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여섯 개의 호텔보다....
- 일시 : 2006년 8월 6~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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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음정->벽소령->세석 영신봉 헬기장(1박)->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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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 소영진님
<사진1> 벽소령 모싯대
<사진2> 벽소령
억지로 시간을 내어 이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극을 감행하려 했던
무모함에 만감이 교차한다. 태극을 포기하고 나서 선택한 산행이 추성에서 슬기난님을
뵙고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감기기운에 비박 장비를 짊어 지고 그 쪽을 오르려니
부담이 엄습한다.
버스에 타자마자
하는 수 없이 문자를 날린다.
답장은'서운쿠로'다.....ㅜ.ㅜ 무릎 부실한 제가 죄입니다...^^
일주일 전 곰을 만났던 작전도로에서 비박하는 분들도 있다.
그 정도 인원이라면 곰도 어쩔 수 없겠지만 안전 대책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덥다....정말 덥다....땀만 삐질삐질....바람도 없다. 습도는 엄청 높다.
오로지 물맛 만이 산에 온 위로가 된다.
<사진3> 선비샘에서
<사진4> 전망바위에서
<사진 5> 칠선봉
동행인만 바뀌어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벽소령.
산객들만 바뀌고 풍경도 일주일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벽소령.
그때는 컨디션이라도 좋았었는데 이번엔 에어컨 냉기에 의해
감기가 걸려 있다는 것과 무릎이 이상하다는 것.
또 한가지는 일월 비비추가 모싯대에 자리를 넘겨 주고 있다는 것.
매번 찾을 때마다 다르다는 느낌은 내가 변했다는 것이다.
내가 변했으면 변했지... 지리산은 그저 옷만 갈아 입을 뿐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6,7> 세석에서 소나기를 피하며
<사진8> 세석 노을
세석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지나가는 비인 것은 틀림없었는데 쉽게 그치지 않았다.
배낭을 메고 촛대봉으로 향하는 중간 또 빗방울이 내려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다시금 기어 오르는 가스를 보고는 제석단에서의 비박을 포기한다.
세석에서 만난 한국의 산하에 산***님과 옆지기님과 식사를 같이하고
영신봉 헬기장에서 비박을 하기로 한다.
<사진9> 영신봉 헬기장
<사진 10> 세석 이동통신 안테나 바위
별 여섯 개의 초특급 호텔보다 별 백만 개의 호텔이 더 좋다.
어제 밤 반짝이던 별들은 어디로 가고
가스가 가득 찬 영신봉 헬기장
반달곰이 자기 영역에서 자고 있다고
새벽녘 정적을 깨우며 괴성을 지른다.
꼼짝도 못하고 축축하게 이슬이 맺힌 텐트 안에서 몸을 뒤척이다
비가 올 것 같다는 소리에 하는 수 없이 나왔다.
<사진 11> 영신봉 헬기장에서
<사진 12> 안테나 바위에서
햐~~~~~~
풀 냄새 가득 머금고 능선을 기어오른 가스도 나에겐 싱그런 느낌!
가스와 어둠이 함께 걷히면서 잠시 고요함이 능선 검푸른 나무에 휩싸이더니,,,
갑자기 잉크를 물에 떨어뜨려 놓은 듯한 하늘이 열리며
이어
화려한 황금빛 조명으로 거대한 환상의 쇼가 시작되었다.
고요하던 하늘은 환해지고 황금빛이 하늘금에 앉아 특별한 아침을 연출했다.
둥그런 모양으로 불 덩어리 같은 주홍빛 진주는 세상을 향해 당당히 떠오른 것이다.
햇살을 품은 나뭇잎은 왼 종일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누구에게라도 분양하겠지.
햇살이 이렇게 아침부터 내 마음에 들어 앉으면 왼 종일 푸근한 마음으로 기분이 상쾌해.
내 마음 안에 들어앉아 세상을 꿈꾸는 아침 햇살은 맑은 아름다움이 가득하여 다 그려지겠지.
황금빛 아침이 열리면 하루를 시작하는 설레임에 높이 나는 잠자리들도 날개 짓이 가볍다.
저렇게 찬란한 아침 햇살이 늘 비워두는 내 마음 조그마한 구석에 들어앉아
하루 종일 날 채워준다.
햇살을 가슴에 안고 난 맑은 하늘과 구름이랑 바람이랑 꿈나라로 잠시 여행을 하게 된다.
하늘로부터 흐르는 새로운 시작들의 느낌은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큰 세개골로 작은 세개골로 따로 흘러 대성골로 합수되어 강으로 강으로
꿈을 이야기하자 한다.
꿈을 향한 잠자리가 날고 내 마음도 따라 나니 그 마음 닿아 멈출 곳이 그 어디인지...
그 자리 내가 꿈꾸는 안주해야 할 곳에 닿으면 날개를 접어 환한 그 세계를 두루 살펴야겠다.
<사진 13> 세석에서 침낭을 말리며
<사진 14> 원추리에 앉은 잠자리
뉴턴의 눈으로 본 지리산
우주의 중심엔 태양이 있다면
내 사랑의 중심엔 그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태양의 가에는 언제나,
그것을 공전하는 행성들이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그대 주위를 맴도는 어느 행성과도 같나 봅니다
그 행성들은, 태양의 중력에 의해 결코
그것의 곁에서 멀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나도 그렇게 마력 같은 그대의 매력에 이끌리어, 결코
그대 곁을 떠나질 못하나 봅니다
그러나 멀어짐도 있을 수 없듯이, 다가감 또한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만족하며 행성들은
태양 주위를 돌아 나갑니다
그렇게 항상 똑같은 공전을 연속하던 그 행성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自轉)도 합니다
나도 그대 곁의 맹목적인 그 맴돎에 지쳐,
한번씩 주위를 이탈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고 또 찾아봐도, 그대만한 빛남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대라는 사랑 안으로 다시
궤도 복귀를 하고 맙니다.
그리고, 일탈에 대한 반성의 증거로 나는 공전도 자전도 하지 않으렵니다.
이젠 별똥별이 되어 그대에게 떨어져 한 몸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그대
사랑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SOJIRO - Virgin Forest
어디쯤 있는지 생각중이었지요.
여름산행은 계곡의 냉기를 쏘이며 하는것이
제격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지리자락에 머무를 수 있다는
한가지만이라도 충분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