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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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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의 휴가. 원래는 여름부터 내내 제주도 걷기를 생각했다. 휴가 가려고 생각했던 가을이 다가오면서 구체적으로 일정을 짜다 보니, 오름 몇 개를 중간에 끼워넣고 싶은데 걷기만으로는 동선이 나오지 않고 적당히 연결할 만한 대중교통이 없었다. 고심하다가 갑자기 섬진강이 떠올랐다. 섬진강을 따라 걸어가는 것으로 일정을 대충 생각해보니 2박3일이 적당한 듯 했다. 짧아서 아쉬웠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섬진강 바로 위에 지리산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리산 2박 3일 종주를 일정에 끼워넣었다. 평소 등산을 자주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는 지리산을 먼저, 쉬워 보이는 섬진강 걷기를 나중에 배치했다.
광교산, 관악산, 수리산 등의 산을 다니면서 종주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고 지리산 커뮤니티에서 여러 글들을 보면서 준비를 해나갔다.

지리산 종주 일정
10월 13일 서울 용산역 오후 10시 50분 무궁화호를 타고 출발
10월 14일 성삼재에서 벽소령 산장까지 가서 1박
10월 15일 장터목 산장까지 가서 1박
10월 16일 천왕봉 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곧장 하산.
(이후 하동으로 가서 섬진강 일정 시작)

짐싸기

배낭 : 친구에게 빌린 것. 40에서 45리터 가량 됨.
손수건, 스틱 한 개, 작은 랜턴, 비닐봉지 여러 장, 다용도 칼, 자일리톨껌, 지도 및 지리산 개념도 프린트, 카메라, 여분건전지, 손난로(핫팩) 2개, 필기구, 우표, 엽서, 지퍼백, 비닐봉지, 물통(500ml 두 개), 작은깔개, 화장지, 키친타올(설거지용)

식사관련 :
버너, 냄비 한 개, 가스 한 개, 컵, 수저
김밥(구례터미널에서 구입), 커피믹스 6개, 작은 스팸캔 하나, 작은 김치 한 봉지, 약식 2덩어리, 라면 한 개, 쌀 1컵 반, 건망고와 아몬드, 초컬릿 엄지손가락 만한 것 4쪽, 초코바 2개, 제크, 슬라이스치즈 4장.

의류(입은 것 제외) :
모자 2개( 중간에 쓸 챙모자와 천왕봉에서 일출 기다리며 쓸 털모자 ), 겨울털장갑, 고무코팅 장갑, 손수건, 1회용 1000원짜리 우비, 긴팔 1벌, 얇은 추리닝바지 1, 스웨터, 긴 겨울 목도리, 속옷, 양말. (입고 간 복장 : 긴 팔에 긴 바지 + 아주 얇은 바람막이 점퍼)

세면도구 : 칫솔과 소금, 물티슈(20매짜리 사갔는데 절반을 채 안 씀), 클렌징 티슈(6장 가져갔는데 2장 정도 사용)로션, 스킨, 화장솜, 빗, 수건.

비상약 : 아스피린, 감기약, 빨간약, 일회용밴드, 후시딘, 케토톱(맨소래담 대신)


떠나는 전날까지 짐 무게를 줄이려고 깨나 애를 썼다. 집에 있는 저울로 하나하나 무게를 달면서 빼고 또 뱄지만, 짐을 다 싸고 체중계에 올라서 보니 짐의 무게는 9킬로나 되었다. 여기서 더 줄일 것도 없어서 할 수 없이 그대로 집을 나섰다. 무거운 짐의 무게에 눌리며 지하철 타고 용산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자니 이 밤중에 이 무거운 짐을 들고 내가 무엇을 하러 지리산 종주를 한다고 나섰나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지의 곳으로 간다는 설레임이 있었다. 기차를 타본 지가 몇 년 전인지 까마득했다.

