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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323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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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지리산 종주를 생각하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 종주를 몇 차례 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가슴이 뛴다 작년에는 가족(아내, 4학년 아들, 2학년 딸)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했다 중산리에서 출발해서 성삼재까지, 2박 3일 내내 비와 함께 한 산행이라 신발에 가득 찬 물에 발이 팅팅 불었을 정도로 고생을 했었는데 아내는 너무 좋았단다. 그래서 올해도 여름 휴가계획은 지리산 종주로 잡았었는데.. 계획했던 날짜에 아내가 갑작스레 직장의 급한 일 때문에 휴가를 갈 수 없단다 그렇게 무기한 연기한 여름 휴가, 아이들은 방학이 끝나버렸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러다가는 지리산 종주가 물 건너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에 걱정을 하다 혼자라도 다녀와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9월 28~30일로 날짜를 잡고 2박3일 코스로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혼자 하는 산행이니만큼 큰 부담이 없었으므로 ‘ 짐은 최대한 가볍게 산행은 여유롭게.. ‘라는 산행 슬로건까지 정하고 오브넷을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항상 지리산에 가기 전에는 오브넷에 들러 다른 분들의 산행기를 읽으면서 워밍업도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산장에 예약을 하기 전에 아내에게 휴가계획을 말했더니 아내 왈

“ 혼자 가는 게 불안한데 아들하고 같이 다녀오시죠~”
‘ 엥? ‘
“ 학교는 어떻게 하고 ? ”
“ 현장학습서 제출하면 이틀 정도는 쉴 수 있어요 토요일은 쉬는 날이니까 알았죠? “

이렇게 꼬이기 시작한 일이 계속 틀어지더니 산장예약도 28일은 연하천에 예약을 마쳤는데 29일 장터목 산장 예약은 때를 놓치고 말았다 이를 어쩐다.. 고민 고민하다가 비박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산행 준비를 시작했다 갑자기 준비할 것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첫째 날
27일 저녁 직장에서 돌아와 미리 준비해놓은 30Kg 정도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고 ‘짐은 최대한 가볍게 산행은 여유롭게‘라는 산행 슬로건대로 산행이 될는지 걱정스런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전철을 이용, 용산역에 9시 30분쯤 도착하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올 초봄에 지리산 종주를 한번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집에서 너무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 용산역에 도착했을 때는 10시 55분, 10시 50분에 출발하는 구례구행 열차가 떠나버려 어이없게도 그냥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하다 ^^;
시간이 되어 열차에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 짐을 선반에 얹어놓고 잠을 청한다 28일 03:20쯤에 구례구역에서 하차 버스로 구례 버스터미널로 이동, 아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점심으로 먹을 김밥 네 줄을 사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04:20경, 타고 왔던 버스에 다시 오르니 출발이다


[ 구례 버스터미널 ]

버스로 화엄사에 도착하니 기사님이 화엄사 내리실 분 하고 묻는데 내리는 사람은 나와 아들 단 둘뿐이다 내심 버스에 타셨던 분들 중에 몇 분이 더 내렸으면 했는데.. 헤드랜턴도 켜지 않은 채 질 흑같이 어두운 밤을 헤치고 화엄사 입구까지 부지런히 걸었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산길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한다 수통에 물도 가득 채우고 헤드랜턴도 꺼내고 등산화 끈도 단단히 동여매고, 자~ 아들 출발이다~ 처음 지리산 종주를 했을 때, 그 때 멋모르고 30Kg이 훨씬 넘는 배낭을 메고 한여름 한 낮에 땀을 얼마나 흘리면서 화엄사 길을 올랐는지.. 어쨌거나 그때 이후로 나의 산행은 늘 화엄사부터 시작이다


[ 앞에 가는 아들 ]





[ 먼저 출발해 앞서 가고 있는 아들 ]

코재가 눈 앞이다, 5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없다 등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도 무게인데 어제 밤에 열차 안에서 잠을 설친 게 쥐약이었던 거 같다 우리 앞쪽에 앉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어찌나 떠들어대든지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러다 보니 설 잠이 들어 열차가 서는 매 역마다 깼었는데 눈꺼풀의 무게가 배낭보다 더 무겁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는 순간에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아들이 깨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깨기를 수 차례 반복, 어쨌거나 코앞이 노고단 대피소다


[ 눈썹 바위 조금 못 가서.. ]





[ 화엄사 코스로 오르는 길의 마지막 ]


[ 노고단 오르는 넓은 길 ]

