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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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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행일시
2002. 9. 27(금) 06:25 - 14:18

2. 코 스
추성리(추성산장) -> 국골 -> 국골사거리 -> 하봉 -> 초암능 -> 추성

3. 등반인원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06:25 : 출발
07:13 : 계곡 좌->우 횡단
07:20 : 사태로 길 놓침
07:35 : 좌측 길 다시 확보
07:42 : 국골 마지막 합수부
08:47 : 국골사거리
09:17 : 묘
09:22 : 하봉
10:18 : 칠선상류 좌측지곡
10:32 : 계곡 버림
11:48 : 초암능 다시 확보(점심)
12:15 : 출발
13:02 : 고도 1,000m
14:00 : 염소농장
14:18 : 추성산장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7시간 53분
도상거리 11.7㎞

6. 산행일지
(04:00 기상, 04:34 전주 해장국집 출발, 05:37 운봉, 06:07 추성산장)
추성산장 마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출발준비
산장주인남자 :(화장실 갔다 오는 듯) "일찍 오셨네예, 산에 갈라꼬요??"
나 : "네"
주인 : "잘 다녀오이소" (안으로 들어간다)

06:25 가벼운 마음으로 상쾌하게 새벽을 밟으며 출발.
추성산장 마당 앞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3-4분 올라가면 포장길 3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우측으로 가는 게 국골 초입이다(추성산장을 막 벗어나 계곡 옆으로 난 우측 길은 동네사람이 한봉 키우는 곳으로 길이 막힘)
국골은 계곡산행이면서도 대부분 계곡을 멀찍이 두고 소리로 느끼고만 간다.
하지만 잊을 만 하면 살짝살짝 보여주기 때문인지 같은 계곡이라도 자태가 더욱 신비스럽다.
계속 계곡의 좌측 편을 타고 간다.

06:53 좌측에서 계곡으로 합류되는 세 번째 지류 합수부.
상수원인 듯 노란 물통이 있다.
식수보충.

07:13 처음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계곡을 건넌다.

07:20 사태로 길이 없어진 것 같다.
길을 놓치고 그냥 계곡의 바위로 징검질하며 전진.
간간이 좌우로 번갈아 계곡을 벗어나 길을 찾아본다.

07:35 좌측 편으로 길 발견. 혹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봐 광속단 시그널을 부치다.
다시 계곡의 왼쪽을 탄다.
결론적으로 국골은 여느 계곡처럼 물을 가운데 두고 번갈아 교차하며 진행하는 게 아니고,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딱 2번 계곡을 건넌다.

07:42 4번째 좌측 지류 합수부 (이제보니 만복대가 식수보충하란 데가 여기였군)
오른쪽 멀리 계곡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고도를 높인다.
기분 좋게 흐르는 땀에 비로소 산행 맛이 난다.

08:47 국골 사거리
50대 중반의 등산객이 사과를 깎고 있다가 나를 반갑게 맞는다.
50대 : "하이고 수고하십니다."(서울 말씨다)
나 : "네, 반갑습니다."
50대 : "전주나 남원에서 서울로 가는 차를 타야되는데 어디로 내려가는게 빠릅니까?"
두류능선보다는 국골이 쉽고 빠를 것 같아 내가 온 길을 설명해줬다.
화엄사로해서 1박은 뱀사골, 장터목에서 2박을 했다는 그분은 공단원 만날 것이 제일 두렵단다.
다 깎은 사과를 한쪽 권한다.
난 과일을 안 먹으니 사양~ (난 술, 물, 밥만 먹음)

08:58 국골 사거리 출발
8-9명의 등산객과 마주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남녀가 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도무지 어떤 모임인지 짐작을 못하겠다.
새재쪽으로 내려간다는 그분들 중 한마디
"와~ 혼자 오시나요? 진짜 산꾼이시네요"
문득, 생각해 봤다.
어느 정도면 산꾼이라 들을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어느 정도면 '진정한' 산꾼일까?
하지만 난 스스로 감히 아직 '산꾼'이란 호칭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09:17 묘
묘를 앞에 두고 길이 두갈래로 나뉜다.
왼쪽으로 가면 하봉을 놓치고 우회하는 길이다.
우측 길로 가야 하봉으로 올라가며 시야가 트인다.