기차 출발. 이 시간에 의외로 입석으로 탄 사람이 많았다. 약간 소란스러웠다. 내 옆 자리에는 애기를 안은 엄마가 타서 나름 마음이 편했다.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차장님의 안내방송… 밤기차니까 조용히 가자는 고마운 말씀을 포함한 여러 당부의 말 끝에 ‘역에서 미처 내리지 못한 승객께서는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리지 마시고 다음 역까지 가셨다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무임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씀도 하셨다. 나도 역을 지나칠까 봐 걱정이 되어 혹 지나치면 달리기 시작하는 열차에서라도 뛰어내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던 참이었다. 차장님은 돌아오는 기차는 ‘무임’이라는 점을 힘주어 강조하셨다.

절반쯤은 잠을 잔 듯하다. 다행히 놓치지 않고 새벽 3시 23분 구례역에 무사히 내렸다. 역을 나가 보니 택시기사 분들이 손님을 부르고 있었고 그 너머 길 건너편에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요금 1000원을 냈다. 버스기사 분은 더 이상 탈 사람이 없는지 역을 살피며 확인하다가 3시 30분에 출발했고 버스는 3시 40분에 구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4시 정각에 출발하니 늦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그 20분 동안 5000원짜리 재첩국에 밥과 반찬을 빠른 속도로 먹고 배낭을 열어보니 김치봉지가 터져 있어서, 먹을 것들을 한꺼번에 싸둔 봉지 안에 국물이 쏟아져 있길래 그것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좀 보냈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사실 20분의 시간은 결코 급하지 않은 거였는데… 하여튼 1500원짜리 김밥을 사서 넣고 화장실 가서 손 씻고 버스 표를 3200원에 사서 버스에 올랐다. 4시 되자마자 버스가 출발했다.  

구불구불 보이지도 않는 길을 오르고 올라 성삼재에 도착했다. 밤기차 타는 것부터 성삼재에 버스로 오르는 것까지 정해진 시간을 맞춰야 하는 모든 일들이 끝나고 나니 이제 여유가 생겼다. 내 발로 땅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리온을 비롯한 겨울철 별들이 눈부셨다. 헐하게 묶고 왔던 신발끈을 다시 매고 화장실도 들렀다. 썬크림도 바르고 화장도 쪼금 하고… 뭐 요란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사진 찍을 생각에… 그렇게 느릿느릿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나 못지않게 미적미적 준비하고 있는 여자분이 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와 길을 보니 말 그대로 칠흑… 막막했다. 이쪽이 노고단 가는 길이냐고 여자분에게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그 분은 밝은 헤드랜턴을 켜고 대략 5미터나 10미터쯤 앞에서 걸어갔고 나는 작고 덜 밝은 손전등을 켜고 그 뒤로 걸어갔다. 서로 얘기도 나누지 않고 각자 걸어갔지만, 초행길에 제대로 된 등산복도 아니고 뭔가 어설퍼보이는 내가 걱정돼서인지 그 여자분은 대충 속도를 나랑 맞춰 준 것 같다. 노고단 가는 길은 일관성이 없었다. 커다란 돌들이 박힌 다듬은 길이었다가 그냥 흙길이었다가… 칠흑 같은 어둠에 랜턴 없이는 한 걸음도 안전하게 내딛기 힘들었다. 그러다 시멘트로 바른 길이 나오길래 이제 걸려 넘어질 것도 없고 해서 별 보면서 가야겠다 하고 랜턴을 끄고 가다가 시멘트길이 갑자기 끝나면서 20센티쯤 아래로 꺼지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짐의 무게와 함께 나동그라졌다. 앞에 가던 여자분이 소리를 들었는지 멀리서 랜턴을 비춰주었다. 나도 황급히 랜턴을 다시 켜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짐 무게에 적응하기 위해 워밍업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걸었다.

6시경, 노고단 산장에 도착했다. 취사장에 밝은 조명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사람들이 한가득 있었다. 무리로 여기 저기 모여 밥과 라면을 해먹고 커피를 끓여먹고 떠들썩했다. 나도 빌려온 버너에 익숙해질 겸 커피를 한 잔 끓여먹고 출발했다. 표지판을 보니 길이 두 갈래였는데 표지판을 봐도 헷갈리길래 물어보니 왼쪽길이라고 해서 왼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노고단은 금방이었다.

