍은 것과 뱀사골에서 촬영한 것 한 장씩(단풍든 곳이 중산리입니다)

11월 15일 진주 도착...................................10:10
          진주터미널에서 중산리행 버스 출발....11:00
          중산리 도착....................................12:10  
          중산리매표소 입산신고.....................12:35
          천왕봉 도착....................................16:05
          장터목대피소 도착...........................16:50
          세석대피소 도착..............................18:10
11월 16일 세석대피소 출발..........................04:30
          벽소령대피소 도착...........................06:35
          연하천대피소 도착...........................08:05
          연하천에서 점심? 먹고 출발..............08:30
          뱀사골 대피소 도착.........................10:10
          뱀사골 매표소 도착.........................12:50
          뱀사골에서 버스 타고 남원으로 출발..13:25          
  
올해 지리산 산행을 여러 번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새해(신정)에 지리산에 폭설이 내려 천왕봉과 장터목 대피소에 눈도장만 찍고 하산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니 1년 내내 평년치를 웃도는 궂은 날씨 때문에 계획된 산행을 실행할
수 없었다 설날 연휴에도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출발시간을 하루 늦추었었다
2받3일정도 충분한 시간여유가 있다면 느긋하게 종주를 할 수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이 1박 2일동안 코스를 끊어서 산행계획을 짜야했다
뱀사골에서 중산리 또는 역방향으로 종주을 하고 싶은데..고민하다가 일단 진주나
남원에 11시 전에 도착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진주에서 출발 남원에서 상행선
열차를 타기로 했다 진주에서 서울이나 인천으로 올라와도 되지만 주말에 고속도로
밀리는 것을 생각한다면 올라오는 시간과 늦은 시간 택시비가 만만치 않다
교통편을 검색하니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인천터미널에서 진주방향 첫 차가 07시 정각이다
진주에 정시에 도착한다해도 11시다 그러면 중산리행 11시 버스는 놓치고 12시 버스를
탄다면 중산리 도착이 13시 이후....그러면 세석 대피소 도착은 19시 후가 된다
당일 세석대피소에 도착하지 못하면 다음날 뱀사골까지 가는 것은 무리이다
머리를 굴리다가 CARD사(한글은 필터링에 걸려 글 등록이 안되는군요)-항공사
제휴CARD로 쌓인 할공마일리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김포에서 9시 출발이면 진주에 10시 도착...11시에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면 중산리에
12시경에 도착,,날씨만 속썩이지 않는다면 세석까지 18시 30분까지 도착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중산리정류장에 하차,,, 부슬비가 내린다..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렸다
분명 일기예보에서는 오후부터 날씨가 좋아질거라고 했는데
'에휴 이거 또 날새는 거 아닌 지 모르겠네' 한숨을 쉬다가 무조건 출발하기로 했다
판쵸를 꺼내서 배낭에 씌우는데 하얀 가루가 우수수 떨어진다
'어! 밀가루, 웬 밀가루?'
판쵸를 뒤집어 보니 구입한지 10년이 지났기때문일까 안의 코팅이 벗겨져 떨어지고
있었다 근래 몇년간 산행할 때 배낭에 넣고 다녔지만 전혀 사용하지는 않았었다
판쵸뿐 아니라 읜드쟈켓 등 동계용 등산의류가 낡아서 새로 구입해야한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다...중산리 매표소까지 가는 동안 비는 그쳤다
매표소에 도착해 입산신고를 하고 출발...생각해 보니 중산리엔 거의 6~7년만이다
올해 단풍이 유난히 고왔다고 하던데...여기저기 아직 단풍의 흔적들은 남아있었다
올라가다가 식수장에서 늦은 점식 먹고 출발
2끼 분량의 밥, 2끼 분량의 쌀과 즉석찌게 4개를 가져갔기때문에 식사시간으로 인해
지체되지는 않았다...식사시간 약 20분정도

법계사를 지나니 바람이 세다..운무와 거센 바람때문에 전망도 좋지 않다
혼자 등산을 하다보면 여러명이 몰려다닐때엔 느낄 수 없는 새소리, 잔잔한 바람소리, 짙은
숲내음을 맡을 수 있다 늦은 가을 인적없는, 등산로의 흔적초차 희미하던 예전의 칠선계
곡으로 하산할때엔 낙옆이 발에 밟혀 부서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엔 무조건 걸어서 정시에 도착하는 게 우선이다

천왕봉에 오르니 16시가 넘었다 바람이 거세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 정도이다
계곡아래에서 운무가 거센 바람에 밀려 올라오는데 주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장터목으로 하산하는 길엔 며칠 전에 내린 눈의 흔적들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중간에서 벽소령까지 갈 계획이라던 등산객 2명을 만나 필름사진 찍어주고 내 디카로
두 번 더 촬영해서 멜로 보내주기로 약속했다..요즘 여행이나 산행을 하다보면 첨단
디지털기기의 전시장같다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PDA, GPS, 노트북 무선통신 등등
장터목을 지나 세석으로 가다보니 날이 어두어졌다 체력안배를 잘 했기때문에
지치지는 않았지만 하루 전에 삐끗한 허리가 걱정이다 스틱과 목장갑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정말 고생할 뻔했다 달빛 덕분에 희미하게 등산로가 보였다

