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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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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지만 지리산이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지리산은 내 가슴에 하나의 기쁨이고 희망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산을 7월(성삼재-노고단-화개재-뱀사골-반선)부분 산행, 8월(노고단-천왕봉-중산리)부부종주에 이어 10월초 추석연휴기간을 이용하여 다시 종주를 꿈꾸다. 이번 산행의 동행은 교직원게시판 공지에 참가신청을 받아 계획을 세웠다.  신청자가 나까지 5명 남자가 2명, 여자가 3명이 되어 8월25일 철도예약(수원-구례구)을 하게 되었고 출발 보름전 1박은 벽소령대피소 2박은 장터목대피소를 하게 되었는데 출발 직전 인원은 나까지 3명이 되어 팀장이 되었다.
10월2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배낭속에 미리 배분된 코펠과 부르스타와 부탄가스2개 그리고 여벌의 옷을 넣고 체중계에 무게를 쟀더니 7kg이다.
약속장소인 수원역에 미리 도착하여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였고 화장실과 역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데 약속시간(22시40분)에 어김없이 일행은 나와 주었다.  식량과 간식을 배분하고 출구를 통해 플랫홈에 들어섰다.  11시 18분 4호칸에 올라 지정자리에 앉자 나는 등산화를 풀고 휴식을 취했다. 잠들 틈도 없이 4시간만에 구례구역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된 구례개인택시를 찾았다. 배낭을 트렁크에 넣고 편하게 택시에 올랐는데 오늘따라 왠지 날씨가 맑은 기색이다. 성삼재에 도착한 시간은 4시정각.  하늘엔 노고단운무는 없고 엄청난 별들이 바로 머리 위에 있는듯 마구 쏱아지는 별빛에 놀란다.  헤드라이트를 장착하고 열심히 임도를 따라 노고단으로 향한다. 5시 노고단대피소는 이미 초만원이다.  겨우 자리를 차지하고 배낭속에 코펠과 버너로 불을 피우고 압력밥솥에 밥을 한다. 그리고 곰탕국물과 함께 든든하게 위장속을 꽉 채운다.  6시 노고단을 출발하여 15분만에 노고단입구에 도착하니 수십명의 등산객들이 일출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왕봉 방향에 잠시후에 태양이 솟아오른다.  노고단은 운무로 유명한데 일출을 감상하다니 이번 산행에서는 천왕봉 일출을 기대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6시30분 임걸령을 향해 걷는다.  7시40분 돼지령인듯한 곳을 지났고 지리산 능선종주길에서 가장 물맛이 좋다는 임걸령에 08시에 도착하여 500ml 3통에 물을 가득채운다.  연하천까지는 식수가 없는 관계로 노루목 09시에 도착하여 반야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갈래길에다 배낭을 놔두고 비무장으로 반야봉을 향해 오르니 10시10분 반야봉 정상에 도착하여 지금까지 출발했던 코스를 복기를 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천왕봉이 한참 후에 보인다.  반야봉에서 몇카트를 찍은 후 하산하여 혹시나 했던 배낭이 그대로 있기에 휴~ 안심을 하고 배낭을 메고 삼도봉에 도착하니 11시30분이다. 잠시 쉬어서 간식으로 초코렛과 쏘세지를 먹고 삼도봉-화개재 550계단을 한없이 내려갔다.  화개재에 12시15분 도착 잠시 화개장터와 뱀사골을 연달아 보면서 경관을 보며 연하천 방향으로 간다. 토끼봉에 13시에 도착하고 일행중 쳐지는 J(여, 40)가 밥을 해먹자고 한다. 능선길에서 취사금지인데 연하천까지 앞으로도 2시간은 가야하는데 식사시간이니 어쩔수가 없었다. 또다시 코펠과 버너에 밥을 하고 고추장과 김을 넣고 비벼 먹으니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역시 산에서 먹는 음식은 무엇이든 다 맛있어 보인다. 오늘의 숙박지인 벽소령을 가야하는데 오후 6시부터 방배정을 하기 때문에 나만이라도 먼저 도착해야 한다고 말하고 주민증을 회수를 한다. 배낭을 메고 연하천까지 빠른 걸음으로 내달으니 15시40분이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2시간이 걸리므로 물을 2통 채운후 벽소령을 향해 달렸다. 17시40분 벽소령에 도착하니 10분만에 방배정을 하기 시작한다. 담요와 등산화를 숙소자리에 넣어두고 어둑컴컴한 벽소령대피소에서 일행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도저히 올 생각을 안한다.  핸드폰을 J에게 걸었더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웃으면서 말하길래 다 왔나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8시가 되어도 감감소식이다. 밖은 벽소명월이라 큰달이 떠있어 비교적 환하지만 숲속길로 들어가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대신 야~호를 수없이 하기 시작하자 부근에 있는 사람들이 쳐다본다. 보든말든 다시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자 야호 소리를 한 사람이 나냐고 되묻는다.  그렇다고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한시간만에 9시에 도착하였다. 그동안 나는 배도 고프고 해서 집에서 준비한 깐밤을 저녁식사 대신하였다.  J는 다리를 질질 끌면서 오는것이 아닌가?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무릎 인대가 찢어지듯이 튕기더니 늘어났는지 아주 힘들게 왔다고 한다.  J와 G(여 21세)는 바위 틈에서 자고 싶었다고 한다.  