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7일 날씨 흐린후 갬
사람들 말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 네시반... 어젯밤엔 중간에 한번도 깨지않고 잘잔것 같다.
"오늘은 천왕봉 일출이 어렵다던데...
그냥 있을까...
아니지... 그래도 혹시 모르지 일출이 가능 할런지도...
천왕봉 일출은 천왕봉만 아는거니까 일단 가보자..."
잠시 갈등하다가 베낭을 대충 패킹한후 산장을 나선다.
산장밖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 일출을 위해 분주하다.
천왕봉에 오르기전에 일단 몸속에 있는 오물부터 버리고..,
화장실에도 사람들이 많다.
장터목은 어딜가나 사람들로 만원이다.
샘터도 만원, 취사장도 만원,취사장밖 테이블도 만원,산장안도 만원,화장실도 만원..,
합이 오만원이다...ㅡㅡ^
다국적팀은 두명이 천왕봉 등정을 포기 한단다.
처음하는 지리종주라 몸상태가 좋지않은가 보다.
제석봉에 오르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랜턴 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아... 제석봉.
처음 지리산을 찾았을때 제석봉의 고사목들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서야 그 고사목들이 도벌꾼들의 흔적 이라는걸 알고 가슴아파 했지만...
지리여~ 무지한 인간들을 용서 하소서...
예전엔 제석봉에서 길을 잘못들어 헤매던적이 여러번 있었다.
어두워서 이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봉우리를 넘어서 가야 될거라는 선입견 때문 이였기도 한거 같다.
노루목 삼거리 처럼 말이다.
지금은 나무 울타리를 쳐놓아 길을 헤맬 염려는 없는거 같다.
제석봉을 넘어 철사다리를 내려서면서 부터 소위 톱날능선 이라고 불리는 암봉지대가 이어지고 잠시후 통천문이 나타난다.
통천문..,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은 오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통천문을 올라 철제계단을 오르면 천왕봉을 오르는 막바지 지점인 벼랑지대가 나타난다.
이 벼랑지대는 산사태로 형성된곳 이라고 한다.
천왕봉에는 여러번의 산사태가 있었는데 그중 서쪽 벼랑지대는 8.15 해방직전에 엄청난 굉음을 토하며 붕괴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인근의 중산리 주민들은 이때 무슨 큰일이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결국 일본이 패망하고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 했다고 한다.
남명 조식선생의 시구에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오히려 울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런 천왕봉이 울었으니 그리 생각할만도 하겠다.
드디어 천왕봉 이다.
천왕봉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만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그런 천왕봉 일출을 난 운좋게도 그동안에 열 몇번 이나 보았다.
오늘도 볼수 있으면 좋을텐데...
내가 욕심이 과한지 요근래엔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날씨로 보아 오늘도 어려울것 같다.
어젯밤 산장안의 내 옆자리에 잠자리를 잡은 사람도 보인다.
이십대로 보이는 그 산행객은 그동안 여덟번을 천왕봉에 올랐으나 한번도 일출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이 아홉번째 인데 어쩌나...
오늘도 역시 실패할것 같다면서 씨익 웃는다.
예전엔 이곳에 국기 게양대가 있었고 커피도 팔았었다.
천왕봉에서 마시는 한잔의 따뜻한 커피맛 이란...
그리고 일출이 시작되면 다들 애국가를 부르며 숙연해지곤 했었는데 지금은 국기 게양대의 흔적도 없다.
왜 없앴을까...
매일보는 태극기 이고 평소 아무 느낌없이 부르던 애국가 지만 여기서 보는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를때의 그 느낌은 상당히 남달랐었는데...
무슨 사연이 있겠지만 조금은 아쉬운감이 든다.
천왕봉에선 날씨 좋은날엔 멀리 남해 바다와 감악산, 가야산, 백운산,덕유산 까지도 보인다.
아...!
순간 자욱한 구름 사이로 얼핏 해를 보았다.
워낙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려서 본 사람은 몇안되는것 같다.
