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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4.06.20 10:44

지리산종주 3

조회 수 305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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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02:25에 잠 한숨 못 자고 뒤척이다 기상했습니다.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오! 하느님!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하고 하현달이 환하게 떠 있었습니다. 아침준비(즉석 야채죽)를 하고 기천이를 깨워 먼저 먹였습니다.  기천이가 8시간 밖에 못 자서 졸리 다고 합니다.(#.-)  눈이 잠이 덜깼죠?^^

기다려도 집사람이 오지 않아 또 기천이에게 엄마를 깨우도록 했습니다.^^  

03:40에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 화장(?)도 고치고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바로 고사목지대가 나오는데, 달빛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제시대에 민족정기를 말살한다고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04:42에 기천이가, 04:45에 집사람과 제가 천왕봉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날이 밝지 않아 랜턴을 비추며 길을 찾느라 애썼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사진부터 찰칵!^^

일출 예정시간이 05:12정도이니 자리를 잡고 기다려야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위가 장난이 아닙니다.

어두운 가운데 여명이 깃들기 시작합니다.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되고요.^^  봉우리 사이로 운해가 끼어 호수처럼 보입니다.

점점 더 붉어 지는군요.

05:12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일출이다!!!!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서 셔터를 눌러 댑니다.^^


05:16에 완전히 동그란 해가 떠올랐습니다.  너무 장엄하고 아름답습니다(감동 먹었음).^^

이번 산행은 대성공입니다.  소원풀이 했습니다.(^o^)  기천이 보다 제가 더 좋아 했던 것 같습니다.^^  4번 만에 일몰도 보고, 일출도 보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제가 하는 일도 큰 우환 없이 되도록 기원했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이미 그렇게 받았다는 확신 같은 것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너무 추웠습니다(기천이 판초우의 입은 것 보이죠?).^^  서둘러 하산 길에 나섰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다시 천왕봉에 올라 갔습니다.  반대편으로 내려 갔어야 했습니다.  덕분에 한산하여 좋은 사진 한 컷 얻었습니다.  태양빛을 받으며….

05:40에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다시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습니다.  새 희망을 가슴에 품고서….

긴장이 풀렸는지, 진짜로 8시간 밖에 못 자서 그러는지 기천이가 힘들어 합니다.^^  우리가 하산한 코스는 지리산등산로 중에서 제일 짧아서 제일 험한 중산리 코스입니다.  그래서 기천이가 좋아하는 육포도 먹이고 하면서 달래 봅니다.^^

거의가 바위만 있는 길입니다.  집사람도 무릎에 무리가 왔나 봅니다.  자꾸 쳐집니다.

07:30에 천왕샘과 개선문을 거쳐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2Km를 2시간여에 걸쳐 내려온 것입니다.  얼마나 험한지 짐작이 가시죠?^^  대피소에서 사발면을 사서 대충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뒤로 로타리대피소와 지리산법계사가 보입니다.

09:50에 망바위와 칼바위를 지나 공원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기천이가 1등 했습니다.^^  오늘 6시간 10여분의 산행을 끝으로 지리산종주산행을 모두 무사히 마쳤습니다.  와! 박수 박수!!!^^

모든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천이는 산행 중에 얼마나 많은 칭찬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이구 힘들어!  산에서 쓰레기를 모두 짊어지고 내려왔는데 분리 수거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이 1.2Km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전에는 바로 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뭐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 가라고 하는 것인지?  또 버스는 어차피 1시간마다 있는 것인데 공원입구까지 한 바퀴 돌아가면 안 되는 것인지?

다 왔다는 기대감이 무너지니 1.2Km가 너무나 멀었습니다.  기천이와 집사람이 왕 짜증이 났습니다.


11:00발 진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피곤이 몰려옵니다.  진주에 도착하여 15:30발 성남행 고속버스표를 예매하고 몸을 씻으러 목욕탕에 갔습니다.  산에서 양치질은 물론 세수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들락거렸더니 발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진주성 구경에 나섰습니다.  논개가 왜장을 안고서 남강에 뛰어들었다는 촉석루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뛰어든 장소는 촉석루가 아니고 의암이라고 합니다.^^  밑의 사진 중간에 물위에 떠있는 바위에서 풍덩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어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기천이는 모자라는 잠을 마저 보충하고, 집사람은….

산청을 지나면서 다시 지리산이 보입니다.  “잘 있어라.  또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올 깨.”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 ?
    허허바다 2004.06.20 16:15
    ㅎㅎ 기천군이 2박3일 종주의 맨마지막을 1등으로 통과하셨네요 ^^
    어린 시절의 산행, 분명 살아가면서 많은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행복스러운 가정의 지리종주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
    정진도 2004.06.20 18:02
    좋은 추억을 기천이에게 선물하였군요.......
    내내 행복하시길 빕니다,,,,,,,,,,,,,,
  • ?
    슬기난 2004.06.21 17:28
    그렇게 쫓아 다녀도 인연없는 천왕봉 일출,좋은 추억 만드신것 축하드립니다.계란아 닭되어 또 계란과 지리산 종주하고,또 그계란이,,,
    행복 대물림하기
  • ?
    다감 2004.06.22 13:05
    소중한 추억...
    가족들의 행복이 항상 추억처럼 샘솟길
    바랍니다..
  • ?
    眞露 2004.06.22 16:33
    부럽습니다.
    기천이는 아무래도 저보다 나은 것 같네요.
    그 긴 여정을 소화해 내고도 저렇게 멀쩡하네요.
    기천이 화팅~~~~~
  • ?
    오 해 봉 2004.06.24 13:14
    좋은 산행기입니다.
    엄마 아빠에게는 자신감을 기천이에게는 호연지기를 담아준 아름다운
    지리산종주기 이군요.
    항상 좋은일만있고 웃음이넘치는 家庭 을 기원드립니다.
  • ?
    들꽃 2004.06.24 20:26
    힘들어 하시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브이자를 내보이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 ^ 기천이가 정말로 듬직하네요. 살아가면서 그녀석이 힘들때마다 지리 종주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될것입니다.
    무사히 종주를 마치고, 드디어 일출을 보게 된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또다시 지리에 서 계신 모습을 뵙고 싶네요.
  • ?
    까꿍 2004.06.28 12:18
    넘 행복해보여요 ^^
    행복의 눈물을 글썽이며 잘 보았습니다.
    항상 행복한 가정 되세욤~~~~
  • ?
    기천이모 2004.07.01 17:32
    형부, 언니, 기천이의 지리산 종주기 너무너무 잘 봤어요.
    우리 기천이가 벌써 이렇게 어른스럽다니 저도 감회가 다르네요.
    일출의 감동스런 사진도 잘 봤구요.
    저도 차근차근 연습해서 내년에 도전해보고 싶네요.
    세상의 모든 풍파도 지리산에 오르는 그 마음이라면 다 물리칠 수 있을거 같다고 생각드네요.
    홧팅~~~
  • ?
    인자요산 2004.07.04 18:55
    가족산행 부럽습니다.
    다음에는 기천이가 일출보러
    지리산 가자고 때나 안쓸런지...
    그야 모를일이죠...
  • ?
    곰팅이 2004.07.13 13:32
    잠 덜 깬 기찬이 얼굴 너무 귀엽네요.. 가족끼리 산행 너무 보기 좋습니다. 저도 결혼하면 가족끼리 지리산 산행 꼭 해보고 싶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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