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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6.05.18 23:18

나만의 지리산행-(1)

조회 수 385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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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2006.05.7(일)~9(화)
산행인원:1명
산행구간: 운봉~바래봉~세걸산~정령치~만복대~노고단~주능선~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산장~대원사~유평리
5월6일 힘들게 잡은 특별휴가 덕분에 푸르른 꿈을 안고 수원에서 여수행 23시18분 열차에 올랐다 기차안은 주말인지라 적당하게 혼잡하고 소란스러운 상태,, 가는 내내 눈을 붙이려고 애를 써 보았으나 잠이 오지않는다
남원역 플랫폼에 나서니 7일 03시10분 너무 이른 시각이다 역 대합실에서 잠을 조금 청해볼까 생각 했는데 너무 작은 의자에 기대는게 어려울 것 같아 TV를 보면서 30분을 머무른후 남원시내로 입성(택시비 3,900원)
시내 해장국집에서 콩나물 국밥(3,500원)을 시키고 막걸리(모주라는 이름의)를 1.5L 한병 구입해 배낭에 챙긴다, 조금 옆의 25시 편의점에서 물2병을 구입하고 택시를 불러 운봉으로 향함, 운봉읍의 바래봉아래 마을에 도착하니 04:30분  택시비는 15,300원 나왔는데 300원 깍아주어 15,000을 지불함(친절한 택시기사분)
마을의 길옆에는 바래봉 철쭉제 행사를 위한 간이 천막이 즐비하고 철쭉을 구경하기 위해 부산에서 오셨다는 등산객들이 버스1대를 대동하고 이미 도착하여 서성이고 있다 가랑비를 맞으며 산행준비를 끝내고 배낭을 짊어지는 순간 묵직한 무게가 온몸을 누른다(약28㎏) 어두컴컴한 시골길을 헤드렌턴 불빛을 밝히며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산아래 지운사(?) 옆에서 잠시 배낭을 벗어 놓고 숨을 고르며 등산로를 탐색한다
지도상에 는 산사의 오른쪽으로 지나가게 되어있는데 표지판은 왼쪽을 가르키고 있다 잠시 고민하다 왼쪽방향으로 가다 산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조금 올라가자니 좁은 오솔길의 등산로가 나타났는데 철쭉과 수풀이 키를 덮고 있다 낭패다
한손으로 스틱을 휘둘러 빗방울을 털고 한손으론 수풀을 헤치면서 나아가는데 튀기는 물방울과 거미줄이 괴롭힌다
한참을 어렵게 전진하여 산의 8부능선에 이르자 너른 바위가 깔린 길이 나타났다 어디로 올라 왔는지 가까운 곳에서 오신듯한 가벼운 차림의 등산객 두분이 지나가신다 발걸음이 날래다 뒤에서 묵묵히 걸어 올라간다
길옆 바위에 걸터앉아 물을 마시고 다시 걸음을 재촉하니 길왼쪽으로 바래봉 정상이 나타났다  길은 계속 평탄하고 너른 좋은 길이다 한참을 가니 철쭉으로 뒤덮인 산능선이다  이정표를 보니 팔랑치인 것 같다 조금 더가자 알프스 의 평원같은 초원지대가 나타난다 주위 경관이 너무좋아 신이난다 발걸음도 잠시 가벼워지는 듯하다
부운치 세동치를 거쳐 세걸산 정상에 올랐다 근데 이상하다 왜 여기 산마루의 이름이 모두 “치” 로 끝나냐?
팔랑치,부운치,세동치,정령치,묘봉치....
이 즈음부터는 반대편에서 오는 산행객들이 가끔씩 마주친다 세걸산을 넘어 계속 걸음을 옮긴다. 너무 힘들다
가슴도 뻐근하고 다리도 후들거리는 것 같다 갑자기 무더기 산행객들이 나타난다 정령치에서 철쭉제 구경온 분들이란다 어떤분이 꽤커보이는 오디오(녹음기)를 메고가시며
흥겨운 트로트 음악을 들려 주신다 무지하게 많다 비켜서서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다 일일이 인사를 나누지는 못하고 대충 인사를 했다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세걸산 정상-
정령치 고개마루 휴게소에 이르러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휴게소 너른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휴게소 간이 식당앞의 탁자에는 중년의 아줌마들이 8~9명 모여앉아 술을 마시고 큰소리로 노래도 부르면서 여흥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무정하게 가는 세월이 얼마나 야속하랴!!! 그래요 열심히 술도 마시면서 즐거이 사시지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김밥 한줄에 식빵하나 먹고 배낭을 챙기는데 뒤쪽의 의자에서 식사를 하시던 노인(65세 정도) 께서 어디서 왔는냐 무슨 종주산행이냐 고 웃으면서 물으신다 대략 대답해 드리고 길을 건너 길을 재촉한다

