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3309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별 여섯 개의 호텔보다....


- 일시 : 2006년 8월 6~ 7일

- 코스 : 음정->벽소령->세석 영신봉 헬기장(1박)->의신

- 누구랑 : 소영진님





<사진1> 벽소령 모싯대




<사진2> 벽소령


억지로 시간을 내어 이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극을 감행하려 했던

무모함에 만감이 교차한다. 태극을 포기하고 나서 선택한 산행이 추성에서 슬기난님을

뵙고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감기기운에 비박 장비를 짊어 지고 그 쪽을 오르려니

부담이 엄습한다.

버스에 타자마자 하는 수 없이 문자를 날린다.

답장은'서운쿠로'다.....ㅜ.ㅜ 무릎 부실한 제가 죄입니다...^^



일주일 전 곰을 만났던 작전도로에서 비박하는 분들도 있다.

그 정도 인원이라면 곰도 어쩔 수 없겠지만 안전 대책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덥다....정말 덥다....땀만 삐질삐질....바람도 없다. 습도는 엄청 높다.

오로지 물맛 만이 산에 온 위로가 된다.




<사진3> 선비샘에서




<사진4> 전망바위에서

 


<사진 5> 칠선봉



동행인만 바뀌어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벽소령.

산객들만 바뀌고 풍경도 일주일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벽소령.

그때는 컨디션이라도 좋았었는데 이번엔 에어컨 냉기에 의해

감기가 걸려 있다는 것과 무릎이 이상하다는 것.

또 한가지는 일월 비비추가 모싯대에 자리를 넘겨 주고 있다는 것.

매번 찾을 때마다 다르다는 느낌은 내가 변했다는 것이다.

내가 변했으면 변했지... 지리산은 그저 옷만 갈아 입을 뿐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6,7> 세석에서 소나기를 피하며




<사진8> 세석 노을




세석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지나가는 비인 것은 틀림없었는데 쉽게 그치지 않았다.

배낭을 메고 촛대봉으로 향하는 중간 또 빗방울이 내려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다시금 기어 오르는 가스를 보고는 제석단에서의 비박을 포기한다.

세석에서 만난 한국의 산하에 산***님과 옆지기님과 식사를 같이하고

영신봉 헬기장에서 비박을 하기로 한다.





<사진9> 영신봉 헬기장




<사진 10> 세석 이동통신 안테나 바위




별 여섯 개의 초특급 호텔보다  별 백만 개의 호텔이 더 좋다.

어제 밤 반짝이던 별들은 어디로 가고

가스가 가득 찬 영신봉 헬기장

반달곰이 자기 영역에서 자고 있다고

새벽녘 정적을 깨우며 괴성을 지른다.

꼼짝도 못하고 축축하게 이슬이 맺힌 텐트 안에서 몸을 뒤척이다

비가 올 것 같다는 소리에 하는 수 없이 나왔다.




<사진 11> 영신봉 헬기장에서




<사진 12> 안테나 바위에서



햐~~~~~~

풀 냄새 가득 머금고 능선을 기어오른 가스도 나에겐 싱그런 느낌!

가스와 어둠이 함께 걷히면서 잠시 고요함이 능선 검푸른 나무에 휩싸이더니,,,

갑자기 잉크를 물에 떨어뜨려 놓은 듯한 하늘이 열리며

이어 화려한 황금빛 조명으로 거대한 환상의 쇼가 시작되었다.

고요하던 하늘은 환해지고 황금빛이 하늘금에 앉아 특별한 아침을 연출했다.

둥그런 모양으로 불 덩어리 같은 주홍빛 진주는 세상을 향해 당당히 떠오른 것이다.



햇살을 품은 나뭇잎은 왼 종일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누구에게라도 분양하겠지.

햇살이 이렇게 아침부터 내 마음에 들어 앉으면 왼 종일 푸근한 마음으로 기분이 상쾌해.

내 마음 안에 들어앉아 세상을 꿈꾸는 아침 햇살은 맑은 아름다움이 가득하여 다 그려지겠지.

