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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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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人은 저의 雅號입니다.
동양화를 그리기 때문에 호를 적어놓은 것입니다.
호를 지을 때가 벌써 이십 몇년 전인데,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요.
그러다가 문득 쉬운 곳에서 생각을 해냈습니다.
그것은 내가 태어난 곳과 사는 곳이 남쪽 지방이어서,
"나는 남쪽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쉽게 '南人'이라 하기로 했습니다.
우연히도 지리산이 남쪽에 있는 산이기도 하네요.

저는 40대 후반초입니다.
지금까지 글을 못올리다가 올해가 다하는 마지막에 나마 글을 올려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2002년도 8월의 첫 지리산 종주를 시작으로 10월까지 매달 한번씩 1박2일로 하는 세번 째 종주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고교 동창들 5명과 함께 종주했고,
두번 째에는 저 혼자 단독 종주 했고,
세번 째에는 친구와 둘이서 종주를 했습니다.
세번의 종주를 하는 동안에 느끼는 지리산의 느낌이 너무도 달라서 그 느낌을 시리즈로 몇번에 나눠서 편안한 마음으로 적을려고 합니다.

첫번째 종주때에는 가기전에 준비하는 과정이 길었습니다.
사십대 후반에 들어서는 우리들은 마음 준비를 하는 시간만해도 몇개월이 필요했으니까요.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하는 것도 수십차례,,,,,
과거 이십년전에 지리산을 종주한 친구의 얘기를 듣기 위해 쇠주한잔 사기도 하고,,,,,,,
히말라야를 등반한 후배의 말을 귀담아 듣기도 하고,,,,,
지도를 사서 보기도 하고,,,,,,
TV에서 지리산만 나오면 채널 고정시키고,,,


그러다가 고교 동창5명의 등산대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우리들은 이번 지리산 종주전에 약 2년간 전남 도내의 크고 작은 산들을 2주마다 골라서 다녔기 때문에 안 가본 산들이 거의 없을 정도의 산행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이것은 지리산 종주에 아무런 경력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번째 지리산 종주는 이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여러가지 스케줄, 잔일 및 물품들을 준비하는 사람이었으나, 나중에는 등산대장(?)이라는 걸맞지 않는 감투로 불리워지게 되어 얼마나 쑥스러웠던지......
어찌됬든 1박2일이냐, 2박 3일이냐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가, 지도상에서 보는 거리 계산에서 우리들의 체력 만을 믿고 1박2일로 결정을 하고,,,,,
나중에 우리들은 1박2일이 무리였다는 것을 가보고 나서야 알았으니......
이것 뿐이 아니고 기타 음주, 체력안배, 등의 무리수를 두게 두어서......
지리산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건한 마음을 갖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된 점들을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머리숙여 조아립니다.

어찌됬든 장비사고, 물건사고 등등 요란하게 법석을 떨다가 드디어 8월의 어느 새볔에 성삼재로 이동하였습니다.
물론 첫 번째 지리산 등반이었지만, 이것이 첫번째 무리였습니다.
그 이유는 새볔에 떠나는 관계로 모든 대원들이 잠을 설쳤다는 것입니다.
그 중 어떤이는 집합 장소에 나타날 때, 뜹드름한 호프냄새(이 친구얘기는 앞으로 어느 정도 지속됨)가 나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술힘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이 호프냄새의 그 친구는 끝까지 엄청난 체력을 발휘했습니다.  

