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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6.10.16 19:37

칠선에서

조회 수 263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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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2006.10.14(토)
어디:칠선
누구랑:베낭이와 스틱이

어둠과 안개가 자욱한 88도로를 달려 자석에 끌리듯 칠선으로 향한다.
매표소 바로 아래 주차하고 등짐을 챙긴후 새벽 여명의 빛이 어렴풋이 길을 비추는 텅빈 칠선매표소를 지나가니 밭가에 새벽일 나온 아낙과 개한마리가 물끄러미 쳐다본다.(06:00)
두지교를 지나 새벽마실 나온 애관견 한마리가 반기고, 사립문을 지나며 아직은 어두운
숲길로 들어선다.
당분간 주말산행을 그만두어야 하기에 오늘 칠선이 아쉬워지고 벌써 그리워진다.  
그래...지리는 항상 거기 있으니까...
지난 번엔 아침 이길이 제법 힘들었는데 오늘은 발걸음이 가볍다. 아마 한참 못볼
칠선이기에 가는 길들 길들이 다 소중하게 다가와서 일까?
다시보는 선녀탕과 옥녀탕은 무서우리만치 청명하다.(06:50~06:52)


내려서서 잠깐 땀도 씻고, 고개숙여 선녀탕 물도 한모금 하니 잠시 신선이 된 착각을
해 본다.
마폭까지는 수통에 물도 안채우고 계곡물만 먹고 가도 충분할지 싶다.
비선교와 비선담을 지나고나니(07:08) 이제 날은 완전히 밝아 울타리를 넘는데(07:11)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무명의 와폭을 지나며 칠선이 시작된다.


칠선폭포 전 지리09-09구조목 근처에서 계곡에 내려가 청춘홀을 찾고자 했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
하긴 서울지하철 역에서도 방향을 잃는 알아주는 방향치임을 아는지라 이내 포기한다.  
외로운 칠선폭포에 내려가 다시 한번 물에 입맞춤하고 땀도 씻는다.
혼자 있다 많이 반가워하는 눈치다.(07:40~07:45)



개인적인 생각에 큰 폭포보다 아담한 전원주택같은 이 칠선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것은 왜일까?
갈림길이정표(07:54)에서 좌로 오르니 대륙폭포가 위로 보인다. 바윗길로 내려서서 폭포를 올려다 보니 비록 가물어 수량은 적지만 위풍당당함은 말할 것이 없다.
대륙폭포에 입맞춤(07:57).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칠선본류를 오른쪽에 두고 오른다.
물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다가 무명의 이단폭포에 이른다.(08:25) 폭포아래 소의 깊이는 물론 제법 규모가 있는데 이름이 없단다. 모양대로 이단폭포라 칭하면 어떨까? 아님 흘러내린 Y자형태를 본따 여신폭포라 함은? 이건 안되겠다, 여성산꾼들의 뭇매를 맞을 듯하니...



폭포좌로 우회하여 폭포위로 올라서니 아래에서 본 것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상당히 긴 암반을 유수하는 폭포인 듯 운치가 제법이다.(08;33)
잠깐 쉬며 산길도 살피고 과일이라도 한쪽할까 하다 저녁 아들 생일잔치땜에 괜히 서두른다. 이 때의 서두름이 결국 마폭을 놓치고.....

폭포윗길에서 좀더 계곡을 따랐어야 하는데....좌측 너무 빤한 중봉능선 산죽길을 한참 접어들고 나서 방향이 틀림을 알고 다시 내려갈까 하다가 '어짜피 홀로 산행, 기다릴 사람도
없고, 중봉으로 오르지 뭐..칠선은 보았으니...‘
아애 능선까지 바삐 치고 올라가 베낭도 내려놓고 배도 하나 깍아 먹고 나침반을 그제사 내려놓으니 왼쪽으로 많이도 와버린 모양이다. 수통에 물이 한모금도 없는 것이 아쉽지만 과일과 쥬스가 약간 있으니 가보기로 한다.(10:00) 이미 시간도 대륙폭포에서 마폭포까지 갔을 시간대를 지나버린듯 하니..
그래도 산길은 제법 선명하다. 간간이 산죽길을 헤메여도 보지만 능선만 고집하면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다. 반가운 표지기도 도와주고
(기쁜인연,나돌아갈곳,이름없는 리본,하동 산사나이)...
(비로소 덕분에 고맙단 말씀 전합니다)
소나무가 생명력을 시위하듯 흙이라곤 없어보이는 바위위에 뿌리를 내리고(10:20),


시야가 훤하여 보니 중봉아래 사태지역이다.(10:31)
멀리서만 보다가 온몸으로 사태지역을 맞으니 가슴이 쓰리는 정도가 아니다. 이럴 수가.. 이제 그만좀 파고 뚫고 했으면...


