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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3.01.03 17:18

10년만에 지리를..

조회 수 19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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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에 언제쯤 글을 올리게 될까 했는데..

이곳을 찾은지 10개월만에 이제서야 지리를 다녀온 얘기를 올리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산을 사랑하는 산꾼 여러분 언제나 건강하고 보람찬 산행이 되시길 바라며
못쓰는 글이지만 몇자 적어봅니다.

♣ 지리산 종주 ♣

♣ 코 스 : 성삼재-벽소령(1박)-천왕봉-중산리
♣ 회 원 : 장순재.김남진.김남학.유승근.
♣ 차 편 : 승용차
♣ 일 정 : 종주시간 - 17시간31분, 종주거리 - 33km
- '02.12 .28 - 03:30 : 포항 출발
- 07:30 : 달궁마을(성삼재 아래)
- 08:10-30 : 성삼재 출발
- 09:15-43 : 노고단산장 휴식
- 09:53 : 노고단돌탑1507
- 10:15 : 돼지평전
- 10:45 : 임걸령
- 11:15 : 노루목
- 11:55 : 삼도봉1550
- 12:18 : 화개재1315(뱀사골산장)
-         : 토끼봉1533.7
-         : 명선봉1586.3
- 15:10 : 연하천산장
-         : 삼각고지1462
-         : 형제봉1433
- 16:50 : 벽소령산장(1박)
- 19:50 : 취침
- '02.12.29 - 05:50 : 기상
- 07:34 : 벽소령산장 출발
- 08:02 : 덕평봉(1521.9) 안부
- 08:16 : 선비샘
- 09:00 : 망바위(1576)
- 09:11 : 칠선봉
- 09:52 : 영신봉
- 10:37 : 세석산장 출발
- 10:59 : 촛대봉(1703.7)
-         : 삼신봉
- 11:55 : 연하봉(1651.9)
- 12:15-13:15(장터목산장 중식)
- 13:33 : 제석봉(1806)
- 13:57 : 천왕봉 도착(1915.4)
-         : 법계사(로터리산장)
-         : 망바위
- 30분 휴식 : 칼바위
- 16:45 : 중산리 주차장

몇 년만의 지린가?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도 잊혀지고 있다
그때는 중산리에서 천왕봉만 다녀갔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후다닥 내려와서는
하산 주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어떻게 집에까지 왔었는지..
그때가 30대 초반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40대 초반에
지리를 다시 찾은 감회는 너무나 설레인다
그것도 지리산의 주능선 자락을 종주 한다는데 대해..
거리도 멀고 날씨도 춥고,
눈도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운데..걱정이 태산이다
막상 한달 전에 갈려고 마음 먹을 때는 자신이 있었는데..

원래 올해초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의
첫구간이 지리산 천왕봉이었지만
그때는 산불단속기간이므로 할 수 없이
3번째 구간인 성삼재에서 출발하였다
10월에 지리산종주(백두대간 1,2차구간)를 할려고
마음 먹었지만 연휴기간에
직장에서 갑자기 체육행사가 있어 가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어 오다
이번에 나서게 되었다.

요즘 갑자기 겨울다운 추위가 엄섭해 오니,
몸과 마음이 오그려든다
종주를 포기할려니 자존심이 꺾이고,
갈려니 여간 고생이 아닐테고..
애라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차라리 성삼재에 차량통제나 되 버렸으면 좋겠네..
미리 인터넷으로 그곳 사정을 알아보니,
성삼재 오름길이 미끄러워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오는데..
동료 중 김남진은 예정대로 무조건 밀어 부친다.
알써! 짜샤 우선 가보자

27일 퇴근하여 김남진이
산에 가서 먹을 밥 5끼 분을 혼자서 시장을 보았다.
네명이 나누어 배낭에 담을 수 있도록
비닐봉지에 따로 담아서 준비를 했다.
1명이 오만냥씩 거출하여 이십만냥으로
이틀동안의 모든 경비를 충당하도록 하고는,
각자 씻은 쌀, 식수, 침낭, 여벌옷, (버너2, 코펠2 - 김남진, 김남학)을
각자 준비하고,
장거리 본 식량 5끼를 똑같은 무게로
나누어 배낭에 담았다.

