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6일 맑음
백무동<-->천왕봉 (산행시간 06:30~14:20 총 7시간 50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그 날이기에...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남원고을에 살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산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여간 껄쩍지근한게 아니었다
그 모든걸 털고 새로움을 느끼기 위해 나와 강호는 오늘을 택했다
새벽 4시50분 알람소리에 일어난 강호가 날 깨웠다
이 시간에 일어나본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눈을 비비며 간신히 일어나 씻고 챙기기 시작했다
다행히 강호 아버님께서 백무동까지 태워주신다고 해서
시작부터 가뿐한 마음이었다. 또 강호 어머님이 새벽에 일어나
볶음밥, 찐빵, 떡, 과일까지 이런 저런 먹거리까지 챙겨주셔서
마음까지 든든한 시작이었다.
차를 타고 운봉-인월-산내-마천을 지나 백무동에 다다른 시각이
아침 6시 30분경이었다. 국립공원 입장권(1300원)을 끊고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아직 해가 뜨진 않았지만 세상은 조금씩
환해지고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반은 상당히 가파른 바위들이 많이 있었지만 가벼운 마음만큼
발걸음도 쉽게 앞으로 앞으로 나갔다.
얼마후 하동바위가 나타났고 거기를 지나자 등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아침인데 벌써 땀이 베다니...
한참을 더 올라가니 참샘이라는 시워한 샘이 솟는 곳이 나와
잠시 목을 축이고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간은 어느새 7시를 넘어섰고 이제 정말 세상이 밝아졌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마주치며 걷다보니까 속도가 안맞아
먼저 앞서나가기도 하고 길을 비켜주기도 하는데
굳이 속도를 내며 애써 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누가 먼저든 어떤 속도로 가든 결국엔 정상에서 만나게 될거였다
그런데 조금 먼저 가자고 성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었다
너무 무리해서 속도를 내다가는 금방 몸이 퍼져버려
산행을 완주하기엔 무리가 올게 분명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어느덧
천왕봉의 중간지점 까지 올라왔다.
[쉬면서 한컷...얼굴이 너무 크게 나왔네..ㅋㅋ]
백무동에서 천왕봉까지는 7.5km였고 가는 길목에 있는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5.8km였는데 한시간 반만에 3km 지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나와 강호는 서로를 쳐다보며 새삼 놀랐다
"우리 체력이 이정도나 되냐? 오 예상 왼데...^^ "
기분 좋은 마음으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한시간 정도 더 올라가자
중간 기점이었던 장터목 대피소에 이를 수 있었다.
이야... 두시간 반만에 이곳에 오다니...헤헤
능선에 있는 대피소인지라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우린 손이 시려운걸 느꼈으며 코에선 콧물이 찔끔 찔끔 흐르고 있었다
흠냐...춥긴 정말 춥구나...쩝
오리털 조끼를 꺼내 입고 옷도 다시 여며 무장을 했다
[너무 추워서 놀랬던 장터목 대피소에서]
10분정도 쉬었을까...우린 목적지인 천왕봉으로 향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구름이 춤을 추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찌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지...정말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바람을 타서인지 춤을 추듯 산을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하늘로 휘감듯
돌아나기도 했다...이야...멋져 멋져~
[구름바다 雲海?? 옆의 바위는 꼭 사람처럼..^^]
천왕봉 가는길에 있는 제석봉에는 고사목(枯死木)이 펼쳐져 있었는데 이 역시 정말 장관이었다
[함께 했던 친구놈 강호와 함께...]
[고사목을 배경으로 폼 한번 잡고..ㅋㅋ]
하지만 쓰러지고 기울어진 나무를 보자니 왠지모를 비장한
생각이 들었다. 돌아 오는길에 사진을 찍기로 하고 천왕봉을 향해
40분정도 걸어가자...
[천왕봉을 향해서 으쌰! 으쌰!]