나는 이에 체념을 하고 내일 종주를 포기하고 음정으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J와 G는 도중에 만난 산행팀에서 주는 빵을 먹어 저녁을 기피하고 나에게 쏘세지를 몇 개 더 준다.  저녁은 그것으로 때우고 숙소자리로 들어가 잠자리를 확보하고 푹 잤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산행이 21시에 끝났으니 17시간을 성삼재에서 벽소령까지 온 셈이다. 10월4일 6시가 넘었지만 하산할 마음으로 더 잠을 잘려고 하는데 핸폰이 울리면서 천왕봉으로 가자고 한다.  나는 기쁜듯이 다리는 어쩌냐고 하니 조금 나아졌다고 한다.  벽소령에서 아침밥을 해먹고 08시40분 세석으로 출발 10시30분에 선비샘에 도착하였다. 영신봉 못미쳐 능선길에서 쉬면서 밥을 해먹자고 한다. 시간은 점심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점심식사를 비빔밥으로 해먹고 또다시 일행과 헤어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숙박지인 장터목을 예정시간에 도착하려면 이 상태로 가서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내 배낭에 쌀과 압력밥솥을 넣고 여벌의 옷까지 내 배낭에 넣으니 배낭의 무게가 15kg 정도 생각된다.  태어나서 제일 큰 무게를 짊어지고 세석까지 치닫는다. 15:00세석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촛대봉(15:35), 연하봉(17:10) 도착 물도 다 떨어지고 물동냥을 한다. 17시30분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배낭은 취사장에 넣어두고 자바라물통을 들고 음수장으로 내려간다. 줄을 서면서 뒷사람과 사귀면서 만약 방배정을 하게 되면 물통차례를 부탁하였다. 장터목 사무실에서 방배정 방송이 나와 물받기를 뒷사람에게 부탁하고 방배정을 받고 음수장에 가니 이미 물통에 물을 다 받아 두어 물을 들고 취사장에 넣어두고 담요를 배급받고 밥을 생전 처음으로 해본다. 1컵반의 물을 솥단지에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밥을 다해놓고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8시40분 헤드라이트를 장착하고 직접 나선다. 조금가다보니 우리 일행이 온다.  너무 기뻣다.  J와 G는 12시간 산행을 한 셈이다.  J의 배낭은 대학생인듯한 일행이 가지고 왔고 나는 G의 베낭을 메고 대피소에 와서 방배정을 받고 다시 취사장으로 와서 저녁밥을 먹는다.  조금 질게 했지만 잘했다고 칭찬한다. 벌써 10시가 되어 남는 밥은 내일 새벽에 먹는다고 주먹밥을 만든다. 숙소에 올라가보니 내 자리가 조금 남아있어 눈을 붙이는데 어제와는 달리 잠이 안온다. 옆자리에 누운 중년이 엄청나게 코를 골아댄다. 한참 자다보니 옆사람들이 일어서기 시작한다. 10월5일 새벽4시 일어나기도 해야하는 시간이다. 담요를 개고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서니 몸도 뚱뚱해지는거 같지만 천왕봉의 날씨는 영상 6도 체감온도 영하 6도이다. J는 천왕봉 일출을 포기하고 G와 함께 어제 미리 만들어 놓은 주먹밥을 북어국과 함께 먹고 천왕봉으로 향한다.  제석봉을 거쳐 천왕봉에 6시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대청봉에 몰려 앉아 있어 틈도 없다.  일출이 6시 25분인데 천왕봉 운무속에서 살짝 벌건 태양이 솟아오르는것이 아닌가? 정상에 앉아 있던 수많은 지리산 매니어들은 탄성을 자아내면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08시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J가 밥을 해놓고 우리를 기다린다. 많이도 기다렸는지 왜 이제 오냐고 한다. 꽁치찌개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08시 50분 백무동방향으로 내려갔는데 이제는 같이 하산하게 되었다. 여전히 무릎이 않좋은지 내려가는 폼이 영 시원찮다. 가장 힘든 너덜지대가 있는곳이 백무동 하산길이 아닌가.  단풍철이라 백무동계곡은 신비스럽게 아름다웠다. 장터목-망바위-소지봉-참샘-하동바위-매표소까지 오면서 J의 안스러운 모습을 보고는 많은 등산객들이 도움을 주려고 파스를 발라주고 에어졸을 뿌려주고 압박붕대를 감아주고 특히 당진 현대제철소에 근무하는 노총각은 배낭을 대신 들어주고 자기가 갖고 있던 스틱도 내어주고 홀로 가는 의협심이 대단한 지리산 등산객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J는 옆으로 기어내려오다 뒤로 기어 내려오다 하여튼 엄청 고생이 많았다. 오후 2시50분에 도착을 하였으니  약 6시간 걸린셈이다.  보통 하산시간의 약 2배 걸렸다.  스틱을 빌려주고 배낭을 대신 매어서 내려온 현대제철소 노총각은 우리를 약 3시간 기다렸다고 한다.  백무동 매표소를 지나 장터목식당에서 산채정식을 시켜 먹고 오랜만에 머리도 샴푸로 감고 치약을 발라 칫솔질을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현대제철소 노총각의 도움으로 우리는 매표소까지 약 5분정도 차에 동승하고 광주로 가는 J는 인월까지 동승하였다고 한다.  나와 G는  4시정각 백무동-함양-동서울터미널 고속버스에 올라 DMB방송을 보면서 잠도 자면서 양말을 벗어 놓고 이리 저리 뒹글면서 서울에 도착하니 8시 도착 강변전철역에서 신도림-부천역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도착하니 아쉬운 지리산 3번째 종주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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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짱 2006.10.09 21:50
    노고단 취사장에서 압력솥에 밥짓는 모습 보았습니다..
    재밌는 광경이었는데^^.. 저는 먼저 갔습니다만..