10시가 조금 넘어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빨리 가자고 산행을 서두르는 아들에게 사정을 하고 30분쯤 눈을 감는다 “ 아빠~ “ 아들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아들의 성화가 대단하다 우리 뒤에 오신 분들이 벌써 다 떠나고 없단다 우리도 빨리 가자고 한다 잠시 눈을 붙여서 그런가 정신은 말짱한데 이제는 어깨가 아파온다 멀리 앞서가는 아들을 부지런히 쫓아가기가 버겁다. 돼지평전을 지나 임걸령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보다 먼저 출발하신 분들이 보인다. 두 내외분이 따님과 함께 산행에 나서신 모양이다 이분들 하고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종주 내내 마주쳤다


[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


[ 뒤에 보이는 분들과 산행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


[ 돼지 평전에서 ]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화엄사에서 출발해서 연하천까지 갈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아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다 짐이 너무 무거운데다 아들의 뒤를 천천히 따라가는 형세가 되니 사점을 넘지 못하고 아주 죽을 맛이다 임걸령에서 시원한 물 한잔 들이키고 사과한쪽 얻어먹고 우리가 먼저 출발했다


[ 임걸령 샘터 ]

아들이 속도를 낸다 노루목에 올라서서, 땀을 훔치며 반야봉에 들러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져있는데 아들이 말한다
“ 아빠 연하천까지 가려면 빨리 반야봉에 올라갔다 와야지? 어서 서둘자~ “
‘ 엥? ‘
이 상태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일단 내 짐은 한쪽에 내려놓고 아들 배낭을 내가 가볍게 메고 아들은 빈 몸으로 앞세워서 반야봉에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반야봉을 올라갔다 오는 내내 아들이 그런다
“아빠 가방 누가 가져가면 어떻게?”
내가 걱정 없다고 말했는데도 내심 불안한가 보다 반야봉에 갔다 와서 아들이 하는 말
“ 정말 가방이 그대로 있네~ “
환하게 웃는다 가방이 그대로 있는 게 아들은 신기한가 보다
‘ 힘들어 죽겠는데 저 무거운 가방을 누가 메고 가니.. ‘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무거운 가방을 들 처맨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시던 분들께서는 먼저 지나쳐 가셨겠지 ? ‘


[ 반야봉으로 향하는 아들 ]


[ 반야봉 정상에서 ]


[ 반야봉에 단풍이 살짝.. ]


[ 반야봉에서 내려오면서 ]

삼도봉에 도착 잠시 숨을 돌리고는 또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 삼도봉 ]


[ 삼도를 품 안에.. ^^ ]

화개재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어느새 오후 5시가 다 되어간다 산행을 조금 더 해야 할까 말까 고민이다 아들은 갈 거면 빨리 가자고 보채는데 아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다 연하천까지는 이런 속도라면 두 시간 반 또는 세시간 정도가 더 걸릴 텐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마감키로 결정을 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 뱀사골 산장으로 향했다. 뱀사골 산장은 단체로 온 학생들이 식사준비를 하느라 많이 분주하다 아마 식사를 준비함에도 맡은 부분이 있는 가보다 떠들썩 한 것이 보기 좋았다 나도 아들이랑 짐을 풀고 육개장에 햇반을 넣고 끓여서 맛있게 먹었다 짐을 조금이라도 줄여볼 요량으로 무게가 나가는 음식을 먼저 해먹었다, 밑반찬도 듬뿍듬뿍..


[ 현장 학습의 증거를 남기기 위한 사진 한 장 찍고 ^^ ]


[ 뱀사골 산장에서 맛있는 저녁을 해 먹고 ]

연하천 산장에 예약을 한 것은 당연 취소가 되었을 것이고 어깨 빠져라 메고 온 비박장비를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짐을 정리하고 비박을 하기 위해서 화개재로 올랐다 토끼봉으로 출발하는 입구 부분에 있는 휴식처 나무 난간 한쪽 부분에 자리를 잡고 비박 준비를 했다 비닐을 먼저 깔고 그 위에 깔판을 깔고 비박쌕에 침낭을 넣고 배낭은 배낭 가리개로 덮어서 밤이슬에 젖지 않도록 해 놓으니.. 잠자리 준비 끝~, 밤하늘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 좋아라 하는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잠을 청한다


[ 비박 준비를 마치고 침낭에 들어간 아들 ]

  • ?
    여태영 2006.10.13 09:12
    아드님 사진이 무척 미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루터기님과 붕어빵이네요^^ 앞으로 든든한 산행친구가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진도 무척 멋있습니다.
  • ?
    김재윤 2006.10.31 09:44
    아드님과 함께하는 지리종주! 넘 부럽습니다. 아드님이 참 잘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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