원래 처음 계획으로는 27일 밤 10시에 출발하여
백무동에 차를 주차하고,
좀 쉬고 난 후 새벽 6시경에
대중교통으로 성삼재에 오를려고 하였으나,
날씨가 좋지 않으므로 27일 저녁에 집에서 각자 일찍 취침,
28일 새벽 3시에 출발하여,
08시 경에 성삼재에 도착하여 바로 종주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성삼재에 주차한 차량의 회수는
29일 백무동으로 하산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차량은 장순재 유강정수과장(이하 장 과장)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모처럼 만의 1박2일 산행은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였다
27일 9시40분에 잠자리에 누웠으나
애들과 TV소리에 시끄러워 10시30분쯤 되서야 겨우 잠이 든 것 같다.

그리고 한참 맛있게 자고 있는데..
헨드폰에서 일어나라는 소리가 삐리 삐리
새벽 2시20분에 일어나 머리 감고 세수하고 옷 입고
미리 챙겨둔 베낭을 울러메고 2시48분에 집을 나서는데..
집에서 창포사거리로 100m쯤 나왔는데 왠지 손이 허전하다??
스틱을 잊어버렸네..
다시 집으로 달려갔다 내려오니 2시55분,
장 과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지금 막 집을 나섰다는 말씀..
다음에 우방비취 김남진, 대이동 현대 유승근 순으로 태우고.. 하다보니,
새벽3시30분에 시내를 벗어나서 장도에 오른다.

국도를 따라 영천을 거쳐 경부고속도로에 올려
경산휴게소에 들러 우동 한 그릇씩 들이키고 난 후,  
장 과장에게 운전을 교대하자고 하니,
승용차(아반테 XD-차량 내부 간격이 제법 넓고
내부 인테리어가 중형차량 못지 않음)가 힘이 없고
다른 사람이 운전하기에는 까다로우니까,
지리산까지 계속 운전할 것을 고집한다.
좀 미안하지만 못이긴 척 옆에서
잡담이나 걸어본다(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차안에서의 대화가 갑자기 군대시절 얘기로 돌아가자,
시끄러워 진다(하여튼 남자들은 군대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고 잘난 척 한다니까).

한참 시끄럽게 지껄여대다
대구 성서인터체인지에서 88고속도로 진입로를 놓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왜관 톨게이트에서 차를 돌려오다 보니 30분 지체..
88도로에 올라서자 차량도 뜸해지고
차창너머로 보이는 불빛도 별로 없다.

합천에 접어들면서부터 앞에 나타난
소나타승용차가 운행속도도 적당하고,
가끔씩 나타나는 무인속도측정기도 잘 피해가므로,
지리산 톨게이트까지 계속 뒤를 따라가면서
안전하게 성삼재 아래 달궁마을에 도착하여,

작은 볼일 보고 담배 한대 피우고
아침을 해결할려고 하였으나(07:30),
식당마다 불이 꺼져 있는데,
겨우 한 집에 불이 켜져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식당 앞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들어서는데,
왠 공사장 인부들이 식당 안에 가득하게 앉아있다.
식당주인에게 음식이 언제쯤 되겠냐고 물어보니
한시간 쯤 기다려야 된다고 한다.
식당 앞에 차량들을 보니 광주차량인데
성삼재에 공사를 하러 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식당 주인과 인부들에게 성삼재로 차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는 말씀..원 참! 

성삼재 고갯길을 탄력을 붙혀 100m정도 올라서자
헛 바퀴가 돌면서 뒤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조심 조심 노견으로 겨우 옮겨서 주차하고는
미리 준비해온 체인을 낑낑거리며 감고 있는데..
조금 전에 그 식당 인부들 몇 명이 포터차량을 타고 쌩하며,
우리 옆을 지나 올라가더니..
옆으로 미끌리며 차가 한바퀴 돌아버린다.
혼이 났는지 차에서 내려 저네들끼리 왁자지껄 대더니,
겸연쩍게 웃으면서 다시 내려간다..오늘은 하루 공쳤네..
아침이나 자시고 싸게 집으로 돌아가쇼!

체인을 감고 나니 겨우(1500 CC 승용차이므로 힘이 약함) 올라가긴 가는데,
하늘 아래 첫동네라는 심원리 마을을 지나면서 부터는
체인을 감았는데도 타이어가 미끌린다
할 수 없이 차에서 내려 뒤에서 밀면서
성삼재 휴게소까지 어렵게 올라갔다(08:10).
한산한 주차장에 올라서자
누군가 한사람이 노고단에서 내려오고있다.
지리산 현지 상황을 물어보니,
눈이 많이 쌓여서 스페츠(발목토시),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휴게소 주차장 매점 앞에서 바람을 피해 산행장비를 착용한다.

