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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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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06:00에 뒤척이던 자리를 박차고 취사장으로 향했습니다.  산에서 아침당번은 항상 접니다.  왜냐?  잠이 없으니까(믿거나 말거나).^^  어제 남은 밥에 물을 붓고 휘휘 저으며 끓입니다.  그러다 준비해온 누룽지를 함께 넣고 끓입니다.  맛있는(?) 정체불명의 죽이 됩니다.^^  

다 된 것을 확인하고 기천이를 깨우러 갑니다.  같이 모포를 개고 짐을 챙겨서 나옵니다.  집사람과 혜연이는 아직 입니다.  전화를 하니 내려온다고 합니다.  맛있는 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화장도 하고 짐도 꾸려서 산행채비를 마칩니다.

08:20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어제 많이 걸어서 오늘은 여유가 있습니다.  어제 주능선만 14.1Km를 걸었습니다.  오늘은 9.7Km만(?) 걸으면 됩니다.^^  어제 보다 좀 지저분해졌죠?  산에서는 비누와 세제사용을 제한 받습니다.  물론 요령껏들 하지만 저는 절대로 안 합니다.  귀찮아서.^^




밤사이에 바람이 말도 못하게 불었습니다.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아침으로 접어들면서 많이 잠잠해졌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날 오전에 아시아나항공기가 우박을 맞는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리산의 날씨는 너무 좋았습니다.  산장에서 한 1.5Km는 거저먹는 코스입니다.  거의 평지나 다름없습니다.


09:20경 선비샘에 도착을 합니다.  앉아서 간식도 먹고 물도 보충하고 여유를 부려봅니다.




이제 천왕봉이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혜연이 뒤로 장터목산장과 제석봉, 그리고 천왕봉이 보입니다.  바람이 많이 거세졌습니다.  햇볕은 좋은데도 춥습니다.  혜연이 머리카락이 날리는 것 보이시죠?^^


10:35경 칠선봉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제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칠선봉지나 영신봉가는 길에 있는 철계단입니다.  이 계단을 오르고 조금 더 가면 아찔하지만 경관이 멋있는 곳이 나옵니다.  오늘은 바람이 불어 아이들이 난간근처에 가는 것도 겁내합니다.  바람이 너무 불어 걱정입니다.  계곡과 붙은 능선은 풀들이 아예 누웠습니다.




11:35경 영신봉에 도착을 합니다.  영신봉에 도착을 하면 세석산장은 다 온 것입니다.  뒤로 촛대봉이 보입니다.  세석평전은 영신봉과 촛대봉사이에 있습니다.  철쭉으로 유명합니다.  옛날에는 철쭉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뒤로 세석평전에 세석산장이 보입니다.




11:50경 세석산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어 취사장에 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여의 치가 않습니다.  하는 수없이 산장 1층에 벽에 기대어 자리를 잡습니다.  그늘이라 덜덜 떨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메뉴는 어제와 같이 라면에 햇반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피우러 흡연구역에 갔다가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니 저녁에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저녁에 문자를 보냈던 후배에게 전화를 해서 남부지방 일기를 확인해서 알려달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잠시 후 후배는 "오늘 오후 지리산에 비 올 확률은 10-40%, 내일 오전도 역시 10-40%"라고 알려줍니다.

13:15경 촛대봉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피로가 몰려오나 봅니다.  천천히 걸어서 13:40경에 촛대봉에 도착을 합니다.  혜연이는 바람 때문에 바위를 네발로 걷습니다.^^  촛대봉에서 바라 본 세석산장입니다.  


천왕봉도 이제는 코앞(?)입니다.^^




15:10경에 연하봉에 도착을 합니다.  장터목산장에 거의 다 왔습니다.  바람도 이제는 비 올 바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산장에 도착할 때까지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우의는 준비를 했지만, 비 오기 전에 도착할 수 있으면 더 좋지요.^^


드디어 15:25경에 장터목산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얼른 취사장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날이 금방 안 좋아질 것이 분명하므로 오늘 취사장은 굉장히 붐빌 것입니다.  그런데 취사장이 청소 중이라고 못 들어가게 합니다.  날이 벌써 컴컴해졌습니다.  그런데 집사람과 기천이가 도착을 안 합니다.  우의는 내 가방에 들어 있는데.  마중을 나가 봅니다.  그 때서야 집사람과 기천이가 보입니다.  집사람이 처질 때마다 기천이가 남아서 챙겨서 옵니다.  짜식 기사도는 알아서.^^

집사람의 짐을 받아서 오니 바닦청소는 끝났습니다.  잽싸게 들어가서 맨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가 명당자리입니다.^^  여기에 자리를 잡으면 오고가는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습니다.  영역표시를 해놓고 물을 뜨러 다녀옵니다.  밥을 하면서 밖을 보니 구름이 뛰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지만 사방은 이미 캄캄합니다.  아직 17시도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밥이 약간 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집사람과 아이들은 잘 했다고 해줍니다.^^  찌개는 남은 김치 몽땅 넣고 햄과 소시지로 부대찌개를 끓이고, 남은 햄버거스테이크를 잘라서 내어놓습니다.  아이들은 먹을 때 무진장 행복해 합니다.^^  물론 저도 반주를 하면서 행복해 하고.  이제 취사장은 북새통입니다.  비도 오기 시작하고.

