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선녀탕
꿈에 본 선녀들
5월 5일 칠선계곡의 봄은 얼마나 싱그럽고 아름다웠는지.....
맛만 보겠다고 나선 산행에 무거운 것을 식당에 맡겨두고 온 터라.
산행을 하다 말고 돌아 내려오니 아쉬움만 남았었다.
쏟아지는 햇살에 새싹들이 부풀어 올라 탁탁 터져
금방이라도 연초록빛 천연물감이 툭툭 떨어질 것 같은 싱그럽고
따스한 봄날 이었다.
마치 어린아이 손 같은 부드러운 잎새는 물론 그 빛깔 만으로도
충분히 봄이 왔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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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많은 비가 내린 날 밤 꿈 속에서
칠선에 내린 비는 더 진한 푸르름만 남기고 어디론가 흘러 가고 있었다.
밤새 나는 열병 같은 꿈을 꾸었다.
달팽이 뿔 위를 아슬아슬하게 서서 긴박한 떨림으로 시간만 흘러 갔다.
순간 중심을 잃어 한없이 추락하고 마는데
일곱 선녀 중 수선화 같이 청초한 모습에 목련같이 우아한 한 선녀가
부드러운 천으로 받쳐 주며 살며시 내려 놓고 빙긋이 웃고는 손을 흔들며
하늘로 올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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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곰이 숨겨 놓은 선녀의 옷을 찾아 준 사슴이라도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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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선화 청초함 우아한 목련꽃 향기
선녀의 황홀한 모습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째서 선녀가 나를 보호해 주었는지.
이는 나에게 칠선 산행을 허락하는 암시가 아니었을까!
난 선녀를 만나러 칠선에 또 간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용하게 칠선에 스며 들게 되었다.
<사진2> 옥녀탕
자기야!
우리 여울목에 드리운
꽃 그림자처럼 살자
내일 끝이 온다 해도
곧은 아름다움을 잃지 말고
언젠가 올 푸르름을 꿈꾸며
그렇게 살자.
우리 나무 위에 드러누운
아침햇살처럼 살자
포근한 여유로움을 잃지 말고
서로 가는 길 지켜주며
그렇게 살자.
우리 하늘에 걸려있는
구름처럼 살자
보송송한 풍요로움을 지켜가며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으로
보듬어주며
그렇게 살자.
세상에 당신과 나 우리만큼은
그렇게 살자.
(아~~입에 침이나 바르라고 하겠지...)
<사진3> 비선교 밑 전망대
이를 하얗게 들어내고 웃는 아카시아도
신의 섭리에 움직여 저항 할 수가 없나 보다
철쭉들이 바래봉 동네 피어나며
봄 향기로 유혹해도 큐피트 화살처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인가보다
한껏 봄빛이 묻어난 사방을 둘러 보아도
마음만 훔쳐가는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이 그저 그립다.
세월이 가고 시간이 흘러도
진정 난 , 나이고 싶다.
봄빛에 연연하고 싶지 않은 나이고 싶다.
그런데,
칠선은 자꾸 나에게 손짓 한다.
<사진4> 녹음이 짙어가는 칠선계곡1
<사진5> 녹음이 짙어가는 칠선계곡2
<사진6> 녹음이 짙어가는 칠선계곡3
아름다운 칠선에서 난 바람이고 싶다.
다가 올 한 여름의 무더위도
식혀줄 수 있는
아름다운 향기를 싣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바람이고 싶다..
내 마음 닿는 대로
내 발길 닿는 대로
어디든 구속 받지 않고
날아다닐 수 있는
바람이고 싶다..
훨~~~훨~~~날아서
느낌이 머무는 곳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이 무더운 날씨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시원한 바람으로 식혀줄 수 있는
바람이고 싶다..
잠깐이라도 당신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좋다..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 머물 수만 있다면 .......
<사진7> 칠선폭포
<사진8> 대륙폭포
<사진9> 대륙폭포(뭐라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이란..)
알바의 기쁨 추억이 되다.
이층폭포(?)쯤에서 계곡을 따라 가야 함에도 앞서간 님들 따라
무심코 들어 버린 중봉능선길.
