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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3.06.19 13:18

청학동 가는길 1.

조회 수 407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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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일 시 : 2003. 6. 14. 토. - 6. 17. 화.
0.  인 원 : 이현우님(61세), 오해봉(57세), 송동선(47세)
0.  코 스 : 영등포 - 구례구역 - 쌍계사 - 삼정 - 벽소령 - 세석(1박)-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세석 - 음양수 - 삼신봉 -
              청학동(2박, 30.6 km)

0.  6. 14. 토.
    어젯밤 당직을 하고 퇴근 후 잠을 좀 잘려고 했으나 배낭을 꾸리고
    전화 몇 번 받고 그렁저렁 저녁이 되었다.
    항상 배낭을 좀 가볍게 꾸린다고 하면서도 19 kg 이다.
    더 뺄 것이 없기에 그냥 메고 집을 나섰다.
    (비디오 카메라, 카메라, 코펠일체, 둥근가스가 항상 문제다.)
    영등포역에서 23 : 30 분에 셋이 모두 만났다.
    역에는 지리산 가는 사람들이 30명 정도 보였고,
    인터넷에서 본 낮익은 얼굴들도 몇명 보였다.

0.  6. 15. 일.
    기차는 여느 때처럼 05 : 01 분 정각에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시내버스로 구례터미널에 와서 (750원) 커피 한잔씩 마시고
    다른 팀들과 이야기 하다 06 : 10 분에 쌍계사행 버스를 탔다.(1600원)
    쌍계사 입구 향원 슈퍼앞 침상에 배낭을 벗어 놓고
    이현우 선배님과 동선이는 (초등학교 동창 송기찬의 동생)
    쌍계사 구경을 가고 나는 배낭을 지키며 기다렸다.
    2. 28일.  하룻밤 잤던 통나무산장 뒤로는 밤꽃이 흐드러 지게 피어있다.

    08 : 00 시경 슈퍼에서 가르쳐 주는 핸드폰 번호로 택시를 불러
    의신을 거쳐 비포장으로 삼정까지 타고 갔다.
    (25000원, 김윤성 011-865-9600)

    삼정에서 (5-6가구 되어 보이는 작은 산골마을) 우측능선쪽으로
    벽소령 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4.1 km)   
    산에 조금 오르다 바위에 앉아 김밥과 식혜로 아침.
    약 1km 정도 잘 익은 오디가 달린 뽕나무들과 찔레꽃이 많이 피어있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평지와 똑같은 작전도로가 나왔다.
    (약 2km 정도이고 일반 자전거도 탈 수 있을 정도로 양호했음)
    약 1km 를 또 오르니 벽소령이 나왔다. (11 : 30분경)
    택시가 삼정까지 와줬고 빨리올라 왔기에
    세석에 가서 자려고 벽소령 예약을 취소했다.

    동선이가 아욱을 한묶음 작은 쇼핑백에 가지고 왔기에
    왜 그런걸 다 가지고 왔느냐고 나무랬는데
    점심때 마른 새우, 마늘 다진것 등을 넣고
    아욱국을 끓였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이현우 선배님이 지리산 벽소령에와서 아욱국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 볼 수 있는 일이 있느냐며 좋아 하셨다.
    옆에서 밥먹는사람들도 웃으며 쳐다보았다.


    세석으로 오면서 보니 벽소령대피소 앞뒤로 약 30명 정도가
    점심을 위해 머무르고 있었다.

    낯익고 정든길을 따라 선비샘에 도착하여
    벽소령에서 갖고온물을 버리고 새 물을 담았다.
    어쩌다 통화된 핸드폰에서 서울에는 지금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17 : 30 분경 세석에 도착했다.
    19 : 00 시에 대기자 명단을 받는다고 했다.
    동선이가 영신봉에서부터 줏어갖고 온 납짝한 돌을 불에 달구어
    삼겹살과 상추로 저녁을 잘 먹었다.
    대기자도 몇명 안되고 잘때보니 1 / 3 정도 자리가 남아 보였다.

