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후 5시 부터 잠을 청했지만 깊은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나친 피곤은 잠도 오지 않는가보다.
잠시 눈을 붙이고 7시쯤 밖으로 나와 어두어지는 산자락을 본다.
산장 마당에 비박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몹시 추우실텐데 준비는 잘 하셨겠지만 걱정이 된다.
그러나 그분 들은 프로급 산악인들인것 같다.
다시 들어가 눈을 붙인다. 엎치락 뒷치락 하다 두세시간 눈을 붙였는가 싶다.
새벽 2시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하늘의 별들이 손에 잡힐뜻하다.
어려서 시골에서 보든 별들은 세월이 가면서 없어 진줄 알았는데...
다 그대로 있었다.
그동안 나는 하늘의 별들을 제대로 한번 보지 못하고 정신없이 살아 왔나 보다.
아~ 꿈만같다.
별들이 그대로 다 있었다니........
이제 비로서 시장기가 돈다.
배낭을 가지고 나와 인스턴트 미역국을 끊이고 햇반을 데워 야식을했다.
이제 좀 정신이 좀 드는것 같다.
커피를 끊이고 폼나게 커피한잔을 할려고 하는데 별 바라기 손님이 앞에서 서성거린다.
날씨도 춥고 해서 " 커피 한잔 하실래요? 끓은 물은 있는데.커피잔이 하나밖에 없어서...."
선듯 그러마고 하면서 잔을 하나 가져 오신다.
커피한잔을 나누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분은 제주 대학에 계시면서 학술조사차 지리산에 오셨다고 하신다.
내일은 장터목에 예약이 되었는데 오늘 고생한 생각을 하면 갈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드니
이분 말씀이 굳이 천왕봉 일출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세석에서 자도 무방 할 것이라고 한다.
주중이라 잘자리도 있을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촛대봉 일출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 천왕봉 일출을 포기 하고 세석에서 자자.
포기 하고 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할줄은 미처 몰랐다.
다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벽소령에서 아침을 해 먹기로 하고 연하천 산장을 떠난다.
누가 그랬던가 "산객은 구름 처럼 왔다가 바람 처럼 간다"고 ....
올때는 산장지기에게 왔음을 신고 했지만 갈때는 말도 없이 떠난다.
이제 산도 보이고,멋진 풍광도 보인다.
집착을 버리고 물 흐르듯 자연에 순응하며 산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수가 없다.
집착이 나를 얼마나 짖누르고 있었는지...
지나온 내인생 모두가 그랬던것 같다.
고통받고 있을때는 집착속에 있었다고..
벽소령 산장이 아스라히 보인다.
그뒤로 덕평봉(1510m),칠선봉(1556m)영신봉(1651m)보인다
10시 30분에 벽소령 산장에 도착했다.
보통 2시간이면 올수 있는 거리를 3시간이나 걸렸다.
그러나 길과 이정표만을 보고 왔던 어제와 달리 경치 구경까지 하고 왔으니
늦을 만도 하다.
어제를 생각해서 아침을 든든히 먹기로 했다.
햇반과 미트볼을 데우고 라면 반개를 끓여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신 김치가 입맛을 돋구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즐겁고 발거름도 가볍다.
지리산 정기를 밤새도록 받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음정으로 하산 할려든 생각이 싹 가셔 버렸다.
잘읽었습니다....연하천의 별빛들이 아른거리네요..^^
5편은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