09:22 하봉.
(난 이 대목을 위해 산행기 처음부터 가을 냄새를 감추었다.)
09:23 현재, 숨이 막히고 뭘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여태까지 수많은 지리산의 빼어난 사진을 봐왔지만 이런 건 없었다.
하봉에서 바라본 하봉 바로 앞의 새끼봉, 그리고 중봉쪽, 천왕봉쪽....
여기는 지금 가을의 중심이다.
기암과 고사목 푸른색의 소나무류와 이제 막 불타오르는, 누구의 손길도 눈길도 타지 않은 '사춘기 聖처녀의 단풍' 그 순수한 색채의 어우러짐.
여기까지만 해도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바보스러움에 통탄할 지경인데, 아~! 점입가경에 금상첨화로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새하얀 안개구름을 단풍능선 골골에 가늘게 또는 굵게 쏟아 놓아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니 그 현란한 색채의 조화는 참으로 장관이며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 땅을 구르며 안타까워 할 수밖에....불과 1-2분 후 언제 그런 모습으로 보였느냐는 듯 전체가 개스로 뒤덮히고 아까의 그 광경은 그저 꿈을 꾼 것같이 돌아오질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랬나보다.
'지리산의 사진은 실력이 아니고 기다림이라고...'

09:30 정신을 차리고 仙界를 떠나다.
하봉 바로 밑의 초암능으로 이어지는 우측길로 접어들었다.
이 속도면 12시 조금 넘으면 추성에 도착할 거니 점심은 추성산장에서 먹어야겠다. 주차도 시키고 미안한데....

10:05경 40대 후반의 부부 등산객을 추월했다.
남 : "안녕하세요 이 길이 초암능으로 가는 길 맞죠?"
나 : "네 맞아요 혹, 가시다가 갈림길 같은 게 나오면 무조건 오른쪽으로 붙으세요"

10:18 쩝, 미치겠네
계곡이 나와버린다. 칠선의 가장 좌측 상류 지류이다.
하하, 저도 길을 놓치는 주제에 남에게 코치하기는...(굳이 변명하자면 4-5분전 역시 사태길에서 유심히 살피지 않고 멀리 보이는 시그널만 보고 진행하다보니..)
혹 그들도 따라 내려올까봐 한참을 기다렸다.
다행이 그들은 제대로 찾았나보다.
그냥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10:32 문득 짜증이 난다.
자존심도 상하고, 별반 특이하지도 않은 초암능을 언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겠고, 내려가면 만날 대륙폭포가 있는 칠선 좌측 계곡은 이미 밟은 곳이고......
고도계를 보니 1,235m를 가르킨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는 너무 재미없고, 에라 그냥 능선 쪽으로 잡아채보자.
엉겨있는 넝굴과 산죽밭을 억지로 치고 올라가니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얼마쯤일까 환~한 것이 능선 같다.
반갑게 올라서니 자그마한 길 없는 지능이다.
열심히 헤치고 가보면 낭떠러지 암벽, 뒤돌아 우회해서 전진하다보면 뚫을 수 없는 넝굴지대, 다시 환하게 능선이 보인다. 올라보니 역시 길 없는 지능이다. '처음의 능은 이 능의 지능었군' 하지만 이제 분명히 감이 잡힌다 앞쪽에 초암능이라 확신 할 수 있는 능이 보이고 지금의 위치가 어디인지도 대강 알 수 있을 것 같다.

11:48 1462m 봉을 우회해서 돌아오는 초암능길을 확보했다.
내가 잘못 떨어진 곳으로부터 불과 3-4분 거리이다. 고도는 1,365m
땀을 너무 흘린 탓인지 밥맛이 없다.
라면에 밥2공기를 말아 점심을 떼운다.

12:15 출발

13:02 고도 1,000m 마지막 남은 물을 다 마셨다.
만복대(철언)가 걸어놓은 파란 '매일상호저축은행' 시그널이 초암능에는 왜 이리 많지??
만복대는 시그널을 2가지 경우에만 붙이는데, 하나는 휴식할 때고 하나는 거름 줄 때인데 초암능 내려올 때 힘들었을 리는 없고 아항~~~ 설사가 났었나보다

13:26 고도 895m (여기까지도 고로쇠 채취호스가 올라 오는군)
쓸데없는 생각 (1)
'몰상식한 등산객이 상식 있는 고로쇠 채취꾼보다 지리산을 덜 훼손한다.'
히히~ 말되나?
쓸데없는 생각 (2)
'고로쇠 물은 오래두면 상한다던데 저 긴 호스 속에 묻은 고로쇠 찌꺼기는 안 상할까??'
'소독하는 방법이 있는 걸까??'

14:00 염소농장이 보인다.
아까 추월했던 부부를 다시 만났다.
남자:"어, 아까 앞서 가시더니......"
나:(쩝 길을 잘못 들었다는 말은 절대 못하지)"아 네에 계곡에 내려가서 밥좀 해먹고 오느라구요"(헤고 낯뜨거...)
근데 이 부부들 역시 공단원들에게 걸릴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나:"나만 따라오세요"
염소농장 안으로 통과해서 용소입구로 하산.
나:"매표소에서 물어보면 그냥 선녀탕이나 용소 갔다 온다 하세요"

14:18 추성산장
사이다 캔 500원 너무 싸다.
미안할 정도로 주인부부가 너무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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