- 안개낀 정령치 휴게소-
계속 오르막을 걸어올라 만복대에 이르렀다 쉬고 있던 범상치 않은 산사람 세분(남자2분, 여자1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발아래 펼쳐지는 관목숲이랑 계곡이 안개속에 장관이다 힘에 겨워 배낭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린다
만복대 만 지나면 금방 성삼재 휴게소가 나탈날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가도 가도 안보인다 몸은 점점 지쳐 가는데 큰일이다 묘봉치를 지나 잠시 쉬고 있는데 아들녀석 한데서 전화가 왔다 주말에 집에 왔다 학교로 돌아 가는 길에 안부인사이다  그래! 잘 가고 열심히 공부해라...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 애용하는 진심어린 당부의 말을 끝내고 다시 배낭을 둘러멘다

-지나온 만복대 오르는길-

-안개에 잠기는 지리산 능선-
드디어 성삼재다 뜨거운 햇살이 쏟아진다  주차장을 지나 간이 매점옆에 배낭을 내려놓고 무지하게 시원한 사이다 한캔을 원샷 했는데 갈증이 안가신다 다시 캔맥주 하나를 꿀꺽... 으와  시원타!
잠시 쉬는데 마음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빨리 가야지 어디까지 가야할까? 뱀사골 아님 연하천.... 근데 너무 많이 지쳐 안될 거야.. 원래 계획대로라면 뱀사골 까지는 가야 내일이 여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길을 재촉한다
노고단 가는 길에 길옆에 쏟아지는 개울물을 보자 만사 제쳐놓고 손발을 담가봅니다
작년에 동료들이랑 화엄사에서 올랐던 그 길을 생각하면서 드뎌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16시20분)
대피소는 한산 합니다 직원들이 대피소 벽에 야생화 그림을 부착하고 있다 취사장 앞의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산행일정을 재어보다 대피소의 미남 총각(?) 직원에게 뱀사골 대피소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직원 왈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의자에 다시 돌아와 시간을 보니 16시40분이다 고민된다 갈까? 말까?
몸이 많이 지쳤으니 안전한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노고단에 머물 준비를 합니다
취사장에는 고작 세 사람만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주말을 약간 비껴나니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하고 정말 좋은걸... 다음부턴 가능한 주말을 비켜가는 산행을 하고 싶습니다(희망사항)
이른 저녁으로 햇반과 3분카레에 곡차 한잔 곁들이고 문밖을 나서니 짙은 안개가 몰려와 한 밤중인 것 같다
갑자기 까닭모를 외로움이 밀려온다  정겨운 사람의 목소리가 그리워 대피소앞에 나와 마누라에게 전화를 걸어 청승을 떨었다 마누라 왈 그냥 산행 취소하고 내일 아침에 올라오란다.... 글쎄... 그건 좀 무리지!!!!
대피소 직원에게 모포를 배당받고 책 두권(발행한지 몇 년된)을 빌려 침실에 자리 잡았다 2층엔 여자분 3분 1층엔 나까지 남자 4명이다 작년에 지리산행을 함께한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마웠다 잠시후 자려는데 또 한분이 도착한다 어제 산에서 그 많은 비를 맞으며 비박을 하셨다 한다 행선지는 내가 걸어온 길로 반대로 가신다고
하며 내일 직장 때문에 새벽일찍 출발 하신다면 침낭을 펴신다
나도 그옆에서 침낭을 펴고 모포로 베게하고 잠을 청했다.

-안개가 머문 노고단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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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06.05.19 18:17
    더운 능선 산행시에는 소슬바람이 고마운 법인데
    비바람이 불어 서북릉 좋은 조망을 방해하였군요.
    마님 말씀도 무시하고 산행 감행하는 엄청난(?) 용기에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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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6.05.19 18:51
    소슬바람님 혼자서 서북능선 수고 하셨습니다,
    팔랑치 정령치 만복대 날씨가 좋을땐 그져 신나는 능선인데 아쉽네요,
    안개속의 노고단 대피소가 한가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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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리섬 2006.05.20 00:24
    홀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2편이 기다려집니다..
    저는 6월초 백무동-천왕봉-대원사 구간을 당일 답사한 후,
    아내와 함께 화엄사-천왕봉-대원사 구간을 1박 2일로 종주할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세석산장에서 하루밤 자면서 지리의 포근함을 맛보고 싶습니다..서북능선에 안개가 많이 껴서 좀 서운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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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성 2006.05.22 20:39
    작년에 서북능선을 홀로 지나니 그리도 외롭던데..
    반가운 지인들의 전화는 왜 그리도 반갑던지..
    2편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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