우선 노고단까지는 길이 넓고 평탄하므로(원래 백두대간 마루금이 종석대(1356)를 지나게 되어있으나,
오늘은 눈이 많이 쌓여 임도를 따르기로 함)
스페츠만 착용하고 아이젠은 생략하기로 하고
서서히 발걸음을 옮긴다(08:30).
예정보다 1시간정도 늦었지만 10cm정도 쌓인 눈을
뽀드득 뽀드득 밟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몸이 추운데 우선 열을 내기 위해 처음부터 빠르게 진행한다.
우리보다 조금 먼져 올라간 광주에서 왔다는 일행 3명(세석산장에서 취침)을 제치며,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데 20분쯤 지나자
얼굴에 땀이 맺히기 시작하면서 몸이 후끈거리며, 추위가 사라진다.
진눈깨비가 바람에 날려 주변을 살펴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온통 눈 눈 눈 뿐이다.

09시 15분에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대피소 주변에는 부지런한 산꾼들이 취사장을 들락거린다.
아침이 늦었지만 밥을 해 먹을려니 귀찮기도 하고..
매점에서 컵라면 한 개씩을 사서
떠거운 물을 부어 취사장으로 들어선다.
아침 일찍부터 추운 날씨인데도
10여명 정도 되는 산꾼들이 아침밥을 해 먹는다고 분주하다.
이렇게 눈이 내려 산행조건이 나쁜데도
취사장 안에 여자들과 애들도 보이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
우리도 밥을 해 먹었으면 좋으련만 갈 길이 멀고 귀찮아서,
간단하게 훌훌 마시고는 노고단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09:43).

눈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세찬 바람에 눈발이 날리면서 엄산한 기분이 든다.
벽소령 산장까지 소요시간이 8시간 정도로 예상되므로
08시30분에 성삼재를 출발하였으니,
16시30분이면 도착할 걸로 예상되지만
오늘은 기상조건이 좋지 않고,
눈이 많이 쌓여 길이 미끄럽고
체력 소모가 많아 지체시간을 감안할 때,
어두워지기 전에 벽소령산장에 도착할려면
처음부터 조금 바쁜 걸음으로 진행하는 게 좋을 듯하다.

09시53분 노고단돌탑(1507)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데,
사진기가 얼어붙어 셔터가 말을 듣질 않는다.
잠시 녹여서 다시 찍었는데 제대로 찍혔는지 의문스럽다.

이제부터 조금 내려서는 길로 지나다 보니
돼지 떼가 즐겨 논다는 돼지평전을 지나면서(10:15) 부터는
몰아치는 바람이 매섭다.
북풍이 불어오는 왼쪽 볼은 얼어붙고,
남쪽 방향인 오른쪽 볼은 포근하다.
벙거지모자를 덮어써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무생각 없이 앞만 보고 벽소령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전진한다.

눈발이 날려 주변 경치를 감상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눈꽃과 눈꽃터널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지리산의 원시림은 다른 곳 보다 뭔가 틀린다.
세월을 견디지 못해 넘어진 고목과 쭉쭉 뻗은 이름 모를 나무들..
되는 데로 얼기 썰기 엉켜있는 밀림 같은 수풀들이 고산다운 모습이다.

1km쯤 이어지는 돼지평전을 지나 임걸령 샘터(10:45)로 내려가는데,
누군가 비디오카메라를 들이대고 우리들이 눈을 헤치며 내려오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고 여념이 없다.
우리와 마주치자 좀 미안한지, 웃으면서 재밋습니까! 라고 묻는다..
"네~ 너무 재밋어 환장하것수다.."

