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 김치 한봉 몽땅 쓸어넣고 기름기 좔좔 흘르는 런천미트 또박또박 잘라서
지글지글 끓인후 볶음 고추장으로 얼큰한 맛을 낸 다음 라면 스프로 간을 맞추니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치찌게는 저리가라다.
여기 까지 오는 내내 친구놈하구 모 해먹을까 궁리한 끝에 나온 일품 요리였다.
사실 백날 궁리해봤자 우리가 가져온게 달랑 그건데 다른게 나올리 없었다.
밥을 먹구 앉아서 한참을 노닥 거려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중간에 하산한걸까?
아님 부상이라도..
그것두 아니면 정말로 곰을 만났나?
"아 큰일이네 조금만 있으면 저 웬수가 또 빨리 가자구 보챌텐데"
볼일은 없었지만 화장실을 한번 더가보구 멀쩡한 카메라를 분해했다 다시 조립하길 몇번.
한눈에 보기에도 완전히 망가진 몇명과 함께 빨간 윈드 자켓을 입은 그녀가 안개속에서 빠져나왔다.
다행이다 딴데로 새진 않았다.당당한 모습을 봐서 부상도 없는듯하다.
오히려 전날 일행을 인솔하며 떵떵거리던 덩치가 바짝 쪼그라들어 상태가 말이 아니다.
"짜식 어쩐지 방방 뜨더라.."
일행중 사장이 나를 알아보는듯하다.
난 일부러 바짝 다가가서 아는체를 했다.입담좋은 사장이 모라모라 했지만 난 곁눈질로 그녀를 보며 그저 흘려들을뿐이었다.
좀처럼 찬스를 만들수가 없다
게다가 일행중 한 녀석이 그녀를 호위하듯 항상 옆에 붙어있다.
친구놈은 트랙에 선 육상선수 처럼 출발할 준비만 한다.
"그래 어차피 3시간만 가면 오늘밤을 의지할 장터목 산장이다. 시간은 많다.
거기서 은은한 보름달빛 아래 승부를 거는거야"라고 생각을하며 그녀에게 또 한번 부탁을 했다.
"저기여 우리 출발 할건데 사진이나 한방 더 찍어주세요"
영문도 모르는 내 친구놈이 자기도 찍는다며 내옆에 바짝 달라붙는다.
총총히 세석평전을 뒤로하고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가다 지나온길을 돌아보니
지금은 그녀가 쉬고 있을 세석산장이 알프스에서나 볼수있을 법한 그림같은 모습으로 구름속에 쌓여있었다.
가히 동시 수용인원이 200 여명을 넘는 최대의 산장으로 지리산 규모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산세가 험해지고 신비한 모습의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고사목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걸로 봐서 지리산 최고봉이자 남한 제2봉인 천왕봉이 가까워져 옮을 알수 있었다.
알수 없는 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원예학을 정식으로 전공하고 현재는 조경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내 친구놈한테 무슨 종류냐고 물어봤더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고 뻔뻔스런 대답을 한다.
물어본 내가 바보다.
홀수 였던 초코파이가 다시 짝수가 되지만 않기를 바랄뿐이다.
오르막을 꾸준히 지나1600~1700m의 고봉으로 연결된 능선을 타다보니 안개와 빗방울을 뿌려대며 갈길을 방해하던 비구름들도 이제는 발밑에 머리를 조아린다.
구름을 뚫고 올라온 바위틈에서 당장이라도 아리따운 선녀들이 나올듯 했다.
이제는 지리산의 힘든 여정중 90%가 지나갔다.
부지런히 먹어댄 결과 납덩이 같던 배낭이 토요일 하교길의 책가방 만큼이나 가뿐해졌다.
조금만 더가면 천왕봉의 턱밑에서 지리산의 일출을 준비할 장터목 산장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연하봉에 올라서니 지난 2일동안 힘겹게 지나온 60여리의 길이
꿈만같다. 아침에 포기할뻔 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샘부터 찾았다.
땀을 시원히 닦아내고 헝클어진 머리도 가다듬었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땀에 절은 티셔츠도 새것으로 갈아입고 거울을 보니 꽃 단장 한 티가 전혀 안난다.
6.25 전쟁 기록 사진에서나 볼수 임음직한 늙수구래한 아저씨가 거울 앞에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나의 본 모습을 알아주려나?"
우리가 도착한지 한시간이 더 지났다.우리가 저녁을 준비할 무렵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 해져서야 그녀의 동료들이 산장에 도착했다.
일행을 보구 아는체를 했더니 그녀는 살짝 눈 인사만 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입담좋은 사장님만 나를 잡고 자기가 지나온 산행길을 지겹도록 얘기한다.
"으~~~~"
쉬지않고 너스레를 떠는 사장 너머에 혼자서 3분 짜장을 햇반에 비벼먹는 내친구 모습이 보였다.
내가 가자 이미 바닥을 드러낸 햇반을 긇고 있던 친구는 짜장이 많이 남았다며
나보구 내 밥 한 숫가락만 꿔 달란다.
한 수저를 덜어내는 내 손끝이 나도 모르게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지겨운놈!!
어떻게든 그녀와 자리를 마련해야한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내일은 새벽 일출 산행후 서로가 갈길을 가야한다.
윈드자켓을 벗어던진 간소복 차림으로 취사장 한켠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그녀가 보였다.