식사가 끝날 즈음 자리배정을 받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집사람과 아이들을 올려 보내고 혼자 남은 소주를 비우며 자리를 정리합니다.  자리를 정리한다고 해도 모두 치우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식사에 필요한 것들은 그대로 한쪽에 밀어 놓기만 합니다.  이 때 집사람이 와서 이야기합니다.  치우지 말라고.  어제 연하천산장부터 계속 함께 하신 분이 지금 도착을 해서 이리로 오라고 했다고.  다시 앉아서 기다립니다.  

그런데 모포배정은 언제 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비가 와서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모두 산장에 수용을 해야 하므로 인원에 맞춰 1/n을 한다고 했답니다.  엥???  무슨 말인가?  일단은 집사람에게 기다리라고 해놓고 그 분이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곧 오셔서 식사준비를 합니다.  소주부터 꺼내며 같이 한잔하자고 하십니다.  저야 좋지만 남의 정량을 가로채는 것 같아서....^^  못이기는 척하면서 한잔 건네 받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다가 제가 자주 찾는 지리산커뮤니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그 커뮤니티를 아시는 겁니다.  거기에서 제 글도 봤다고.  자신도 글은 남기지 않지만 자주 들어온다고.  그래서 다시 반갑게 건배!^^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왜 담요를 안주냐고 했더니 직원이 "예약을 한 것은 자리에 한정된 것이고, 담요를 보장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자리예약이 되었더라도 비박에 준하는 침구를 준비해서 와야 한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직원과의 말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니 침구를 다 싸 가지고 다닐 바에는 뭐하러 산장예약을 한단 말입니까?  그 걸 짊어지고 다니지 않을 라고 예약을 하는 것인데.  예약을 하지 않고도 침구를 챙겨오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예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단 말입니까?  장터목산장은 입산금지기간을 빼고는 주말이면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예약 받는 150명 X 1인당 2장(깔고 덮을 것) = 300장만 비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싸우다가 일단은 철수하여 자리로 왔습니다.  기천이가 졸려 죽겠는데 담요가 없어서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화가 납니다.  그래서 기천이를 시켜서 엄마에게 볼펜을 빌려오게 합니다.  그리고는 공단직원이 한 이야기를 그대로 적습니다.  사무실로 가서 그 직원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합니다.  직원이 몇 군데 수정을 해서는 사인을 합니다(이것은 집에 돌아와서 관리공단에 담요를 더 비치해 달라는 건의를 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이러다가 술은 다 깨고 말았습니다.(ㅠ.ㅠ)

20시가 넘어서야 담요를 배포합니다.  물론 그냥 주는 것은 아닙니다.  1장당 1,000원을 받습니다.  담요를 받아다가 자리를 깔고 잠을 청해 봅니다.  그 전에 집사람과 약속을 합니다.  일출을 보려면 02:30경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그 시간에 만나자고.  상황을 보고 결정을 하자고.  잠이 들었다가 21:48에 잠이 깨었습니다.  또 긴 밤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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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성 2006.06.18 11:30
    최소한도 예약자 우선이 아닌지 싶으네요. 어쨌든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에는 온 가족이 산행에 여유가 생기신듯 웃는 모습들이 너무 좋습니다. ^^
  • ?
    오 해 봉 2006.06.18 15:47
    낮익은곳들 정든산길 혜연이와 기천이의 밝은얼굴이
    참으로 좋기만 합니다,
    좋은 지리산에 장터목 모포 문제가 티로군요.
  • ?
    김수훈 2006.06.19 10:22
    장터목 취사장 들어갈 때, 뭐 찔리는 거 없었습니까?
    이제 취사장에도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고 건의를 해 볼까?
    ** 설치 필요성 **
    1) 시멘트 바닥을 머리로 깨뜨리는사람을 적발한다.
    2) 젓가락을 들고 선배를 향해 휘두르고 나서, "통 기억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후배에게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
  • ?
    최우영 2006.06.19 12:11
    김수훈선생님 그래서 면벽하고 식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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