임걸령에서 잠시 담배 한대 피우고
다시 노루목으로 향해 급경사를 오르는데,
젊은 사람 2명이 지친 모습으로 연곡사로 내려가는 길을 묻는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 연곡사로 왜 내려가려고 하는지 물어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인데..
임걸령에서 연곡사로 내려간 발자욱이 없어 보이던데,
길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괜히 빠른 길로 갈려다가 길을 잃지는 않을는지 걱정이 된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홀로 산행을 즐기는 젊은이가 보인다.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니,
우리의 목적지와 같은 벽소령에서 1박 할려고 예약을 해둔 것 같다.
그런데 얇은 옷차림에 빨갛게 얼어붙은 코와
덮게를 씌운 25리터 정도 되어보이는 자그만 배낭을 울러 메고,
조금 경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묻는 말에만 간단하게 대답한다.
"좀 있다 만납시다" 하고 인사하고는 30분쯤 계속 오름 길을 따라가니,
노루목이라는 이정표가 보이고(11:15)
90도 방향으로 반야봉(1732)까지 45분이라는 안내 글이 적혀있다.

반야봉도 가고 싶지만 시간도 그렇고..
그곳에 힘들여 가도 아무것 도 보이지 않을텐데 이번에는 참자..
벽소령까지 가는 길에 1km정도 간격으로 만들어놓은
구간별 안내판이 잘되어 있어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1:50000 정도의 지도에 표시한 산과 재(령) 등을
안내하는 글을 써서 표지판을 세워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벽소령을 지나면서 천왕봉 사이에는 비교적 지점별 안내판이 잘되어 있음).    

노루목을 지나 내려가는데,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통상적인 예의로 마주오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나누며 지나치는데,
언뜻 스치고 지나는데 고글안경을 끼고 있는 사람이
"잠깐만 요! 남학씨 아니예요" 라고 묻는다(11:40).
쳐다보니 포항 사람이 아닌가,
아니 "김태선씨 아닙니까"..어디서 오느냐고 물어보니,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어제 세석산장에서 1박하고 오는 길이라는데,
승용차가 중산리매표소 아래 식당에 있어서
성삼재에 도착해서 차량을 회수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럼 잘 됐네요!"..우리는 성삼재에 주차해 두었으니,
여기서 우리차량 키를 가지고 가서 중산리로 내려가서,
그 식당에 키를 맡겨두면 될 것 아니냐고 반가워하면서 박수*^^*를 친다.
그러면 우리는 백무동으로 내려 갈려고 했는데
종착지를 변경해야 되겠네..
하여튼 우리도 정말 잘된 일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성삼재까지 택시도 올라오길 꺼려할텐데..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아는 사람을 만나서 하산길이 편해지게 되었다.
우연한 일이지만 만나기 힘든 인연이 이루어진 셈이다.
승용차 키를 건네주면서 서로의 갈 길로 발길을 옮긴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인 삼도봉(1550)에서
기념사진을 찍고(11:55) 난 후 부터는
언뜻언뜻 구름이 걷치면서 주변 경관이 조금씩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화개재(1315)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12:18) 난 후 부터는
토끼봉(1533.7)을 지나 명선봉(1586.3)을 거쳐
연하천산장까지 2시간52분 동안
중간에 별도로 쉬는 시간을 갖지 않고
4사람이 따로 떨어져서 계속 진행하여
연하천산장에 도착하였다.

산장 옆 취사장에서 군데군데 모여
음식하는 구수한 냄새가 입맛을 돋군다.
산장 앞 샘터에서 시원한 생수를 한잔하고는
우리도 좀 늦었지만 된장을 끓여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취사장에 들어선다.
아침을 걸렀는데 점심도 많이 늦어서 밥을 해 먹으니
이게 정말 꿀맛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연하천 산장은 시설이 다른 곳에 비하면 좀 누추하지만
물맛 좋은 식수가 가까이 있고,
양지 바른 곳에 비바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조그만 취사장에 비닐 바람막이 틈으로
솔솔 들어오는 눈보라는 버너에 끓어오르는 김을 이리저리 날리고,
앉을 자리가 없으니 모두들 서서 비비고,
말아서 훌훌 들이키는 꿀꿀이 죽 같은 음식이 너무나 구수하다.

그런데 내가 가져간 휘발유버너가 말을 듣질 않는다.
버너와 코펠을 2개씩 갖고 가서 1개는 밥을 하고,
1개는 찌개를 끓이기로 하였으나,
한참 동안 않쓴 버너에 에어펌퍼 바킹이 닳아서 공기압을 넣을 수가 없다.
에이 *** 하필 이럴 때 안될 게 뭐람..
괜히 베낭만 차지하게 되었네..
할 수 없이 시간이 조금 더 걸려,
김남진이 가져온 버너로 밥하고 된장찌개를 끓여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밥안주로 쇠주 한잔씩 돌려먹고
옆에 혼자 산행 온 사람에게도 한잔을 권한다.
나이가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데
키도 훤칠하니 전문산꾼다운 모습이다.
그 사람도 벽소령에서 1박하고 천왕봉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한다.
쇠주에 따뜻한 밥을 든든히 먹고 나니 새로운 힘이 솟는다.