0.  6. 16. 월.
    05 : 00 시경 취사장으로 이동하여 어젯밤 감자와 참치를 넣고 끓여둔
    된장국을 데워 식은 밥을 말아 먹고 배낭을 2층 자원봉사자
    아가씨에게 맏겨두고 06 : 00 시에 천왕봉을 향했다.
    물 과일 과자는 동선이가 작은배낭에 챙겨갖고왔다.
    배낭을 놔두고 스틱만 두개 짚고 가는데 날라갈 듯 가벼웠다.
  
    촛대봉에서 연하봉까지는 온통 꽃길이다.
    무슨 꽃인지 벚꽃보다는 큰 하얀 꽃이 함박눈이 내린것처럼 등산로에
    곱게 깔려 있어서 참 좋았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07 : 30 분이다.
    취사장이 꽉차서 밖에서 밥을 하고 모두들 바쁘다.
    비디오와 사진을 찍고 제석봉 통천문을
    거쳐 천왕봉에 올랐다.(08 :50 분)
    운무가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있게 흐르고
    짙은 운무 때문에 50m 앞이 안보였다.

    천왕봉 표지석을 두손으로 정성껏 존경하는 마음으로 포옹을 한 후
    다른사람들이 사진 찍는데 방해 되지 않도록 이동하여 천왕봉에 올라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눈을 감고 기도를 드렸다.

    천왕봉을 내려와 장터목을 거쳐 세석에 오니 12 : 00 시다.
    오면서 만나는 모두에게 공손하고 친절하게 인사드리며 왔다.

0.  촛대봉
    촛대봉에서는 어젯밤 저녁 먹을 때 옆에 술을 드시던 서울에서 온
    75세 되신 할아버니 세 분을 만났다.
    술을 좀 마시고 늦잠 주무셨다며 껄껄 웃으셨다.
    사진을 찍어 드리고 보내드리기 위해 주소를 적어 가지고 왔다.
    고맙다고 하시며 무척 좋아 하신다.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내년에 또 뵙자고 했더니
    그러자며 할아버지들께서는 좋아 하셨다.
    이현우선배님이 어젯밤 넌지시 물으니 젊었을 때 의사, 상업 등을
    하셨다고 하시드란다.
    이분들은 노고단, 뱀사골, 연하천, 세석등
    산장마다 하루씩 주무셨다고 한다.

    서울 할아버지들이 그러시는데 연하천에서 80세 되신 할아버지를
    만나셨다고 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모시고 왔는데 지팡이를
    한개만 짚고 아이고 아이고 하며 웃으시드란다.
    80세 되신 분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젊다고 하시며 웃으신다.

0.  청학동을 향해
    12 : 00 시경 세석에 도착하여 배낭을 찾고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취사장에 라면과 찰밥으로 점심을 먹고 청학동 행했다.(13 : 00시)

    처음 가보는 미지의 남부능선이다.
    인터넷과 말로만 듣던 음양수샘도 만나고 물도 마시고,
    어느 고운분이 갖다 놓은 빨갛고 조고만 바가지로 인해 기분이 좋고,

    리본과 지도를 보며 삼신봉을 행해 걸었다.
    그 웅장하고 멋있는 석문. 그유명한 한벗샘을 지나
    가도가도 끝이 없는 산죽, 싸릿대, 또 산죽. 그속으로 계속 걸었다.
    얼굴에 거미줄은 계속 엉키고 정말로 혼났다.

    월남 정글도 그렇지는 않했다.
  
    185cn 인 동선이도 산죽속에 푹 파묻혀 모자도 안보였으니까.
    마치 터널속을 지나는 것 같았다.
  
    행여라도 여자는 혼자는 절대로 갈 수 없는 길임을 알려 드리고 싶다.

    날씨는 무척 좋아서  햇볕, 구름, 운무가 교대로
    산행을 도와주어서 좋았다.
    삼신봉까지 크게 위험하거나 힘든 곳은 없는 등산로이지만
    멧돼지 오줌 냄새가 심하게 풍기는 곳도있고 꺼림칙한 코스로 생각된다.

0.  노웅 님 추모비 ( 삼신봉 밑)
    산이 좋아              산을 찾아
    산이 좋아              산에 올라
    산이 좋아              산에 누어
    삼라만상               벗을 삼네

   故 수산연구관 노웅님 영전에
              1991. 10. 13
   국립수산    진흥원    산악회

     왜, 무슨 일로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좋은 산행 하시도록 명복을 빌며 삼신봉에 올랐다.

