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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5.01.26 23:24

팔불출의 지리산행

조회 수 243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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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밤 11시30분 서울 출발, 백무동에 새벽 4시 30분경 도착, 4시 50분에 백무동 배표소 통과 주차비와 입장료 합쳐서 만이천원 정도 지불. 서울을 출발할 때 보이던 보름달은 어느새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일출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한신계곡으로 산행을 시작.  계곡 중간부터 쌓인 눈과 얼음으로 인해 아이젠 착용. 7시가 가까워지면서 옥빛으로 다가오는 계곡의 얼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언어의 부족함들. 세석산장에 가까워지면서 등산로는 더욱 겸손함을 요구하고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소나기 되어 내리고 아내와 중학생인 두 아들 그리고 두명의 후배와 동행한 후배의 여친에게 미안한 마음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들에게 안전을 부탁하고  발걸음을 빨리하여 세석에 도착한 후 산장 한참 아래에 있는 식수장에서 물을 길어서 ( 위에 있는 식수장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밥을 데우고 컵라면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행이 지쳤지만 승리자의 모습으로 도착했다.  아침식사 후 후배 한명과
그의 여친은 천왕봉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가겠다는 말을 했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세석산장을 출발하면서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일기예보는 오후에 흐린다고만 했는데 걱정이 몰려온다. 11시 50분에 장터목에 도착 후 배낭을 두고 천왕봉으로 향하는데 아내와 둘째녀석의 얼굴에 힘든 표정이 역역하다. 포기하고 싶다는 말이 이마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통천문을 마치 하늘 꼭대기에라도 오르는 것 처럼 지난 후 나오는 계단을 아내는 손으로 발을 끌어 올리며 오르고 둘째녀석의 걸음은 자꾸 뒤로 쳐지기만 했다. 눈보라는 더욱 거세게 치고 있었고 아내와 두 아들의 아픔이 그만큼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마침내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너무도 자랑스러운 나의 아내와 두 아들들을 꼭 안아주었고 자랑스러움과 감사의 마음이 가슴가득 솟구쳐 올랐다. 후배는 많은 생각을 하는 듯 눈보라속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큰 녀석은 자주 엉덩이로 눈썰매를 타곤 했다. 볼수록 듬직한 녀석이다 장터목에 돌아온 후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길에 먼져간 후배와 그의 여친에 대한 걱정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계속내린 눈으로 이제 길은 온통 위험 투성이다. 너덜지대위에 눈까지 많이 내리고 있으니 최악의 상황이다. 참샘 근처에서 먼져 출발한 후배일행을 만났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두 사람 모두 안전했다.
내려오면서 무척 힘이 들었겠지만 큰 아들은 아내와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작은 녀석과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무동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었고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내렸다. 한참을 기다린 후 후배일행이 도착을 했고 눈이 쌓인 길을 조심스럽게 지나 서울을 향했다. 산행시간은 12시간 이었고 산행거리는 19KM 힘들었지만 평생 간직하고 싶은 산행이었다.        
***허허바다님과 하회별신님의 큰 도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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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5.01.27 08:44
    잘 다녀오셨군요 ^^*
    23일엔 고요했었는데 다음날 22일밤처럼 또 몰아쳤었나 봅니다.
    두 아드님과 아주머님, 겨울에 그 코스를 당일로 갔다 오시다니...
    와~ 대단하십니다 ^^* "승리자"... 그래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 ?
    닭과 계란 2005.01.27 11:37
    家族 혹은 家庭의 의미를 진하게 공유하시는 시간이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그 밀고 당김이 가정의 행복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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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 2005.01.27 12:58
    축하드립니다
    가족들이랑 산행이 어려웠을텐데 참으로 보람있고 소중한
    기억이 될 가족등산 인가 싶네요

    저도 24~26일 지리종주를 했는데 혹 스치며 인사라도 했나 싶습니다..
    부럽네요, 보다 더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 ?
    정진도 2005.01.27 21:25
    여태영님의 가족사에 길이남을 추억이 되었겠습니다.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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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05.01.28 19:37
    바짝 산아래 살던 분들은 맨날 보는게 산이라고 잘 오르지 않던데,,,
    두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에 취해 함께 한 즐거운 산행,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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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5.02.02 22:51
    축하 드립니다,
    온가족이 천왕봉에 오른것은 정말로 대단한 역사입니다,
    중학생인 아들들은 무슨일이든 자신을 갖을것입니다,
    장한엄마 장한아빠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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