산장 앞에 샘터에서 물 한잔 하고는
철조망 사이로 연하천을 벗어난다(15:10).
삼각고지(1462)와 형제봉(1433)을 거쳐
오늘의 종착지 벽소령 산장
(수용인원200명. 하루 사용료5,000원)에 도착한다(16:50).
08시30분에 출발하여 16시50분에 도착하였으니,
소요시간이 8시간20분 정도 걸린 셈이다.

모처럼 지리산을 찾았는데
오늘 산행은 별로 재미가 없는 편이다.
눈보라가 몰아쳐서 주변에 시야가 차단되니까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장쾌한 지리산록의 힘찬 기상을
구경하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조금 위안이 되는 것은
8시간 동안 질리도록 계속되는 눈보라와
푹푹 빠지는 눈과
나뭇가지에 무게를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쌓여 붙은 눈꽃들은
올 겨울 동안은 눈 구경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족한 눈~눈~눈의 향연이었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적어서 걸어가는데 귀찮지 않은 것도 좋고...
산장안에 들어서며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신발장에 넣고,
다른 사람은 신발에 물이 안들어와서 뽀송한데,
나 혼자만 젖은 양말을 갈아 신고(신발은 비싼건데 방수액을 바르지 않음),
미리 예약해 둔 명단을 확인하는데,
좀 전에 연하천산장 취사장에서 만난 홀로산꾼(이하 나홀로)이
우리와 같은 조로 침상배치를 해줄 것을 주문한다.

우리일행 4명과 1명을 추가하여
5명이 나란히 2층 침상에 일열로 자리를 잡고는,
나홀로에게 오늘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하니 좋다는 대답이다.
어디에 사는지 물어보니 서울근교에 있는데 무슨 인권위원횐가..
국가공무원이라는데 얌전하고 단정한 인상 내면엔 근심이 조금 서려보인다.
침상을 배치 받은 후 눈에 젖은 옷을 말리고 침낭을 꺼내어 가지런히 펴놓고,
모포를 각자 2장씩 구입해서 절반을 접어서 한장은 밑에 깔고,
한장은 위에 덮도록 접어서 침상에 깔았다(모포를 펴고 접는걸 보면 군대시절 현역출신인지 **출신인지 알수가..)

이제 몸이 좀 녹아드니 3시간 전에 연하천에서 먹은 밥이 끈기가 없는지,
삽겹살+쇠주 생각이 간절한데..후다닥 취사장으로 뛰어가서 전을 벌린다.
나홀로에게 취사장으로 같이 가서 한잔하자고 하니
어제 잠이 부족해서 먼저 좀 자고 난 후에 저녁을 먹겠다고 한다.
산장 뒤에 있는 취사장 내에는 20여명이 웅성거리며
4-5명씩 군데군데 모여서 저녁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우리가 준비해간 4홉들이 쇠주 2병은 두 사람이 먹기에는 적당하지만
네 명이 먹기에는 좀 모자란 것 같다(주량이 많은 게 아니고 안주가 너무 좋아서..).
김남진의 요리 솜씨로 생삼겹살이 짜그락 거리며 노릿노릿 익어 간다.
참다 못한 내가 좀 덜 익은 한 점을 김치에 감아서 꿀꺽 삼킨다..앗 뜨거!
4홉들이 소주 2병을 가져왔으나, 연하천에서 반병을 비웠으니,
남은 1병 반으로 넷이서 쬐끔씩 따라서 3번에 나누어 마신다..
이 짜릿한 기분*^^*..세상에 부러울 게 없네..

삼겹살을 찍어 먹을 된장을 산장에 두고 와서
할 수 없이 김치와 곁들여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된장을 가지러 산장에 다시 갔다 올려니
너무 추워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  
삼겹살 3근을 단숨에 먹어 치우고는
다시 산장 사무실에서 물을 배급받아
라면을 네개를 끓여 국물로 속을 꾹꾹 눌러 채운다.
아무리 먹어도 한없이 들어갈 것 같다.