0.  삼신봉 (18 : 10 분)
    노웅님 추모비를 읽고 삼신봉(1284m) 바위를 올려다 보니
    무척높고 위험스러운 바위벽 파인곳에 차곡차곡 돌을 정성스럽게
    쌓아놓은게 보이는 데 불가사의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성락건님한테나 물어보면 아실런지.

    삼신봉 정상에 올랐으나 온통운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삼신봉에서 청학동으로 내려오는 길도 무척 힘들었다.
    운무때문에 미끌거리는 큰 돌위를 밟고 내려오고
    비올때는 물이 흐르는 계곡 돌길로 내려오는데 무척 고통스러웠다.
    청학동에 거의 내려와서는 숲이 우거진 곳은 밤처럼 어둡고
    조금 걸으면 낮처럼 밝고 드디어 힘들게 청학동에 도착했다. (19 :50분)

    다오실 성락건님 댁으로 가고 싶었지만 전화번로를 몰라서 3 km 정도를
    걸을 힘도 없고 최화수 선생님과 중봉님께 전화해도 받지를 않고.
    버스 정류소 옆 고향식당에서 토종닭과 죽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따뜻한 물로 목욕도 하고 푹잤다. (50000원, 김창만. 055-882-7202)

0.  6. 17. 화.

    06 : 50 분 첫차로 하동행 승차 서울로.
    
  • ?
    김수훈 2003.06.19 20:39
    "공포의 산죽"에 대한 정보를 빠뜨린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좋은 경치 구경하셨으리라 믿습니다.
  • ?
    산유화 2003.06.19 20:50
    이 코스 제가 꼭 한번 가려고 계속 염두하고 있는데 좋은 자료가 될거 같아요. 공포의 산죽 숲은 초입에 있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통과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요. 또 남부능선은 어느 계절에 가야 가장 좋은지도 알고 싶네요. 안좋을 때가 없겠지만요.;;
  • ?
    김수훈 2003.06.20 10:15
    대성골 갈림길에서 삼신봉 사이에 주로 밀생해 있는데, 심한 곳은 발밑의 땅이 안 보일 정도입니다. 아마 오 선생님은 세석에서 천왕봉을 다녀오시느라 기운을 뺀 뒤에다, 그동안 몇 번 내린 비에 산죽이 더욱 무성해졌고 통제기간이 풀린지 얼마 안 되어 길이 터지지 않은 상태라서 고생이 더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 코스의 백미는 삼신봉에서 바라보는 주능선의 파노라마(노고단에서부터 천왕봉까지가 한 눈에 보임)이므로 가시거리가 좋은 가을철이 좋겠고(이 경우, 세석산장에서 삼신봉까지는 4시간 정도, 삼신봉에서 청학동 매표소까지 하산은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세석산장에서 아침에 출발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
    나그네 2003.06.20 10:18
    정말 좋은시간이었군요.
    모든일에 애정을 갖는 태도는 정말본받고 싶읍니다.
  • ?
    솔메 2003.06.20 10:54
    뜻깊은 산행을 하셨네요..연세도 있으시면서 장거리 코스를 선택하신 점에 감탄합니다...자세한 산행기가 산행후배들에게 좋은 참고로 남겠습니다.. 대단하십니다!!
  • ?
    오 해 봉 2003.06.20 12:27
    성낙건님께 전화했더니
    삼신봉 바위벽에 돌은 정걸병이라는 분이
    (일명 정거렁뱅이. 인근 산골에서 그렇게 불렀고
    1950년대에 지리산에서 돌아가셨다고 함.)
    힘들여 쌓았는데 어떻게 왜 쌓았는지 모르신다고 했다.
    현대화 된 장비도 없이 어떻게 그 위험한 곳에
    성곽을 쌓듯 차곡차곡 쌓았는지 불가사의 했다.
  • ?
    깊은산 2003.06.28 14:39
    그렇군요. 남부능선.... 주능선과 북쪽 계곡을 주로 올라서 지리의 남쪽 풍광은 낯이 섭니다. 벽소령에서 의신으로 내려설 때도, 거림에서 세석으로 올라설 때도 그렇게 낯설었답니다. 님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욕심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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