운좋으면 오늘은 제대로 된 일출을 볼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해봤으나 금방 그 기대는 무너지고 만다.
역시... 천왕봉 일출은 아무나 한테 보여주지 않는다 는 말이 맞나보다.
천왕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오늘도 예전처럼 기념촬영을 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하산을 한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푸짐하게 한다.
이번 산행에서 먹는 산에서의 마지막 식사 이기에 남은 음식을 몽땅 쏟아낸다.
다국적 팀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나서 커피를 한잔하려 하는데 커피가 없다.
그때 맞은편에서 식사를 하던, 아홉번째 천왕봉 일출도 결국 실패한 그 산행객이 커피를 한웅큼 집어준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이번에도 일출을 못봐서 어쩌냐"고 했더니 "다음을 기약해야죠" 라면서 씨익 웃는다.
참 여유가 있어보여 좋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베낭을 패킹한다.
하산길의 동행들은 다국적팀 다섯,서울에서 온 아가씨 둘, 또 서울에서 혼자온 아가씨, 전부 아홉명이다.
이것도 인연이니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다.
각자의 사진기로 산장앞에서 돌아가며 한컷씩 찍는다.
백무동 으로 하산 하는길은 지리산을 떠나야 된다는 아쉬움과 함께 현재의 삶으로 다시 돌아 간다는 생각이 약간의 두려움으로 마음이 무겁다.
백무동 야영장 도착.
일행중 몇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로 가야될 사람 넷, 조나단(그 외국인 이름임)은 부산, 그리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인월까지 가야된다.
일행은 일단 인월로 나가는 시내버스를 같이 타고 나가면서 각자 메일주소를 교환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인월에서 서울팀과 조나단은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비롯한 나머지 동행들은 근처 식당에 가서 산행 뒷풀이를 한다.
하산후 마시는 한잔의 술과 적당히 기분좋을 만큼의 피로감과 산행 에서의 긴장감이 풀어지며 모든것이 만족스럽다.
이번 산행이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면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이 오가는 사이 지리산 자락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사람들 말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 네시반... 어젯밤엔 중간에 한번도 깨지않고 잘잔것 같다.
"오늘은 천왕봉 일출이 어렵다던데...
그냥 있을까...
아니지... 그래도 혹시 모르지 일출이 가능 할런지도...
천왕봉 일출은 천왕봉만 아는거니까 일단 가보자..."
잠시 갈등하다가 베낭을 대충 패킹한후 산장을 나선다.
산장밖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 일출을 위해 분주하다.
천왕봉에 오르기전에 일단 몸속에 있는 오물부터 버리고..,
화장실에도 사람들이 많다.
장터목은 어딜가나 사람들로 만원이다.
샘터도 만원, 취사장도 만원,취사장밖 테이블도 만원,산장안도 만원,화장실도 만원..,
합이 오만원이다...ㅡㅡ^
다국적팀은 두명이 천왕봉 등정을 포기 한단다.
처음하는 지리종주라 몸상태가 좋지않은가 보다.
제석봉에 오르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랜턴 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아... 제석봉.
처음 지리산을 찾았을때 제석봉의 고사목들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서야 그 고사목들이 도벌꾼들의 흔적 이라는걸 알고 가슴아파 했지만...
지리여~ 무지한 인간들을 용서 하소서...
예전엔 제석봉에서 길을 잘못들어 헤매던적이 여러번 있었다.
어두워서 이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봉우리를 넘어서 가야 될거라는 선입견 때문 이였기도 한거 같다.
노루목 삼거리 처럼 말이다.
지금은 나무 울타리를 쳐놓아 길을 헤맬 염려는 없는거 같다.
제석봉을 넘어 철사다리를 내려서면서 부터 소위 톱날능선 이라고 불리는 암봉지대가 이어지고 잠시후 통천문이 나타난다.
통천문..,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은 오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통천문을 올라 철제계단을 오르면 천왕봉을 오르는 막바지 지점인 벼랑지대가 나타난다.