새벽에 야간 산행을 시작되었고, 우리들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우리들의 뒤에서 저벅저벅 걸어오는 일군의 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지리산 전문 등산팀 같아 보였습니다.
여자분들도 많았고 그들의 저벅저벅, 착착착하는 걷는 소리에 우리들은 잔뜩 긴장을 했지요.
특히 어둠 속의 시멘트 바닥에서 들리는 소리는 흡사 군대의 행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들은 그들을 "00사자들"같다고 했습니다.
그 일단의 팀들에게 추월을 당하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결국은 후미에게도 추월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때쯤 우리 일행 중에서 "우리도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소리가 나더니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노고단 산장에 이르렀지만, 결국 그들을 따라잡지도 못하고 초반부터 땀만 뻘뻘 흘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체력안배에 실패를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쉬는 시간도 충분히 가졌는데,,,,,
지리산처럼 장기 산행에서는 쉬는 시간이 길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임걸령을 지날 때 쯤, 또 뒤에서 "빨리 가자!"는 말이 들렸고  또 우리들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산길이 완만해서........쉬운 것처럼 느껴졌어요.
앞서 얘기했지만 우리들은 쉴 때는 푹 쉬었습니다.

이런 것을 반복 하다가 결국 토끼봉을 올라갈 때, 저의 허벅다리에 쥐가나는 것입니다.
무리한데다가 보폭을 너무 크게 잡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또 그 핑계로 우리들은 장시간 휴식을 취했지요. 저의 다리가 호전될 때까지,,,,,
쥐가 반복해서 나는데, 일행들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그 때 호프냄새의 친구가 "양주한잔 하면 괜찮을 것이야?"라고 해서 양주잔으로 석잔을 마셨습니다.
그랬더니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쥐가 풀리더군요.
"야,이거 술이 약이네!"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 술로 시작해서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술 얘기가 나오지만, 절대로 산행 중에는 음주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연하천에 들려서 시원한 맥주 한캔 이상을 마셨고, 술힘으로 벽소령까지 갔고, 그 곳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안 먹어야할 폭탄(?)를 마셔버리고.........
그 뒤로는 어떻게 세석산장까지 갔는지.......참으로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실 분을 아시겠죠?
호프냄새의 친구만 체력이 남았고 나머지의 친구들은 모두가 지쳐버리고 무릎 통증까지.....
그 때는 힘든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두번 세번 종주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무리한 일정 및 체력안배는 안좋은 것을....
  
사실 첫날을 벽소령에서만 잤어도 회복이 되었을텐데요........
아무튼 다음날 무릎이 아주 안 좋은 친구들 때문에 하산을 하느니 마느니 하다가 계속 산행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장터목에 도착했습니다.
무릎이 안 좋은 친구에게 천왕봉을 올라가지 말기를 권했지요.
그러나 "여기까지 힘들여 와서 천왕봉을 안가면 지리산에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리를 끌면서 천왕봉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친구의 강인한 생각이 돋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감격어린 천왕봉의 첫 상봉이 이루어졌고요......
중산리로 하산하면서 남들보다 두배나 많은 시간을 들였지요.
무릎이 안 좋은 친구와 같이 내려오느라........
열심히 내려왔지만, 진주가는 마지막 버스는 지나간 뒤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해냈다는 자신감과 아울러 일종의 흥분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광주까지 차를 전세내어 왔습니다..........
정말이지 힘든 산행이었지만,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멋진 1박2일이었습니다.
우리들은 그날의 일들을 지금도 회상하면서......훌륭한 안주로 삼고 있습니다.
부디 우리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두번째 종주 얘기입니다.
두번 째 이야기는 저의 단독종주에 관한 얘기입니다.
이 단독 종주얘기는 첫 종주 얘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굉장히 많은 것을 느꼈거든요.

단지 단독종주의 얘기는 다음 해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나다.
왜냐하면 현재 이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12월 31일 오후 4시를 넘어 갑니다.
올해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다음 시리즈는 다음해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 ?
    moveon 2002.12.31 16:30
    다음 이야기도 기대 합니다, 좋은 산행기 감사합니다.
  • ?
    오 해 봉 2003.01.01 09:58
    구수한 인정이 묻어나는 산이야기 이군요.단독종주가 기대됩니다. 새해 복 만이받으세요.
  • ?
    南人 2003.01.04 10:41
    지리 선배님들께서 읽어주셔서 지극히 김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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