산장안으로 올라와 저녁을 먹지 않겠다는
나홀로에게 저녁대신 떡을 몇 개 권하니
혼자 조용히 3개정도 먹고는 물을 한 모금하고는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벽소령산장은 잠자리는 좋지만 화장실이 불결하고 추워서
볼일보기에 너무 불편하고
취사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뒤로 돌아 갈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또 아침이면 산장사무실 직원들이 주무신다고
아침에 물 배급을 하지 않으므로
미리 전날 저녁에 식수 통에 물을 담아 두어야 한다.
내일도 하루종일 걸어야 되므로 19시50분에 일찌감치 잠을 청한다.
새벽에 더워서 침낭에서 나와 웃옷을 벗고 다시 누웠는데..
이곳에 오기 전에 누군가 산장에서 추워서 혼이 났다는 말을 듣고는
일행 4명이 침낭을 각자 준비해 왔지만..이렇게 더운데..
괜히 배낭에 넣어오느라, 부피만 잔뜩 차지하고 고생만 했다.
좀 추울 경우는 산장에 준비해둔 모포를 4장씩 사서
2장씩 접어서 깔고 덮으면 될 것을..

이튿날 시끄러워서 일어나보니 05시30분인데
벌써 2/3(28일 120명이 산장을 이용)정도가 식사하러
취사장으로 내려가거나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는 05시50분에 식사꺼리를 챙겨서
오늘 산행에 쓸려고 남겨둔 식수로 아침(메뉴-카레라이스)을 만들고 있는데..
우리 옆에서 아침밥을 해 먹었는지도 몰랐는데..
나홀로가 인사도 없이 우리옆을 지나 후딱 취사장을 빠져 나간다??..

홀로 산행은 3가지..
과거부터 홀로를 즐기는 타입과..
머리 아플때 모든걸 잠시 잊을려고 어쩌다 홀로..
단체로 가면 항상 뒤쳐져서 남들이 보면 홀로 같아 보이지..
나도 과거에 홀로산행을 두세번 한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혼자 산길을 걸으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날걸로 생각되었는데..
아무런..
무념무상..
바람소리만 솔솔..
생각이 맑아짐을 느끼며..
모처럼 만의 나 자신을 보며..
나만의 주관성을 키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산을 내려와서는 내 몸과 마음이 깨끗해 진 듯한 그런 기분^-^..  

모처럼 만에 먹어본 카레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씻지도 못하고 07시34분에 벽소령산장을 뒤로하고
붉게 동이 터오기 시작하는 덕평봉(1521.9)으로 향한다.

어제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날씨다.
비 갠후 맑은 하늘과 같이
너무도 깨끗한 하늘과 바람도 잔잔하다.
4명이 동시에 출발했지만 바른재로 오르는 길에
덕평봉 위로 저 멀리 동이 터 오고 있다.

덕평봉까지 1시간 거리지만 빨리 가면
해맞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숨을 몰아쉬며 뛰어간다.
덕평봉으로 오르는 능선 건너편으로
토끼봉이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들면서
천왕봉 쪽으로 금방 해가 떠오르려 하는데,
무리하게 쫓아 올라가다 보니 다리에 힘은 다 빠지고
해맞이를 포기할려고 하는데..
덕평봉 바로 아래 9부능선 안부에서 시야가 갑자기 트이며
깨끗한 햇살이 들면서 천왕봉 쪽 산 위로 해가 얼굴을 내민다.
혼자서 해가 떠는 방향으로 "야호"를 외쳐본다.
시간을 보니 08시02분, 벽소령에서 28분이 소요된 셈이다.
얼굴에 땀이 가득하다..
결국 해를 보았다는 기쁜 마음에 선비샘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덕평봉 정상 아래에 있는 전망 좋은 선비샘에 도착(08:16)하니
샘터 옆에 여성들 2명이 이빨을 닦고 있다.
이런 곳에서 꼭 이빨을..
발 아래 화개면을 굽어보며 아침 식사 후 피우지 못한 담배를 장 과장과 같이 피우고 있는데,
김남진이 금연이라는 팻말을 가리키며 험상궂은 표정을 짓는다.
담배를 피워물고 선비샘의 단물을 한잔 더 하는데 김남진은 줄행낭을 친다.