난 그들의 저녁식사가 어서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지글지글 끓인후 볶음 고추장으로 얼큰한 맛을 낸 다음 라면 스프로 간을 맞추니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치찌게는 저리가라다.
여기 까지 오는 내내 친구놈하구 모 해먹을까 궁리한 끝에 나온 일품 요리였다.
사실 백날 궁리해봤자 우리가 가져온게 달랑 그건데 다른게 나올리 없었다.
밥을 먹구 앉아서 한참을 노닥 거려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중간에 하산한걸까?
아님 부상이라도..
그것두 아니면 정말로 곰을 만났나?
"아 큰일이네 조금만 있으면 저 웬수가 또 빨리 가자구 보챌텐데"
볼일은 없었지만 화장실을 한번 더가보구 멀쩡한 카메라를 분해했다 다시 조립하길 몇번.
한눈에 보기에도 완전히 망가진 몇명과 함께 빨간 윈드 자켓을 입은 그녀가 안개속에서 빠져나왔다.
다행이다 딴데로 새진 않았다.당당한 모습을 봐서 부상도 없는듯하다.
오히려 전날 일행을 인솔하며 떵떵거리던 덩치가 바짝 쪼그라들어 상태가 말이 아니다.
"짜식 어쩐지 방방 뜨더라.."
일행중 사장이 나를 알아보는듯하다.
난 일부러 바짝 다가가서 아는체를 했다.입담좋은 사장이 모라모라 했지만 난 곁눈질로 그녀를 보며 그저 흘려들을뿐이었다.
좀처럼 찬스를 만들수가 없다
게다가 일행중 한 녀석이 그녀를 호위하듯 항상 옆에 붙어있다.
친구놈은 트랙에 선 육상선수 처럼 출발할 준비만 한다.
"그래 어차피 3시간만 가면 오늘밤을 의지할 장터목 산장이다. 시간은 많다.
거기서 은은한 보름달빛 아래 승부를 거는거야"라고 생각을하며 그녀에게 또 한번 부탁을 했다.
"저기여 우리 출발 할건데 사진이나 한방 더 찍어주세요"
영문도 모르는 내 친구놈이 자기도 찍는다며 내옆에 바짝 달라붙는다.
총총히 세석평전을 뒤로하고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가다 지나온길을 돌아보니
지금은 그녀가 쉬고 있을 세석산장이 알프스에서나 볼수있을 법한 그림같은 모습으로 구름속에 쌓여있었다.
가히 동시 수용인원이 200 여명을 넘는 최대의 산장으로 지리산 규모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산세가 험해지고 신비한 모습의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고사목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걸로 봐서 지리산 최고봉이자 남한 제2봉인 천왕봉이 가까워져 옮을 알수 있었다.
알수 없는 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원예학을 정식으로 전공하고 현재는 조경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내 친구놈한테 무슨 종류냐고 물어봤더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고 뻔뻔스런 대답을 한다.
물어본 내가 바보다.
홀수 였던 초코파이가 다시 짝수가 되지만 않기를 바랄뿐이다.
오르막을 꾸준히 지나1600~1700m의 고봉으로 연결된 능선을 타다보니 안개와 빗방울을 뿌려대며 갈길을 방해하던 비구름들도 이제는 발밑에 머리를 조아린다.
구름을 뚫고 올라온 바위틈에서 당장이라도 아리따운 선녀들이 나올듯 했다.
이제는 지리산의 힘든 여정중 90%가 지나갔다.
부지런히 먹어댄 결과 납덩이 같던 배낭이 토요일 하교길의 책가방 만큼이나 가뿐해졌다.
조금만 더가면 천왕봉의 턱밑에서 지리산의 일출을 준비할 장터목 산장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연하봉에 올라서니 지난 2일동안 힘겹게 지나온 60여리의 길이
꿈만같다. 아침에 포기할뻔 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샘부터 찾았다.
땀을 시원히 닦아내고 헝클어진 머리도 가다듬었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땀에 절은 티셔츠도 새것으로 갈아입고 거울을 보니 꽃 단장 한 티가 전혀 안난다.
6.25 전쟁 기록 사진에서나 볼수 임음직한 늙수구래한 아저씨가 거울 앞에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나의 본 모습을 알아주려나?"
우리가 도착한지 한시간이 더 지났다.우리가 저녁을 준비할 무렵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 해져서야 그녀의 동료들이 산장에 도착했다.
일행을 보구 아는체를 했더니 그녀는 살짝 눈 인사만 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입담좋은 사장님만 나를 잡고 자기가 지나온 산행길을 지겹도록 얘기한다.
"으~~~~"
쉬지않고 너스레를 떠는 사장 너머에 혼자서 3분 짜장을 햇반에 비벼먹는 내친구 모습이 보였다.
내가 가자 이미 바닥을 드러낸 햇반을 긇고 있던 친구는 짜장이 많이 남았다며
나보구 내 밥 한 숫가락만 꿔 달란다.
한 수저를 덜어내는 내 손끝이 나도 모르게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지겨운놈!!
어떻게든 그녀와 자리를 마련해야한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내일은 새벽 일출 산행후 서로가 갈길을 가야한다.
윈드자켓을 벗어던진 간소복 차림으로 취사장 한켠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그녀가 보였다.
난 그들의 저녁식사가 어서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