노고단에서 산이 멀리 겹겹이 싸인 모습을 보았다. 먼 산일수록 흐릿한… 그림에서 본 것 같은 장면이었다. 바로 다음, 구름 사이로 붉고 뜨겁게 떠오른 해는 천왕봉 일출을 못 봐도 아쉽지 않을 것 같을 정도로 멋졌다. 올라오면서 실컷 본 수많은 별들, 그리고 첩첩이 놓인 산의 무리와 방금 떠오른 해까지… 이 세 가지만으로도 지리산에 온 보람이 이미 넘치도록 컸다. 산길로 내려서기 전에 보니 산비탈에 보이는 단풍이, 절정은 아니지만 해의 붉은 빛까지 합해져 아름다웠다.

이제 산길로 들어섰다. 양 옆이 작은 대나무들로 싸인 호젓한 산길… 이런 산길이 좋다. 내가 이 길을 걷기 위해 지리산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10년쯤 전 겨울에 친구와 함께 지리산에 왔을 때 눈 덮인 땅 위로 대나무들이 솟아 파란 잎을 잔뜩 달고 있어서 무척 신기해 했던 것도 기억해냈다. 계절은 다르지만 그 10년 전과 지금이 하나로 연결된 것 같았다.
나무 사이사이로 밝게 비치는 햇살이 기분을 날아갈 듯 만들어주었다.

피아골 삼거리로 가는 길에 능선에 올라서면서 운해도 보았다. 산 사이사이를 구름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구름으로 이루어진 바다… 그 장대한 광경에 나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분들이 계속해서 감탄을 쏟아냈다.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피아골 삼거리에 이르니 ‘곰 주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우악스럽게 생긴 곰이 노란 바탕에 그려져 있었다. 음…곰이 있는가 본데, 어떻게 주의를 해야 되나.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 나온 것처럼, 곰이 나타나면 죽은 척 하고 있어야 하나… 막막했다. 어쨌든 임걸령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임걸령에 도착해서 물통에 있던 물을 비우고 새로 채워 넣었다. 노루목에 가서 무거운 배낭을 벗어놓고 귀중품 가방과 카메리만 챙겨 가지고 가벼움을 즐기며 반야봉까지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아까의 막막함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곰이나 그 흔적을 만났을 때의 대처방법이 만화로 재미나게 그려져 있었다. 평소에 방울소리 같은 것을 내서 내가 지나간다는 것을 알려서 다가오지 못하게 하기. 곰과 딱 마주쳤을 때는 절대로 등돌리고 도망가지 말고 시선을 맞추면서 뒷걸음질로 살살 걸어서 그 지점을 벗어나기, 공격을 해올 경우 지팡이 같은 것으로 쫓아내기, 나보다 큰 곰이 공격을 해올 경우 급소를 최대한 감싼 자세로 꼼짝 않고 있기. 내용이 자세해서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만화에 나온 곰들이 무척 귀여워서, 곰을 한 번 마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야봉에 올라 사진을 한 컷 찍고 내려다 보니 올라온 길이 단풍에 예쁘게 싸여서 햇빛을 받고 있었다. 이 길로 재빨리 다시 내려갔다. 올라갈 때 노루목엔 나 혼자여서 배낭도 저 혼자 놓여 있었는데 내려와 보니 사람들이 꽤 있었다. 10시. 새벽 4시도 되기 전에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팠다. 바위에 앉아서 구례 터미널에서 산 김밥을 먹고 간식도 좀 먹고 잠시 쉬고 나서 삼도봉을 향해 출발했다. 삼도봉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삼도봉 표지를 옆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세 도가 여기서 만난다니… 이런 경계는 어찌 정해진 걸까. 어쨌든 나는 이제 전라남도-전라 북도쪽으로도 오락가락했을까-를 떠나 경상남도로 들어섰다. 곧이어 계단이 나타났다. 주변 경치와 어울리는 예쁜 나무계단에 감탄하며 내려가다가, 올라오고 있는 몇몇 분들과 마주쳤다. 550계단이라더니, 하나같이 무척이나 지친 모습들이었다. 이 다음에 종주를 다시 하게 되더라도 거꾸로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계단이 끝나고 뱀사골 대피소와 화개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뭔가를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계단을 한참 내려가야 하는데도 뱀사골 대피소로 주저 없이 간 것은 순전히 화장실 때문이었다. 6시경 노고단 대피소 이래 11시가 되도록 화장실을 못 간 것이다. 중간에 급할 때 남자분들이라면 살짝 풀숲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 걸까. 하여튼 황급히 내려간 뱀사골 대피소에서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아까 아침에 노고단 올라갈 때 봤던 여자분이 있었다. 아까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소심한 나는 말을 걸 시점을 아까도 놓치고, 이번에도 어영부영하다 놓치고 말았다. 어느새 그 분은 먼저 출발했고 나는 조금 쉬다가 출발했다.

