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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두 애비가 두 아들을 대리고 천왕봉을 다녀왔습니다. 혹시 비슷한 계획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올립니다.

8월 2일
  서울 반포에서 08:00에 승합차로 출발하여 오산에 있는 친구집에 들러 친구와 그의 아들(6학년)을 싣고 함양에 있는 친구에게 들러 점심을 얻어 먹고 대원사를 경유하여 중산리에 도착.

  물론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더 좋은 길을 달려 빨리 도착할수 도 있으나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하여 대원사를 경유하는 산길도 운치가 있을 것 같아 이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선택가능한 일정은 중산리에 일찍 도착하여 계곡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거나 도착 즉시 로타리산장까지 이동하여 이곳에서 하루를 머무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8월3일
  아침 8시 15분 출발하여 칼바위를 경유하여 로타리산장을 거치는 코스를 택함. 칼바위까지는 4명 모두 가볍운 마음으로 이동하였고 칼바위까지의 거리가 전체 거리의 거의 반이나 되므로 우리는 쉽게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평상시 거의 운동을 하지 않던 6학년 친구아들이 5학년인 제 아들보다 먼저 문제에 봉착.

  배가 아프다, 어지럽다. 토할 것같다 등등---
  겨우 겨우 달래서 로타리산장에 도착하니 꼬마들은 한계를 드러냄. 시간이 어중간하여 천왕봉에서 중식을 하기로 하고 잠깐만 쉬고 간식 후 다시 출발.

  천왕봉에 천왕샘이 있으나 솔직히 너무 지쳐 그 위치도 지나쳐 버렸고 정상에서 다시 물을 긷기 위해 다시 아래로 이동하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었음.

  로타리 산장 이후의 길은 가히 장난이 아니었다. 과거 뱀사골, 화엄사로 정상을 오른 경험이 있는(물론 10년이 넘은 경험이라 기억은 희미하지만) 나로서도 과연 그 코스는 인내를 요구했고 아이들의 원성은 대단했다.

  *아이들을 얼르는 방법
1)우선 출발할 때 서로 약속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자. 우선은 사내놈들이라 이 약속도 상당한 효험이 있었다.
2)가장 좋은 밥법은 거리를 속이는 것이다. "상당히 걸어 왔다" "얼마 남지 않았다"  
3)현실적인 보상책을 쓴다. 나도 아들에게 신발과 삼겹살을 마지막 비장으 카그로 썼다.

  특히 천왕봉을 눈앞에 두고 오르는 마지막 등정은 정말 사람을 괴롭혔다. 눈에 보이는 거리나 방향으로 보아서 이 모퉁이만 돌면 끝이겠거니 하기를 세번 결국 마지막 100m를 두고는 내 아들도 주저앉고 말았다.

  마지막 100m를 세번 쉬면서 정상에 오른 그 맛. 나는 아들을 가볍게 안아 주고 엉덩이를 두들겨 주었다. "넌 장한 아들이다. 너 나이에 이산을 오른 사람은 굉장히 드물고 그래서 넌 후륭한 어린이다"(14시 30분)

  전술하였듯이 천왕봉에는 물이 없었고 천왕샘으로 움직이는 건 정황적으로 불가능했고 또 올라오는 코스의 경사도로 보아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장터목까지 이동하여 점심을 먹고 법천골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장터목까지의 정상길은 고산 주목을 보며 걷는 정취가 그만이다.

  장터목에 도착하여 급하게 라면 6개를 끓여 4명이 해치우고 법천골길로 하산시작(17시)  

  내려오는 동안에 사고 발생.

  올라오면서 10번씪이나 눈눌을 보였던 6학년 꼬마는 별 문제없이 걷는데 드디어 나의 무릎이 말썽을 부렸다. 원래 무릎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꽤 준비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마지막 한 2시간 짊어졌던 배낭을 친구에세 인계하고(배낭은 하나만 메고 올랐다) 남은 거리의 2/3를 거의 다리를 끌며 하산했다.

  특별한 문제는 없었으나 나의 다리로 인해 하산은 지연되고 중간에 한 20분 동안 길을 잃고 헤메고---

  혼자 길을 찾고, 배낭메고, 하산을 재촉하던 내 친구에게 내 아들이 한마디했다. "아저씨 아빠가 다리가 아파 빨리 못가요. 좀 천천히 가세요"

  중간에 아들은 두번 굴렀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지만---

  중간에 랜턴업시 표류중인 사감들까지 모두 걷어 10여명이 동반 하산--
  넘어지고 걸리고 주저얹고---

  마지막 한시간 정도를 어둠속에서 거의 기다시피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하니 20:30.

  장장 12시간의 산행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교훈)
  1)카메라를 잘 챙기십시오. 이 글을 쓰는 순간 동행했던 친구에게서 두번째 필름이 문제가 생겨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2)간식을 든든히 준비하십시오. 가는 중 허기를 느끼면 상당히 곤란해집니다.
  3)처음에는 계획된 시간을 지키십시오. 어둠을 맞으면 곤란해집니다.
  4)몸을 만들어 올라가십시오. 저도 1주간 금주. 첫날도 맥주1캔으로 끝. 그런데 무릎으로 스타일 구겼으니 ---
  5)차를 가지고 가신디면 중산리 매표소까지는 차를 몰고 가십시오. 내려와서 30분을 더 걷는 것은 거의 지옥으로 향하는 발걸음입니다.
  6)성는좋은 랜턴을 꼭 준비하십시오. 저고 랜턴을 하나만 준비했는데 성증도 별로였고 또 1개라 무지 욕봤습니다.

  7)자녀들과 꼭 한번 다녀 오십시오. 좋은 추억일 뿐만이리라 父情도 깊어 평상시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12시간의 상행을 잘 이겨낸 네 아들. Bravo 박성환.  저는 지금 제 자식이 너무나 대견합니다.

  아들의 마지막 한마디"아빠. 나도 내 아들 대리고 올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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