09시에 칠선봉 못 미쳐 망바위(1576)에 도착하여,
어제 하루종일 터널을 지나온 불만을
오늘은 깨끗한 시야에 저 멀리 지나온 노고단, 삼도봉을 굽어보며
능선종주를 마음껏 즐긴다.
09시11분 칠선봉을 지나 영신봉(09:52)에서 휴식을 취한다.
앞서 간 김남진은 보이지 않고 뒤에 따라오는 유승근은 헬레레..
어제부터 설사가 난다며 혈색이 하얗더니
오늘도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것 같아..
이번에 베낭을 새로 구입했지만 45리터에 무얼 그렇게 쑤셔 넣었는지..  
침낭을 배낭 위에 메달고 쉬는 시간마다 배낭 끈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리는 게 보기에 불쌍하기도 하고..쯧쯧

세석산장에 도착하니 산장건물 밑에 있는 벤취에는 아지랑이가 아른 거린다.
베낭을 내려놓고는 그동안 모아둔 밀어내기를 한판하고
간식(떡, 귤)을 먹어면서 충분히 쉰 후 10시37분에 촛대봉(1703.7)으로 오른다.
세석평전의 철쭉군락지를 지나 촛대봉을 거쳐(10:59) 삼신봉을 지나,
연하봉(1651.9)에 도착(11:55)하여 이정표가 있는 따뜻한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현재까지 온 능선줄기가 까마득히 멀어져 보이고,
이제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
먼저간 김남진,
그 뒤를 따라간 장 과장은 보이지 않고,
뒤 처져 오는 유승근은 이렇게 좋은 경치에 사진도 못찍고
(사진기는 김남진이 가지고 선두에서 사라짐)..
재미없다고 투덜대고..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도 좀 찍고,
같이 얘기도 나누면서 가야되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줄행랑을 치고..
아무리 따라가도 만날 수가 없고..등등..

물 한 모금씩 나눠먹고는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선다(12:15).
장터목산장에서 4명이 오랜만에 만나서 사진찍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는
메뉴를 라면+오뎅탕으로 정하고
2리터 식수통 2개를 들고 샘터로 내려간다.

샘터에는 수도꼭지 밑에 얼음이 얼어붙어 PT병을 세워서 물을 받기 힘들 정도이다.
샘터 옆에는 몇몇 양심 없는 사람들이 용무를 보았는지
눈 바닥이 노란데 추운 날씨에도 찌린네가 풍긴다.
쫄쫄 흘러나오는 식수를 겨우 2통 받아서 라면을 끓이고,
그 국물에 오뎅을 넣어서 먹고 있는데,
취사장 앞으로 지나가는 포항사람이 눈에 띈다.

취사장에서 나가 다시 확인해 보니,
백두대간종주를 같이 하고있는 회장과 그 일행 3명이 샘터로 내려가고 있다.
불러 세워서 반갑게 인사하고 취사장으로 불러 먹다 남은 오뎅을 나눠 먹으며,
행선지를 들어보니 어제 대원사에서 치밭목 산장을 거쳐 천왕봉을 올랐다가
이곳 장터목을 지나 중산리로 내려간다는 얘기다.

소주가 없어 좀 아쉽지만 오뎅탕으로 점심을 떼우고는,
13시 15분에 천왕봉을 향해 얼어붙은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한다.
금방 먹은 식사 때문인지 숨이 차다.
13시33분 제석봉(1806)을 통과하는데 뒤에서
"잠시 먼저 좀 가도 괜찮겠냐"고 전라도 말씨로 묻는다..
워낙 바쁜 것 같아, 옆으로 잠시 비켜준다..
까만색의 엠불런스(긴급차) 3대가 횡~하니 지나간다.
어제, 오늘 이틀동안 우리를 추월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체력이 달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방금 지나친 3명 뒤로 계속 따라가 본다.
조금 피곤 하지만 전라도 일행 뒤를 좇아가다 보니
13시57분에 천왕봉(1915.4)에 도착한다.

어제 아침 8시30분부터 걷기 시작해서
오늘 점심때에야 결국 지리산 최정상에 도달하였다.
눈이 와서 미끄럽고 어제는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낮아 고생했는데..
종주를 시작해서 하루가 지나서
이렇게 천왕봉 정상에 올라서니 더욱 보람을 느낀다.
정상표지석 옆에 납작한 바위에 두 다리 쭉 뻗고 걸터앉아,
어제 눈보라가 몰아쳐 깨끗이 씻겨진 새파란 하늘 아래로..  
저 멀리 서남쪽 방향에 우리가 백두대간 7차구간으로 지나갔던
덕유산 자락이 봉우리마다 눈을 하얗게 덮어써고 길게 뻗어있다.