마폭포를 봐야 한다며 과감히 돌아섰다.
어느 무명 폭포에서 점심을 먹으며 쉴 때 공단 직원 한 명이
앞장서고 산행 중 만났던 분들이 뒤따라 내려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나중에 장터목 대피소에서 안 일이지만 그 분들은 마폭포에서 단속에 걸려
하산하는 것이었단다.
알바의 기쁨....벌금도 벌고....
사실 그 무명폭포 거기서 낮잠까지 잤다.
이젠 그 폭포를 기쁨라 부르고 싶다.
너무 멋진 폭포를 많이 봐서 그런지 마폭포는 아쉬운 모습이다.
<사진10> 이층폭포
<사진11> 햇볕은 따갑지만 시원한 물줄기
<사진12> 이 폭포 밑에서 낮잠,점심,공단직원을 피함.
<사진13> 마폭포
산행시간
<*대>님은 내 무릎의 상황을 아시는 걸까? 계곡을 건너 뛰라 하시는데
미끄러져 삐끗하는 상황이면 중심을 잃을 것 같아서 등산화를 벗고 건넜다.
그랬더니 웃으시면서 마폭골은 포기하고 천왕봉으로 올라 가라신다.
마폭에서 천왕봉 구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다섯 걸음에 쉬고 세 걸음에
쉬고 주저 앉기를 수 차례 반복한다.
차라리 마폭에서 단속에 걸렸어야 하나...
아니면 쉬던 폭포에서 포기하고 내려 갔어야 하나...
언제부터이지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며 눕고만 싶어진다.
탈진이란게 이런 것인가...
아!~ 이젠 산에 같이 가자고 누구에게도 얘기할 처지가 아닌 것 같다.
추성매표소(05/21 04:50)를 시작으로 알바 및 낮잠, 점심(약2시간)하고
천왕봉(17:10)에 도착하고 장터목에서 저녁식사하고 백무동(21:40)으로
하산하게 된다.
<사진14> 철계단 올라와서
<사진15> 천왕봉에 앉아 있는 한 여인
능선에서
능선에 올라서니 살 것 같다.
천왕봉에 앉아 있는 저 여인이 부럽다.
반야를 희미하게 나마 접하니
피곤을 씻을 수 있었다
발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지리산하의
시원함과 아직은 푸르름 짙어 가는 나무들하며
발길 닫는 곳마다 추억을 더듬으며
또 하나의 느낌을 걸어두었다.
봄빛으로 시원한 바람
얼음조각처럼 스며 드는 바람
살갗에 스치는 느낌이 산뜻하다.
어떤 색일까 ?
가만히 보니 옅은 보라색 빛 ...진달래 향기
그 향기로 머리에 내려 앉아
구름내음 꽃 내음 숲 속 향기도 살랑살랑
내 마음에 깊이 각인된다.
잠시 올려다 본 하늘
어떤 그리움
어떤 기다림
또 어떤 사랑
많은 사연 어우러져
여러 모양 시간을 그려내니
빛으로 선률로
수많은 이야기
하얀 수증기로 그려 낸 하늘금은
내 인생의 전람회장이다.
<사진16> 천왕봉에서 바라 본 주능선
<사진17> 반야를 중심에 놓고
<사진18> 통천문에서
나 그대에게 또 가리라.
이제 곧 더운 날이 와도 마음 활짝 열어 재치고
속내 감추었던 나의 맘 당신에게 보이리라
현란(絢爛)한 몸짓은 아니지만 아른아른 고운 숨결로
그대에게 닿으리라.
하얀 운해 초록바다 넘실대는 그대에게
봄 향(香)에 깃을 달고 유혹(誘惑)의 눈짓 산들바람 살랑거리면서
살금살금 소리 없이 꿈길처럼 봄빛처럼 나 그대에게 또 가리라.
<사진19> 제석봉에서 본 주능선
봄날은 간다(OST)
사진도 글도 대단한 경지입니다,
아래 888번을 쓴분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신록예찬님 자주 들려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