황금빛 아침이 열리면 하루를 시작하는 설레임에 높이 나는 잠자리들도 날개 짓이 가볍다.

저렇게 찬란한 아침 햇살이 늘 비워두는 내 마음 조그마한 구석에 들어앉아

하루 종일 날 채워준다.

햇살을 가슴에 안고 난 맑은 하늘과 구름이랑 바람이랑 꿈나라로 잠시 여행을 하게 된다.

하늘로부터 흐르는 새로운 시작들의 느낌은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큰 세개골로 작은 세개골로 따로 흘러 대성골로 합수되어 강으로 강으로

꿈을 이야기하자 한다.

꿈을 향한 잠자리가 날고 내 마음도 따라 나니 그 마음 닿아 멈출 곳이 그 어디인지...

그 자리 내가 꿈꾸는 안주해야 할 곳에 닿으면 날개를 접어 환한 그 세계를 두루 살펴야겠다.




<사진 13> 세석에서 침낭을 말리며




<사진 14> 원추리에 앉은 잠자리




뉴턴의 눈으로 본 지리산
 

우주의 중심엔 태양이 있다면
내 사랑의 중심엔 그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태양의 가에는 언제나,
그것을 공전하는 행성들이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그대 주위를 맴도는 어느 행성과도 같나 봅니다

그 행성들은, 태양의 중력에 의해 결코
그것의 곁에서 멀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나도 그렇게 마력 같은 그대의 매력에 이끌리어, 결코
그대 곁을 떠나질 못하나 봅니다

그러나 멀어짐도 있을 수 없듯이, 다가감 또한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만족하며 행성들은
태양 주위를 돌아 나갑니다

그렇게 항상 똑같은 공전을 연속하던 그 행성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自轉)도 합니다

나도 그대 곁의 맹목적인 그 맴돎에 지쳐,
한번씩 주위를 이탈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고 또 찾아봐도, 그대만한 빛남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대라는 사랑 안으로 다시
궤도 복귀를 하고 맙니다.

그리고, 일탈에 대한 반성의 증거로 나는 공전도 자전도 하지 않으렵니다.

이젠 별똥별이 되어 그대에게 떨어져 한 몸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그대 사랑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SOJIRO - Virgin Forest


 

  • ?
    슬기난 2006.08.12 07:09
    그날 그비를 제석단이 보이는 능선에서 맞으며
    어디쯤 있는지 생각중이었지요.
    여름산행은 계곡의 냉기를 쏘이며 하는것이
    제격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지리자락에 머무를 수 있다는
    한가지만이라도 충분한것을,,,,,
  • ?
    파란찬스 2006.08.12 12:31
    에~~ 텐트 이용하지맙시다.
    한두사람도 아니고 모든사람이 텐트이용하면 보기좋나여???
    머~ 쫄대를 이용안했으니 상관없지않느냐..라고 말씀할지모르나
    거 보기않좋네요..
    이유불문하고 이용하지마십시오!!!!
  • ?
    오 해 봉 2006.08.12 12:55
    소영진님과 둘이 신이 났것네,
    10번 12번 사진은 대단한 걸작이네,
    다음주에 음정에서 작전도로로 벽소령으로 갈려고해.
  • ?
    연탄별 2006.08.12 21:32
    대피소 바닥 사진 ^^ 지는 비가 많이 올때 찍어도
    비가 안 보이던데~~ 너무 좋습니다.^^*

