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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다녀온지.. 꼭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지리산...
밤마다 꿈을 꿉니다.
언제쯤 다시 지리산을 찾을수있을런지..
안타까움과 그리움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지금..
그렇게 지리산은 지금 내 맘속의 애인이 되어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친구와 단둘이 지리종주를 계획하고 삼개월전부터 체력단련과
등산장비(산장예약)등을 준비하며
기다린 그날..
하늘은 무심하게도 계속 울고 계셨고.. 일기예보는 호우 주의보..
지리산 홈페이지엔  입산통제중임을 알리는 창이 뜨고..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수없어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처음의 계획을 수정하여 차를 가지고 갔는데
너무너무 후회막급한 수정이었습니다.
8월16일오전6시..성삼재부터 시작한 산행은
김수훈님의초보산행 종주-2편을 프린트해서 가지고간 덕분에 큰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요시간이 얼마나 절묘하던지요..(김수훈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출발때부터 흐리기만 하던 날씨는 뱀사골 산장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하여
벽소령산장까지 계속 비를 맞으며 산행을했습니다.

비맞은 생쥐꼴로 벽소령산장에 도착했을때는 오후5시50분..
첫날 거의 열두시간 산행중 보고 느낀감상은 옮길재주가 없습니다.
(다른님들의 산행기에서 너무나 표현들을 잘해주셨기에)
예약을 해두었기에 잠자리는 배정을 받았지만 산장에서 히터를 켜두어서 높은습도와 온도..
옆사람의 코고는소리..ㅎㅎ파스냄스..
그리고 일곱살 꼬마의 밤새 고통스러워하는 흐느낌소리 때문에 한잠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아이는 아마 훗날 자라서도 지리산행이 좋은추억이 아니라 악몽으로 기억될것같은 예감에
마음이 아팠답니다.

8월17일
둘째날..
얼마나 원했던 종주였는데..포기하고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 가려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날씨도 개이고..체력도 되는데...
그때만큼은 차를 가지고온걸 가슴을 치며 후회를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있었고요.
(원래 계획은 중산리 하산-진주에서 화엄사까지교통도 복잡하고..소요시간 엄청났음-택시비도 장난이 아니었음)
그래서 종주는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벽소령에서 노고단으로 향했습니다.
험한길..걸어 걸어
연하천산장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물에 발도 씻고요
그런데 식수를 채운다는걸 깜빡 했답니다.
토끼봉 지나는길..
이름모를 야생화는 전날 내린비로 깨끗이 세수를 하여 세상 어느꽃보다도 청초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고...

식수때문에 뱀사골산장을 들리려니 내려가는 계단이 왜그리 아득하던지요..
지나시던 분이 조금만 가면 총각샘이 나온다 하여..총각샘을 찾았으나 총각샘표시에서 이백미터가량
내려가도 길을 찾을수가 없어 포기하고 다시 올라와 다시 노고단으로 향하니
식수도 떨어지고요..
새벽에 먹은아침밥은 다 소화가 되어서 배는 고프지요..
간간이 쵸컬릿이랑 오징어랑 간식을 먹긴했지만 위장에선 간식말고 주식을 달라고 꼬르륵 거리는데
친구는 좀만참아라 임걸령가서 식수채우고 노고단가서 라면끓여먹자..하면서 계속 강행군이구요..
삼도봉 조금 못가서..
어떤분들이 점심식사를 하려고 베낭을 풀고계셨어요..
그냥 그분들은 지나치는 인사였을법한 -밥좀먹고 가세요..-그한마디에 체면불구하고
털썩주저 앉아 밥좀 주세요...했어요.ㅎㅎㅎ

광주에서 오신 초등학생 한명이랑 아저씨 네분이셨는데..
너무나 인심후하게..많이 나눠주셨어요.
찰밥을 해오셨더라구요..그냥 일회용 비닐팩에 밥을싸가지고 오셨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찰밥을 찰떡같이 꿀떡같이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깔스런 밑반찬이랑 젓갈이랑 김치랑..얼마나 감사히 먹었던지요..

보답으로 뭘좀 드리고 싶었지만 저희 베낭속에는 라면두개..먹다남은 과자부스러기..오징어 뒷다리..뿐이었어요..
덕분에 씩씩하게 무사히 하산하는길 즐겁게 내려오면서 마음속으로 내내

삼대가 복받으소서..
늘 행운이 함께 하소서..
부자되소서..

하면서 내려왔습니다. 나도 담에는 맛있는거 많이해와서 지친사람 지나가면 늘 베풀어야지..하는 다짐과 함께요..
그분들 성함도 모르고 그냥 광주에서 오신분들  
행여 이글을 보신다면..
아..그때 그 후줄근한 아줌마 둘이...ㅎㅎㅎ하고 기억하실텐데요..
너무감사해서 여기서나마 정말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그렇게 무사히 1박2일 장장 33.4km를 걸어서 성삼재에 도착하여
뒤돌아보니..지리산은 장엄한 모습으로..다음에 다시 오너라..미소짖고 있었습니다.
비록 종주는 하지못하여 안타까웠지만
지리산의 정기 가슴속 깊이 느끼고 온 산행이었습니다.


  • ?
    화랑도 2002.08.28 10:40
    ㅎㅎ 저도 옛날에 배가고파 고생한 경험이 있었는데..잘 읽고 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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