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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6.07.03 21:02

서북능선

..
조회 수 3428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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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아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여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 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은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티벳으로의 여행 - The River is Flowing
  • ?
    희망 2006.07.03 22:13
    당신이 누구신지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될거 같습니다.
  • ?
    오 해 봉 2006.07.03 22:53
    좋은사진 잘 보았습니다,
    ..님 더워서 팔랑치 까지만 가셨던가요,
    희망님 반갑습니다.
  • ?
    담연 2006.07.03 22:59
    저도 누구신지 感이 옵니다.
    그런데 사진을 너무 태웠군요...^^
  • ?
    슬기난 2006.07.03 23:28
    오랫만의 지리산행인가요?
    마치 슬리퍼신고 쉬엄쉬엄 다녀 오신듯 합니다^^*
    초록바다속의 팔랑치 한적한 계단길이 지난봄
    철쭉필때 북적이던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고
    바래봉 초지가 새삼 그립습니다!



  • ?
    타타타 2006.07.04 00:25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다시 한번......^^
    .
  • ?
    선경 2006.07.04 03:13
    희망님 ~~~자주 뵈어요~~~오랜만이군요 ~~반갑습니다
    좋아하는 류시화님의 시와함께 떠나는 지리산행
    참으로 행복합니다~~~
    누구세요~~~슬리퍼님? 아니면 편한세상님?
  • ?
    산이조아 2006.07.04 11:18
    내고향 남원이 나오는 사진도 좋고,
    류시화님이 나타나셔서 더욱 좋습니다.
    님의 글이 없어도 님의 마음이 전해짐니다
  • ?
    편한세상 2006.07.04 23:52
    선경님~ 저는 오른쪽 하단 부분만 태운 사진은
    절대로 올리지 못합니다. ㅎㅎ

    ..님 잘 계시지요? ^^*
  • ?
    소슬바람 2006.07.05 13:18
    지난 5월의 산행기억이 떠오릅니다 ... 금방이라도 다시 가고 싶으네요!
    멋진 그림과 시어.....
    감사 합니다.
  • ?
    해성 2006.07.06 21:14
    "흥부골자연휴양림"이라는 안내표지가 정겨우네요.
    올 여름에 기회가 되려는지..
    좋은음악, 사진, 시 잘 보고갑니다.
  • ?
    진민 2006.07.09 10:43
    자주오지 못해, 죄송한 마음. 이름을 올리지 않았는데, 다들 알아보시는군요?!..
    산행계획은 서북능선이였습니다만은, 인월을 시작으로 세걸산에 오를즈음, 회사의 급한 연락을 받고, 전북학생수련원으로 하산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세동치 헬기장에서 나무 아래서 쉬면서 찍어본 사진이고요.
    오랫만에 오르는 지리산에서. 류시화님의 시어만큼, 내가 지리산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바래봉에서 맡는 한줄기바람을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알았답니다.
    그리움만큼 자주 올라가면 좋으련만, 저에게 처해진 환경은 그리할수 없내요.
    또 다음에 지리산에 오르게 된다면, 흔적은 남기고 가겠습니다..위에 댓글달아주신님들 감사 합니다.. 모두모두 많이많이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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