몇번을 미끌어 지다가 나도 또한 사태에 일조하는 것같아 괜히 창피해 진다.초지를 찾아 보지만 사태길이 길기도 길다.
그래도 멀리 뒤돌아보며 노고단에서 반야봉...지리주릉길을 조망해 본다. 다시 한번 사태지역을 한컷 하는데 중봉위에서 비추는 태양이 내 그림자를 비추니 괜히 쓸쓸해 진다.(10:44)


주릉상의 산행객들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중봉이 다되었나 보다.
조심스레 대인지뢰를 피해 금줄도 없는 중봉공터에 슬그머니 올라서니 여기저기 산행객들이 제법많다.(11:04)


비로소 천왕봉을 조망하고 많이 쉰다. 새벽부터 배 한조각,사과 한개,쥬스약간외는 먹은게 없어도 크게 시장하진 않다. 다만 갈증이 조금나는게 물을 너무 안먹은것 같기는 하다.생색을 보니 다른 산행객들은 수학여행온 듯 깨끗한데 나는 반팔을 입어서 인지 여기저기 찢긴 자국도 있고 베낭사이로 온갖 덤불투성이다.누가 볼까 싶어 얼른 털어내고 중봉 출발(11:20).
체력이 많이 소진된 듯하다.추성매표소에서 중봉까지 대략 5시간 20분정도밖에 아니지만  보일듯 말듯한 중봉을 오르는 능선길이 제법 힘들었나 보다. 더딘 발걸음 끌다시피 천왕봉에 오른다.(11:43)


오늘 온 모든길들이 새삼 소중한 것은 앞으로 몇년간일지 모를 긴 공백을 생각해서 인지....
여전히 붐비는 천왕에서 칠선을 내려다 보며 '참 멀리 왔구나.....'
기~인 한숨을 내쉬어 본다. 멀리 노고단과 반야를 다시 조망하고,지리 천왕을 바라보는 수많은 능선들... 언제 또 와 보나.... 에이 약속이고 뭐고 당장 다음주에 또 와 버려? 벌써 그리워진다.



이제 하산길. 장터목에 내려가(12:31) 아침겸점심을 하고 백무동길로 내려간다.(13:14) 잠시 소지봉을 지나면서 창암능선을 곁눈질 했으나,지난번 단속반과 실경이 했던 안 좋은 기억이 나서 이내 참샘으로 발길을 돌리고 서둘러 내려간다. 일행이 안내려 온다고 관리소에 신고하는 한 산행객을 뒤로하고 백무동매표소 도착.(15:09)
추성리에서 차를 회수하고자 택시를 기다리며 시원한 캔맥주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비록 마폭은 보지 못했지만 이 또한 칠선신령님의 뜻일지니...

칠선에서 방향치 어린백성....
  • ?
    슬기난 2006.10.16 21:11
    청춘홀은 9-10구조목 바로 옆 계곡가에 있습니다.
    어둠이 가실때 칠선 폭포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조금 뒤에 따라 오르셨군요.
    무너져서 나무가 가로막은 갈림길에 여러님들이 능선으로
    올라서는 바람에 마폭가는 님들이 골탕먹는 곳인데(그날
    올라가다가 만난 님도 예전에 능선으로 올라 다시 왔다는,,)
    그리 오르셨군요.
    산행 흔적을 더듬어보니 어린백성이 아니라 다 큰 어른 같다는,,,
  • ?
    오 해 봉 2006.10.17 20:11
    목포의 어린백성님 혼자서 어려운곳을 다녀오셨군요,
    힘은좀 들었어도 본전은 충분하셨을것 같습니다,
    그날저는 저 천왕봉 표지석을 20:01 껴안아 보았답니다,
    달도없고 캄캄하고 바람 한점도없는 천왕봉이 그렇게 좋기에
    근30분 사방을 돌아보고 장터목으로 내려왔답니다.
  • ?
    어린백성 2006.10.17 21:29
    저도 밤에 한번 천왕을 껴안을 기회가 올지요?
    항상 친절하신 덧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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