    고생 많으셨네요..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산행 하셨네요..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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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6.10.09 22:17
    군자봉선생님 재미있는 산행기 미소지으며 잘 읽어 봤습니다,
    이번 힘들었던걸 교훈삼아 다음부터는 미리2-3회 전지훈련도하고
    체력을보강겸 테스트를 해보세요,
    삼다수병 6개에 물을넣으면 12kg이니 함허동천에서 마니산이나
    사당역에서 연주대로 메고가보면 됩니다,
    차만타고 다니다 갑자기 지리산종주 하게되면 당사자 일행 관객까지
    겁나게 거시기 하지요,
    대단히 수고 하셨습니다,
    저녁은 제가살께 틈나실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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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태영 2006.10.10 10:21
    군자봉님, 팀장 역활을 잘 해내셨습니다. 비록 무척 힘든 산행이었지만 그만큼 마음에 담으신 것이 많으실 줄 압니다. 좋은 산행 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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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탈피 2006.10.10 11:46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셨다구요
    대단하십니다^^
    어케 그 무거운걸 가지고 갈 생각이
    났을까 하여간 놀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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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봉 2006.10.10 22:25
    네 압력밥솥으로 밥을 해먹으니 참으로 기가 막히게 맛있답니다...헌데 쇠덩어리라 무게가 만만치가 않더군요.
    지리산 종주를 하루에 17시간씩 하는 우리 거북이팀 화이팅
    성삼재 새벽4시부터 벽소령 도착시간 21시였으니 무려 17시간 산행을 한 셈이지요...따뜻한 아랫목이 얼마나 그리웠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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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봉 2006.10.10 22:27
    오해봉선생님!
    저보다 6년 선배이십니다.
    앞으로 많은 배움을 가지고 선생님과 뜻을 함께 하려합니다.
    매일 산행을 합니다. 비록 200m이하인 군자봉을 매일 오르지만 체력훈련까지는 바래지 않고 그저 걷는것으로 만족할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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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06.10.10 23:31
    어려운 와중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종주를
    끝낸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압력밥솥넣고 종주배낭이 7kg이라니 혹 17kg의 오타인지?
    힘들게 사서 한 지리종주 고생길, 오래오래 기억으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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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 2006.10.11 11:45
    저는 이 글 읽느라 눈이 더 나빠졌습니다...^^
    압력밥솥 그 유행 저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수고하셨고요....^^
    다음엔 읽기 편하게 편집 좀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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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봉 2006.10.11 11:58
    읽기 편하게 편집하여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워낙 바삐 글을 올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주의하겠습니다.
    압력밥솥의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제 기본베낭의 무게가 2.2kg이고 가스2. 버너.,코펠, 여분의 옷을 넣으니 7kg에 육박하였고 무릎이 아파 어쩔줄 모르는 동행인의 밥솥과 여벌의 옷 그리고 식량을 보태니 8kg이 되어 약 15kg을 짊어졌는데 워낙 체력이 약해 그것도 엄청난 무게로 느껴졌습니다. 더군다나 속도를 빨리하려하니 더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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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백성 2006.10.23 11:34
    역시 팀장은 외롭고 고독한 것인가 봅니다.
    어느 종주보다 뜻깊었을 것같습니다.
    함께 하신분들께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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