화개재에는 5,60대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들 한 팀이 계셨는데 다 서울 근처 분들이셨다. 반가워하며 그 중 한 분이 나서서 사진기를 받아 들고 찍어주셨다. 인물이 크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시더니… 이 여행에서 유일하게 내가 배경을 압도하는 사진이 되었다. 그 분들의 격려-아, 딱 보니(?) 세 시간이면 충분히 벽소령 가겠네…라는- 에 힘입어 다시 출발했다.

이 시점에서 각오를 단단히 했다. 아까 힘겹게 계단을 오르던 분들 중 한 쌍의 노부부가 계단에 오르기 전에 산을 오르락 내리락 징그럽도록 넘어왔다면서 많이 힘들 거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지리산 커뮤니티에서도 그런 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다가 봉우리를 만날 때마다 적당히 쉬어야지 했는데… 문제는, 봉우리에 표지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토끼봉 도착하면 쉬어야지 했는데 이게 토끼봉인가 아닌가… 하면서 더 가보자 하다 보면 어느새 내려가고 그러면 아, 그 다음 봉우리에서 쉬어야지 하는데 그 다음에 만나는 봉우리에도 표지가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 연하천까지 쉬지 못하고 가버렸다. 발이 화끈화끈… 연하천 대피소의 한 구석 긴 나무의자에 앉아서 신발끈을 풀고 양말까지 다 벗었다. 발을 주물러 주고 다시 양말을 신고 한참을 또 그대로 쉬었다.

간식을 먹으면서, 연하천 산장을 지키는 분께 우표까지 붙은 엽서를 얻어 부모님께 짧은 편지를 썼다. 앞에서 식사를 하시던 분들에게 뜨거운 물을 얻어 커피를 타서 마시고 신발 신고 끈을 매고 나니 연하천에 온 지 한 시간이 되었다. 누구나 그냥 꺼낼 수 있는, 매우 불안해보이는 우체통에 엽서를 넣고 다시 출발했다. 엽서가 언제 집에 도착할 지, 과연 오기는 할 지 정말 궁금하다.

화개재에서 연하천 가는 길보다 연하천에서 벽소령 가는 길이 훨씬 힘들었다. 형제봉은 바위산이었다. 안 그래도 오랜 시간 걸은 발이 딱딱한 바위를 계속 지나자니 힘들어 했다. 왜 첫번째 숙소를 다들 벽소령으로 권하는 걸까… 벽소령까지 하루에 가는 것은 산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조금 무리 아닐까… 살짝 투덜대며 한 발 한 발 갔다. 바위산을 넘어 내려가는데 벽소령 대피소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참 내려가다 보니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표지판 앞에 서서 보니 왔던 방향으로는 연하천 대피소, 가는 방향으로는 세석대피소. 어, 벽소령 대피소로 가는 길이어야 하는데… 벽소령 대피소는 어디 있는 거지? 하며 돌아서는데… 거기 대피소가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서 언덕에 살짝 가려서 보지 못하고 그 다음에는 표지판에 정신이 팔려 건물을 보지 못한 것이다. 다시 보니 표지판 아래쪽에는 친절하게 ‘벽소령 대피소. 해발 1340m’라고 쓰여 있었다. 어이가 없다. 어쨌든, 나는 첫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오후 4시 40분. 버스로 성삼재에 도착한 시점에서 거의 12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따뜻한 거실이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주저앉았다. 꺼두었던 핸드폰을 켜서 부모님께, 친한 회사동료들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드리거나 문자를 날리고 5시가 되어 방 배정을 받은 다음에 배낭에서 취사도구와 먹을 거리를 챙겨서 취사장으로 내려갔다. 물을 끓여서 커피를 한 잔 가득 타고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 싸주신 약식을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었다. 상할까 봐 밤은 빼고 대추와 잣만 넣어서 만든 약식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반야낙조를 보기 위해 대피소 앞으로 갔다. 어디에 서야 볼 수 있는 것인지 몰라서 그냥 대피소 앞에 서서 해가 지는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다. 해가 지긴 지는데… ‘반야낙조’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95% 부족했다. 약간 실망하다가, 좀 씻고 하고 식수도 떠놔야겠다 싶어서 물통과 수건, 칫솔과 소금을 들고 식수 나오는 곳으로 갔다. 70미터인가 100미터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글을 전에 읽었기 때문에 취사장 근처에 보이는 작은 표지를 보고 그 아래로 지체 없이 내려갔다. 가다 보니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별 수 없이 랜턴을 켜고 계속 내려갔다. 물 나오는 곳까지 내려가고 나니 날은 춥고 어두워서 이만 닦고 식수만 떠서 황급히 올라왔다.