    파란찬스님; 대피소 예약 좀 해 주시죠. 무거워서 절대 가져가기 싫죠.
  • ?
    tumbler 2006.08.13 08:41
    여기 질량이 부족해 행성이 되지 못하고 떠도는 위성이 있습니다.
    그대 가까이서 뱅뱅 돌고있는 행성이고 싶은데....
  • ?
    별밤지기 2006.08.13 17:22
    지리산능선에 텐트 몇동 칠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공단의 융통성이 나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저 막는게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리산은 놀러가는게 아니라 자연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필요합니다. 별밤을 헤이는 님이 부럽습니다.
  • ?
    최우영 2006.08.13 19:14
    부러워라.^^
    그런데 무릎이 좋지 않으면 자꾸 무리를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은데....^^
    잘 지내지?
  • ?
    산그림자 2006.08.15 13:06
    늦었습니다.
    일찍 발걸음을 재촉하여 인연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게으름의 극치에 이제야 마음을 내밀어 봅니다..
    지리의 밤하늘 아래 같이 동행을 나누었던 긴 시간에
    님의 배려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제는 어느 능선길 어느 산골짜기에서 만남을 이루어 질 수 는 그 어느 누구가 장담하지는 못하여도
    다시 뵙는 그 날 까지

    늘 .. 강건하시고 건승하시기를 빌겠습니다..


    .. 山河의 .. 산그림자 ...^^*
  • ?
    담연 2006.08.16 23:49
    <슬기난>님 같이하지 못해 참 아쉽습니다....^^
    그런데 가이드 아직도 유효한가요?////ㅋㅋㅋ
    <파란찬스>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Shelter tent(천막)도 분명 텐트는 맞습니다.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불쾌감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만,
    이유불문이라는 표현은 듣기 좋지 않습니다...ㅜ.ㅜ
    <오해봉>님 이번에는 부상입지 마시고 무사히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연탄별>님 잘 찍으시면서 그러시네요....^^
    님 별똥별이 되시라니까요...^^
    <별밤지기>님 부끄럽습니다...^^
    <최우영> 칭구 잘 지내지?
    한잔하기가 무지 힘드네...^^

    <산그림자>님 반갑습니다.
    배려는 무슨 배려를 했다고 그러십니까?
    오히려 저희가 즐거웠습니다...^^
    또 뵙게 될겁니다.
    저도 바빠서....^^ 산하에 흔적남기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지리산 산행기, 느낌글, 답사글을 올려주세요. 운영자 2002.05.22 10004
1002 10월 중순, 지리산 2박 3일 종주. 9 이은주 2007.10.21 3315
1001 저희 부부 지리산 다녀왔어요 4 file 어린 백성 2004.11.18 3311
1000 <효정이>와 함께한 태극능선종주(5) 18 철화 2005.08.22 3311
» 별 여섯 개의 호텔보다.... 9 眞露 2006.08.12 3309
998 서북능선 15 오 해 봉 2005.08.15 3301
997 이곳은 지리산 맞다 2 구름모자 2006.08.02 3297
996 치밭목- 천왕봉 -백무동(2부) 갈매기 2001.10.12 3296
995 겨울, 지리산책 16 해연 2005.01.30 3296
994 네번째 종주기 4 고숭록 2006.09.06 3295
993 험하고도 힘들었던 백무동계곡에서의 아름다운 동행 4 file 거북 2010.06.03 3292
992 오리지날 종주 산행했음다. 안재한 2001.11.03 3288
991 44세... 그 묵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며 이룬 종주... 6 승종 2006.06.22 3288
990 11월 15~16일,,중산리에서 뱀사골까지 5 file 박수원 2003.11.17 3285
989 첫 휴가, 첫 지리산 종주~(첫째날) 7 박수인 2004.06.13 3285
988 백무동->장터목->천왕봉->세석->한신계곡 : 2002년 늦 봄 산행기 5 깊은산 2003.05.17 3281
987 성삼재~>임걸령~>반야봉~>삼도봉~>뱀사골산장~>반선(8월18일~8월19일) 19 소주한잔 2003.08.22 3281
986 아들과 함께 한 지리산 종주 8 김재신 2007.08.23 3278
985 天上花園遊覽記(2) 9 슬기난 2006.05.24 3276
984 지리산 종주산행기-2 (完) 6 file 권갑상 2006.08.15 3272
983 1박 2일 종주기(6/21~22) - 두번째 5 네오문 2003.06.27 32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9 Next
/ 5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