드디어 지리산의 최고봉 남한에서 가장높은 1915m의 천왕봉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야...드디어 우리가 이곳에 오는구나...^^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드넓이 펼쳐진 수많은 능선들...
그리고 서리가 내린 잔목들은 그 경관을 더욱 수려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정상인지라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에혀 추워!
[천왕봉에서...]
[서리가 내렸는데 그냥 눈꽃처럼 아름다웠죠...]
우린 여기 저기 막셔터로 사진을 찍어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금 장터목 대피소로 발을 옮겼다. 가는 도중에 바람 없고
햇볕이 드는 터가 있어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역시나...땀흘리고 야외에서 먹는 밥은 꿀맛이었다...ㅋㅋ
후식으로 감도 몇조각 먹고 찐빵도 먹었다.
옆에서 쉬던 아주머니께서 깎아주신 사과를 디저트로 먹고
발길을 옮겼다. 장터목에 다다라 다행히 핸드폰이 터져서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하산을 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그리 수월하진 않았다
올라올때 약간 접질렀었는데 그때 오른쪽 발목 인대가 놀랐는지
내르막길에서 조금씩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가파른 바위를 발로만 지탱하는만큼
통증이 조금씩 심해졌다. 그만큼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잦아졌다
강호한테 업어달라고 농담으로 때를 쓰기도 하고..ㅋㅋ
쉬엄 쉬엄 내려오다보니 어느덧 백무동 매표소까지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산에 오르기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리산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산에서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끼리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우린 작정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수고하십니다..반갑습니다"
하며 인사를 했다. 가끔 딴생각에 젖어 그냥 갈땐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참 기분 좋은일이었다
서로 알지 못하지만 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스치며
가볍게 인사 나누며 잠시 웃을 수 있는 그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욱이 좋았다.
오늘 처음으로 지리산에 발을 내딛었다.
이제 시작이다...다음은 노고단 그리고 반야봉...
언젠가 종주할 날을 꿈꾸며 모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쳐본다...아자자!!
백무동<-->천왕봉 (산행시간 06:30~14:20 총 7시간 50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그 날이기에...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남원고을에 살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산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여간 껄쩍지근한게 아니었다
그 모든걸 털고 새로움을 느끼기 위해 나와 강호는 오늘을 택했다
새벽 4시50분 알람소리에 일어난 강호가 날 깨웠다
이 시간에 일어나본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눈을 비비며 간신히 일어나 씻고 챙기기 시작했다
다행히 강호 아버님께서 백무동까지 태워주신다고 해서
시작부터 가뿐한 마음이었다. 또 강호 어머님이 새벽에 일어나
볶음밥, 찐빵, 떡, 과일까지 이런 저런 먹거리까지 챙겨주셔서
마음까지 든든한 시작이었다.
차를 타고 운봉-인월-산내-마천을 지나 백무동에 다다른 시각이
아침 6시 30분경이었다. 국립공원 입장권(1300원)을 끊고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아직 해가 뜨진 않았지만 세상은 조금씩
환해지고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반은 상당히 가파른 바위들이 많이 있었지만 가벼운 마음만큼
발걸음도 쉽게 앞으로 앞으로 나갔다.
얼마후 하동바위가 나타났고 거기를 지나자 등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아침인데 벌써 땀이 베다니...
한참을 더 올라가니 참샘이라는 시워한 샘이 솟는 곳이 나와
잠시 목을 축이고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간은 어느새 7시를 넘어섰고 이제 정말 세상이 밝아졌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마주치며 걷다보니까 속도가 안맞아
먼저 앞서나가기도 하고 길을 비켜주기도 하는데
굳이 속도를 내며 애써 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누가 먼저든 어떤 속도로 가든 결국엔 정상에서 만나게 될거였다
그런데 조금 먼저 가자고 성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었다
너무 무리해서 속도를 내다가는 금방 몸이 퍼져버려
산행을 완주하기엔 무리가 올게 분명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어느덧
천왕봉의 중간지점 까지 올라왔다.
