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남자 네명서
철죽 보것다고 세벽부터 열심히 밟고 갔습니다.
아무도, 아무런 차도 안보입니다.
회심에 미소를 지으며
'역시 우리는 참 부지런한 사람이여~' 속으로 자찬을 하며
천천히 올라감니다.
낮에 장사하실분들 걸리적 거릴까봐 주차도 한쪽 구석에 잘 하고 말입니다.
근데 분홍색이 안보입니다.
거의 전무합니다.
꽃망울도 안보입니다.
미치고 환장할일이죠.
중간쯤 올라가니 쪼~금은 보입니다. 철죽이 아니라 진달래더군요
집에 와서 조사를 해보니 이곳 지리산 바래봉은
진달래는 지금이 한철이고(4월중순),
철쭉은 아직 멀었더군요(5월 초중순)
다음주(4.29) 바래봉 철죽제 한다던데, 주최측은 애가 탈겁니다.
철죽없는 철죽제.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
내려오는 길에 사람꽃이나 보자고 큰길로 내려옵니다.
울굿불굿 빨강 분홍 깜장. 역시 사람꽃이 더 이쁨니다.
서로 인사를 하니 더반갑더군요
농담 한마디에 서로가 까르르~ 웃습니다.
등산로에 돌포장땜시 욕이 입밖으로 나올똥 말똥 합니다.
발도 아프고 스틱부딪히는 소리도 듣기 싫고 모양새도 안남니다.
왜 돈들여서 길을 버려논야고 한마디씩 합니다
제가 <돌포장 걷어내기 추진본부> 맹글생각입니다
여산휴게소였습니다.
지리산 세번째 종주자인 륜이의 전화를 받았고..
다음주에 바래봉에 철쭉을 보러 간다고하는데..
철쭉없을 바래봉에 걱정이 되네요..
잘 다녀오심에도 불편한 마음을 쓰신 것은
지리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시니...
생각하며 읽게 하신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