어제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을 거쳐,
돼지평전-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삼각고지-형제봉-벽소령-덕평봉-망바위-칠선봉-영신봉-세석평전-촛대봉-삼신봉-연하봉-제석봉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천왕봉..
그리고 북동쪽으로 중봉(1875)-하봉(1781)이 계속 이어진다..

지리산을 찾고 나면
한반도가 좁은 땅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는 얘기가 문득 떠오른다.
천왕봉을 내려서기 전에 노고단을 중심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다.
풀었던 아이젠을 다시 차고 중산리로 내려서는 급경사를 1km쯤 내려가니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눈이 녹아 바위가 군데 군데 돌출되어
걸어가기에 오히려 불편하다.

오후 시간이 3시를 넘기는데
그 시간에도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띈다.
개 중에는 연세가 예순이 넘어보이는 영감님이
등에 쌀 한 가마 정도 되는 짐을 메고 끙끙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장터목에서 하룻밤 자고 지리산을 즐긴다는데
아마 40년도 넘는 경력의 소유자..
따라다니면 과거에 산행한 여러 가지 재밋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수고하셔..

1386M 고지에 있는 법계사를 지나
망바위, 칼바위를 거쳐 널따란 공터에서 뒤에 내려오는 일행 3명을 기다리는데 땀이 식으면서 다시 추워진다.
공터 옆에서 서성대던 젊은 두 사람이 냇가로 내려간다..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려고??
커다란 바위 뒤로 가더니 갑자기 옷을 훌훌 벗어 던진다.
영하의 기온인데..찬물에 들어가더니 첨벙첨벙..
대단한 놈들이야..
나도 늦가을에는 가끔씩 내려오는 길에 더워진 몸으로
냇물에 훌쩍 뛰어들어가 정기를 보강하기도 하지만..
지하수가 아니니까..물이 보통 차가운 게 아니다..
나이가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데..아직 한창시절이니까..

30분쯤 혼자 기다리는데 일행이 내려올 기미가 없다.
너무 추워서 어떻게 됐는지 전화를 하니까..
장 과장이 무릎이 좋지 않아 천천히 내려오는 중이라는 보고다.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 앞에 자동차 키를 맡겨 둔 식당에 들어 설려는데
주인 아줌마가..혹시? 포항 아니냐고 물어본다(16:45).
우리차를 찾는다고 주차장을 둘러보니 없다?? 어떻게 된걸까..
식장 아주머니에게 물어볼려고 하는데
식당옆에 공터에 얌전하게 주차시켜 놓은 우리차를 보는 순간
어제 그 일행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주차비 안들도록 배려를 함)

오늘 아침 07시34분에 벽소령을 출발,
16시45분에 중산리에 도착하였으니
소요시간이 9시간11분 정도 걸렸다.
어제, 오늘 지리산 종주를 지나온 총 거리가 33km에
총 소요시간이 17시간31분이 걸린셈이다.
식당으로 얼른 들어서서 신발을 벗고 따뜻한 방바닥에 올라앉으니 금방 몸이 녹아든다.

30분쯤 지나자 뒤에 내려오는 일행들이
터벅터벅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
두부김치, 부추전에 동동주 한 되로 하산주를 삽시간에 들이키고는,
아줌마 한 되 더주소! 전하나 더 주고..
또 후딱 들이키고는..
아줌마 또 한 되 더 주소!..
셋이서 시원한 동동주 3되를 먹고는 이빨 쑤시고 있는데,
동동주 반잔만 하고 꾹 참고있던 김남진이 승용차 시동을 건다.

또 언제 올지 모르는 지리산을 뒤로 하고
그리운 포항을 향해 달려 나간다.
중산리를 벗어나 좌회전하여 함양에서 88고속도로로 올렸다가
대구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포항에 도착,  
오거리 해장국집으로 향한다.
중산리에서 하산주도 못하고 운전한다고
고생이 많았던 김남진을 위해
위로주로 해장국에다 쇠주 2병을 까고(마시고)난 후
my home으로 바이 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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