별과 달을 보기 위해 옷을 겹쳐 입고 목도리와 털모자로 무장하고 나섰다. 달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새벽에도 달은 보지 못했다. 생각을 가다듬어 보니, 초승달이라 해지자마자 얼마 안 지나 함께 서쪽으로 저버린 것이다. 그렇게 넘어간 달은 해 뜰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벽소명월도 글렀다. 다시 대피소 거실로 들어와서 거기 꽂혀 있는 별자리 책을 좀 보면서 쉬다가 다시 나갔다. 맑은 하늘에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페가수스가 위풍 당당하게 빛나고 있었다. 별똥별도 밝은 선을 그리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은하수를 보았다. 은하수를 20년 전 어느 맑은 하늘에서 처음 보고 난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페가수스 위쪽으로, 견우와 직녀 사이로 은하수가 하늘을 가르며 길게 흐르고 있었다. 실컷 하늘을 보고 들어가 자다가 새벽에 깨서 다시 나와서 겨울철 별을 다시 한 번 봤다. 어제 노고단 올라가면서 본 별 보다 아주 살짝 흐린 것이, 아마 구름이 살짝 낀 것 같다.
이렇게 새벽 5시에 일어나 별 보러 나가는데 신발장을 뒤지는 사람이 있어서 물어보니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깔창을 몇 개 들고 이 신발 저 신발에서 깔창을 꺼내어 대 보고 있었다. 그냥 발에 맞는 것을 찾아서 신고 가려는 것일까…

별을 보고 다시 들어와 드러누웠지만 잠이 잘 안 와서 결국 6시 전에 일어나 밥을 먹으러 갔다. 어제 물에 담가둔 쌀을 끓이고 쌀이 좀 익을 즈음에 스팸을 가져온 캔에서 절반만 숟가락으로 떠넣고 김치도 라면도 라면스프도 절반씩 넣었다. 거의 죽이 되었을 때 먹었는데…상당히 짜서 물을 마시면서 먹어야 했다. 그릇을 키친타올과 물티슈로 깨끗이 닦고 다시 물을 좀 끓여서 커피를 한 잔 마신 다음 바깥으로 나와 보니… 세상에, 취사장 바로 앞에 식수대가 있었다. 물도 잘 나왔다. 어제 랜턴까지 켜 들고 컴컴한 길을, 이거 야간산행으로 걸리는 거 아닌가 하고 소심하게 떨면서 내려갔다 온 것을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

일어나긴 일찍 일어났지만 원래 행동이 느려서 결국 9시가 다 돼서야 출발했다. 저린 듯 아픈 듯 했던 발가락 근처 부분은 자기 전에 케토톱을 열심히 발랐더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거의 말끔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진통 소염제여서 그런가. 산장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가고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 산행은 거리를 봤을 때 어제에 비해 여유 있을 거라 생각되어 마음이 가벼웠다. 천천히 즐겁게 산길을 걸어줘야지 하면서, 밝은 아침 햇살 속에 보기만 해도 걷고 싶은 그런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했다. 나는 혼자라서 눈에 띄는 모양이다. 어, 벌써 여기까지 오셨네요. 라고 누가 그러면 나는 안면이 없어서 당황하게 된다. 그냥 아, 네. 하고 웃으며 가곤 했다. 어제는 벽소령까지 오는 길에 사람이 참 없었는데 오늘은 어제에 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봉우리마다 사람들이 쉬고 간식을 먹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느 봉우리에는 앞에 보이는 산들의 사진과 함께 산의 이름과 산장의 위치도 적혀 있어서 앞으로 갈 길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었다. 시간이 갈수록 구름이 늘어나는 듯 해서 이러다 비가 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비에 대한 대비라고는 가방 속 물건들이 각각 비닐에 싸여 있다는 점과 1000원 짜리 일회용 우비뿐인데…. 비가 오면 가방도 젖고 신발도 젖을 참이었다. 앞에 있는 나무들 너머로 첩첩이 겹쳐진 산들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이 많아지기도 했다.