세석에 도착하니 사람이 없다 대피소의 절반 이상은 빈 것 같았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7시 지나서 담요를 빌려 자리에 누웠다
지난 겨울엔 사람들이 많아 그 열기만으로도 대피소 안이 후덥지근하던데 약간 추웠다
자리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있는데 옆의 옆에 누운 아저씨 코고는 소리가 대단하다
코고는 소리의 진동이 바닥을 통해 옆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드러렁 드러렁 코고는 소리가 바닥을 통해울린다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다행스럽게 조금 지나
그친 듯했다 다음날 새벽 2시정도 지나니 주위에서 웅성거린다..잠도 오지 않는다
조금 춥기도 하고...집에 두고온 침낭 생각이 간절하다..몸을 맘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허리 통증도 심하다..3시 30분까지 라디로을 들으며 뒤척이다 일어나 취사장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백무동으로 하산하기로 결심했다 4시 10경에 한신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갈등이 생긴다 걷다보니 허리도 괜찮은 듯하고 스틱을 잘 활용한다면 뱀사골로 하산하는
데엔 문제가 되지 않을 듯했다 더구나 한신계곡으로 4시 30분에 하산을 시작하면
백무동에 약 7시 30분에 도착하는데 나가는 첫 차를 또 기다려야한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랜턴 들고 쉬기도 마땅치 않다 일단 벽소령까지 가서 사정의 여의치 않다면 계획을 수정,
하산하기로 했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민하다가 4시 30분 벽소령을 향해
출발...기온은 영하로 떨어진 듯하다...쏟아져 내릴듯한 별들은 아니지만, 보름달처럼
휘영청 밝은 달은 아니지만 등산길을 희미하게 비쳐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달은 정말 친숙한 존재인 듯하다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향가나 현대시에서
달은 인간이 사는 세계과 부처님이 계신 곳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고려인의
속요(백제노래)에서 달에는 남편에 대한 아내의 염려와 소망이 담기기도 했으니...과거의 우리 문학
작품에서 달밤에 귀신나온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서양에선 보름달이 뜨는 밤에 사람이 늑대로 변하기도 한다던데..
아마 자연에 대한 인식, 문화의 차이인 듯

벽소령을 향해 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장터목 대피소의 불빛이 선명하게 보인다
한밤에 보는 대피소의 불빛이  정겹웠다
벽소령에 도착하니 6시35분정도..세석을 향하는 남녀 2인 1팀을 만났다
벽소령대피소를 지나쳐 바로 연하천으로 출발...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구름 속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천왕봉에 올라 해를 기다린 사람들 힘들게 산행한 보람을 느꼇을 듯  

연하천에 다다르니 정말 춥다 목장갑을 낀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이다
샘터엔 얼음이 얼어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간식인 영양갱은 다 먹었고 뱀사골대피소에
가서 식사할 곳도 마땅치 않을 것같아서 남은 밥과 찌개를 먹고 배낭을 비웠다
뱀사골대피소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저 곳이 광양만인가?
대충 남해바다라는 것은 알겠지만..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뱀사골대피소엔 사람이 없다
샘터엔 얼음이 얼어있어서 아차 하면 넘어질 수도 있다
17일부터 산행금지가 되지만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엇다 피아골로 넘어가는 사람들
올랐다가 왔던 길로 하산할 사람들.....뱀사골계곡에 단풍은커녕 낙옆도 별로 없었다
차가운 북서계절풍의 영향때문인지 능선기준 북서쪽 계곡의 단풍은 중산리에 비하면 전멸 상태이다
만추의 지리산이라기보다 을씨년쓰러운 초겨울 지리산이 어울릴 듯하다
뱀사골매표도에 거의 도착하니 할머니 두 분이 곶감을 팔고 계신다
7~8개를 줄에 꿰어...한 줄에 2000원...먹어보니 맛이 좋다

뱀사골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13시 출발하는 버스가 바로 출발한다
15시 이후에 출발하는 열차라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 매표소를 겸한 식당주인이 식사를 하고
가라고 호객행위를 하길래...남원에 도착에 밥을 사먹든지 9시 이후에 늦은 저녁을 먹든지
해야하기때문에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근데 웬걸...음식이 영 아니올시다이다
국그릇에 두부 몇 쪼가리와 김치만 잔뜩 퍼담아 내놓았다..네끼를 계속 즉석 육개장를 먹었기때문에
속이 느끼해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밥공기에 물부어서 대충 먹고 5천원 던져놓고 나왔다

장거리 산행을 한 후엔 무릅 아래 정강이뼈가 2~3일동안 후끈거렸는데 스틱을 잘 활용하니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대신 오른쪽 팔의 근육이 약간 아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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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3.11.17 17:47
    11/15~16, 기차 떠나는 마지막 그 순간 객차에 올라 타셨군요^^ 예.. 귀찮아도 스틱을 사용하는 것인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 조그만 하중 하나 하나의 분산이 아픔을 예방해 준다고 굳게 믿습니다 ㅎㅎ "안전 산행, 즐거운 산행".. 산행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12월의 산행에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
  • ?
    moveon 2003.11.17 21:51
    시간이 잘 명기된 산행보고서로군요. 다른 분들의 산행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평소의 건강관리가 산행에 도움이 많이 되셨군요. 저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데 잘 안되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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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3.11.18 19:25
    종주를앞둔 사람들에게 좋은자료가되는 유익한 산행기입니다.
    이동시간을보니 체력도 좋으시네요.스틱은 평소에도 가끔씩 사용해서 손에익어야 장거리한후에도 팔근육이 아프지 않더라고요.
    반선식당들은 거의가 맛있게하는데 어쩌다 그런집이 걸렸을까요.
    이곳저곳 점검해보면 맛있는집이 더만거든요.택시기사님들도 잘알려주더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 ?
    희망 2003.11.19 15:40
    또 떠나시거든 무릎인대(뿐만아니라) 조심하시길요..^^ 항상요.^^ 다녀온지 1달도 안되었지만 또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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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도 2003.11.21 00:08
    언제읽어도 질리지않는 지리산산행기 수고하셨고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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