[쉬면서 한컷...얼굴이 너무 크게 나왔네..ㅋㅋ]
백무동에서 천왕봉까지는 7.5km였고 가는 길목에 있는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5.8km였는데 한시간 반만에 3km 지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나와 강호는 서로를 쳐다보며 새삼 놀랐다
"우리 체력이 이정도나 되냐? 오 예상 왼데...^^ "
기분 좋은 마음으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한시간 정도 더 올라가자
중간 기점이었던 장터목 대피소에 이를 수 있었다.
이야... 두시간 반만에 이곳에 오다니...헤헤
능선에 있는 대피소인지라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우린 손이 시려운걸 느꼈으며 코에선 콧물이 찔끔 찔끔 흐르고 있었다
흠냐...춥긴 정말 춥구나...쩝
오리털 조끼를 꺼내 입고 옷도 다시 여며 무장을 했다
[너무 추워서 놀랬던 장터목 대피소에서]
10분정도 쉬었을까...우린 목적지인 천왕봉으로 향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구름이 춤을 추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찌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지...정말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바람을 타서인지 춤을 추듯 산을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하늘로 휘감듯
돌아나기도 했다...이야...멋져 멋져~
[구름바다 雲海?? 옆의 바위는 꼭 사람처럼..^^]
천왕봉 가는길에 있는 제석봉에는 고사목(枯死木)이 펼쳐져 있었는데 이 역시 정말 장관이었다
[함께 했던 친구놈 강호와 함께...]
[고사목을 배경으로 폼 한번 잡고..ㅋㅋ]
하지만 쓰러지고 기울어진 나무를 보자니 왠지모를 비장한
생각이 들었다. 돌아 오는길에 사진을 찍기로 하고 천왕봉을 향해
40분정도 걸어가자...
[천왕봉을 향해서 으쌰! 으쌰!]
드디어 지리산의 최고봉 남한에서 가장높은 1915m의 천왕봉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야...드디어 우리가 이곳에 오는구나...^^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드넓이 펼쳐진 수많은 능선들...
그리고 서리가 내린 잔목들은 그 경관을 더욱 수려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정상인지라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에혀 추워!
[천왕봉에서...]
[서리가 내렸는데 그냥 눈꽃처럼 아름다웠죠...]
우린 여기 저기 막셔터로 사진을 찍어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금 장터목 대피소로 발을 옮겼다. 가는 도중에 바람 없고
햇볕이 드는 터가 있어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역시나...땀흘리고 야외에서 먹는 밥은 꿀맛이었다...ㅋㅋ
후식으로 감도 몇조각 먹고 찐빵도 먹었다.
옆에서 쉬던 아주머니께서 깎아주신 사과를 디저트로 먹고
발길을 옮겼다. 장터목에 다다라 다행히 핸드폰이 터져서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하산을 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그리 수월하진 않았다
올라올때 약간 접질렀었는데 그때 오른쪽 발목 인대가 놀랐는지
내르막길에서 조금씩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가파른 바위를 발로만 지탱하는만큼
통증이 조금씩 심해졌다. 그만큼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잦아졌다
강호한테 업어달라고 농담으로 때를 쓰기도 하고..ㅋㅋ
쉬엄 쉬엄 내려오다보니 어느덧 백무동 매표소까지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산에 오르기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리산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산에서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끼리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우린 작정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수고하십니다..반갑습니다"
하며 인사를 했다. 가끔 딴생각에 젖어 그냥 갈땐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참 기분 좋은일이었다
서로 알지 못하지만 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스치며
가볍게 인사 나누며 잠시 웃을 수 있는 그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욱이 좋았다.
오늘 처음으로 지리산에 발을 내딛었다.
이제 시작이다...다음은 노고단 그리고 반야봉...
언젠가 종주할 날을 꿈꾸며 모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쳐본다...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