어느덧 영신봉을 넘어서니 넓게, 완만하게 펼쳐진 산이 저 앞에 나타났다. 그 완만한 경사를 따라 길이 나 있었다. 예쁜 길을 보니 마음이 설레었다. 멋진 풍경이었다. 세석’평전’이라고 하길레 평평한 공간이 좍 펼쳐지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저 완만한 경사면을 얘기하는 것인가 싶었다. 철쭉 나무가 많았다. 나중에 멋진 길 위로 올라설 것을 생각하니 대피소까지 내려가는 걸음도 날아갈 것 같았다. 세석대피소에서 신발끈을 늦추고 발을 주무르고 있다가 앞에 계시던 조용한 분께 라면을 얻어먹고 그 옆에 계시던 명랑한 분들에게 커피까지 얻어 마셨다. 한 시간 넘게 쉬다가 한 시 반쯤 다시 출발했다. 운이 좋았는지, 세석 대피소에 도착할 즈음부터 완만한 경사면을 올라 촛대봉에 갈 때까지는 날이 비교적 맑아서 단풍 든 세석평전의 모습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촛대봉을 지나 꾸준히 걷다 보니 2시간 만에 장터목에 도착했다. 벽소령에서 출발할 때 천천히 걷기 시작해서 나름 체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리고 코스가 어제에 비해 짧았기 때문에 거의 지치지 않고 목적지까지 올 수 있었다. 3시 40분. 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었고 추웠고 바람이 불었다. 점퍼와 털모자와 목도리로 일단 추위를 막고, 핸드폰을 꺼내어 부모님께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앞에 있던 분께 커피를 한 잔 얻어 마시면서 가지고 있던 약식 한 덩어리를 꺼내어 나눠 먹었다.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입실시간까지 천왕봉실이나 중앙홀에서 쉬어도 된다고 쓰여 있길래 거기에 배낭을 두고 엽서를 한 묶음 샀다. 한 묶음이 5장인데 주소를 적어온 친구도 5명이었다. 우표는 워낙 사가는 사람이 많아서 떨어졌다고 했다. 천왕봉실에 들어가서 쪼그리고 앉아 친구들에게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5장을 쉴 새 없이 썼다. 집에서 가지고 온 우표를 붙이고 장터목 대피소 앞에 있는-연하천의 것보다는 좀 있어보이는- 빨간 우체통에 넣고 나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우체통에는 5일마다 한 번 씩 우편물을 수거해 간다고 되어 있었다. 15일, 20일… 오늘이 10월 15일이니까 이미 수거해 갔을 것이고… 5일 후에나 내 엽서들이 우체통을 떠날 것이다. 연하천 우체통에 넣고 온 엽서는 아직도 그냥 놓여 있을까.

저녁을 간단히 과자와 치즈로 먹고 식수장으로 내려갔다. 소금으로 이를 닦고 있는데 저 밑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랜턴을 비추면서 올라오고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 왔어요~’하고 소리쳐 주었다. 두 사람이 올라와서 어찌나 반가워 하던지… 많이 힘들었나 보다. 구름이 껴서 날은 빨리 어두워지고 비도 살살 뿌리기 시작한 때였다.
내일 천왕봉 일출은 고사하고 비 맞으며 올라가는 일만 없어도 천만다행이겠다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기상청 예보에서 오늘의 날씨는 ‘흐리다 갬’이었기 때문에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벽소령 같은 방에서 잔 분들도 보이고 그 외에 여기 저기서 오신 분들로 방이 절반 정도 찼다. 큰방에 사람들이 절반쯤 차니까 꽤 소란스러웠다. 여기는 뜨거운 물 없나요 하던 준비성 없는 두 분은 옆에 계신 분들에게 버너와 냄비를 빌려 가지고 나갔고 늦게 도착한 2층 분들이 이것 저것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나는 내일 아침에 가방을 들고 올라가야 하니까 아침에 필요한 것들을 가까운 곳에 정리해두고 최대한 짐을 싼 다음 어제보다 일찍 잠을 청했다.

