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265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출발 1주일전 비슷한 처지의 친구 한명과 겁없이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곤
내내 설레임과 불안감으로 이미 확정된 산행을 취소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갈팡질팡 했었다
날씨가 맑아서 그나마 힘든 행로가 편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한편으론 태풍이 몰려와 모든 일정이 자동취소가 됐으면 하는 비굴한 기대가 교차했지만
하늘은 나의 어떤 의지에 부응 했는지
출발당일 만큼은 비교적 쾌청했고 향후에도 좋을거란 예보를 쏟아냈다.

산행의 첫 출발지가 될 구례를 향하는 밤 11시발 기차에 천근같은 배낭을 얹어놓고 자리에 앉는 순간 아주 오래전 겨울 혼자 올라가다 눈발에 너무 힘들어 중도 하산했던 부끄러운 추억과 5년전쯤 1박2일로 지리산을 슬쩍 돌아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만큼은 변화 무쌍한 지리산이  3일동안 자기 등줄기에 나를 말없이 품어줄까?
사실 지리산 종주를 해본 친구들은 알겠지만 노고단에서 출발하여 해발 1930m의 천왕봉을 가로지르는 총 35km의 종주 코스는 쉼없이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거친 산등선과 끝없이 펼쳐진 고봉들이 수시로 행로를 막아서고 버티기때문에 하루 10시간 정도를 산길과 씨름해야 하는  결코 만만치 산행이다.

3일을 산에서 버틸 장비와 식량을 담은 베낭의 무게를 버틸 근력과
쉼없이 걸을수 있는 체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가끔 북한산을 올라가며 허덕이는 내가 그 조건을 충족할지 의문이었다.
이놈의 부실한 하체는 언제 강해질지....  


산행첫날

구례에 도착한 시간은 22일 새벽4시
기차에서 좀 눈을붙였어야 했음에도 유난히 수다스런 근처의 여행객들이 시작부터 나의 의지를 꺽으려 단합을 했나보다.
잠을 자야한다는 강박 관념은  주변의 말소리를 더욱 큰 공명음으로 만들뿐이었다.

기차역에서 두번버스를 갈아타고 산행의 시작이 될 성삼재(해발 1000m 의 지리산 왼쪽끝자락에 위치한 대중교통이 다다를수 있는 지리산 최고지)까지 가는 중간에 매점에서 마지막으로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고  나니  베낭은 더욱 무거워 졌다.

이러다 배낭이 나보다 더 자라는건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
성삼재행 버스를 기다리다 재첩국 전문식당에서 손으로 만든 마지막 식사를 먹었다.

3일후 하산한 뒤에나 구경할 신선한 반찬들이 밤새 기차에 시달린 깔갈한 입속에서두 슬슬 녹아들어가려는데 역시 옆테이블의 손님들이 방해를 하고있었다.
우리옆 식탁에서 재첩국 2그릇을 시켜놓고 8명이 둘러 앉아 소주 4병(아마 해장술인듯)을 까는데

어찌나 씨끄러운지... 역시 먹는둥 마는둥 ..
손님들의 얼굴에 깔린 철강판에도 아랑곳 않는 주인 아줌마의 너그러움이 더욱 놀라울 뿐이었다

아~~ 불길해온다.

7시쯤 되어서야  30~40분 내내 45도 경사로 올라가던 버스가 수평을 찾았고 엔진이 푸륵푸륵하더니 기사 아저씨가 짐짝처럼 싫었던 손님들보구 도착지 성삼재에 다 왔으니 내리라 한다.

우린 그나마 재빠르게 줄을 서서 앉아올수 있었지만 1시간에 1대 밖에 없는 버스를 놓치게 되면 전체 산행일정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등반객들은 최대한 찡겨서 버스를 탈수밖에 없었다.

그 상태로 1시간동안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니 일부 승객들은 벌써 탈진을 한다.
어디선가 고통스런 소리가 들리더니 차가 잠깐 서고 손님이 내린다..
왜 그럴까????

이런..오바이트를 한다.

"저사람도 혹시 재첩국을..." 나까지 속이 이상해졌다.
참 걱정스럽다.저 사람도 장비를 보니 지리산에서 1일 이상을 산행을 하려는 사람같은데..

그렇게 지리산으로의 출발은 어렵게 시작되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지리산 산행기, 느낌글, 답사글을 올려주세요. 운영자 2002.05.22 10004
1022 지리산은 울부짖는다~ 2 김기철 2002.08.23 1845
1021 성삼재 에서벽소령-다시 성삼재로 1 sun 2002.08.24 2070
1020 왕초보의 지리산 산행기입니다... 7 전상범 2002.08.27 3699
1019 父子산행 3 권영칠 2002.08.29 2180
»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 <1> 이슬총각 2002.08.30 2657
1017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2> 이슬총각 2002.08.30 2194
1016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 <3> 1 이슬총각 2002.08.30 2331
1015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4> 이슬총각 2002.08.30 3589
1014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 5 8 이슬총각 2002.08.31 2394
1013 [re] 벽소령의 쏟아지는 별빛의 향연 /언젠가는 나도 하리니~ 1 섬호정 2002.09.02 1870
1012 벽소령의 쏟아지는 별빛.. 1 병정 2002.08.31 2395
1011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수고와 함께 있을 그녀를 위해~ 섬호정 2002.09.04 1924
1010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1 우렁각시 2002.09.06 2210
1009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만리동처자 2002.09.07 1668
1008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빨간윈드자켓 2002.09.07 1706
1007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순두부 2002.09.07 1732
1006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동글이 2002.09.09 1533
1005 [re] 노총각의 지리산 종주<마지막회> 1 남원놈 2002.09.18 1601
1004 [ 휴식년제 길과 공단원 ] 3 프록켄타 2002.09.05 1883
1003 [re] 꿈★은 이루어진다 -지리산을 그리며-/ 어릴적 나의산을 그리며 도토리 투 2002.09.09 175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9 Next
/ 5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