이 벼랑지대는 산사태로 형성된곳 이라고 한다.
천왕봉에는 여러번의 산사태가 있었는데 그중 서쪽 벼랑지대는 8.15 해방직전에 엄청난 굉음을 토하며 붕괴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인근의 중산리 주민들은 이때 무슨 큰일이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결국 일본이 패망하고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 했다고 한다.
남명 조식선생의 시구에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오히려 울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런 천왕봉이 울었으니 그리 생각할만도 하겠다.
드디어 천왕봉 이다.
천왕봉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만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그런 천왕봉 일출을 난 운좋게도 그동안에 열 몇번 이나 보았다.
오늘도 볼수 있으면 좋을텐데...
내가 욕심이 과한지 요근래엔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날씨로 보아 오늘도 어려울것 같다.
어젯밤 산장안의 내 옆자리에 잠자리를 잡은 사람도 보인다.
이십대로 보이는 그 산행객은 그동안 여덟번을 천왕봉에 올랐으나 한번도 일출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이 아홉번째 인데 어쩌나...
오늘도 역시 실패할것 같다면서 씨익 웃는다.
예전엔 이곳에 국기 게양대가 있었고 커피도 팔았었다.
천왕봉에서 마시는 한잔의 따뜻한 커피맛 이란...
그리고 일출이 시작되면 다들 애국가를 부르며 숙연해지곤 했었는데 지금은 국기 게양대의 흔적도 없다.
왜 없앴을까...
매일보는 태극기 이고 평소 아무 느낌없이 부르던 애국가 지만 여기서 보는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를때의 그 느낌은 상당히 남달랐었는데...
무슨 사연이 있겠지만 조금은 아쉬운감이 든다.
천왕봉에선 날씨 좋은날엔 멀리 남해 바다와 감악산, 가야산, 백운산,덕유산 까지도 보인다.
아...!
순간 자욱한 구름 사이로 얼핏 해를 보았다.
워낙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려서 본 사람은 몇안되는것 같다.
운좋으면 오늘은 제대로 된 일출을 볼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해봤으나 금방 그 기대는 무너지고 만다.
역시... 천왕봉 일출은 아무나 한테 보여주지 않는다 는 말이 맞나보다.
천왕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오늘도 예전처럼 기념촬영을 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하산을 한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푸짐하게 한다.
이번 산행에서 먹는 산에서의 마지막 식사 이기에 남은 음식을 몽땅 쏟아낸다.
다국적 팀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나서 커피를 한잔하려 하는데 커피가 없다.
그때 맞은편에서 식사를 하던, 아홉번째 천왕봉 일출도 결국 실패한 그 산행객이 커피를 한웅큼 집어준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이번에도 일출을 못봐서 어쩌냐"고 했더니 "다음을 기약해야죠" 라면서 씨익 웃는다.
참 여유가 있어보여 좋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베낭을 패킹한다.
하산길의 동행들은 다국적팀 다섯,서울에서 온 아가씨 둘, 또 서울에서 혼자온 아가씨, 전부 아홉명이다.
이것도 인연이니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다.
각자의 사진기로 산장앞에서 돌아가며 한컷씩 찍는다.
백무동 으로 하산 하는길은 지리산을 떠나야 된다는 아쉬움과 함께 현재의 삶으로 다시 돌아 간다는 생각이 약간의 두려움으로 마음이 무겁다.
백무동 야영장 도착.
일행중 몇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로 가야될 사람 넷, 조나단(그 외국인 이름임)은 부산, 그리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인월까지 가야된다.
일행은 일단 인월로 나가는 시내버스를 같이 타고 나가면서 각자 메일주소를 교환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인월에서 서울팀과 조나단은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비롯한 나머지 동행들은 근처 식당에 가서 산행 뒷풀이를 한다.
하산후 마시는 한잔의 술과 적당히 기분좋을 만큼의 피로감과 산행 에서의 긴장감이 풀어지며 모든것이 만족스럽다.
이번 산행이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면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이 오가는 사이 지리산 자락에 어둠이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