중간 중간 부시럭 소리에 깨기도 하면서 새벽 4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 짐을 챙기고 바깥으로 나섰다. 별이 빛나고 있었다. 약간 구름이 낀 듯 하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이었다. 비 맞으며 올라가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얼마나 고마운지…랜턴을 켜들고 천천히 천왕봉 가는 길로 나섰다. 사람들이 절반은 아직 출발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내가 늦지는 않은 모양이다.
길은 대체로 완만하고 무난했다. 보통 봉우리들은 마지막에 힘든 구간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리산의 봉우리들은 대개 완만해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봉우리에 다다르곤 했다. 지리산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험하고 거친… 그런 인상이 부드러운 능선을 계속 타고 오면서 어느새 없어졌다. 천왕봉 가는 길마저 이렇게 완만하고 쉽다니…

처음에는 혼자 달랑 가고 있었는데 더워서 옷을 좀 벗어서 가방에 넣고 하면서 지체하다 보니 어느새 일행이 생겼다. 헤드랜턴을 밝게 켜신 한 분이 앞에 가셨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거리를 두면서 산을 올랐다. 뒤에는 양손에 스틱을 잡고 올라오시는 한 분이 있었는데 올라오는 것이 조금 힘든지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어두우니까 표지판도 찾기 힘들 것 같아서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됐었는데 그래도 일행이 생기니까 안심이 되었다. 1시간 가량 올라가니 드디어 천왕봉이었다. 5시 50분. 일출까지는 30분 넘게 남았다.

가지고 온 모든 옷을 껴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털모자를 썼다. 칼바람을 피해 동쪽으로 자리를 잡고 깔개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추위를 견디기 시작했다. 내 옆에서 자다가 일찌감치 출발한 분이 남편과 함께 근처에 있다가 날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해오셨다. 그 분들은 훨씬 일찍 올라와서 이미 오랜 시간 추위를 견디고 있는 중이었다. 하늘은 아래쪽으로 구름이 짙게 깔렸는데, 구름 위로는 맑은 하늘이 경계도 뚜렷하게 드러나 있어서,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구름 위의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손난로도 하나 꺼내 옷 속에 넣었다. 온기가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 손난로는 개봉한 지 몇 시간은 지나야 최고 온도에 도달한다. 이 때 중산리 쪽에서 올라오는 아주머니들이 계셨다. 절에서 두 시간 넘게 올라오셨다고 한다. 세상에… 저 가파른 길을 이 새벽에 올라오시다니 정말 대단들 하시다. 그리고 내가 여태 본 것 중 가장 큰 배낭을 빵빵하게 지고 거기에 매트와 침낭까지 달아맨 두 사람이 올라왔다. 배낭만 보면 뒤로 휙 넘어갈 것 같은데 경사진 바위를 타고 아무렇지도 않게 슥슥 올라가는 그 위세에, 나를 비롯해서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감탄에 찬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해는 언제 뜨나…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구름위로 밝은 실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감탄의 소리가 여기 저기서 터져나왔다. 붉게 빛나는 실은 점점 더 굵어지고 밝아졌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2박 3일 종주의 마침표를 멋지게 찍은 것이다. 붉은 실 한 가운데서 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점점 떠오르더니 마침내 구름을 벗어나 맑은 하늘로 둥실 떠올랐다.

일출이 끝나고 나니 천왕봉 비석 주변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다. 서로 사진 찍느라 분주한 가운데 나도 간신히 끼어 사진을 찍고 중산리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바위로 이루어진, 빠르지만 재미없는 길…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던 중산리 길은 경사가 꽤 있지만 그래도 멋진 길이었다. 바위 계단과 나무계단을 수없이 내려오면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원래 하산에 약하기 때문에 최대한 천천히 내려왔다. 법계사를 들러 구경한 것도 있지만 로타리 산장까지 2시간 걸렸다. 내려가는 길에 보니 그 때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던데… 이 길은 내려가는 건 낭만일 수 있어도 올라가는 것은 고행길이 아닐까 싶다. 이런 길을 따라 천왕봉까지 올라 가다니 정말 대단들 하다.

로타리 산장에서 어제 아침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모든 음식을 넣어 라면죽을 끓여 먹고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마셨다. 중산리 매표소로 내려가는 길에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라는 곳에서 일하는 네 여자분을 만났다. 유쾌한 분들이었다. 매표소까지 같이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물이 흐르는 계곡도 보고 길 잃은 흑염소 두 마리도 보고 아스팔트 길도 걸었다. 매표소까지 도착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진주행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지리산 2박 3일 종주를 마쳤다.

나중에 섬진강을 따라 걸으며 올려다 보니 내가 저 위의 산들을 걸었다는 것이 꿈만 같다. 꿈과 같던 기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찍었던 사진부터 제목 붙여가며 정리하고 나서 그 사진들을 보면서 그 2박 3일을 글로 다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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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7.10.21 14:11
    용산역에서 유평리까지 미소지으며 잘 읽었습니다,
    지리산 종주의 표본으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이은주님 좋은 계절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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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21 17:23
    이 가을에 느림의 미학을 보는 듯 합니다.
    천왕의 일출도 보시다니!
    수리산에서 언젠가 스쳐지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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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훈 2007.10.21 23:45
    첫날 힘이 들었던 건 반야봉을 올라갔다 온 때문입니다. 산행 경험이 거의 없는 왕초보의 경우에는, 반야봉을 들리지 않고 벽소령까지를 첫날 일정으로 잡는 게 보통입니다.
    토끼봉은 정상 바로 밑 헬기장 앞의 이정표에 이름이 써 있는데, 이정표를 못 보고 지나친 모양이군요.
    그러니까, 벽소령 마당 앞에서 벽소령 산장을 찾았다는 말인가요? 약 올리는 거 같지만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벽소령 취사장 앞의 식수대는 작년에 만든 거라 예전 자료에는 나오지 않는 수가 많지요.
    떠나기 전부터 날씨 걱정을 하더니만 좋은 날씨에 천왕봉 일출까지 보고 무사히 종주산행을 마친 걸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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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옹 2007.10.21 23:48
    벽소령대피소에서 '반야낙조'를 기다리는 쎈~~쓰. ^^*
    2박3일의 힘든 산행을 힘들지 않게 이야기 해주시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사히 종주산행 마친 걸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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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만한 물가 2007.10.22 10:48
    혼자 가시는 듯 해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함께 가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마음속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계셨구요. 우리 삶의 길도 마찬가지 겠지요.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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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낙네 2007.10.22 14:30
    꿈만 같았던 앞서신 길을 차분하게 밟아 보며 묻어가는 종주의 맛을 느낍니다.^-^ (감히 그런 마음도 품지 못하니 더더욱 그러하지요.)
    붉게 물든 하늘의 감동만큼이나 이은주님의 편지를 받을 분들은 참 좋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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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봉 2007.10.23 08:47
    작년까지만 해도 첫날은 벽소령을 잡았는데 올해부터는 자신이 붙었는지 세석으로 잡고 종주일정을 잡습니다. 이은주님 종주기 잘 읽었습니다...이번주에는 단풍피아골산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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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타 2007.10.26 22:39
    얼마나 힘드셨으면 벽소령 앞마당에서...ㅎㅎ
    읽기 시작하자마자 끝까지 부담없이 단숨에 읽어지는군요.
    오해봉님 말씀데로 지리산 종주의 새로운 텍스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간간히 미소 지우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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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소리 2007.11.20 23:06
    잘 보았습니다.^^
    어떻게...첨부한 이미지 파일 한 장 없이..
    지리산 종주코스를 대목대목,,, 그림 그리듯,,
    그 곳에서의 느낌들을 조목조목 표현해 놓을 수가 있는지...
    감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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